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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1 고질병이 재발했음. (9)


고질병이 재발했음.

Banishing from Heaven | 2008/11/21 17:00

여기 주인장의 버릇이자 고질병인 '괜스레 통박 굴리기'가 또 도졌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일요일이 다시 와서 기껏 얻은 소재 물거품 되기 전에 얼른 써야지 싶어 미친듯이 키보드를 두들겼더니 길고 난잡한 건 늘 그렇거니와 논리 전개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지벨 님 우리 정말 다음부턴 녹음기 틀어놓고 떠듭시다... orz

미스터리 광빠질, 특히 단편 미스터리 빠순질 십(삐-)년에 처절히 몸에 밴 것은 '너의 육감을 믿어랏' 이었다. 네가 수상하다고 여긴 대목은, 장면은, 대사는 십에 십 복선이다! 오독을 두려워하지 마라! 본인도 살짝 회의가 들 만큼 심독(深讀)해도 상관없다! 수상쩍어 보이는 모든 것을 의심해라 너는 옳다! (....) 뭐 작가의 양심을 믿고 복선을 너무 파다 새 된 경우도 적지 않지만 - 코기라던가, 코기라던가, 코기라던가(....) - 쿠로링에게선 동지의 냄새가 나는고로 안심하고 마음껏 비약해 보겠다. 이러다 운좋게 맞으면 있는대로 잘난 척하는 거고, 틀리면 머리 긁적이며 데헷☆ 웃어주고 마는 거죠 뭐.

여하튼.

어째서 마리는 평범한 천사표 소녀인 것인가! 암컷의 폭력적이고 광포한 생존본능으로 충만한 퀸 에일리언이 아닌 것인가! 알렐이 어차피 정신병자(...)잖아 더블오판 사야의 노래(...)를 찍었으면 죽여주게 재미있었을 텐데!! (예, 취향 나쁩니다;) 사야의 노래 찍지도 않으려면 우리 소마 돌려줘!! ─이러고 지벨 님과 손 맞붙잡고 울다가 퍼뜩 깨달았다.
아직 퀸 에일리언의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하진 않았다는 사실을.

문제의 참으로 낯뜨신 키스신(캡쳐하려다 이 포스팅 읽을 때마다 그 장면을 다시 봐야 한다 생각했더니 살이 떨려서 포기했음)이 대체 뭐가 문제인가 곰곰히 따져봤더니 '얌전한 괭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가네 캬악' 이라던가 '이 색히 키스는 언제 어디서 배워왔어' 라던가 '야이 니가 지금 연애하실 군번임?' 이라던가 '너 지금 걔를 이대로 CB에 데려갈 생각? -_-' 이라던가 뭐 그런 거 다~ 떠나서, 포옹은 친애와 사랑의 표시지만 키스, 것도 입술박치기는 섹.스.를 전제로 한단 말이죠!
처음 만났을 당시의 알렐이는 아무리 잘 봐줘도 열 살 안팎. 심지어 마리는 (설정 상) 알렐루야보다 두 살 아래. 까놓고 말해서 알렐마리 쪽이 세츠마리보다야 훠얼씬 개연성이 있다고 보지만(폭언) 아무리 깊은 교류를 나누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하다손 쳐도 초딩들이 한 몇 달 붙어 있다가 무려 십수 년만에 재회해서 저토록 신속하고 자연스럽게 상대를 <성적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인가? 그거 가능한 얘기?!

알렐이야 대략 14년 간 어머니이자 여신이자 세례자인 마리를 가슴에 품고 지주로 삼아 험난한 인생을 버텨왔다는 핑계라도 있거니와(야이 그러니까 니가 스토커...), 줄창 자다 이제야 깬 마리는 어떻게 되는...? 아니 쿠로링이 워낙 남녀연애질을 못 써서 저런다 하면 할 말이 없긴 한데, 그래도 찜찜해. 그리고 뭐든지 말 되게 갖다 붙이는 팬심에도 저촉된다(....).

그렇지. 7화의 시트콤 분위기가 더럽혀진 눈화에겐 하도 민망해 그만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마리에게는 <이름>이 있었다. 마리 파파시라는 이름이. (일단 공식적인 영문 표기는 Marie Parfacy인 모양이다. Parfacy란 단어의 모양새가 굉장히 낯익긴 한데 어디서 왔는지 도저히 모르겠으니 짐작 가시는 분은 부디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꾸벅)
(에 설마, Perfect는 아니겠....)

그게 뭐가 문제냐고?
당연히 문제지! 알렐이는 E-0057이었다굿! 비단 알렐이뿐만 아니라 피험체들이 하나같이 이름 따위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였단 말이다!
처음에는 눈이 살짝 삐긋해서 초병기관에 남자애들밖에 없었던 걸로 착각하고 유일한 여성체라 특별 취급인가 생각도 해봤지만 1시즌 11화를 눈 빠지게 노려봤더니 가슴이 봉긋 솟은 여자애들이 제법 있더라. 웃 이 이론은 기각이다;

<명백하게 절반 가량은 여자아이들이다>

예서 잠시 다시 2시즌 4화로 돌아가서...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다 싶더니 <제 5원소>였다. (오오 붕대 패션 오오)
외계에서 뚝 떨어진 희귀하고 알지 못할 생물을 유리관에 넣고 소중하게 보관 및 연구하고 있다 우겨도 그럴싸하게 먹힐 장면이다. 글쎄, 마리 파파시는 과연 인혁련 기술의 산물일까? 어쩌면 마리가 뇌양자파 이론 최초의 피험체인 게 아니라 마리를 토대로 초병연구기관을 창설했을 수도 있다. 6화에서 초병기관의 연구주임은 아빠곰에게 이렇게 말했다. '셀레스티얼 비잉이 나타나지만 않았어도 우리의 연구는 공개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 말을 뒤집으면 그 시점에서 <초병>은 아직 <공표할 단계>가 아니었다는, 즉 완전한 성공 단계로 들어가지 못했으며, 알렐이 이후 10여 년이 지나도록 (윗대가리들이 재촉하는 통에 황급히 내놓아야 했을) 프로토타입인 소마=마리 이외에는 상용화된(...) 초병이 하나도 없었다는 뜻이 된다. 뭔가 이상하잖소? 셀레스티얼 비잉에서 <의도적으로> 유출한 샘플일 가능성도 꽤 있을 것 같고, 뒤이어 죠로구모의 도리를 하악거리며 읽은 몸의 당연한 순리로써 굉장한 음모 이론이 뇌리를 쏜살같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 점은 기냥 넘어갑시다. 슬슬 골치아프다.
아무튼 뇌양자파 이론 최초의 피험체였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샘플이었건 간에 초병기관에 마리 파파시가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알렐이는 그런 마리 옆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읽어주고, 때로는 잠도 거기서 잤던 것 같다. 했음에도, 그 중요한 샘플 옆에서 듣보잡(...)인 피험체 중 하나가 허구헌날 뒹구는데 누구도 그걸 제지하지 않았다. 아니 제지가 뭐야. 오히려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었지. 마치 이렇게 되기를 기대하기라도 한 듯이.


혹시, 알렐이가 처음부터 마리에게 이끌리도록, 마리에게 집착하도록, 마리를 사랑하도록 프로그램이 됐었다면?

여기까지 신나게 폭주하다 불현듯 내 머릿속에 폭풍우처럼 번득 되살아난 것이 바로 토끼 님의 이 글이었다. 아무래도 토산드라 님이 진작에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보신 모양이다. 오오 승리의 토끼 님 오오!
개미에 비유해도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어차피 콜로니도 노리끼리한 육각형 밀집체겠다 벌로 밀어붙이자.

<색깔 하난 참 예쁘다>

무수한 암펄 중에서 특별하며 유일무이한 암펄. 생식 능력을 가진 단 하나의 개체.
그녀야말로 여왕벌이고, 초병의 <태초의 여인>이며, 이브였다면.


알렐이를 포함하여 '처분'을 피해 기관을 탈출한 여섯 명은 모두 <소년>들이었다. 자고로 벌의 사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제일 먼저 명퇴당하는 것은 밥만 축내고 번식기 외에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수펄들이라 <- 야
이어서 기억을 홀랑 뒤집어 본 결과 노벨라이즈에서 이런 대사가 있었음. '알렐루야, 너는 마리를 위해서라도 살아야 해'. 어이어이... 이 발랑 까진 초딩들이 대체 얼마나 러브러브했으면 열 살 안팎의 어린애들한테서 저런 말이 나옵니까? (그래서 나는 동생인 줄 알았다;) 무엇보다, '우선 내가 살고 봐야 한다'는 생존본능으로 발버둥치며 서로를 물어뜯는 초병들에게서 나올 발언치고는 꽤나 수상쩍다. 그러나 암펄이 암만 많아봤자 수펄이 오로지 여왕벌과만 교미하듯 남자아이들은 모두 마리에게 무언가의 감정, 이를테면 보호본능을 품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었다면, 그리고 알렐이가 (할렐이 발현 전까지는) 가장 유력한 알파메일이었다면, 저 말의 위화감도 나름 그럴싸하게 설명되지 않는가? 아닌가? ;;;

나는 뼛속까지 인문계에다 생물시간에는 졸다 볼 일 다 봤던 인간이지만(야 이것아;) 그래도 어디서 주워들은 말은 있다.
가장 안정적이고 살아남는 개체수를 많이 남길 가능성이 높은 번식 방법은, <자연적인 유성생식>이라던가.

자, 이렇게 생각해 보자. E-0057은 최초로 마리의 <목소리>를 <수신>하는데 성공한 피험체였다. 어쩌면 그 무수한 아이들, 혹은 남자아이들 중에서 E-0057은 의미 있는 결과를 냈던 첫 피험체였을지도 모른다. 최초의 남자. 아담.
초병기관이 사전에 프로그램했고 의도했던 대로 E-0057은 마리를 보았고, 이름을 받았으며, 마리에게 끌렸고, 그녀를 사랑하고 집착했다. '초병'이라는 '신인류'를 '번식'시키려는 기관의 의도는 훌륭하게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때 생존본능인 할렐루야가 발현한다. 난폭하고, 흉포하고, 제어할 수 없고, 오로지 <본체>인 알렐루야의 생존만을 위해 움직이는 할렐루야가. 마리? 그게 뭐냐 먹는 거냐? (....)
할렐루야는 소마 필리스=마리 파파시라는 걸 빤히 알면서도 소마를 적극적으로 배제하려 들었는데 (그런 것치곤 15화에서 대박 앗쌀하게 물러났지만 그건 뭐 설정 충돌이려니 하고....쿨럭!! ;;) 그때가 <전투 중>이라는 걸 떠나 좀 더 앞을 내다본 행동이었다면? 입으로는 무슨 시궁창물을 토해내건 할렐루야의 모든 행동은 알렐루야 합티즘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그리고 초병과 벌의 기묘한 공통점을 생각해 보면, 대답은 간단하다. 그렇다. 수펄은 교미를 마친 후에는 교미기의 일부를 여왕벌의 몸 속에 남긴 채 추락해 죽고 만다.
단지 할렐루야가 발현했기 때문이 아니라 할렐루야가 '본체의 생존에 최종적으로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마리에게 적의를 드러냈기 때문에 알렐이는 처분되어야만 했던 것이 아닐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위협이 될지는 물론 알 턱이 없지만(....), 혹여 마리는 초병들의 <구심점>이라는 의미에서도 여왕벌이었을 수 있다. 그녀를 사랑하고 갈구하고, 사랑을 받으며, 그녀에게 복종하고, 그녀가 죽으라 명하면 기꺼이 파괴되는 그들의 여왕.
뭐 건 그렇고, 소마 필리스의 인격은 매우 자연스럽게 마리에게 덧씌워졌다. 알렐이와 할렐이처럼 허구헌날 싸우지도 않았으며 소마는 알렐이가 와서 쑤석거릴 때까지 한 번도 자기 존재에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인혁련의 인격 주무르기 기술이 발달해 있다는 의미다. 자 거기 알렐루야 합티즘 군, 입 찢어져 있는데 누나가 찬물 끼얹는 것 같아 미안하다만 네가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아 소마를 무슨 이물질 보듯 했던 마리 파파시도 <개체의 제어를 위한> 표층 인격이 아니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니? 사야(沙耶)처럼 가냘픈 모습과 상냥한 소녀의 마음 뒤에 무서운 진실을 숨긴 굇수가 아니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더냐? 실은 퀸 에일리언이 아니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느냐고?
한 22화쯤이라면 모를까 7화에서 벌써 알렐이에게 떡을 준 걸 보면 저건 도로 뺏어가려고 준 떡이 틀림없다능. 근데 미안해, 가엾지가 않구나(....) 난 시트콤보다 고어가 좋단 말이다!! (어이어이)

결론 : 자, 어서 더블오판 사야의 노래를 내놔랏 쿠로링 <-
(내가 취향 고약한 게 뭐 어제 오늘 일인가요 우걱우걱)

여담으로...
앞뒤 다 끌어다 붙이며 여기까지 주절주절 떠들어놓고 이런 말하긴 많이 민망하지만, 마리가 얼마나 급조 설정인지 노골적으로 보여버려서 울었다 OTL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을 만큼' 소중한 사람이면 초병기관 때려부수자고 밀고 들어갔을 때 마리가 거기에 있는지 없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차잖어... 야 임마 너 11화에서 한 마디도 안 했잖어... OTL

덤으로 그놈의 두통 말인데.... 역시 기존 설정과 급조 설정이 충돌하는 현장을 보고 있는 듯한 이 뻘쭘함이라니;;;;
글리얼 세포를 강화해 뇌양자파를 쓸 수 있는 초병 사이에 간섭 현상이 일어난다면 알렐이가 마리에게 다가간 순간부터 으아아악꺄아악머리가아아아하악하악이었어야 하지 않나? 잠시나마 알렐이와 소마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인가도 싶었지만 11화에서 퀴리오스가 초병기관에 접근할 때도 병아리 초병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발광하며 울부짖었으니 그 이론도 기각이다. 그리고 대체 왜 아무도 그놈의 발작 가능성에 대해서 몰랐던 건가? 6화를 보면 초병기관에서 그런 현상을 보이는 아이는 정말 아무도 없었던 모양이고. 당최 뭐냐 그 두통은;;;

....설마 할렐이야? 할렐이가 문제였나? 할렐이가 알렐이 목숨에 잠재적으로 위험 요소가 되는 모든 존재 즉 초병에게 무의식적으로 격렬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상호간에 두통이 발생하는 거야!? 아이고 할렐아아아아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ㅠ
(잠깐 그럼 왜 티에링이나 네나는....... 아냐아냐아냐 넘어가넘어가넘어가)

까놓고 말해서 처음부터 알렐이보다 할렐이에 대한 애정지수가 더 높았지만(어잇), 7화를 두고 통박을 미친듯이 굴리다 보니 이 아이가 더더욱 애틋하고 사랑스러워졌다. 야이 알렐이 이 자식아...! 니가 마리의 소마를 부정해 버리면 그건 곧 너의 할렐루야를 부정하는 게 되는 줄 아는 거냐 모르는 거냐! 너한테 할렐이는 처음부터 편리한 핑계일 뿐이었지! ㅠㅠㅠ 하다못해 '할렐루야도 잃었어' 라는 말 한 마디쯤 해주면 하늘에서 불벼락이라도 떨어진다더냐!!! ㅠㅠㅠㅠ


험험, 각설하자. 기왕 막 나가는 김에 한 발 더 나간다.

더블오 월드의 강화인간의 핵심 파트는 뇌양자파의 응용이고 초병이 좀 더 발전하면 이노베이터가 되는 셈이라. 그러고 보니 인혁련은 <인류혁신연맹>의 약어였다. 엣 잠깐, 혁신?
이노베이터Innovator. <혁신자>. 어라 설마 여기서 연결되나!

그럼 혹여, 인혁련의 초병 연구가, 이오리아 슈헨베르그 혹은 리본즈 알마크가 계획하고 있는 일의 축소판이라 볼 수는 없을까?

여기서 잠시 방향을 틀어, 8화 예고편 문제의 장면을 봅시다.


오옷 언니 멋진 가슴!! (하악) <- 어이 임마
근데, 저거 뭐 패드로 어떻게 될 가슴이 아니지 않어? ;; (어깨도 너무 좁고?)

그러고 보면 잡지에서 <티에리아와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이 리제네 말고도 더 있을> 가능성을 얼핏 비추었었지. 세상에 같은 얼굴 가진 놈이 셋은 있다고 알렐루야 있고 할렐루야 있고 얄렐루야가 있었으니(....) 티에리아도 셋이 있지 말란 법 있나. 나 개인적으로는 티에리아가 아닐 가능성이 60이고 티에리아일 가능성이 40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뭐 쿠로미즈 속까지 들어갔다 나온 것도 아닌데 진상을 어찌 알겠는가. 저 근사한 가슴 계곡까지 카모플라주일 수도 있죠.
단 지금부터의 헛소리는 예고의 여자가 <티에리아와 같은 얼굴을 한 제 3의 인물>이라는 가정 하에 진행되는 것이므로 쟤가 또 통박 굴리기 시작하는구나... 뭐 그런 따땃미지근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면 그저 감사하겠음. 꾸벅.

K : 이러다 티반장이면 그 낯팔림을 어찌 감당하시려고요?
S : 인생은 어차피 한 방일세 친구.


리제네는 <여성성이 보다 강하게 발현된> 티에리아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언젠가도 한 번 들먹였지만 리제네 레제타, 리바이브 리바이벌, 어뉴 리터너, 힐링 케어와 같이 재생/소생/치유의 이름을 가진 이노베이터는 하나같이 성우가 여성이다. 아 그야 당연하지. 자고로 재생/소생은 아이를 낳는 여성의 몫이니까. FSS에서 파티마가 대부분 여성형인 이유가 '모든 생명의 근원은 여성'이고 '남성은 여성에게서 분화되었기' 때문이라던가. 롤아웃되었다는 리바이브의 기체, 가뎃사를 보면 한결 노골적이라. 백에 구십 구 Goddess의 변형이거든.

여기서 잠깐만 이야기를 딴 데로 돌리자. 이건 내가 2시즌 시작 전부터 계속 끈질기게 의심해 왔던 문제인데──리본즈가 O건담의 파일럿으로 확정된 이상, 인류의 어리석음에 질렸으니 내 베다와 건담을 모두 쥐고 모순 없는 세계를 건설하겠노라 운운하던 자칭 '인간을 초월한 우량종'의 독백 역시 리본즈의 것이 분명해졌다. 자 그럼, 인간의 타락에 진절머리가 난 상위의 존재─이를테면 신들, 혹은 천사들은 보통 어떻게 하던가요? 멀리 갈 필요 없다. 성경이나 그리스 신화만 들춰보면 바로 답 나온다.
딩동댕. 싹 갈아엎습니다. 홍수로든 불벼락으로든 뭐 기타 등등으로든 기존의 어리석고 못나고 모순에 가득한 인류를 싸그리 몰살하고 아름답고 현명하며 강한 신인류로 지상을 재건한다. 그래봤자 또 타락하지만
따라서, '인류 전체를 애초부터 철저히 Politically Correct하게 사고할 수 있으며 부당한 증오도 분노도 품지 않는 고차원의 생명체 - 이 경우 이노베이터 - 로 죄 물갈이를 해 버리는 것'이야말로 (여기 참조) 리본즈 알마크의, 나아가 이오리아 슈헨베르그의 계획의 일환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거라 본다. 적어도 리본즈는 그것이 이오리아의 숙원을 달성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을 성 싶다. "나야말로 이오리아 슈헨베르그의 진정한 목적을 아는 유일한 존재" 라는 대사만 봐도 그렇듯이.
(결국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이오리아 영감님이 그런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달리지는 않을 테고, 실제로는 리본즈의 계획마저도 포석 삼아 한 발 더 나아갈 속셈이라 생각하지만, 그건 지금 문제가 아니니 접어두자)

<리본즈 주위의 저 무수한 둥그런 빛들은 배양캡슐일지도...?>

하지만 현재의 이노베이터들을 볼작시면 여성성이 두드러진다고는 하지만 성별이 불분명한 건 여전하단 말이지. 후타나리는 좀 나마나마시이하고(....), 어차피 가슴도 없으니 여성에 살짝 치우친 무성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지만 무성체에게는 '생식 능력이 없다'.
한 종족의 보존/번영 가능성은 자연번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이노베이터들이 누구를 토대로 만들어졌는지는 현재로서는 불명이지만, DNA 제공자가 그닥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한정된 유전자 풀 내에서의 계속적인 복제는 생존에 매우 불리하다. 바이러스 하나만 잘못 들어오면 바로 싹 쓸려버리거든. 한 마디로 생식능력은 한 종족의 사활이 달린 문제라.

티에리아에게 여성성을 한층 부여한 것이 리제네라면, 그 다음 단계도 있을 법하지 않을까. 즉 여성성을 완전히 정착시킨, 다시 말해 <생식능력이 있어 자손을 번식시킬 수 있는> 염기배열패턴 0988 타입 티에리아 아데의 <최종 발전형>이 예고의 <그녀>라면?

지금까지 홀라당 까먹고 있었는데 (야) 5화 서두에 리바이브가 "리바인입니까? 아니면 브링?" 이라는 엄청나게 중요한 대사를 쳤었다. 리바이브 리바이벌이라는 쪽팔리는 네이밍 센스에 질려서 엎어져 있느라 미처 못 깨달았지만 현재의 이노베이터 중에 리바인이라는 이름은 없다. 아마도 일곱 번째(의미심장한 숫자다. 리본즈를 빼고 세서 여섯 번째라 해도 여전히 의미심장하다. 하느님은 여섯 번째 날에 인간을 창조했거든)이자 언제나 비워져 있는 마지막 자리를 채울 이노베이터. 어디까지나 내 짐작일 따름이지만 리바인은 Refine(정제) + Divine(신성) 혹은 Re~ + Divine이 거의 틀림없을 것이다. 어쩌면 티에리아와 같은 얼굴이자 완벽한 여성인 <그녀>일지도 모를.

신성을 획득한 자. 창조의 여신. 태초의 여인. 미토콘드리아 이브. 신인류의 <어머니>가 될 자.

슬슬 추론은커녕 망상이 되어가고 있지만; 리바이브는 '왜 하필' 저 둘을 들먹였을까? 힐링이랑 어뉴는 무시하깁니까 어이
후루야 신(神)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남자인 오키땅이 성우인 브링 스테이빌리티. 이노베이터들이 다 그렇지만 노골적이면서도 의미 깊은 이름이다. Bring Stability. <안정을 가져오는 자>. 새로이 기틀이 잡힌 체제를 수호하고 싸워서 안녕을 주는 자. 대부분의 경우 암컷은 새끼를 낳고 돌보며 수컷은 영역과 보금자리를 외부의 적에게서 지키는 법이라.


맨 안쪽의 이노베이터치고는 묘하게 남자다운 짧은 빨간머리가 브링이고, 그 비어 있는 옆자리가 리바인의 것이라면.... 혹시?
이브가 있으면 당연히 아담도 있어야 한다. 새로운 창세기를 열도록 예정된 두 명의 남녀.

K : ....당신, 지금 본편에서 초당 30만 km로 멀어지고 있지 않아요?
S : 알 게 뭐냐! 싸나이는 배짱이다!


이러다가 혹 리바이브 뒤가 브링인 날에는 그 쪽팔림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에이 모르겠다 아예 여기서 한 마디 더 하자. 육감과 비약과 헛소리와 아주 약간의 사실을 중탕한 이런 추론을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는가 <- 그 말로 모든 게 용납될 거라 믿고 있다;

지금 티반장도 모르는 사이에 베다의 후보자 리스트에 세츠나를 끼워넣고 종래엔 엑시아 파일럿으로 선발하도록 농간을 부린 장본인이 O건담 파일럿이자 (노벨라이즈에 따르면) 분명히 세츠나를, 그리고 세츠나의 경이와 숭배에 가까운 감정을 인식했던 리본즈가 아닌가 하는 설이 살살 돌고 있는데, 만약, 만의 하나 백만의 하나 그것이 정녕 사실이라면 진짜 유쾌해진다. 정말로 G건담의 변형 구도가 되거든요....! (데굴)

이오리아 슈헨베르그 = 캇슈 박사 (→ 만악의 원흉)
이오리아 슈헨베르그의 이념/유산/베다/건담/기타 등등 = 얼티밋(데빌) 건담 (→ 이오리아 본래의 순수한 이념은 지구 재생을 목표로 하는 얼티밋 건담, 세월 및 인간의 욕망과 더불어 얼마간 비틀어진 이념은 폭주하여 지구 재생 이퀄 인류 멸살이라는 극단적인 결론을 내린 데빌 건담)
리본즈 = 동방선생 (→ 데빌 건담/비틀어진 이념을 신봉하고 실행하려는 자)
세츠나 = 도몬 (→ 동방선생이 데빌 건담의 생체 유닛으로 찍어놓고 조낸 패서 키운 애제자-어쩌면 리본즈가 제 계획을 위해 심어둔 초석일지도 모를 건담교의 선지자)

알레한드로는 웡이겠지. 우루베도 좀 섞인 것 같지만 웡이다. 절대로 웡이야.

오오 이렇게 잘 맞을 수가(아스테 님이 제대로 보셨...?). 핫! 그렇다면 슈바르츠 브루더-쿄지 캇슈는 티에리아인가!! (.....)
물론 농담이지만 별로 농담이 아닐 수도 있다. 랄까 되게 재수없는 소리를 해버린 듯한 기분이....? ;;;;;

위는 그냥 해 본 소리고, 다만 도몬이 평생의 우상이자 의사 부친이었고 존경하고 사랑하고 기타 등등했던 마스터 아시아의 내게 협력해랏을 싹 씹고 '님하-사람도-지구의-일부분-닥치고-짜지삼' 석파천경권을 날렸듯이 최종적으로는 세츠나 역시 그에게 있어 아버지이고 신이고 목표였던 O건담에게 '현인류한테도 기회 좀 줘 봐 미친 놈아' 날아차기를 날리면서 상징적인 부친 살해의 의례를 통과하지 않을까 하는 희미한 예감이 막 머릿속을 빙빙 돌긴 하는데, 문제는 리본즈가 최종 보스라 여기서 더블오가 막을 내릴 경우 정말로 셀레스티얼 비잉이 '정의의 우리 편 보정'을 받아버린다는 것이다! '인류를 멸망시킬 음모를 꾸미던 악의 무리를 타도한 정의의 비밀결사' 되기 십상이지 뭐야. 아니 이게 뭐 용자물인 줄 아심?
다들 입이 아프도록 외쳐대는 말이지만, CB는 어로우즈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반드시 타도되어야 할 존재'이고 언젠가는 희생제단 위에서 자폭해야 할 시커먼 양들이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쳐맞고 끝나지 않으면 더블오 전체의 의의가 바로 흔들려 버린다. 그러니까 천만의 하나, 진짜로 이 비슷한 노선을 타는 경우에는.... 그 뒤에 필연적으로...... 젠장 그냥 생략하겠음. (먼 산)

아 정말 내 일이지만 드럽게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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