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CD 2탄 오다와라 공방전 편에서 케이->유키의 가능성이 피로되었다만 의외로 꽤 싫지 않았으므로 (어차피 유키유키는 가족 말고는 마사무네 님밖에 관심없는 애니까 아무렴 어떠랴 싶음) S,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게 망상 중.
- 평생 그래본 적이 없는데, 혼담과 싸울 때도 기대로 가슴이 부풀어 두근두근하던 유키유키가 케이지 상대로는 진심으로 공포에 질려서 필사적으로 도망다니면 진짜로 쳐웃길 것임.
- 종래엔 오슈까지 죽어라고 도망가서 끌끌 혀를 차며 일단 나데나데는 해주는 (소동물에 약하므로) 도노의 무릎에 엎어져서 훌쩍훌쩍 울면서 하소연하면 아아주 좋다.
- 그래 너한테 쫓겨다니던 내 심정을 이제 이해하겠냐고 빙글빙글 웃으며 긁어대는 마사무네 님과 너무하신다고 울고 불고 난리치는 유키유키라던가 (데굴데굴)
- 그러나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마에다 케이지는 틀림없이 오슈까지 질기게 쫓아올 테고.
- 일단은 유키유키한테 러브 안테나가 곤두선 케이지이나 전국 시대 최고의 미인이자 BASARA의 아이돌이며 존재 자체가 유혹 受이고 이불 깔고 손짓하는 남자인 우리의 도노 마사무네 님의 강력한 자기장에 항거할 가능성은 0퍼센트.
- 랄까 제발로 알아서 훌렁 넘어갈 거라는 데 방석 열 장.
- 결국 도노의 뒤에 숨어서 아와와와와와하는 유키유키 보기가 너무 즐거워 엿먹여 주려고 3P를 제안해 버리는 도노라던가!
- 체력이 남아도는 멧돼지 두 마리를 한 번에 상대하면 자기가 얼마나 죽어나갈지는 안중에도 없음. 그것이 바로 상대를 들볶기 위해서라면 제 몸도 갖다바치는 M적 S의 진수.
- 케이지에게 사나다테는 소위 '큐트(유키유키)와 섹시(마사무네 님), 어느 쪽을 좋아하세요?' 라는 라이프 카드의 기로. (본인들의 의사는 캐무시 [爆])
하여간 어제 이글이글 불타버린 김에 한 개 더. (이게 정말 미쳤냐;)
역시 경애해 마지 않는 HAYANIYE의 마스터 아유야마(アユヤマ) 상의 단편 <스위치의 장소(スイッチの場所)>이다. 언젠가 꼭 한 번 번역하려고 벼르고 있던 걸 어제 드디어 소원 풀었음.
배째고 등딸 각오와 쿄고쿠도의 저주 7대분은 항상 비축 완료다.
...and less.
◇ 스위치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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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푸른 하늘의 빛깔과 인정사정없는 더위는, 우에다(上田) 성의 주인과 꼭 닮아 있었다.
눈을 찌르는 햇살을 피해 쟁반을 한 손으로 받쳐들고 소리도 없이 낭하의 그늘을 따라 걸어온 사스케는, 어렵지 않게 목표를 우물 옆에서 찾아내었다.
나란히 목물을 하고 있는 두 개의 뒷모습. 대련 후 기분 좋게 땀을 씻어내고 있는 두 사람를 향해 사스케는 표표히 말을 걸었다.
「거기 두 분, 간식 나왔어요─」
시노비가 할 일인지 아닌지의 여부에 대해서 의문을 품기는 이미 예전에 포기했다.
「오오 사스케, 항상 마음씀 고맙네!」
「유키무라는 말야, 금방 열이 올라서 못 쓰겠어. 가만히 있어도 쪄죽을 날씨에 후덥지근하게스리. 배도 고프지 별 수 있어」
「따지고 보면 케이지 님이 우에다 성하(城下)에서 몹쓸 장난을 치신 까닭이 아니오!!」
「개한테 눈썹 좀 그려준 게 어때서」
「그 개는 카츠요리(勝頼) 님께서 총애하시는 애견이외다!!」
「귀여웠으니까 괜찮잖아. 사스케, 오늘 간식은 뭐야~?」
「사람 말도 좀 들으시오!!」
유키무라더러 사람 말을 들으라고 발을 구르게 만드는 케이지는 어지간히 거물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사스케를 돌아보는가 싶더니, 머리칼과 턱에서 투명한 물방울을 뚝뚝 흘리며 금세 아웅다웅하는 유키무라와 케이지를 구경하면서, 어느 틈에 이렇게 커다란 애가 둘이나 생겼을까 하고 사스케는 슬그머니 어깨를 움츠렸다.
「나 말야, 하세도(長谷堂)성에서 오슈 명물 독안룡을 만났거든」
케이지가 대수롭지 않게 말을 꺼낸 것은, 방으로 돌아간 두 사람이 오늘의 간식인 우무를 음미하고 있을 때였다.
그 대수롭지 않은 한 마디에 유키무라가 기절초풍했다. 튀어나올 듯이 몸을 한껏 앞으로 내밀고 법석을 떠는 통에 케이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뭣……! 명물이라니, 며며며며명물이라니!! 마사무네 님께 실례가 아니오이까!!」
「우왓, 침 튀기지 마 유키무라! 지저분하게!」
우무를 사수하고자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 몸을 뺀 케이지는, 그러나 곧 고개를 갸웃했다.
독안룡과 유키무라가 전장에서 일기토로 싸웠다던가, 이후로 독안룡이 유키무라를 신경 쓴다던가 하는 정도의 소문이라면 얼핏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유키무라가 굳이 정색을 하고 들덤빌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당장은 휴전 상태라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적대 관계임은 변하지 않으니까.
「뭐야 유키무라, 왜 독안룡 편을 다 들고 그래?」
「에, 에엣!? 펴, 편을 들다니 무슨 말씀을……!
다, 다만 마사무네 님은 오슈를 훌륭히 통치하는 다이묘(大名)이시므로, 그에 상응하는 존칭을 사용해야 하리라 여겼을 뿐이외다!」
의미도 없이 살짝 벌개진 얼굴로 심지어 횡설수설까지 하는 유키무라를 케이지는 잠시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봤지만, 작은 일에도 금세 낯을 붉히는 것은 유키무라의 버릇이기도 하다.
묘하게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유키무라의 성격을 생각하면 일리가 없는 말도 아니어서, 그다지 마음은 쓰지 않았다.
「헤에. 뭐, 건 그렇다 치고.
독안룡은 오른쪽 눈이 안 보이잖아?
한쪽 눈이 없는 사람이랑 그냥 싸우면 불공평할 것 같아서, 나도 한 눈 가려줄까? 그렇게 물었더니 굉장히 기분을 잡친 모양이던데, 무슨 일이지」
케이지는 독안룡의 척안(隻眼)에 얽힌 사연을 알지 못한다.
우무를 우물우물 씹으면서 케이지는 당시의 광경을 다시 그려보았다.
독안룡의 목소리가 낮게 깔리고, 투구 속의 왼눈은 마치 새파랗게 일렁이는 듯했다.
우습게 보지 말라는 식의 단순한 분개로서는, 울림도 색조도 너무나 깊었다.
그 푸른 암흑을, 자신은 아마도 알고 있다.
그것은 수많은 감정들의 바다에서도 맨 밑바닥에 흐르는, 가장 깊으면서 가장 고독하고 가장 선명한 상념은 아니었던가.
허나 어째서 바로 그 순간에 떠올라야만 했던가.
――――――――분노라기보다, 오히려 서글픔에 가까운.
때문에 이 순간까지 줄곧, 마음 한 구석에 의문으로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 도대체 뭔 짓을 한 거야. 비스듬히 뒤쪽에 앉은 사스케가 기가 막힌다는 투로 핀잔했다. 아주 조금, 어이없음 이상의 다른 감정도 녹아든 목소리였다.
「응? 뭔 짓이냐니?」
「케이지 님」
몸을 돌려 사스케에게 시선을 주었던 케이지는, 유키무라의 목소리에 이끌려 다시 정면을 향했다.
그릇 위에 조용히 젓가락을 내려놓은 유키무라가, 자세를 바르게 하고 곧바른 시선으로 입을 열었다.
「전부 드시고 난 후에 한 번 더 상대를 부탁드리고 싶소만」
「지금도 쪄죽겠는데 또 하자고? 싫어」
안 해! 못 해! 라고 케이지가 솔직하게 얼굴을 잔뜩 찡그려보이자, 유키무라는 빙긋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단순한 승부로는 의욕도 일지 않으시리다. 소관에게 이기실 경우 사스케를 하루 빌려드리겠소」
「우와, 그거 진짜야 유키무라!?」
「여보세요 유키무라 님!!?」
기겁하는 사스케를 내버려두고, 유키무라는 무사는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게 되었다고 눈동자를 반짝이며 케이지는 유키무라를 빤히 들여다보았다.
「그래서? 만약 유키무라가 이기면?」
「이유는 알려 하지 마시오. 다만 금후 독안룡 님의 척안에 대해서 더 이상의 언급을 삼가시길 바랍니다」
그 분은 결코 결핍되지 않으셨으니까. 유키무라의 혼잣말은 너무나도 작아서, 케이지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흐응? 그게 다야? 싶어져 케이지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유키무라는 이유를 묻지 말라고 못을 박았다. 조금 마음에는 걸렸으나, 대련 한 번으로 신출귀몰한 사나다의 시노비 대장을 하루 빌릴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웃샤!! 그 승부, 받아들였다!!」
호언장담하고 남은 우무를 바쁘게 입안에 쑤셔넣는 케이지를 흘끗 바라보고, 사스케는 주군에게 시선을 돌려 고개를 설레설레 저어보였다.
「나 말이죠, 이래봬도 무진장 바쁜 몸입니다만」
「미안하네 사스케. 그러나 내 수중에는 그대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이 달리 없으니 참아주게나」
지극 당연한 듯이 유키무라가 그리 말해, 케이지는 마지막으로 삼킨 우무를 뿜을 뻔했다.
멍하니 이 친구 당최 뭔 엄청난 말을 하느냐고 눈으로 호소하는 케이지를, 미안, 이 사람 천연이야……라며 사스케는 반사적으로 외면하고 말았다.
유키무라가 빙그레 웃었다.
「소관은 지지 않습니다」
「사기다!!!!」
바닥에 큰대자로 뻗어 데굴데굴 구르며 죽는 소릴 지르는 케이지에게, 사스케는 건성으로 예이예이 대답하면서 물에 흠뻑 적신 수건을 내밀었다.
「호쾌하게 져 버렸네. 진짜로 수고하셨수다~」
「몰라! 저기 사스케, 그거 정말로 유키무라? 평소랑 완전히 딴판이잖아!」
한 바퀴 굴러 받아든 수건으로 케이지는 얼굴을 닦았다. 얼굴뿐만 아니라 온 몸이 상처와 멍투성이다.
유키무라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 판 더 붙은 것은 좋았지만, 결과는 겪어본 적도 없는 대참패.
납득이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표정이 된 케이지에게, 사스케는 그제야 알았다는 듯 가벼이 웃어보였다.
「당신, 저런 유키무라 님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 귀한 구경 한 줄 아셔. 『다케다의 홍련의 전귀(戦鬼)』를 본 거니까.
유키무라 님은 어딘가에 장치가 있어서, 한 번 작동하면 사람이 변해.
오늘은 그나마 뚜껑이 살짝 열린 수준? 바닥까지 드러나면 훨씬, 훠얼씬 무섭다구」
은근히 신난 사스케가 주인 자랑을 늘어놓자 입이 댓발이나 나온 케이지는 시노비에게 등을 돌리고 토라져 버렸다.
나름대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모양인 케이지를 보며 사스케가 쓰게 웃었다.
「뭐, 너무 침울해 하지 말아요. 당신이랑 우리 주인은 헤쳐온 수라장에서 비교가 안 돼. 그 사람, 저래봬도 다케다의 최선봉인걸?」
「……지금 위로라고 하는 거야, 사스케……?」
케이지는 원망스럽게 투정을 부리다, 문득 다시금 몸을 굴려 사스케를 올려다보았다.
「저 말야, 유키무라가 좋아하는 사람은……」
「시노비한테서 정보를 캐내려 들게, 낯 한 번 두껍습니다그려 마에다네 서방님」
사스케는 코웃음을 치고 검은 날개를 펼쳐 단숨에 사라져 버렸다.
혼자 남겨진 케이지는 너무한다고 투덜거리고는, 천장을 보고 큰대자로 뻗어 양손으로 눈을 가리고 종알거렸다.
「난 모르겠다구. 좋아하면서도 싸우는 사랑 같은 건……」
나라면 반한 상대를 끝까지 지키고 죽고 싶은걸.
그러나 그 분과의 해후야말로 다시 없을 행복이라고, 우에다의 주인은 웃어보일 듯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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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무네가 화내지 않은 대신 유키무라가 화냈습니다.
하세도 성에서의 발언은 진짜 충격이었어요...
그 이후로 케이지는 악의 없이 지뢰를 골라 밟는 천재라는 이미지가 붙었습니다. 그야 토시이에와 마쯔가 키웠으면 지뢰가 어딨는지 알 턱이 없죠.
개인적으로 케이지의 연애 레벨이 5라면 유키무라는 30 정도라고 생각해요. (여기 설정으로는 케이지는 열 여섯, 유키무라는 열 여덟입니다)
다테는 업이 깊은 만큼 레벨도 훨씬 높습니다.
첫사랑도 아직 못해봤느냐고 유키무라를 놀리는 케이지에게, 화면 밖에서 "속지 마랏 젊은 총각!! 그 빨간 애는 좀 놀랐을 뿐이지 할 짓은 다 해본 몸이야!!" 라고 외쳐댄 여자가 여기 한 명.
유키무라는 그래봬도 사랑에서 오는 기쁨, 고통, 각오라던가, 그걸 뛰어넘은 환희라던가 안식이라던가 인내라던가 더한 각오라던가 전부 클리어했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다테도.
케이지는 사랑을 사랑하고 연애를 동경하는 나이. 인생은 짧으니 사람이여 사랑하라.
(註 1) 우에다(上田) : 사나다 일문의 성.
(註 2) 카츠요리 님 : 오야카타사마 다케다 신겐의 네 번째 아들이자 후계자. 훗날 다케다 일문을 말아먹은 책임은 이 친구에게 있다던가 어쨌다던가...
(註 3) 우무 : 우뭇가사리를 끓여서 식혀 만든 끈끈한 물질.
속이 새시카만 사나다도 좋지만 S는 역시 착한 애인 유키유키가 너무나 좋다. (데굴데굴)
슬슬 유키유키의 어조에 익숙해져가고 있음. 그럴싸한지의 여부는 따지지 말자.
어제에 이은 약간 진지한 얘기.
케이지는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도 응당 좋아하리라 턱없이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음. 근본적으로 착한 애긴 하지만 타인에게 자기 생각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라 강요하는 까닭에 - 그리고 그게 왜 나쁜 건지 절대 모르기 때문에 - 이런 놈이 개자식 되기 제일 쉽다. 사상은 참 좋은데 그걸 실현하는 수단이 개뿔인 아크엔젤 도당을 연상하면 딱 맞을라나?
(어제 너무나 지독한 케이다테를 읽어버린 후유증이 좀 심하다. 으아악 굴.려.주.고. 싶.어~~!!!)
유키유키가 극단적인 M, 치카짱과 사스케가 M인 걸 부정하고 싶어하는 M,
선데이 모리 모토나리가 극단적 S, 마사무네 님이 S가 지나쳐 오히려 M이 되어버린 케이스라면 케이지는 S이고 M이고를 떠나 천연귀축개자식임. 아아 정상이 한 개도 없는 즐거운 BASARA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