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이 주절주절주절주절주절주절.

Gate of Ecstasy | 2012/11/08 18:31

오바마가 재선되었으므로 <인류에 대한 신뢰> 수치가 2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레드넥 근처에 가고 싶은 마음>은 하한선을 뚫고 추락하였습니다'_`
그러므로 나 한다. 헛소리. 하도 포스팅을 안 해서 굳은 입과 손도 좀 풀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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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quistador Coffee Campaign.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2/10/31 10:41

갑자기 왜 일케 부지런해졌느냐 하면 피하지 못할 골때리는 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지. 내 그러잖소 업무 외의 모든 번역이 사랑스럽고 친근하며 의욕이 솟아오르는 시기라고. 에에이 명색이 일일일몬이면 가끔은(...) 하루에 한 번씩 올리는 기특한 날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오늘은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24화(혹은 2시즌 11화) '보이지 않는 방법(How Not to Be Seen)'의 오프닝 스케치 '콩키스타도르 커피 캠페인(Conquistador Coffee Campaign)' 되겠습니다. 어제도 그제도 오늘도 내일도 절찬 커피성애자이신 친애하는 TaKeN님이 찍어주셨음. 자아 즐감들 하세요. 입이 마르고 닳도록 떠들어댔지만 명백한 오역 외의 지적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시끄러 난 우물 속에서 잘난 척할 거야.


(책 제목 : '광고 부문 종사자를 위한 비즈니스 중국어')

상사(존 클리즈) : 들어와요. 아, 프로그.
프로그(에릭 아이들) : S. 프로그입니다, 부장님.
상사 : 닥쳐. 허심탄회하게 얘기 좀 하세, 프로그.
프로그 : S. 프로그입니다, 부장님.
상사 : 닥쳐. 자네가 담당한 콩키스타도르 커피 광고 캠페인이 문제야. 콩키스타도르의 사장이 오늘 아침 나를 방문했네. 자네의 광고에 심각하게 불만을 표시하더군. 아주 불행해 했어. 너무 불행해서 자기 머릴 총으로 쏴버렸지.
프로그 : 안된 일이네요, 부장님.
상사 : 아니, 멋지게 성공했어. (카드 왈 '개그') 아무튼 사장은 골로 가기 전에 비서에게 메모를 남겼네. (문을 열자 죽은 비서가 나뒹군다;) 자네의 작업물에 크나큰 실망을 보이고, 아울러 무엇보다, 이름을 콩키스타도르 인스턴트 커피에서 콩키스타도르 인스턴트 문둥병으로 바꾼 이유를 매우 궁금해했네. 왜인가, 프로그?
프로그 : S. 프로그입니다, 부장님.
상사 : 닥쳐. 왜 그랬나?
프로그 : 개그였습니다.
상사 : 개그라고라? (카드 왈 '개그')
프로그 : 아뇨 아뇨, 개그가 아니라, 제품광고였죠. (카드 왈 '아뇨, 제품광고였어요')
상사 : 알았네, 프로그.
프로그 : S. 프로그입니다, 부장님.
상사 : 닥쳐. 어디 매출 그래프를 보세나. 자네가 이 일을 처음 맡았을 때, 프로그, 콩키스타도르는 업계의 선두주자였어. 여기서 자네는 첫 광고를 선보였지. '콩키스타도르 커피는 <토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이쯤에선 커피단지를 새로 구매할 때마다 죽은 개 한 마리를 덤으로 얹어준다고 선전했고, 이어서 두 번째 광고를 내보냈네. '근지럽게 신선한 콩키스타도르의 커피가 새로운 세계를 열어드립니다. 콜레라, 옴, 치질, 수종, 임질, 경척증, 무좀을 만끽하세요.'
프로그 : 소위 말하는 소프트셀링이란 거죠.
상사 : 어째서인가, 프로그?
프로그 : S. 프로그입니다, 부장님.
상사 : 닥쳐! 그래서?
프로그 : 글쎄, 이젠 모두가 이름을 기억할 거예요.
상사 : 아주 잘 기억했지. 하도 잘 기억해서 공장을 싸그리 불태웠네. 공장주는 저기 화장실에 숨어 있는 판이고, (총소리가 울려퍼진다) 공장주는 저기 화장실에 숨어 있었지. (카드 왈 '개그')
프로그 : 절 해고하진 않으시겠지요, 부장님?
상사 : 해고해? 세 명이 죽고 공장은 불타고 고객은 증발하고 우린 완전히 파산했어! 대체……대체……대체……이 책임을 어찌 지겠나!? 입이 있으면 변명을 해보라고!!
프로그 : 죄송해요, 아빠. (카드 왈 '개그')
상사 : 오 그래. 말이 난 김에 말인데, 자네 영화가 상을 탔지.

(약 잘못 먹은 듯 끽끽대는 음악;)

아나운서(존 클리즈) : 오, 실례합니다. 이제부터 완전히 다ㄹ……완전히 다ㄹ…… 완전히 다ㄹ…… 완전히 다ㄹ……완전히 다른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물론 상사의 정확한 직함 따위는 나오지 않지만 예전 구명보트에서도 불평했듯 한국어엔 Sir에 대응하는 번역어 없음+그냥 뭉개고 넘어가자니 어색함의 이중 크리로 걍 적당한 직위를 찍었다. 사장일지도 모르나 따지지 맙시다 내 심장은 연약해요 흑흑.
(註 2) Conquistador Instant Leprosy : 콩키스타도르는 우리 모두 알다시피 스페인어로 정복자를 의미한다. 특히 15~17세기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해 선주문명을 아주 박살을 내어놓은; 스페인인을 일컫는 말. 이들이 옮겨간 천연두/독감/티푸스 등등의 질병이 불과 30여 년 사이에 아메리카 원주민 80~90%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역사적 사실을 돌이켜보면 인스턴트 문둥병이라니 이거 좀 웃을 수가 없;;;; (테리 존스가 옥스포드에서 원래 영어 전공하다 결국엔 역사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_-었다는데 상관이 있을지도 없을지도;) 아울러 레프로시가 뜻만 무시하면 발음이 좀 있어보이는 건 사실이죠. 뭣도 모르고 귀한 딸내미 이름을 루벨라(Rubella, 풍진[....])로 지은 미국의 DQN 부모가 떠오르는 슬픈 아침입니다. 아 그러게 사전 좀 들춰보자고!
(註 3) 안된 일이네요 부장님/아니, 멋지게 성공했어 : 원문은 "Badly, Sir?" "No, extremely well." 즉 나쁜 일인가요/잘못 쐈나요 & 잘된 일이지/성공했어 정도의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보스는 으쓱한 얼굴로 개그 카드를 들어보인 거지요. 아 이래서 애매한 언어는 싫지 말입니다!! 신박한 말장난 따위 생각날 리도 없어서 그냥 뭉갰음;
(註 4) 자세히 들어보면 옴(mange)와 수종(dropsy) 사이에 sapportia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들어 있다. 근데 이게 DVD 자막에만 나오고 현존하는 어느 스크립트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스크립트에서는 전부 옴에서 수종으로 바로 넘어감) 심지어는 네덜란드 자막판까지 살펴봤지만 그예 정체를 알 수 없어 그냥 두 손 들고 비슷비슷하게 식욕 떨어지는 질병으로 대체했다. 본래 치질은 piles 혹은 hemorrhoids.
(註 5) 경척증(hard pad)은 개가 주로 앓는 질병으로, 발바닥(육구) 및 코 피부가 마르고 두터워져 마치 뿔처럼 딱딱해지는 전각화(全角化) 현상을 말한다.
(註 6) 무좀이라 번역했지만 실상 원문은 athlete's head. 무좀은 athlete's foot이다. 이게 각본 쓴 놈의 실수인지 아니면 너는 운동선수의 (텅텅 빈) 대갈통을 갖게 되겠지요(.....)인지 분간이 가질 않는데 따지다가 지쳐서 무좀으로 얼버무렸음. 어쨌든 입맛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잖아!
(註 7) 소프트셀링(soft-sell)은 좀 더 친근하고 친숙하며 무의식에 호소하는 광고 또는 캠페인을 가리킨다. 한국어로는 '은근한 상술'로 옮길 수 있음. 토사물, 죽은 개, 콜레라, 옴, 수종, 임질, 무좀의 어디가 소프트한진 며느리에게도 묻지 마라. 당사자 프로그도 필경 모른다...
(註 8) 이제부터 완전히 다른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 And now for something completely different. 노동자 계급 극작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비행 서커스 시리즈 전통의 오프닝 멘트.


다음 턴은 습님이 찍어주신 Agatha Christie Sketch (Railway Timetables)입니다. 오오 제목부터 미스터리 팬의 심장이 심하게 덜렁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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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죽지도 않고 또 왔습니다 - 길가메쉬 영웅담 2. 마스터&커맨더 by 사유

2012/10/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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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s Grannies.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2/10/30 11:39

잊을 만하면 돌아온다 일일일몬의 시간.
오늘은 예고한 대로 포도 님이 리퀘하신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8화 '완전 노출(Full Frontal Nudity)'의 스케치 '지옥의 할멈들(Hell's Grannies)'이 타겟 되겠슴다. 즐감해 주시면야 나는 좋지염. 그래도 봐주는 분이 있으니까 이 짓을 하지(.....).
늘 그렇듯이 명백한 오역 외의 지적은 불허합니다. 도에스의 유리심장에 그렇게 상처를 내고 싶나염.


아나운서(에릭 아이들) : 어……음, 어……어어. 에……에에……죄송합니다. 다음으로 전면 노출을 보시겠습니다.

(지저분한 레인코트를 입은 남자[테리 존스]가 지나가는 부인네들에게 바바리맨 짓을 한다.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자 목에 건 팻말이 보인다. <까꿍!>[……])
(요구르트를 주워먹고 있는 아나운서를 대령[그레이엄 채프먼]이 마구 찔러댄다)

아나운서: 오, 저런, 죄송합니다. 좀 더 오래 할 줄 알았어요. 음. 노틀롭, 아니, 볼튼을 보시겠습니다.

(화면 전환)

내레이터(에릭 아이들) : 공포가 이곳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의 장막이 집과 거리를 뒤덮고,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폭력이 도시를 위협합니다. 그렇습니다. 일단의 노부인들이 무력하고 건장한 청년들을 습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껄렁한 청년들[그레이엄 채프먼과 테리 존스]을 노부인 셋[존 클리즈, 에릭 아이들, 마이클 페일린]이 덮쳐 죽도록 패고 도주한다[……])

사내 1(마이클 페일린) : 길을 가면 할머니들이 와서 일부러 부딪히고 밀쳐내고 그래요. 보통 너댓이 뭉쳐다녀요.
사내 2(테리 존스) : 할머니들이 오기 전까진 이 동네도 참 살기 좋았어요. 요즘은 무서워서 가게에도 함부로 못 가요.
사내 3(존 클리즈) : 존슨 부인네 아들 케빈은 밖으로 나오려 하지도 않아요. 레슬링만 끝내고 집에 가면 바로 자기 방에 틀어박혀서 문을 잠가버린다고요.

내레이터 : 이 연로한 불량배들, 레이스를 입은 건달들은 무슨 이유로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노부인 1 : 우리도 소일거리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노부인 2 : 짱 재밌다고.
노부인 3 : 댁도 알다시피, 안 그렇수?
내레이터 : 노부인들은 주로 공중전화 부스를 노립니다.

(담벼락에 쓰인 구호 : 사랑이 아닌 차를[Make Tea Not Love][……])

경관(그레이엄 채프먼): 이봐 이봐, 어서 꺼져. 안 들려? 냉큼 사라지라고! (노부인들이 도망간다) 이들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습니다. 연금지급일이 특히 최악입니다. 아주 미쳐 날뛰거든요. 돈을 받기만 하면 즉시 우유, 빵, 홍차, 고양이 먹이로 죄다 날려버리고요.

(극장)

극장지배인(테리 존스) : 두 시만 되면 온동네 노친네들이 주간상영 영화를 보려고 몰려듭니다. 특히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도 거는 날엔 장난 없지요. 좌석을 찢고 보청기를 부수고, 여하간 난리가 납니다.

기자(에릭 아이들) : 이들 비행노부인의 총체적인 문제점은 동시대의 사회적 가치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데 있습니다. 이들은 자녀들이 회계사, 주식중개인, 심지어는 사회학자로 자라나는 것을 지켜본 끝에, 마침내는 모든 게 정말로……으악!!!!

사내 4(그레이엄 채프먼) : 우리 할머니가 저렇게 변해버린 것에 가끔은 책임감을 느껴요. 뭐랄까, 뜨개질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행복했거든요.
기자 : 뜨개질이라고요?
사내 4 : 네. 이젠 코바늘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아요. 어떤 땐 하루에도 털실을 스무 뭉치나 써버려요. 털실이 떨어지면 폭력을 휘두르고요. 우리가 뭘 어쩌겠어요?

(재킷에 박힌 문구 : '지옥의 할멈들'[……])

내레이션 : 그러나 이 도시의 문제는 노부인 일당만이 아닙니다. 이곳에는 또다른 무서운 갱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바로 아기 유괴범들입니다.

아내(리타 데이비스) : 남편을 바깥에 잠깐 세워두고 가게에 들어갔다 온 사이에 그이가 사라졌어요. 이제 겨우 마흔 일곱인데!
내레이터 : 노상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잔인한 좌측통행 표지 조직이 도로를 점거하였습니다.

(길을 건너는 교구목사를 일단의 좌측통행 표지판들이 공격한다[……])

대령(그레이엄 채프먼) : 그만, 그만, 그만하시오. 이 스케치도 점점 바보스러워지는군. 젊은치들을 공격하는 노부인들은 그런대로 괜찮더니 뒤로 갈수록 바보스러워. 이 친구는 교구목사 행세를 하기에는 머리가 너무 길잖소. 표지판은 허접하기 짝이 없고. 좋아요, 이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봅시다.

더러운 레인코트를 입은 사내(테리 존스) : 유니섹스란 게 있다는데 난 아직 못해봤어.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아나운서를 찔러대고 스케치에 시비를 거는 육군 대령은 같은 에피소드의 오프닝 스케치 '육군보호공갈(Army Protection Racket)'에 등장해 농담이 조금만 썰렁해질 기미를 보이면 강제로 스케치를 중단시키고 다음으로 넘겨버리는 역할을 자인해서 맡더니 이 개그를 처음부터 엔딩(즉 '지옥의 할멈들')까지 줄기차게 밀어붙이는 캐릭터임(....).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약방의 감초처럼 얼굴을 내밀어 육군의 권위를 조금이라도 손상할라치면 가차없이 브레이크를 걸어버립니다. 뭐 딴 건 모르겠고 채프먼은 수염+제복 조합이 참 근사(퍽!!)
(註 2) 노틀롭, 아니 볼튼 : 지옥의 할멈들 바로바로 앞이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꼽히는 '죽은 앵무새(Dead Parrot)' 스케칩니다. 이것도 언젠가 할 날이 오겠지만(....) 하여간 거기서 애완동물 가게 주인(마이클 페일린)이 입스위시Ipswich가 볼튼Bolton의 회문(回文, 거꾸로 읽어도 똑같이 읽히는 어구)이라 되도 않는 개소리를 하자 손님(존 클리즈)이 특유의 어마어마한 억양으로 볼튼의 회문은 노틀롭Notlob이라 반박한다; 입스위시건 노틀롭이건 어떻게 해도 회문은 아니지 말입니다.
(註 3) Make Tea Not Love : 60년대 반체제주의자들의 대표적인 반전 슬로건 Make Love Not War의 패러디. Make Love는 물론 냥냥한다는 뜻이고요. 즉 Make Tea Not Love의 의미는 '그 짓하지 말고 차나 끓여 이것들아'(....) 몬티 파이슨의 Make Tea Not Love가 너무 공전의 히트를 쳐서 요즘은 Make Tea Not War(....)도 종종 쓰이는 모양이다;
(註 4) 여러모로 말이 늘어져서 그냥 뜨개질로 뚱기쳤지만 정확히는 crochet 즉 코바늘뜨기다. 뜨개질의 대모이자 리퀘스터이신 포도 님의 친절한 제보에 따르면 '코바늘이 대바늘보다 실 2배를 잡아먹으니(...) 당연히 금방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 비밀이!!!!
(註 5) 지옥의 할멈들(Hell's Grannies) : 1948년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폰타나에서 출범한 이래 현재까지 전세계 27개국에 230개 지부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모터바이크 클럽이자 반체제/반사회적 갱조직으로 악명높은 '지옥의 천사들(Hell's Angels Motorcycle Club)'의 패러디. 클럽의 명칭은 하워드 휴즈의 1930년도 동명의 영화에서 따왔다. 본인들은 바이크를 즐기는 선량한 시민일 뿐이라 우겨대지만 백인남자의 가입만 허용하는 시점에서 이미 알아볼 조... 어험어험.
(註 6) 헌데 2007년에 정말로 지옥의 할멈들(Hell's Grannies)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린지 뭔지가 나왔다(....) 양키놈들 센스하고는(.....)


오늘은 주석이 좀 짧다! 이에스!!!
원래 이런 익숙한 상황의 전복은 몬티 파이슨, 특히 존 클리즈-그레이엄 채프먼 콤비가 즐겨 쓰던 수법이라죠. 다음 타자는 친애하는 테이큰 님이 찍어주신 Conquistador Coffee Campaign입니다. 아니 이런 커피성애자 같은 분을 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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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돌아온 퀴즈.

Gate of Ecstasy | 2012/10/23 10:26

Q1. 1개월간 출장을 나갔던 신부가 방치플로 톡톡히 삐져버린 만년 신혼의 아내를 달랠 목적으로 와인 다섯 병을 끼고 귀환했습니다. 코토미네 교회의 번견......아니 쫄병.....아니 가정부.......하여튼 랜서는 옆에서 보란 듯이 애정행각을 벌여대는 바보커플을 고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참아넘겼습니다. 일일이 신경 쓰다간 여기서 살아남을 수도 없거니와 어차피 내 목구멍으로 넘어올 와인도 아닌걸요. 헌데 막 끈적끈적한 분위기로 돌입할 폼을 잡던 유열부부가 갑자기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하잖겠어요?
글쎄 5병 중에서 어느 포도주로 와인플레이(....)를 할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나 봅니다. 참을 수 없이 하찮다는 쯧코미는 냅두고, 온갖 인신공격과 비방이 난무하는 칼로도 못 벨 싸움 끝에 결국 신부는 자신이 고안한 이런 셈법으로 결정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길가메쉬 서사시가 올해(2005년) 기준으로 4817년 전이니 4817까지 세자는군요. 영웅왕은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유열부부는 짠 듯이 음험한 미소를 지으며 일제히 랜서를 바라보았습니다. 랜서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뒷걸음질쳤습니다. 불행히도 불길한 예감만은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는 것이 쿠훌린의 인생이었죠. 신부는 오른손을 들었습니다.
"세던가 자해해라, 랜서."
"으아아아아아아악!! 역시!!!!"
자, 가엾은 쿠훌린을 단순 숫자셈의 노동에서 구해주세요.

Q2. 대치하고 선 세 남자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코토미네 가의 가정부 브라우니, 식모 랜서, 메이드 시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서로를 사납게 노려보았습니다. 즉각 깔려죽을 듯한 묵직한 침묵이 오래도록 흐른 끝에, 마침내 브라우니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반드시 카레라이스,"
"방글방글 마트에서 등심이 할인한단 말이다! 곧 죽어도 스키야키이이이!!"
"싱싱한 양배추를 그냥 썩일래!? 오코노미야키 외엔 인정 못합니다!!"
……예, 정말로 양보할 수 없는 싸움입니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세 사내는 남자와 남자는 주먹으로 말한다느니 승리자가 마지막까지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선 자가 승리자라느니 성배전쟁의 기본은 배틀로열이라느니 뭔가 쓸데없이 멋진 말을 중얼대며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어떻게 결판을 낼지 또 좀 아웅다웅하다 결국엔 시로의 제안을 따라 다소 희한한 방법으로 승부를 가리기로 했어요. 먼저 제비를 뽑아 공격 순서를 정하고, 각자 정삼각형의 꼭지점에 서서 방금 전에 정해진 순서대로 돌아가며 두 명이 나가떨어질 때까지 한 번씩 공격하는 겁니다. 자기 턴이 돌아오면 아무나 원하는 상대를 쏠 수 있고요.
먼저 브라우니의 명중률은 100%입니다. 목표가 졸랑졸랑 움직이지 않는 한 쏘기만 하면 반드시 맞습니다. 일단은 클래스 아처인걸요. 버틀러가 아니었냐고는 하지 마세요. 게 불그는 항상 목표를 맞추는 창이지만 랜서의 불운력이 하도 절륜한 탓에 명중률이 80%로 떨어졌습니다. 어쩐지 20%에 들 때가 더 많아 보인다는 지적도 하면 안됩니다. 시로는 육체적으로는 완성됐지만 기술면에서는 아직 훈련 중인 까닭에 양부에 맞먹는 흑건투척적중률을 내지는 못하므로 명중률은 50%입니다. 모두가 최선의 전략을 취하며, 아무리 쿠횽이 불운 EX기로서니 빗나간 공격을 맞고 뻗지는 않는다고 가정할 때, 이 중에서 라스트 맨 스탠딩을 달성할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A1. 길가메쉬는 니야니야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짐이 친히 은전을 베풀어주마, 잡종견. 왕의 관대함에 감사하거라. 왼쪽에서 첫 번째 병이다."
그러나 이 얼굴만 (쿠횽 취향 정중앙 스트라이크로) 예쁜 사악한 에덴의 뱀 겸 바빌론의 창녀;를 차마 대놓고 믿을 수가 없었는데다 옆에서 '믿었다가-혹시-틀리면-피보는 건-너-데드카드-뽑을-준비는-되었능가'란 얼굴로 손나 음험하게 실실대는 신부가 불안을 부채질했으므로 쿠훌린은 결국 4817까지 직접 세어보아야 했습니다. 중간에 세다 헷갈리거나 훼방을 받아 네 번이나 도로 센 거야 뭐 불운 EX의 당연한 덤이구요. 그리고 금삐까 왕님이 맞았습니다. 아아 쿠횽이 똥개에겐 나름 관대하신 왕님을 믿었더라면 그리고 모듈로 산술을 알았더라면 그 고생을 안 해도 됐을 텐데요.
위의 그림을 보면 8까지 세고 나서 다시 새로운 서클이 시작되죠. 따라서 여기에는 모듈로 8의 산술을 적용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해 여덟씩 묶어서 치워버리고 남은 병만 가지고 세면 되는 겁니다. 4817을 8로 나누면 1이 남습니다. 1은 왼쪽에서 첫 번째 병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뭐 그렇게 나쁜 장사는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악의를 의심하며 녹초가 된 쿨란의 번견;에게 영웅왕 폐하가 포도주 한 병의 성은을 내려주시며 덤으로 턱까지 긁어주셨으니까요(...) 점점 몸도 마음도 개가 되어간다는 말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어쩐지 이번엔 신부가 소소하게 삐져 바로 옆방에서 AUO를 신나게 굴려 온 교회가 떠나가라 거시기한 소리를 내게 한 것은, 뭐 덤입니다 덤.
오늘도 코토미네 교회는 평화롭습니다.


A2. 실은 정글고에도 좋은 년 나쁜 년 이상한 년(...)으로 한 번 인용된 유명한 문제입니다. 마틴 가드너의 해설에 따르면 의외로 살아남을 확률은 명중률이 제일 떨어지는 시로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브라우니, 쿠횽 순으로 떨어집니다. 그렇습니다 제로거리 촌경 3방을 디폴트로 시전하는 양아버지와 수틀리면 시발 보구의 비를 내리시는 양어머니와 비교적 상냥하지만 밥맛의 여부에 따라 그리즐리베어로 각성하는 의붓형과 일신우일신 데미지가 강력해지는 양아버지의 제자 미니어처 붉은 악마 사이에서 10년간 무탈하고 사지 멀쩡하게 살아남은 생존왕 시롱 그릴스네는 괜히 이 방법을 제안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브라우니와 쿠횽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가장 위협적인 적수인 서로를 제일 먼저 배제하는 겁니다. 따라서 둘 중 누가 죽을; 때까지 그냥 아무 데나 흑건을 던지며 기다리는 것이 시롱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죠. 예를 들어 브라우니가 먼저 공격해 쿠횽을 때려잡고→다음 차례인 시롱이가 브라우니를 쓰러뜨릴 확률은 1/2X1/2=1/4입니다. 계산이 복잡해지니 구구절절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고(야;) 하여간 위의 방식으로 경우의 수를 헤아리면 최종적으로 시로가 살아남을 확률은 47/90(약 52%)이 됩니다. 브라우니는 3/10(30%), 쿠횽은 8/45(약 18%)이죠.

뭐 현실은 쇼코라 님 말씀마따나 브라우니의 일타일피에 쿠횽이 랜서가 죽었어! 시발새끼들아!! 가 된 직후 바로 돌격하여 아처 클래스에게 특효 판정이 있는 부메랑서(....)를 주워들어 냅다 날린 비정한 시로따응이 일격에 이겼습니다만. 흑건? 흑건이 뭐가 중요하죠? 하지만 진정한 최종승자는 그 사이에 마파두부를 만들어버린 신부였습니다(.....)
그리하여 이기고도 사내 둘의 주검; 옆에 무릎을 털썩 꿇으며 애처롭게 어째서야아아아아아아아를 외치는 시로가 있었다지요. 평소 어그로를 끌며 쉴새없이 아웅다웅하는 린과 카렌이되 이때만은 순식간에 마음과 마음이 단결하여 사랑과 우정의(라고 쓰고 '인신공양'이라 읽습니다) 투 플라톤 킥 앤 펀치로 금삐까 왕님을 신부를 향해 호쾌하게 집어던지고 즉각 뒤로 돌아 도주하였습니다. 신부는 희생양이 줄어든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대신 네놈들이 시간 끌다 이렇게 됐다고 화염방사기 같은 저주의 눈길을 듀얼리스트;들에게 보내는 이 집 안방마님을 무릎에 앉히고 억지로 떠먹이면서 참된 유열을 맛보았습니다. 정 안되면 뭐 마우스 투 마우스로도 먹이고(....). 음험한 도S 마파신부X이 세상 모든 혀의 고통을 집결한 태산의 마파두부X헐떡대고 울고 발버둥치는 영웅왕의 3P는 매우 에로했지만 아청법에 걸리므로 자세히는 묘사할 수 없습니다. 돌도 씹어먹을 불곰은 고맙게도 좋은 반찬이라 슬몃 생각하며 무덤덤하게 식사를 했고, 아르토리아는 밥을 남기는 자 땅에 거꾸로 묻히리라는 카멜롯의 원칙을 기사로서 충실히 지켜 소녀의 콘크리트 코끼리 같은 위장조차 살려달라 비명을 질러대는 마파두부를 아버님 옆에서 힝힝 울면서도 착하게 전부 먹었답니다.
오늘도 코토미네 가는 평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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