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디퍼 쿄우와 센다이의 그이;에 관한 짧은(?) 단상.

읽거나 혹은 죽거나 | 2006/07/20 08:39

아래와 아래아래의 압박시런 짤방을 얼렁 눈에 안 보이는 페이지로 영원히 보내버리기 위한 주절거림이고 뭐고, 하여간 최근 다테 마사무네에게 무네큥큥♥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던 그녀, 문득 무언가에 생각이 미친다.
(나도 슬슬 한국남자에게 무네큥- 하고 싶다! 태종 이방원을 내게 달라!! T.T)

그러고 보니 사무라이 디퍼 쿄우는 도쿠가와 측과 쌈박질하는 데서부터 얘기가 막 나가기 시작했지 사나다 유키무라도 나오고 어머 그럼 마사무네 님도 얼굴 정돈 비춰주지 않을까 그 사람 3대 도쿠가와 이에미쯔에게까지 복속한 도쿠가와 가의 후견인 같은 존재였잖아 우후후후♡ 그 바보 만화가 어디로 폭주했는지도 쬐끔은 궁금하고 꺄아♡

....상기와 같은 속이 빠아안히 보이는 불순한 이유에 의하여 역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둠의 경로에서 사무라이 디퍼 쿄우를 슬쩍 해 오기에 이른다. (이것아..) 아니나다를까 허접한 연출과 유치뽕빨하고 닭살이 부르륵 돋는 사랑/우정/정의를 논하는 각종 대사와 잔인해졌다 착한 척했다 오락가락하는 캐릭터(역시 제일 흔들리는 게 사나다 유키무라; 안 어울리는 세리프 제발 좀 집어쳐라;)와 벗는 것 외엔 존재 가치도 없는 왕짜증의 히로인(일단 좋은 말 하는데 왜 이렇게 하는 말마다 유치하냔 말이다;)과 남자 입장에선 귀여울지 몰라도 여자 보기엔 재수없고 짜증나기만 하는 부정적 여성 캐릭터들(왜 재수없는 것들은 전부 여자인 거지!? ;;;)의 총동원에 일일이 열받고 이런 만화가 38권까지 나왔다는 데 이마에 힘줄이 빠직 돋는 짜증을 느끼며 도쿠가와 등장께쯤을 대충 뒤적이면서 나 왜 이런 자학을 하고 있을까 곰곰이 되씹고 있던 S(그나마 이에야스가 압도적 오라를 풍기는 미중년 계열이라 구원받았음), 그러나 예고도 없이 한밤중에 눈 튀어나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8권쯤에 이르러 왓─핫핫핫 천하는 내 것이다!! 를 외치며 우락부락한 외눈박이 아저씨가 유쾌하고 거창하게 등장한다. 나오자마자 쿄우와 입씨름을 개시하는 그 아저씨의 정체는 과거 사성천의 일원이었던 본텐마루(梵天丸) 씨.

....응? (고개를 갸웃하는 S) 잠깐 잠깐 잠깐, 보, 보보보보보보보본텐마루라고라아아아아아악!!!!!?

본텐마루(梵天丸) : 센다이 초대 번주 다테 토지로 마사무네(伊達藤次郎政宗)의 유명(幼名).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바닥에 철푸덕 쓰러지는 S)

당신 오슈는 어쩌고 이런 데서 놀고 있어어어어어어어어!! 당신 도쿠가와의 중신이잖아 센다이 번주잖아! 지금쯤은 정무로 머리가 깨지고 있어야 하잖아!!! (카게쯔나랑 시게자네랑 쯔나모토한테 떠넘기고 내뺐구낫!! 다테 삼걸이 당신 밥이냐!!) 아니아니아니아니 그보다, 이 고릴라가 다테 마사무네!? 다테가 사성천 중의 하나!!? 왜 하필!!!? (딴죽 걸 데가 너무 많아서 혼란 중)

뭐 캐릭터 자체는 아주 훌륭함. 야들야들한 미형이 판을 칠 것 같으면 스파이시 계열의 우락부락한 아저씨도 하나쯤 있어야 하는 법이고 그뿐만이 아니라 이 아저씬 난폭한 것 같으면서 실은 어른스럽고 유연하고 유쾌하고 호담하고 속 깊고 한 발 물러나서 어린 것들을 지켜보고 다독이고 필요하면 해설까지 해 주시는 너무나너무나 귀중한 존재임. 일명 사성천의 아빠. 게다가 봉록 62만 석짜리 다이묘이기까지 하니 실제로 시집가려면 이런 아저씨가 왓다다. 사이시 년이 뭐라 해도 결혼 생활은 얼굴 뜯어먹고 하는 게 아니거든.
그게 마사무네 님만 아니었으면 말이지!! (피눈물)

다테 마사무네는 서구풍의 미형에 키는 159.4cm, 시면 시 춤이면 춤 서예면 서예 다도면 다도 꽃꽂이면 꽃꽂이 향도면 향도 요리면 요리까지 못하는 게 한 개도 없는 만능의 우아한 초일급 문화인이었단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 (이상 정사에서 한 치의 왜곡도 없음) 젠장 이놈의 작가 그냥 오리지널 캐릭터로 하면 될 걸 왜 정무에도 바쁠 일국의 영주를 이딴 데다 끌어대고 지랄이야 뒈져버려 이 쉐이야 - 라고 당초에는 생각했지만 위에서도 주절댔다시피 워낙 캐릭터가 괜찮은 데다 다테 마사무네라고 하면 반한 게 죄라고 그 고릴라 얼굴도 사랑스러워 보이기에 기냥 욕하길 포기했음. (爆) 허구헌날 치고 박고 싸우고 갈궈대는 주제에 사실은 서로가 너무나 좋아서 견디질 못하는 쓸데없이 강하기만 한 멍텅구리 집단 사성천이 이런 얼간이들의 무리에 진절머리나게 약한 S의 하트를 정통으로 직격한 것도 있고. (아키라와 호타루의 바보짓도 절라 귀엽고) 때와 장소를 못 가리고 아무 때나 목숨 건 파멸적 보케와 쯧코미 만담을 벌이는 사성천을 한 컷이라도 더 보려 이 거지같은 만화를 38권까지 버텨낸 나는 근성의 여인. 아아 이미 자폭의 여인. -_-;;;

(그러니까 우정이니 정의니 착한 척 냅다 집어치우고 이런 폭렬 만담에나 공들이라니까 이 빌어먹을 작가야)

뭐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결말이 너무나도 그 계열의 정석이어서 안구에 습기가 뭉클뭉클 차더이다; 배틀 하나에 몇 화를 죽어라고 질질 끌며 줸장 이놈의 싸움 언제 끝나는 것이여-_-;; 란 타레메를 자아내던 작가의 전력에 비추어 볼 때 너무나도 앗쌀하게 완결되어 버린 라스트 보스전에 일말의 의구심을 품었으나 역시 막판 打ち切り인 게지... 응... 하기사 그나마도 아아악 제발 좀 빨리 넘어가 줘를 울부짖으며 미친듯이 페이지다운 키를 연타하고 있었으니 더 이상 끌었으면 내 몸이 못 버틴다 내 몸이;
헌데 말이우, 괜찮은 마스크의 남자애들이 떼거지로 나와서 제법 귀엽게 꺄아꺄아 놀고 있건만 어이 귀여운 것들 와하하하하하 누님 앞에서 좀 더 바보짓해 보지 않으련? 의 뜨뜻미지근한 눈에 그칠 뿐 뇌세포 속속들이 썩은 초개같은 한 개 동인녀로서 진실로 아.무.런. 음심도 들지 않지 않는 것은 대체 어이된 일인가. (세상은 필시 쿄우×아키라라던가 호타루×신레이[혹은 리버]를 추진하고 있을 텐데!) 역시 진짜 색기가 압도적으로 부족한 거야 이 만화....


그나저나 얼마 안 있어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荘八)의 8권짜리 「다테 마사무네」를 사 버릴지도 모르는 자신이 너무 두려워서 미칠 것 같다 아흐흑 부들부들부들부들 (26권짜리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사놓고 안 읽고 있는 년이;)
하지만 이 소하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거의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1987년도 NHK 대하 드라마의 주연이 라스트 사무라이의 비주얼로 여기 한 미중년 애호가의 가슴을 설레게 한 와타나베 켄(渡辺兼)이라는 데서 식지가 벌벌벌벌 떨리는 나는 이미 글렀는지도 모른다. 아아아아악 OTL

"영풍문고로 일격 돌진해서 소년 강강과 함께 나꿔채 오시지 그러세요. 사고 죽어버리라고."
"오랜만에 나와서 한다는 소리가 부채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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