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우물은 파라고 있고 사약은 마시라고 있다.

Gate of Ecstasy | 2014/03/19 17:35

오밤중에 모종의 일러를 목격한 트친들이 일제히 왜 미사야가 주인공 아니죠 왜 우린 광년이 언니와 썅년이 동생이 물고 뜯고 싸우는 광경을 볼 수 없죠 1차 2차 마스터가 죄다 누님의 쉐킷쉐킷하이브리드라 씨발거리며 질겁하는 불곰님 주세요 절절하게 울부짖는 슬픈 사태가 발발했다. 그러게요 성우까지 사이토 치와인데 왜 미사야가 히로인이 아니죠? '_`
솔까 여자의 무서움을 아는 영령을 원하신다는데 샹년을 보면 올레를 외치고 탭댄스를 추며 지뢰밭에 들어가는 쿠훌린이 좋겠습니까 이부누이한테 들들 볶이고 마누라한테 뒤통수 쳐맞은 불곰과 얀데레 여신한테 존나 쫓겨댕기다 애먼 친구까지 홀라당 잃은 금삐까가 그 정의가 더 부합합니까. 그러니까 기사 클래스 세놈 목에 개줄 걸어 질질 끌고 다니는 미사야와 세 명의 기사들 주세요. 마스터의 에스코트를 서로한테 떠넘기려 멱살 잡고 졸라게 싸우는 구검VS구금과 짜식들이 여자 보는 눈이 없다고 혼자 흐뭇한 구랜이 주세요! 요염하게 웃는 미사야한테 영주로 붙들려 은혼판 줄지어 뒷다리잡기를 장렬하게 찍고 자빠진 삼기사 클래스 주세요!
"야이 시발 왕님놈들아 나더러 얠 혼자 상대하라고!? 니들 피는 퍼런색이냐!?"
"에에이 이 야만인놈이, 똥개라면 똥개답게 나를 버리고 살아남으라 짖어대란 말이다!"
"나는 상관 말고 부디 그대들끼리 죽어주시오. 아니 진심이오 이거 놓으시게!"
"어머 다 큰 남자들이 추하게 m9(^0^)"
......어 좋다.

이쯤 되면 탐라의 사약제조를 책임진다 뿌뿌뿡! 키사라가 출동해야 하지 말입니다. 내가 아니면 누가 황무지에서 우물을 파며 내가 아니면 누가 사약을 자가제조하여 원샷하겠는가. 마침 콜라 님이 몇 달만에 심히 좋은 물건을 올리셨으므로 기쁨과 경의를 표현하는 차원에서 트윗에 날려쓴 쪽글을 재빠르게 백업한다. 이럴 때만 광속이라고? 다들 그래.

"안녕, 세이버. 8년 만이네."
사랑스런 여덟 짤 로리로리의 면영은 고스란히 남았으되 예전의 올곧은 정직함 따윈 8년 사이 지나가던 개나 줘버린 흑발의 아름다운 소녀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요염한 미소로 그녀의 서번트를 맞았고 소환된 기사왕은 예의 대사를 읊을 여가도 없이 단정한 얼굴을 와드득카드득 구겼다. 아니죠 세상에 신이 있으면 이럴 수는 없지요. 다른 누구도 아닌 소환자이자 마스터가, 심지어 올해로 고작 열 여섯 먹은 어린 처자가 꿈에 다시 볼까 두려운 '그년'의 포스를 펄펄 풍기며 나를 맞이하면 되겠어요 안 되겠어요. 비록 세월이 보우하사 관록은 다소 모자랄지언정 '그녀'마저도 본격 미친 짓은 스물 넘어서야 시작했거늘 내가 이 나이 먹고 이 세월을 보내고 이 꼴을 다시 봐야 하겠나 제발 거짓말이라 해줘요 카테지나 씨. 누굴 향한지도 모를 기사왕 내면의 절규는 그러나 귓전에서 스멀거리는 익숙하게 나른한 환청에 똑 분질러졌다.

- 오랜만이야 아서. 아직도 나를 싫어하니?

오 시발. 세상에 신은 없소. 기사왕은 경건한 기독교 국가의 왕 자리고 뭐고 내동댕이치고 욕설을 뇌까렸다.
자매가 쌍으로 하나는 미친년이고 하나는 썅년이라뇨.




여자를 두려워할 줄 아는 영웅이 좋아. 그들의 마스터의 입버릇이었다. 그리고 인류 최고(最古)의 얀데레 여신의 구애를 매몰차게 뿌리쳤다 생떼 같은 친우 잃고 인생 말아먹은 남자만큼 그 조건을 충실하게 만족시키는 영령도 드물지 말입니다. 아니나다를까 불과 며칠 전까지 누가 이 성배전쟁 최강인지 우열을 가려보잠서 기세등등하게 날뛰던 우루크산 비글의 안색은 과히 됴티 못하였다.
5천년 세월의 중량이 갑자기 어깨 위로 실감나게 떨어졌는지 양손에 얼굴을 묻고 차라리 그 따분한 놈이 나았다는 둥 이쉬타르가 어떻다는 둥 중얼대는 아처는 척박하고 밥은 맛대가리 없는 브리튼에서 쇳조각 하나 잘못 뽑고 16살에 성장이 뚝 멎는 외통수를 맞은 세이버와 체구가 거의 흡사했다. 비글새끼 우다다거리지 않을 땐 천사 같듯 입 닥치고 있으면 젖살 덜 빠진 큐트한 고딩으로 보인다 이겁니다. 마음이 쓸데없이 자애로워진 기사왕은 실제 연령차는 반쯤 고의로 망각하고 손자를 달래는 할아버지 기분으로 말했다. 정신 좀 차리시오 아처. 왕위계승 0순위로 나서 장중보옥 금지옥엽으로 곱게 자란 블루블러디드 티내자는 거요 뭐요. 명색이 영웅왕이면 내 비가 되라는 패기 정도는 부려보는 게 어떻소.
아처는 손에서 얼굴을 떼고 싸납게 대꾸했다. 시끄럽다 브리튼 야만인. 오쟁이진 네놈이야말로 새로운 비가 필요한 몸이 아니더냐? 훌륭한 맞수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혼인의식은 짐이 몸소 성대하게 치러주마.
정중히 사양하겠소. 접싯물에 코 박고 죽어야 할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오.
짐이야말로 저런 종류의 계집은 넌더리가 난다.
당장이라도 엑스칼리버와 종말검 엔키를 뽑아들고 치고받을 기세로 서로를 찌릿거리며 노려보는 세이버와 아처를 저택을 죄다 때려부수고 오시오키★를 가할 절호의 구실을 마스터에게 선사할 위기에서 구해낸 장본인은 상황에도 안 맞고 음정도 안 맞는 휘파람이었다. 설거지를 하고 있는, 마스터 왈 '개만도 못한 무용지물로 전락한' 랜서의.
아처는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짜증을 냈다. 그런데 저 창잡이는 대체 뭐가 좋아 실실대고 있는지 설명 좀 해봐라 성검사. 세이버는 한숨을 쉬었다. 낸들 번견의 사정을 알겠소이까. 이웃 친척이잖나! 저런 이웃 둔 적 없소.

광년이와 썅년이가 시커먼 오라를 뿜으며 서로를 존나게 갈궈대는 무시무시한 광경에 브리튼과 수메르의 왕님즈가 지나온 삶의 무게 앤드 웬수 같은 여자들의 기억에 치여 인생의 갖은 굴곡을 주마등으로 감상마저 하는 사이 아일랜드 빛의 왕자 쿠훌린은 손나 황홀한 표정으로 말했더랬다. 이야 역시 장미엔 가시가 있어야 제맛이지.
그 장미한테 난도질당한 니 과거는 어따 팔아먹었니.

쿠훌린이 되게 젊어서 죽은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스물 일곱이더라(....) 샹년한테선 뒤로 돌아 전속전진☆만이 명줄과 정줄 부지하는 길임을 알 만큼은 장수한 구검이&구금이(겉만 젊은 노친네들)가 뜨뜻미지근한 눈으로 혼자 지뢰밭에서 탭댄스 추는 쿠횽을 째려보면 되겠지 말입니다. 그래 객기는 젊을 때 부려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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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 Service Dentists.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3/09/30 21:33

살아는 있었습니다. 2013년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는 참혹한 현실에서 눈을 좀 돌려보려고 & 3개월만에 잡기에는 제일 만만해서(.....) 오늘도 일일일몬으로 막을 엽니다. 니가 팬의 자격이 있기는 한 거냐. 아무튼 이 코너를 가장 아껴주는 휠냥의 리퀘에 따라 1시즌 4화 '부엉이의 체조시간(Owl-stretching Time)'의 '비밀치과요원(Secret Service Dentists)'에 과감하게 도전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잖아. Owl-stretching Time은 원래 Monty Python's Flying Circus를 대신할 뻔했던 수많은 후보 타이틀 중 하나였다는데 이 친구들 참 알뜰하게도 재활용하고 있음;; 의역 천지인 게 뭐 어제 오늘 일입니까. 휠냥 잘 보시게.


스테이플턴(존 클리즈) : 어……오!
아서(에릭 아이들) : 안녕하세요, 책을 한 권 사려고 왔어요.
스테이플턴 : 어, 유감스럽게도 여긴 책이 없습니다.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없습니다. 다 떨어졌어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이건 다 뭐고요?
스테이플턴 : 뭐가요? 아! 어 이건, 아, 하하, 그러니까……얘네들 말씀이시군요?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이건 그 뭐냐……다 팔렸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전부 다요?
스테이플턴 : 한 권도 빠짐없이 죄다 팔렸고 말고요. 종이 쪼가리 한 장도 남은 게 없어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누가요?
스테이플턴 : 예?
아서 : 누가 전부 사갔냐고요?
스테이플턴 : 어……그러니까……하느님 맙소사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점심을 먹으러 가야죠 가게문도 닫아야지요!
아서 : 이제 겨우 열시 반인데요.
스테이플턴 : 그렇죠, 하지만 난 배고파 죽겠어요……아주 뱃가죽이 들러붙겠다니까요. 아마 오늘은 가게를 다시는 열지 못할 거예요. 아주 아주 잘 먹어서 이 끔찍한 허기를 달래야겠으니까요. 저어기 길 건너에 근사한 서점이 보이시죠? 우리 서점보다 들여놓은 책도 훨씬 많고, 가격은 또 믿을 수 없게 싸다니까요……아마도. 길 하나만 건너시면 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하지만 여기 가 보라던데요!
스테이플턴 : (도로 잡아넣는다) 아, 아하, 알았어요. 그렇군요……. 어험, 듣기론 올해 구스베리가 그렇게 잘된다면서요……망고도 그렇고요.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어……그 뭐냐……날씨를 보니까 그냥 생각이 났어요. 듣기론 올해 구스베리가 그렇게 잘된다면서요……망고도 그렇고.
아서 : 내 장사는 별로지만요.
스테이플턴 : 계속하세요.
아서 : 뭘요?
스테이플턴 : 뒷말을 이으라고요. 내 장사는 별로지만요. 그 다음은?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혹시 해서 묻는데 <내 장사는 별로예요 하지만 빅 치즈는 오늘밤 썰물을 타겠죠>라던가 대충 그 비슷한 말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까?
아서 : 아뇨.
스테이플턴 : 어, 저기, 좋은 아침입니다. 잠깐, 누가 여기로 가라 합디까?
아서 : 사탕가게의 할머니가요.
스테이플턴 : 혹시 뺨에 길게 흉터가 있고……갈고리를 끼지 않았나요?
아서 : 전혀요!
스테이플턴 : 물론 아니겠죠. 딴 사람이랑 착각했나 봅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아서 : 잠깐만요, 여기서 뭔가 구린 짓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스테이플턴 : 뭐가요 어디서요 무슨 말입니까? 아무것도 못 봤잖아요?
아서 : 못 봤지만 틀림없이 뭔가 있어요.
스테이플턴 : 아뇨 아뇨, 있긴 뭐가 있습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요. 이 친군 아무것도 못 봤고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뭔가가 있군요!
스테이플턴 : 이봐요, 여긴 그냥 평범한 서점이에요. 날 믿으세요. 수상쩍은 일은 (등뒤로 뻗어오는 손을 필사적으로 쫓아낸다) 요만-요만-요만-요만-요만큼도 없답니다. 뭐 좀 있어?
반 데르 베르그(딕 보스버그) : 아니, 아무 일도 없어. (사라진다)
스테이플턴 : 거봐요 없다잖아요.
아서 : 방금 그건 누굽니까!?
스테이플턴 : 제 고모님이셨죠. 자, 책을 사러 오셨다면서요. 무슨 책입니까! 어서! 어서 말씀하시죠!
아서 : 어, 그럼 <그림으로 보는 틀니의 역사> 한 권 주세요.
스테이플턴 : 하느님 맙소사, 배짱 한 번 두둑하군.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총을 들이댄다) 얼마나 알고 있지?
아서 : 뭘요?
스테이플턴 : 영국치과협회에서 왔나?
아서 : 아뇨, 난 담배상인이에요.
스테이플턴 : 문에서 멀찍이 떨어져.
아서 : 저기, 저 그냥 딴 서점에 가볼게요.
스테이플턴 : 꼼짝하지 마. 댁은 어차피 살아서 이곳을 나가지 못해.
아서 : 어째서요?
스테이플턴 : 너무 많은 걸 알았으니까, 치과의사 양반.
아서 : 난 아무것도 몰라요.
스테이플턴 : 우리 솔직해지지. 댁은 틀림없이 치과의사야.
아서 : 아뇨, 담배상인이라니까요.
스테이플턴 : 담배상인이 우연히도 치아에 관한 책을 사려 했다고?
아서 : 그럼요.
스테이플턴 : 하하하하하!

(라파르쥬가 들어온다)

라파르쥬(마이클 페일린) : 총을 내려놔, 스테이플턴.
스테이플턴 : 라파르쥬!
아서 : 뭔가 있잖아요!
스테이플턴 : 천만에요.
라파르쥬 : 다 끝났어, 스테이플턴. 마호니가 어디에 충전재를 숨겼지?
스테이플턴 : 무슨 충전재 말야?
라파르쥬 : 모를 리가 없잖아, 스테이플턴. 좌상악 2번 4번, 우하악 3번, 좌하악 1번! 어서 말해. 나이젤이 어떻게 됐는지 설마 잊진 않았겠지.
아서 : 나이젤이 어떻게 됐는데요?
스테이플턴 : 치열교정사 잭이 젤리그나이트로 입을 헹궈버렸죠.
아서 : 내 뭔가 있을 줄 알았지.
스테이플턴 : 그럴 리가요.
라파르쥬 : 스테이플턴, 딴청은 그만 피우고 냉큼 불어.
스테이플턴 : 윔폴 가 22번지에 있어.
라파르쥬 : 내가 우습게 보이지!
스테이플턴 : 아악! 윔폴 가 22A번지야!
라파르쥬 : 이제야 말귀를 알아듣는군.
스테이플턴 : 하지만 예약을 해야 해.
라파르쥬 : 좋았어. 브라이언! 예약을 넣어줘. 마취가스 말고.

(반 데르 베르그가 간호사[캐롤 클리브랜드]와 함께 들이닥친다)

반 데르 베르그 : 앞서나가지 말라고 라파르쥬!
라파르쥬 : 반 데르 베르그!
반 데르 베르그 : 그래, 나야. 알아봤으면 개다리를 버려!
아서 : 역시 뭔가 있었어!
스테이플턴 : 아니라니까요.
반 데르 베르그 : 간호사, 총을 치워.

(간호사가 총을 회수한다)

아서 : 누굽니까?
스테이플턴 : 반 데르 베르그예요. 우리 편이죠.
반 데르 베르그 : 좋아, 벽에 붙어 라파르쥬. 스테이플턴, 따라 하지 않고 뭐하나.
스테이플턴 : 나도?
반 데르 베르그 : 그래, 자네도!
스테이플턴 : 더러운 이중첩자!
아서 : 무슨 일이에요?
스테이플턴 : 내 뒤통수를 쳤어요.
아서 : 저런.
반 데르 베르그 : 자, 충전재는 어디 있지? 대답해, 어디 있느냐고!
아서 : 이거 좀 재미있는데!

(브라이언이 들이닥친다)

브라이언(테리 존스) : 그렇겐 안되지!
일동 : 브라이언!
아서 : 오, 저건 뭐죠?
일동 : 바주카거든요!
브라이언 : 좋았어. 벽에 붙어 서, 반 데르 베르그……거기 간호사도 마찬가지야. 누구든 허튼 수작을 부리면 그 즉시 솔선해서 차가운 흙맛을 보게 될 거야……이건 대전차포거든……장전도 되어 있지. 지금부터 딱 5초의 여유를 주겠어……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
일동 : 뭐라고?
브라이언 : 오……미안하네, 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어. 정말로……. 지금부터 딱 5초의 여유를 주겠어……어 대체 뭐였지? 기억이 안 나.
스테이플턴 : 아직 카운트 시작하지 않았지?
반 데르 베르그 : 우린 질문이 뭔지도 몰라!
아서 : 혹시 보글러예요?
브라이언 : 아냐, 아냐……. 아니야……5초의 여유를 줄 테니까……어…….
반 데르 베르그 : 나이젤이야?
브라이언 : 아니야.
라파르쥬 : 브론스키?
브라이언 : 아냐, 아니라고.
스테이플턴 : 충전재 말이지!
브라이언 : 맞아, 충전재야. 당연하지. 멍청하게스리. 좋았어, 5초의 여유를 주지. 충전재는 어디에 있어? 5, 4, 3, 2, 1, 0! 0! 아차, 발사하는 걸 깜박했어. 미안. 오늘 종일 이런다니까. 다시 할게. 5, 4, 3, 2, 1!

(빅 치즈 거창하게 등장)

빅 치즈(그레이엄 채프먼) : 바주카를 내려놔, 브라이언.
일동 : 빅 치즈!
빅 치즈 : 내 조촐한 파티에 모두가 참석해줘서 몹시 기뻐. 플롭시도 기뻐해. 안 그러니, 플롭시? (토끼 대답하지 않는다) 안 그래 플롭시? (총으로 쏴 버린다) 비싸게 굴면 어찌 되는지 똑똑히 배웠겠지. 가엾은 플롭시는 죽었어. 나를 한 번 엄마라 불러보지도 못하고. 너희 역시 곧 죽게 될 거야. 죽어. 죽어. 죽어. 그리고 나는 너무나 사악하기 때문에 너희는 아주 서서히 죽어가겠지. 드릴 밑에서, 고통스럽게!
아서 : 1시 됐어요.
빅 치즈 : 그러게. 점심시간이야. 2시에 다시 모이자고.

(전원이 편안하게 퇴장한다. 아서는 황급히 전화기로 달려간다)

아서 : 여보세요, 영국치과협회를 대 주세요. 어서요.

(아서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아서 : 그러게 뭔가 구린 일이 벌어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빅 치즈는 두 가지 실수를 저질렀어요. 먼저 나를 알아보지 못했죠. 레밍, 아서 레밍──영국치과협회의 특별수사관입니다. 그리고 둘째로……뱉으세요……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SW1의 치과의사 전부를 청소용구함에 숨겨놨거든요. 재미있지 않습니까. 몹쓸 치과의가 언제나 치명적인 실수 하나로 일을 망친다는 게요. 안녕히 가십시오. 항상 이를 깨끗이 닦으세요.

(자막 : '영치협의 레밍')

합창 : 레밍, 레밍, 영치협의 레밍……레밍, 레밍……영치, 영치, 영치협의 레밍!

내레이터(에릭 아이들) : 진정한 사내의 삶을 원하십니까? 영국치과협회에서 찾으십시오.

대령(그레이엄 채프먼) : (사진을 집어던진다) 더는 못 참아! 분명히 경고했소. 슬로건을 쓰지 말라고 내가 경고했지! 이젠 끝이야. 프로그램을 중지하시오! 중지해!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딕 보스버그(Dick Vosburgh) : 미국 출신의 코미디 작가 겸 작사가. 1960년대 말에 비행 서커스를 비롯한 여러 영국 코미디에 출연했다. 주로 클리즈와 함께 작업했다고 한다.
(註 2) 젤리그나이트 : 1875년 노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폭탄. 니트로글리세린, 청산칼륨, 목재 펄프를 섞어서 만든다. 폭발 젤라틴/젤리라고도 불린다. 최근에는 IRA의 폭탄 테러에도 쓰이는 물건. 이래야 내 몬티 파이슨이지.
(註 3) 구스베리와 망고 : 에피소드 4에는 그 악명 높은 <대(對)생과일 호신술(Self Defence Against Fresh Fruit)>이 포함되어 있다(......)
(註 4) 개다리 : 원문은 roscoe(총의 은어). 나름 맞춘다고 맞췄는데 꼬라지가 영;;;; 제보 환영함 '_`
(註 5)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 : 모토네타는 베티 데이비스와 조운 크로포드 주연의 1962년도 스릴러물 <베이비 베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What Ever Happened to Baby Jane)>. 헨리 파렐(Henry Farrell)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어릴 때는 날렸다가 어른이 되면서 완전히 잊혀진 퇴물 아역 스타의 이야기. 뭐 자세한 사항은 스포일러니까 생략하고 하여간 베티 데이비스가 연기한 베이비 제인 허드슨은 2003년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미국 영화 50대 악당에서 44위를 차지한 걸물임요. 진짜 끝내주게 무서움. 그래서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다고?
(註 6) 혹시 보글러예요? : Was it about Vogler?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전 에피소드의 용어를 정리한 참으로 할 짓 없게 변태 같은(....) 달 라슨(Darl Larsen)의 저서 Monty Python's Flying Circus: An Utterly Complete, Thoroughly Unillustrated, Absolutely Unauthorized Guide to Possibly All the References에서는 이 뜬금이라곤 없는 대사가 아서가 제 신분을 완전히 못 숨기고 입을 삐끗한 증거라고 주장하는데 진짠진 모르겠다 '_` 아무튼 1962년에 방영된 인기 범죄 드라마 The Saint에 보글러Vogler라는 악당 캐릭터가 등장하긴 한다고.
(註 7) 빅 치즈와 플롭시 : 이 스케치는 up against the wall이니 two-timed 같은 범죄물의 상투적 용어들로 아주 처발려져 있지 말입니다. 영치협의 레밍(Lemming of the BDA)도 BBC 최초의 유성 드라마 중 하나인 1932년도 시리즈 CID의 로이드(Lloyd of the CID)의 패러디고요. 빅 치즈 역시 어디서 많이 본 전형적인 본드 악당이지라. 장갑 끼고 하얀 고양이를 슬슬 쓰다듬는 악당은 본드 시리즈 이후로 별보다 더 많아졌지만. 형사 가제트에도 하나 나옵니다. 닥터 클로우라고. 플롭시는 토끼지만요. 드릴 밑에서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여주겠다고 위협하는 것도 그냥 총 한 방 쏘면 될 일을 굳이 고문하겠답시고 망측한 기계에 매달아놔서 주인공이 기기묘묘한 비밀장치를 과시하며 탈출할 시간을 주는 친절한 그 시절 악당들이지 뭡니까. 아울러 비행 서커스가 방영을 개시한 1969년은 이미 본드 영화가 14편이나 개봉한 다음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잠시 눈물 좀 짓겠음. 근데 플롭시는 비어트리스 포터 여사의 피터 래빗 시리즈 등장동물이라는데요. 시발 무슨 짓이야 이놈들아.
(註 8) SW1 : 런던의 우편구역 중 하나. 의회를 비롯해 영국 정부기관이 죄다 몰려 있는 웨스트민스터를 가리킨다고 한다. 고마워요 달 라슨.
(註 9) 진정한 사내의 삶을 원하십니까? : 원문은 It's a man's life in the British Dental Assosiation. 막판에 깽판치는 대령(홍보부 소속)의 주장에 따르면 육군입대권유포스터의 슬로건(실제 슬로건은 아닌 모양이다) It's a man's life in the Modern Army의 빼박캔트 표절. 사실 에피소드 4에선 끝도 없이 이 슬로건을 돌려막듯이 써먹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대령이 튀어나와서 우리 슬로건을 베껴먹지 말라고 경고하거나 스케치를 중지하라고 지랄한다(.....) 이 대령님은 Full Frontal Nudity에도 등장해 처음부터 끝까지 태클을 걸면서 진행을 방해하죠. 나름 비행 서커스 시리즈 약방의 감초 같은 캐릭터. 다시 말하지만 채프먼은 제복+수염 조합이 정말 근사(퍽!!!!)


다음 타겟은 무경 님이 리퀘하신 Beethoven's Mynah Bird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몰라요 orz
그런데 대체 왜 하루 방문객이 800을 넘는 거냐!? 봇인가 봇의 습래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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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Sketch.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3/06/30 15:25

6월달이 가기 전에 포스팅 다섯 개는 채워야 하지 않겠느냐. 오늘의 일일일몬은 1시즌 3화 '꽤나 먼 거리에서 여러 종류의 나무를 구분하는 방법(How to Recognize Different Types of Tree From a Quite Long Way Away)'의 '레스토랑 스케치(Restaurant Sketch)'. 내 최애 스케치 중 하나이거늘 일일일몬 코너를 시작한지 어언 4년(......)임에도 여태껏 아무도 찍어주지 않아 이날 이때까지 후보 목록에만 올라 있었다는 깊고도 슬픈 뒷사연이 있습죠. 반의 반의 반도 못 살린 감이 풀풀 밀려오지만 나는 뻔뻔하므로 꺾이지 않는다. 휠냥 원고 힘내라 -////-


(푯말 : '당나귀 승마 체험')

사회자(마이클 페일린) :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지금부터 런던에서 온 두 청년이 장장 3년을 투자하여 준비한 소품을 보내드리죠. '레스토랑 스케치'를 보시겠습니다.

(고급 레스토랑)

숙녀(캐롤 클리브랜드) : 정말 근사해!
신사(그레이엄 채프먼) : 아주 훌륭한 레스토랑이야. 별 세 개짜리거든.
숙녀 : 어머, 진짜?
웨이터(테리 존스) :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마담. 선생님을 다시 모시게 되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신사 : 고마워요. 여보, 메뉴 보고 있지? 뭐가 마음에 들어? 여긴 뵈프 앙 크루트(boeuf en croute)가 일품이야.
웨이터 : 피전트 알 라 레인(pheasant à la reine)은 혹여 어떠십니까, 선생님……특히 소스는 우리 요리장 최고의 자신작이지요.
신사 : 음……그거 괜찮겠군요. 여보, 일단 좀 더 메뉴를 보자고……천천히 들춰 봐. 아 참, 그러고 보니 포크에 뭐가 묻었던데요, 새로 하나 부탁해도 될까요?
웨이터 : 무어라 하셨지요?
신사 : 오, 별 일 아닙니다……포크에 뭐가 좀 묻었길래요. 새로 가져다 주시겠습니까? 고마워요.
웨이터 : 오……손님, 정말로 죄송합니다!
신사 : 사과하실 필요는 없어요. 뭐 대단한 문제라고요.
웨이터 : 아뇨, 아뇨, 아닙니다, 심각한 일이에요. 즉시 웨이터장을 불러오지요.
신사 : 아니, 뭘 그렇게까지…….
웨이터 : 오, 아뇨, 아니에요……웨이터장이 알면 틀림없이 직접 뵙고 사과드리고 싶어할 겁니다……바로 데려오겠습니다.
숙녀 :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네. 안 그래 여보?
신사 : 음, 참 친절하게 잘해 줘.
웨이터장(마이클 페일린) : 실례합니다 무슈, 실례하겠습니다, 마담. (포크를 들여다본다) 더러워……! 가스통! 누가 이 포크를 씻었는지 당장 찾아내게……찾아내서 전원의 사원증을 즉시 가져와!
신사 : 저기, 저기요!
웨이터장 : 아니야, 운에 맡길 수는 없어. 설거지 담당을 전부 해고해!
신사 : 이봐요, 이러지 맙시다!
웨이터장 : 오 아닙니다 손님, 신경 쓰지 마십시오. 손님은 올바르고 정당하게 사실을 지적하셨을 뿐입니다. 가스통! 지금 당장 지배인에게 보고해!!
신사 : 아니, 정말로 이러지 마세요. 나 때문에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진 않아요!
웨이터장 : 천만에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손님께서 아무런 문제도 없이 무탈하게 식사를 즐기실 수 있도록 살펴드리는 것이 제 일이니까요.
신사 : 큰 문제도 아닙니다. 기껏해야 포크에 얼룩이 좀 묻었을 뿐인걸요.
웨이터장 : 예, 그렇지만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 무슨 사과를 해보았자 사실은 변하지 않겠지요……저희 레스토랑이 손님께 지저분하고, 추잡하고, 지독한 냄새마저 풍기는 식기를 드렸다는 사실만은……!
신사 : 냄새 안 나는데요.
웨이터장 : 냄새납니다! 불쾌하고 구역질나는 물건이에요! ……네놈을 증오해, 저주받을 것, 증오한다고! 더럽고, 끔찍하고, 추저분하고, 징그럽고, 불결하고, 사악한 포크……!! 오……오……오……!!
지배인(에릭 아이들) : 질베르토, 질베르토……이제 됐네. (웨이터장이 자리를 뜬다)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안녕하신가요 마담. 저는 지배인입니다. 소식은 막 들었습니다……앉아도 될까요?
신사 : 물론이죠.
지배인 : 포크에 대해 손님 여러분께 무릎을 꿇고 마음으로부터 깊이 사죄를 드리고자 감히 찾아뵈었습니다.
신사 : 이러지 마십시오……얼룩이래봤자 잘 보이지도 않는걸요.
지배인 : 아, 오히려 위로해 주시다니요, 진정으로 친절하고 선량하십니다. 하지만 제게는 보입니다……더러운 오물의 산, 고약스런 쓰레기 구덩이가!
신사 : 그렇게 끔찍하진 않은데요.
지배인 : 오, 제 심장이 고통으로 요동치는군요. 입이 열 개라도 죄인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한심한 변명이 될 뿐이지요. 전 요즘 레스토랑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어요……솔직히 말씀드려, 되는 일이 없습니다. 요리사의 아들은 불쌍하게도 또다시 수감됐고, 늙은 달림플 부인은 설거지를 너무 한 나머지 이젠 손가락을 움직이기도 힘들어 하고요, 질베르토는 상이군인입니다……아직도 후유증을 앓고 있지요. 하지만 모두 좋은 사람들입니다. 친절한 이들이에요……우리는 하나로 뭉쳐서 이 어두운 시기를 함께 견뎌냈습니다……길고 긴 터널 끝에는 희망의 빛이 보였어요……보였었는데! 이 포크! 이 포크가!!!
신사 : 어, 물 좀 드시겠습니까?
지배인 : 다 끝장났어요!!!

(요리사가 식칼;을 들고 등장한다)

요리사(존 클리즈) : 더러운 자식들! 비열하고, 치사하고, 더러운 놈들! 네놈들이 이 분께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지배인님은 이 레스토랑을 일으키려고 뼈와 살을 깎아가며 일을 하셨어! 너희 같은 작자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진흙 묻은 발로 밀고 들어와서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 물고 늘어진 끝에 결국엔 이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분을 치욕의 구렁텅이에 던져넣지! 너희 연놈들은 이 분의 발바닥에 입 맞출 자격조차 없어!! ……오, 화가 치밀어. 화가 나……! (식칼을 테이블에 내려찍는다) 화가 나.
웨이터장 : 진정해, 멍고, 마음을 가라앉혀……멍고! 웃! (머리를 붙잡고 구른다) 상처! 전쟁에서 입은 상처가……!
지배인 : 모든 게 끝났어!
요리사 : 이 자들이 지배인님을 망쳤어!
지배인 : 끝장이야!! 으아아아아악!!! (포크로 자살한다[……])
요리사 : 죽고 말았어! 이놈들이 지배인님을 죽였어! 복수! 복수다!!
웨이터장 : 안돼 멍고! 멍고! 손님만은 죽여선 안돼. (또 구른다) 상처! 상처가!!
요리사 : 상처가 도졌어! 우아아아아악!! (웨이터가 돌격;하여 요리사를 테이블 너머로 쓰러뜨린다)

(자막 : '뒤이어 펀치라인이 있겠습니다')

신사 : 나이프도 더럽다고 말 안 하길 천만다행이구먼. (엄청난 야유) 이봐, 이봐, 이봐요!!!

(다시 해변)

사회자 : 레스토랑 스케치를 보셨습니다. 즐거우셨는지요? 작고 근사한 소품이었죠……다소 폭력적이긴 하지만 괜찮은 물건이었어요……헌데 펀치라인은, 아주, 그 뭐랄까……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오, 정말이지 그건 좀…….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Donkey Ride는 '당나귀를 타고 달리기'도 되지만 '당나귀를 태우고 달리기'도 되지 말입니다 이런 애매트릿해서 헛소리 하기 매우 좋은 언어 같으니라고-_- 한국어로는 영 방법이 없어서 뭉갰슴다 '_`
(註 2) 이 날벼락 맞은 남녀가 커플인지 부부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부부인 셈 쳤음(.....)
(註 3) 뵈프 앙 크루트(boeuf en croute)는 저녁식사로 흔히 먹는 프랑스 쇠고기 요리. 그냥 그 정도로 넘어갑시다; 피전트 알 라 레인(pheasant à la reine)은 직역하면 '여왕의 꿩고기'. 치킨 알 라 레인(chicken à la reine)이라는, 닭고기 속에 시금치를 채우고 특수한 소스에 재워서 만드는 닭고기 요리가 있음. 피전트 알 라 레인은 비슷한 요리를 닭 대신 꿩으로 만든 거겠죠 프랑스 요리 몰라요 복잡해요 그냥 넘어가자니까 '_`
(註 4) 수감 : 원문은 put away. 정확히는 '정신병원에 수감되다'는 의미다(....) 어 확실히 요리사도 정신 상태가 별로 좋아보이진 않았.......... 어험어험.
(註 5) 펀치라인(punchline)은 개그를 완성하는 결정적인 대사 내지는 상황. 보통 멀쩡한 이야기처럼 전개하다가 종반에 반전을 터뜨리며 개그로 끝나는 물건에서 반전하는 줄이 펀치라인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함. 다만 몬티 파이슨은 코미디란 끝에서 끝까지 다 웃겨야 한다는 신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펀치라인에만 의존하는 개그를 무진장 싫어해서 딱히 펀치라인이 없거나 펀치라인 자체를 가지고 끝도 없이 개그를 쳐대기 일쑤다. 레스토랑 스케치가 좋은 예. 이 허무한 펀치라인을 보라 예아.
(註 5) 닭을 강탈당했다가 돌려 받은 기사는 테리 길리엄이 분한 '통닭으로 사람을 때리는 기사(The-Knight-Who-Hits-People-With-A-Chicken)'. 같은 에피소드의 자전거 수리맨에서도 얼굴을 내밀었죠. 시즌 1에 등장해 멍청한 소릴 하거나 웃기는 데 실패한 놈들의 머리를 생닭으로 마구 후려갈기고 다니는데 레스토랑 스케치에서는 역할을 뺏겼음(.....) 살짝 처진 어깨가 애수를 자아낸다..........


이렇게 염원 하나는 클리어했지 말입니다. 퀄릿은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 따지지 않는다. 자 다음 타겟은 뭘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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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Not to Be Seen.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3/06/29 17:48

아마도 이 코너를 제일 관심 있게 읽어줄 휠냥의 성원-////-에 힘입어 일일일몬 컴백의 시간이 돌아왔슴다. 똑같이 영어에 시달려도 취미로 시달리는 건 얘기가 다르지. 오늘의 희생양은 언제나 친절한 이웃 댄디킹 님께서 골라주신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24화(혹은 2시즌 11화) '보이지 않는 방법(How Not to Be Seen)'의 동명 스케치. 해놓고 보니 또 24화인데 뭐 아무렴 어떻겠음요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 니 번역으로 재미의 10분의 1이나 전달할 수 있느냐는 지적은 안 받습니다 내 마음이 아프잖아.


내레이터(존 클리즈) : 이 화면에는 40명의 사람이 있지만 누구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자막 : '영국 정부, 공익광고 제 42호 6장,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

내레이터 : 이 분은 사우스이스트 5번가 블랙 라이언 로드 네이피어 코트에서 오신 E. R. 브래드쇼 씨입니다. 브래드쇼 씨에게 요청해 보겠습니다. 브래드쇼 씨,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탕!)

내레이터 : 이 실험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합니다.

(장면 전환)

내레이터 : 여기에서 우리는 벨몬트 크레센트 13번지에 사는 B. J. 스메그마 부인을 볼 수 없습니다. 스메그마 부인,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탕!)

내레이터 : 이 분은 뉴 타운 할로우의 네스빗 씨입니다. 네스빗 씨,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반응 없음) 네스빗 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의 첫 번째 교훈 '일어나지 않기'를 잘 터득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뻔한 장소를 고르셨군요.

(폭발)

내레이터 : 오스웨스트리 버로우즈 홈리의 E. V. 램버트 씨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램버트 씨가 어느 덤불에 숨어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지요. (덤불 셋을 차례대로 죄다 터뜨린다) 예, 가운데 덤불이었습니다.

(장면 전환)

내레이터 : 슬로우 레이턴 로드의 켄 앤드류스 씨는 매우 훌륭히 몸을 숨겼습니다. 이곳에는 선택지가 아주 많습니다. 벽 뒤, 수통 안, 낙엽더미, 나무 위에 숨었을 수도 있고, 차 뒤에 웅크리거나, 구멍에 숨거나, 수백 개 덤불 중 어딘가에 엎드려 있을 수도 있지요. 다만 우리가 우연히도 수통 안에 있음을 알았을 뿐입니다.

(폭발)

내레이터 : 헐 워플스던 로드 아이비 코티지의 왓슨 부부는 실로 교묘하게 증발했습니다. 제작진이 통화를 시도했을 때, 왓슨 부부는 이미 2주일 예정으로 휴가를 떠난 뒤였습니다. 왓슨 부부는 연락처를 일절 남기지 않았을 뿐더러, 우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고 빗장을 질렀습니다. 그러나 이웃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줬지요.

(폭발)
(전형적인 검비[마이클 페일린]가 멀거니 서 있다)

내레이터 : 왓슨 부부의 소재지를 우리에게 알려준 이웃사람입니다. (폭발) 고자질쟁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요. 여기는 예의 이웃이 살던 집입니다. (폭발) 이곳은 알려주기를 거부한 랭던 경의 거주지입니다. (폭발) 여기에 사는 신사분도 거절했지요…… (폭발) 여기도…… (계속 폭발) 물론 여기도…… (끝없이 폭발) 맨체스터와 웨스트 미들랜드, 스페인, 중국…… (광기 폭발)

사회자(마이클 페일린) : 뒤이은 몇몇 장면은 일부 시청자께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야기할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유감스럽지만 방영은 여기서 중지하겠습니다. 물론 제겐 아니지만요.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검비(Gumby) : 비행 서커스의 약방의 감초들. 손수건을 말아 머리에 얹고 안경을 쓰고 콧수염을 기르고 짤뚱한 반바지에 부츠를 신은 일단의 남자들로, 지능과 사고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항상 고함을 질러댄다(.....) 검비는 이들의 성. 존 클리즈가 만들어낸 캐릭터지만 검비에 특화된; 파이슨은 마이클 페일린. 대부분의 검비 캐릭터는 페일린이 연기한다.

자 기다려라 휠스냥, 다음은 드디어 대망의 Restaurant Sketc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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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를 괴리하는 개벽의 별.

Gate of Ecstasy | 2013/06/14 17:24



"짐에게 자만심을 버리라 요구하느냐! 실로 후안무치한 마스터로다!
네놈에게 땅의 이치로는 미적지근하다. 하늘의 이치를 보여주마. 자! 기를 쓰고 버텨보아라, 불경(不敬)!
죽음으로 배알하거라! 에누마 엘리쉬!!!"


천지를 괴리하는 개벽의 별(에누마 엘리쉬).
개벽, '모든 것의 시작'을 나타내는 길가메쉬의 최종 보구.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름을 붙인 검, 괴리검 에아에 의한 공간 절단.
에아 신은 아직 지구가 원시 상태일 무렵, 마그마와 가스로 뒤덮인 지표면을 돌리고 부수어 안정시킨 별의 힘이 의신화(擬神化)한 것으로 여겨진다. 많은 신들은 원시 지구가 안정되어 생명이 사는 세계가 된 후에야 나라를 만들기 시작했으나, 에아는 그에 앞서 행성을 만들어낸 유일한 신이다. 에아의 이름을 지닌 길가메쉬의 검은 3층의 거대한 역장을 회전시켜 시공의 흐름을 일으킴으로써 공간 그 자체를 변동시킨다. 그 위력은 일개 생물이 아닌 세계를 상대로 휘둘렀을 때 비로소 진가를 드러낸다. 서번트들이 지닌 수많은 보구들 중에서도 정점으로 여겨지는 <세계를 찢어발기는 검>.

게이트 오브 바빌론(왕의 재보).
인류 지혜의 원전, 모든 기술의 원형이 집약된 곳. 과거부터 머나먼 미래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바라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모여 있는, 시간축마저도 초월한 보고. 서기 이전이라 해도 사람의 욕망에는 변함이 없었고, 마력이 건재하던 고대의 기술은 근대 기술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사람이 꿈꾸는 도구는 대부분 실현되었고, 그 족족 왕의 손에 넘어갔다. 재보의 총량은 이미 길가메쉬 자신의 인식을 아득히 초월하고 있다. 길가메쉬의 재보에 없다면, <신인류가 탄생시킨 완전히 별개의 개념> 혹은 <타천체의 지적생명체가 보유한 문명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 보면 된다. 따라서 세이버가 가진 <약속된 승리의 검(엑스칼리버)>, <모든 것이 머나먼 이상향(아발론)>, 카르나의 <일륜이여, 갑주가 되어라(카바챠 쿤달라)>와 같은 일부 최고 클래스의 보구는 컬렉션에 포함되지 않는다.
길가메쉬의 <게이트 오브 바빌론>은 이렇게 해서 모은 재보들을 화살로 사출한다. 황금의 수도와 통하는 문을 열어 그의 보물고로부터 재보를 발사하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발사된 보구는 사용 후 머지않아 길가메쉬의 보물고로 되돌아간다. 회수용 보구 덕분이라는 게 본인의 설명.

영웅왕.
작중에서 길가메쉬의 이명(異名). '영웅이면서 왕'이 아닌, '영웅들의 왕'이란 의미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서사시 <길가메쉬 서사시>는 무수한 신화들의 원전이 되었다. 크건 적건 여러 신화의 영웅들이 길가메쉬 전설에서 파생된 것이다. 따라서 길가메쉬는 수많은 영웅들의 원형이며, 또한 그들이 가진 보구의 원형, 각각의 신화에서 어레인지되기 전의 보물마저 소유한 셈이 된다. 역설적이지만, 원전인 길가메쉬가 가지지 않았다면, 이후의 영웅들에게도 보구는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세상이 하나였던 무렵. 왕국을 다스리며 원하는 대로 사치를 추구한 왕의 보고에는 온 세상의 온갖 재보가 쌓였다. 훗날의 영웅들을 도와준 보검의 원전은 물론, 영웅들의 생명을 빼앗은 마검의 원전도 있다. 길가메쉬가 <영웅왕>이라 불리는 연유는 바로 이것이다. 본래 영웅 한 명당 하나여야 할 보구를 거의 무한하게 소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웅들의 약점인 <전설>마저 당연하게 소지하였다. 일반적인 영령이 맞서 싸울 수 있을 리가 없는, 대(對)영령전에서의 절대 강자. 왕의 칭호를 지닌 영웅은 수없이 많으나, <모든 영웅들의 왕>으로 추앙되는 존재는 오로지 이 사내뿐.

그는 <인간을 다스려 지상에 얽어매기 위한 쐐기>로서 옛 신들이 인간이면서 동시에 신인 존재로 만들어낸 억지력의 현현이다. 그러나 신과 인간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그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신조차도 이해하지 못할 넓은 시야를 지녔으며, 결과적으로 억지력의 의사를 무시하고 신을 폐기하며 인간을 미워한 끝에, 인간과 별의 미래를 수호하고 지켜보는 길을 선택했다. 쐐기로서 만들었으나 오히려 신을 흘러간 과거의 유물로 일축하고 신들의 시대를 끝장내버린 장본인. 신들조차도 이 사태에는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가 한탄했다 한다.
인류 역사의 관측자이자 재정자인, 이를테면 문셀과 동종의 존재.


경★콜라 님 예상 적중★축

억지력이 5천 년 묵은 역사의 화석인 왕님을 모델로 12세기 경에 알퀘이드를 만들었을 가능성을 희희낙락 논하였더니 예입 진조의 친척 비스무리한 거라는 원작자 인증이 떠억 떨어졌슴다. 말춤을 추어라 중생들아! 그렇게 요염하고 퍼펙트한 붓치따응의 영웅왕이 좋아써요 이 금발적안 페치 썩은버섯 놈아 우쭈쭈쭈쭈 (......)
아니 근데 정말 날이 가면 갈수록 알아서 파워업하는 왕님 설정 어쩔... 페제 애니 매터리얼의 '신 또는 자연재해에 가까운 레벨의 영령' 설정에도 헉스했는데 이젠 아예 '억지력의 현현'이자 '인류 역사의 관측자이고 재정자'이시랩니다. 에누마 엘리쉬는 별을 만들어낸 힘이고 게이트 오브 바빌론은 아예 시간축도 초월했는데 대체 이 캐사기씹씹씹사기치트캐를 어쩜 좋지요'_` 어쩌긴 뭘 어째 핥으면 되지 <<<
대강 모에해서 굴러다닌 CCC 설정을 몇 개 쌔벼왔지만 저거 말고도 왕님이 툭 흘린 '태어날 때부터 망각이 불가능하다'는 막장스런 언급에다 남성미 쩔어주는 여자만 좋아하시는 가히 시대를 몇천 년 앞서가는 취향(하긴 본인이 썅년인데 하늘 아래 썅년이 둘 있어서 뭐하겠음)에 실은 삼왕성배문답의 자리에서 제일 나라를 제대로 다스린 왕이었다는 뒤통수 치는 사실에(덕분에 나라 말아먹은 놈이라는 세이버의 비난은 열폭종자의 발언이 되어버렸지 말입니다 이놈들아 히로인을 존중해'_`) '신들의 점토'이자 AI 탑재 자율형 병기라는 가지버섯랜드 엔키두의 설정까지 CCC는 가히 네타의 보고더라요 씨발 감사합니다....!?

아무튼 끝내주는 에누마 엘리쉬의 연출을 보며 전율하라고!! 외쳐! 왕님! 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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