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막간 휴식.

불타는 전국의 밤 | 2006/10/02 23:18

요즘 야마오카 소하치의 <다테 마사무네>를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야마오카 선생은 중증의 마사무네 님 빠돌이였다는 것뿐이다.

(내 이 중년이 다테 마사무네로 여덟 권이나 써제꼈을 때 알아봤지...)
(아저씨! 팬질도 적당히 좀 하쇼!!!)


영원한 S의 뮤즈 지벨 님과 이 부문에서 나의 여신이신 존이누 님의 말씀마따나 도노는 극단적으로 말해 컴플렉스 빼면 시체인 인생이다. 촌놈 컴플렉스 외모 컴플렉스 파더 컴플렉스 마더 컴플렉스 브라더 컴플렉스 그리고 한 가지 더. 나이 컴플렉스. (골고루 하십니다;)
비교적 인권 좀 찾아먹게 된 21세기가 되어서도 장애인에 대한 대우가 여전히 과히 좋지 못하건만 하물며 16세기, 장애인을 인간 대우조차 해주지 않았던 그 시절에 한쪽 눈이 없는 마사무네 님이, 더구나 명문가의 장남으로 태어난 죄로 맞아야 했을 역풍이 얼마나 막심했을진 차마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바로 그 눈 때문에 딱 감수성 제일 풍부할 나이에 친모에게 냅다 내쳐지기까지 했으니 누구 님 말마따나 으직으직의 브로큰 하트.
현대를 사는 나야 마음 편하게 마사무네 님의 오른쪽 눈에 아무런 상처도 없는 건 죄악이다 하다못해 칼자국이라도 내라 막 나가서 얼굴 반쪽 망가져도 상관없다 비대칭적이고 병적인 아름다움의 미학을 모르는 거냐 어리석은 놈들 왈왈컹컹대고 있지만 오죽했으면 초상화와 동상은 항상 양눈이 다 있는 걸로 제작하라고 못을 박아놨겠는가.

다만 종국에는 그 모든 컴플렉스를 발판 삼아 딛고 우뚝 군림하시는 게 무쌍의 도노라면 바사라의 도노는 든든하고 오만한 강철의 갑주 속에 컴플렉스를 둘둘 말아 처박아놓은 삘. 천하인의 도노는 더 심각해서, 그 많고 많은 트라우마를 유리 한 장으로 살짝 임시 땜빵했다고 장담도 할 수 있다. 정말로.
때문에 무쌍에게는 밟히고 싶다면 바사라와 천하인은 할 수 있는 데까지 데굴데굴 굴려보고픈 것이다. 덱데굴덱데굴. 무쌍의 도노는 얼굴만 귀엽지 너무나도 압도적으로 강렬해서 이젠 감히 깔아보고 싶단 깜냥조차 일지 않음. 최근에는 受로 두는 게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려 한다.
한 마디로 각양각색의 도노 3인조 중 제일의 男前는 누가 뭐래도 절대로 무쌍이란 얘기. 타 동인녀 100명과 난투해도 이길 자신이 있으니 이의를 제기할 자 앞으로 나오라.

근데 정말 마사무네 님이 너무 좋아서 큰일났다. 왜 이렇게 모에덩어리냐고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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