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의 이유로 확 불붙은 김에 기냥 저질러 버렸다. 이하는 예전 포스팅 <사나다 열혈일대기・시작하는 아침(真田熱血一代記・はじまりの朝)> 이후로 이어지는 <꿈의 상인(夢買人足)>의 마스터 플래시 하루노(フラッシュ春野) 님의 사나다테 시리즈 2편과 3편이므로 가능하면 열혈일대기부터 읽고 와 주시길 바랍니다. 44가지 마음(44の気持ち)라는 표제 시리즈에 맞추어서 작성한 것이므로 물론 (여타 커플과 뒤섞여서) 숫자는 듬성듬성이다.
여전히 배 째고 등 따고 줄넘기도 할 각오인 건 변함없고, 문제가 되면 싹싹 문질러 지워버릴 예정임. 우부메와 후지마키의 저주가 7대 내내 등에 달라붙어도 상관없는 사람만 퍼가든지 말든지 하시오. 랄까 여기에 그렇게까지 상식없는 분 안 계시죠?
...and less.
사나다테에 대한 열정만으로 착수해 버렸음. 으하하하하하하;;;
<지긋지긋> 편의 양키 언어를 제대로 못 옮긴 게 영 한이지만 그건 내 역량 부족이니 별 수 없고, 진짜 끝내주는 건 이제부터다.
◇ 44가지 마음 - 01. 지긋지긋(飽き飽き)
학술용어로 절찬 양키 일파라고도 하는 오슈 다테 군.
표기만은 필두인 조장(組長) 다테 마사무네를 톱으로, 오른팔을 빙자한 부두목 가타쿠라 코쥬로의 철벽의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여, 보기에는 건들건들해도 실제로는 매우 규율 엄격하고 방정한 집단이었다.
절대적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필두가 X라 하면 O도 무조건 X가 된다. 본디부터 잡병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두 마사무네에게 심취하고, 코쥬로에게 독하게 교육받고 있는 양키들이다. 웃대가리를 거스르는 놈은, 단 하나도....
"필두우우우우우우우!!!!"
"아?"
평소와 마찬가지로 간소한 아침식사를 끝낸 마사무네는, 그 길로 소반을 집어들어 주방으로 향했다.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몸에 배인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하는 습관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오늘은, 주방에 딱 한 걸음을 들인 찰나 머리통을 맞대고 줄줄이 무릎을 꿇은 당일의 취사당번 일동에게 갈 길을 차단당하고 말았다.
"...너희들, 무슨 일이냐?"
갓 일어나서 부석부석한 머리카락에 기모노는 한 겹. 텅 빈 식기가 얹힌 밥상을 든 마사무네에게 위엄 따위 있을 리도 없었다.
한편, 봉당에 정좌한 잡병 5인조는 일제히 배후에 '비장(悲壯)' 두 글자를 큼지막하게 매달고 있었다.
"필두!"
"저, 저희들, 더 이상은 한계임다!"
"무슨 벌이든 달게 받겠어요!"
뭐가 뭔지 깜깜하기만 한 마사무네를 내팽개쳐 둔 채 잡병×5의 텐션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오른다.
"그, 그래도, 말씀드리지 않곤 안되겠슴다!"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슴다!"
"우리들... 우리들...."
"맛있는 밥이 먹고 싶슴다!!!!" ×5
10할이 양키인 다테 군엔 뻔하다면 뻔한 결과로 여자라곤 눈 씻고 봐도 존재하지 않는다. 톱의 필두를 비롯하여 모친과 형제자매부터 애인에 이르기까지 뭉뚱그려 여자운이 최악으로 없는 놈들만 모인, 어떤 의미 궁극으로 박복한 집단인 것이다. (마사무네의 대에 들어와서는 다소 진정되어, 조그만 행복을 거머쥔 병사도 없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는 극히 소수이다) 달리 갈 곳이 없는 병사들은 마사무네의 영지 내에 지은 병사(兵舎)에서 집단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깨끗하게 빈 찻잔과 그릇으로 시선을 떨군 마사무네는, 딱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Huhn?"
만인이 인정하는 다테 군의 엄마 가타쿠라 코쥬로. 직업은 독안룡의 오른눈.
취미와 실익을 겸한 야채 재배는 이미 본업에 필적하고 있다. 이웃 농가의 할아버지 할머니와는 노하우를 주고받는 사이다.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정신을 마사무네에게 철저히 박아놓은 장본인은 그밖에도 다테 군 내부 관리까지 전부 떠맡아, 더구나 그걸 모두 말끔히 처리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그 요리는 너무함다!"
"무를 얄팍하게 썰어서, 사시미램다! 그건 아니잖아요!"
"소금 말고 딴 조미료도 사용해 달라고 애원한 놈은 반죽음이 돼서 돌아왔어요!"
"그야, 야채는 맛있슴다! 무진장 맛있지만요!"
"고기를 먹자면 뒷산에서 직접 잡아와야 하는 건 괜찮슴다! 그치만, 그치만, 하다못해 된장쯤은 갖춰놔도 되잖아요! 안 그렇슴까, 필두!!"
"..................."
평균 이상으로 미각은 발달했으나 코쥬로에게 사적인 일로 땡깡을 부려본 적이 없는 마사무네는 일단 침묵부터 하고 보았다. 어설프게 입을 놀리면 곧바로 묘혈을 파게 될 것 같다.
코쥬로는 결코 뭐든지 자기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은 아니다. 요리 문제만 해도, 짠듯이 재능의 ㅈ도 없는 병사들 중에서 그나마 제일 먹을 만한 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본인이라는 이유로 전담하고 있을 뿐이다.
그야 결과물이 좀 엉성... 아니 호쾌하긴 하다.
산더미같은 야채의 본맛에 최대한 의존한 요리...즉, '썰었을 뿐'과 '구웠을 뿐'이 반찬이고, '끓였을 뿐'이 국이 된다.
육류는 항시 자력 조달. 식욕이 땡기거든 알아서 잡으러 가야 한다. 때문에 다테 군 병사는 모두 들짐승의 피뽑기에는 프로급이다.
야채의 맛이 본디부터 특급이려니와, 조달한 즉시 먹는 까닭에 신선도가 유지되는 육류 덕택에 분명 맛은 상당히 훌륭하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나가 반드시, 틀림없이, 분명히 더 맛있어질 수 있을 텐데...! 하고 안타까워 할 2% 부족한 맛이었다.
마사무네도 그 점만은 망설임없이 동의한다. 굽기만 한 생선도 고기도 맛은 좋지만, 보다 못한 근방의 아주머니들이 사식으로 넣어준 양념구이의 맛이 훨씬 감동적이다. 한 번 몰래 같은 걸 만들어보려 시도했을 땐, 무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망측한 물체만이 남고 말았다. WHY?
"저희들, 더는 지긋지긋해요~!"
"배는 그득하지만, 마음이 춥슴다!"
"이젠, 필두께 부탁을 드릴 수밖에, 방법이...!"
"호오......"
일렁...
덥지도 않거니와 여기는 실내인데, 왜 아지랭이가 이는 걸까요?
"꿰액!" "끄악!" "끼엑!" "크헉!" "우억!"
5명은 밟혀 죽은 개구리와 흡사한 비명을 질렀다.
"....이놈들, 배짱 한 번 좋구먼....."
화르르르르륵.....
뎅뎅데레뎅뎅, 뎅뎅데레뎅뎅. 기분 나쁜 백 코러스를 깔고 등장한 가타쿠라 코쥬로는 전장 말고는 보인 적도 없는 종류의 미소를 입가에 번득이며, 팔 두 개로 요령도 좋게 다섯 명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느긋-하게 얘기를 들어줘야지 안되겠어, 아....?"
질질질질 끌려가며 입을 애처롭게 뻐끔뻐끔하는 5인조를 배웅한 마사무네는, 아직도 밥상을 들고 있었음을 그제야 깨닫고, 물을 가득 채운 큰 통에 식기와 소반을 조심스럽게 담갔다.
"....이런 이런."
후일, '맛좋은 야채를 나누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라는 못 알아먹을 이유로 스리아게하라까지 밀고 들어온 상대에게, 우리 애들한테 따뜻한 밥을 지어주지 않겠느냐고 얼결에 부탁하고 만 오슈 필두의 다테 군 내부 주가가 또 한 번 천장을 뚫고 치솟았음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으리라.
학술용어로 절찬 양키 일파라고도 하는 오슈 다테 군.
표기만은 필두인 조장(組長) 다테 마사무네를 톱으로, 오른팔을 빙자한 부두목 가타쿠라 코쥬로의 철벽의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여, 보기에는 건들건들해도 실제로는 매우 규율 엄격하고 방정한 집단이었다.
절대적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필두가 X라 하면 O도 무조건 X가 된다. 본디부터 잡병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두 마사무네에게 심취하고, 코쥬로에게 독하게 교육받고 있는 양키들이다. 웃대가리를 거스르는 놈은, 단 하나도....
"필두우우우우우우우!!!!"
"아?"
평소와 마찬가지로 간소한 아침식사를 끝낸 마사무네는, 그 길로 소반을 집어들어 주방으로 향했다.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몸에 배인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하는 습관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오늘은, 주방에 딱 한 걸음을 들인 찰나 머리통을 맞대고 줄줄이 무릎을 꿇은 당일의 취사당번 일동에게 갈 길을 차단당하고 말았다.
"...너희들, 무슨 일이냐?"
갓 일어나서 부석부석한 머리카락에 기모노는 한 겹. 텅 빈 식기가 얹힌 밥상을 든 마사무네에게 위엄 따위 있을 리도 없었다.
한편, 봉당에 정좌한 잡병 5인조는 일제히 배후에 '비장(悲壯)' 두 글자를 큼지막하게 매달고 있었다.
"필두!"
"저, 저희들, 더 이상은 한계임다!"
"무슨 벌이든 달게 받겠어요!"
뭐가 뭔지 깜깜하기만 한 마사무네를 내팽개쳐 둔 채 잡병×5의 텐션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오른다.
"그, 그래도, 말씀드리지 않곤 안되겠슴다!"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슴다!"
"우리들... 우리들...."
"맛있는 밥이 먹고 싶슴다!!!!" ×5
10할이 양키인 다테 군엔 뻔하다면 뻔한 결과로 여자라곤 눈 씻고 봐도 존재하지 않는다. 톱의 필두를 비롯하여 모친과 형제자매부터 애인에 이르기까지 뭉뚱그려 여자운이 최악으로 없는 놈들만 모인, 어떤 의미 궁극으로 박복한 집단인 것이다. (마사무네의 대에 들어와서는 다소 진정되어, 조그만 행복을 거머쥔 병사도 없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는 극히 소수이다) 달리 갈 곳이 없는 병사들은 마사무네의 영지 내에 지은 병사(兵舎)에서 집단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깨끗하게 빈 찻잔과 그릇으로 시선을 떨군 마사무네는, 딱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Huhn?"
만인이 인정하는 다테 군의 엄마 가타쿠라 코쥬로. 직업은 독안룡의 오른눈.
취미와 실익을 겸한 야채 재배는 이미 본업에 필적하고 있다. 이웃 농가의 할아버지 할머니와는 노하우를 주고받는 사이다.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정신을 마사무네에게 철저히 박아놓은 장본인은 그밖에도 다테 군 내부 관리까지 전부 떠맡아, 더구나 그걸 모두 말끔히 처리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그 요리는 너무함다!"
"무를 얄팍하게 썰어서, 사시미램다! 그건 아니잖아요!"
"소금 말고 딴 조미료도 사용해 달라고 애원한 놈은 반죽음이 돼서 돌아왔어요!"
"그야, 야채는 맛있슴다! 무진장 맛있지만요!"
"고기를 먹자면 뒷산에서 직접 잡아와야 하는 건 괜찮슴다! 그치만, 그치만, 하다못해 된장쯤은 갖춰놔도 되잖아요! 안 그렇슴까, 필두!!"
"..................."
평균 이상으로 미각은 발달했으나 코쥬로에게 사적인 일로 땡깡을 부려본 적이 없는 마사무네는 일단 침묵부터 하고 보았다. 어설프게 입을 놀리면 곧바로 묘혈을 파게 될 것 같다.
코쥬로는 결코 뭐든지 자기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은 아니다. 요리 문제만 해도, 짠듯이 재능의 ㅈ도 없는 병사들 중에서 그나마 제일 먹을 만한 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본인이라는 이유로 전담하고 있을 뿐이다.
그야 결과물이 좀 엉성... 아니 호쾌하긴 하다.
산더미같은 야채의 본맛에 최대한 의존한 요리...즉, '썰었을 뿐'과 '구웠을 뿐'이 반찬이고, '끓였을 뿐'이 국이 된다.
육류는 항시 자력 조달. 식욕이 땡기거든 알아서 잡으러 가야 한다. 때문에 다테 군 병사는 모두 들짐승의 피뽑기에는 프로급이다.
야채의 맛이 본디부터 특급이려니와, 조달한 즉시 먹는 까닭에 신선도가 유지되는 육류 덕택에 분명 맛은 상당히 훌륭하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나가 반드시, 틀림없이, 분명히 더 맛있어질 수 있을 텐데...! 하고 안타까워 할 2% 부족한 맛이었다.
마사무네도 그 점만은 망설임없이 동의한다. 굽기만 한 생선도 고기도 맛은 좋지만, 보다 못한 근방의 아주머니들이 사식으로 넣어준 양념구이의 맛이 훨씬 감동적이다. 한 번 몰래 같은 걸 만들어보려 시도했을 땐, 무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망측한 물체만이 남고 말았다. WHY?
"저희들, 더는 지긋지긋해요~!"
"배는 그득하지만, 마음이 춥슴다!"
"이젠, 필두께 부탁을 드릴 수밖에, 방법이...!"
"호오......"
일렁...
덥지도 않거니와 여기는 실내인데, 왜 아지랭이가 이는 걸까요?
"꿰액!" "끄악!" "끼엑!" "크헉!" "우억!"
5명은 밟혀 죽은 개구리와 흡사한 비명을 질렀다.
"....이놈들, 배짱 한 번 좋구먼....."
화르르르르륵.....
뎅뎅데레뎅뎅, 뎅뎅데레뎅뎅. 기분 나쁜 백 코러스를 깔고 등장한 가타쿠라 코쥬로는 전장 말고는 보인 적도 없는 종류의 미소를 입가에 번득이며, 팔 두 개로 요령도 좋게 다섯 명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느긋-하게 얘기를 들어줘야지 안되겠어, 아....?"
질질질질 끌려가며 입을 애처롭게 뻐끔뻐끔하는 5인조를 배웅한 마사무네는, 아직도 밥상을 들고 있었음을 그제야 깨닫고, 물을 가득 채운 큰 통에 식기와 소반을 조심스럽게 담갔다.
"....이런 이런."
후일, '맛좋은 야채를 나누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라는 못 알아먹을 이유로 스리아게하라까지 밀고 들어온 상대에게, 우리 애들한테 따뜻한 밥을 지어주지 않겠느냐고 얼결에 부탁하고 만 오슈 필두의 다테 군 내부 주가가 또 한 번 천장을 뚫고 치솟았음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으리라.
2006.08.22.
◇ 44가지 마음 - 03. 기쁨(嬉しい)
늦어도 늦어도 보통 늦은 게 아닌 봄이 찾아든 사나다 유키무라의 머릿속에선 이글이글 불타는 열화의 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하고 있었다.
"마사무네 님....!"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 주마등과도 같이(※) 전장에서의 무수한 기억이 선명히 되살아난다.
그때도, 이때도, 요때도, 조때도, 그렇게 되거나, 이렇게 되거나, 잠깐 잠깐, 생각해보니 그게 이리 되고 저리 되어서, 이런 일이 되고 말았던 적도 있었으렷다 틀림없으렷다!
어째서 이날 이때까지 내 마음을 깨달으려 하지 않았던가... 아니, 깨닫지 못했던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불꽃의 너머로 보이는 그것은, 마사무네의 늠연한 모습(※).
우와아, 귀엽....!!! (※)
"그러나.....!"
시선을 바닥으로 떨군 유키무라는 심장께를 꾹 누르고 희미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초심자 레벨 MAX의 유키무라로서는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할지 짐작도 가지 않았던 것이다.
"으어리이서어억은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옴!!!!!!!!!"
쿠와아아아아아아앙!!
연수에 통렬한 후방 랠리어트를 맞고 유키무라는 허공을 날았다.
"미숙하구나! 미숙하도다 유키무라여!!"
나사선을 그리며 지면에 추락한 유키무라는 그러나 다음 순간 퉁기듯이 발딱 일어섰다.
당연하게도 그 자리에 당당하게 버티고 선 자는 카이의 호랑이 다케다 신겐. 최근 즐겨 사용하는 초대형 부채 <이쿠사마쯔리(戦祭り)>를 장비한 신겐은, 제자의 면전에 부채를 벼락치듯 들이대었다.
"카이의 사나이가 망설여서 될 말이냐! 네가 원하는 바대로 갈지어다, 유키무라아아아아아아아!!!"
포효하는 신겐의 정수리에 박힌 어서 많이 본 푸른 장미나 꽁꽁 얼어붙은 주변은 유키무라의 눈엔 한 개도 비치지 않았다.
평범한 견지로 보자면 태클 들어갈 건덕지는 차고 넘쳤다. 이를테면, 푸른 장미라니 설마... 라던가, 얼음 속성이라면 역시... 라던가, 대체 어디 갔다 오셨습니까 어르신...이라던가. 접근 방향을 살짝 바꾸면, 유키무라의 심중은 어떻게 꿰뚫고 계십니까, 라던가, 다 제쳐놓고 그 전에 뭐가 '미숙'한 건데!? 라던가, 일일이 세기도 귀찮을 지경이지만, 뒤편과 좌우를 유심히 확인하는 성격이 아닌 다케다 사제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은 언제나 정면, 정면뿐이다.
유키무라에게 신겐은 인생의 스승이자 삶의 목표이고, 목적이고, 이유 자체이다. 길을 잃었을 때,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작열하는 신겐의 불꽃이야말로 유키무라를 인도해준다.
그렇다. 바로, 지금도.
"어르시이이이이이이인!!!!!!"
모든 정열을 불사른 혼신의 날아차기를 신겐에게 작렬시킨(※) 유키무라는, 폭포수처럼 흘러넘치는 눈물을 금할 길이 없었다.
늦어도 늦어도 보통 늦은 게 아닌 봄이 찾아든 사나다 유키무라의 머릿속에선 이글이글 불타는 열화의 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하고 있었다.
"마사무네 님....!"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 주마등과도 같이(※) 전장에서의 무수한 기억이 선명히 되살아난다.
그때도, 이때도, 요때도, 조때도, 그렇게 되거나, 이렇게 되거나, 잠깐 잠깐, 생각해보니 그게 이리 되고 저리 되어서, 이런 일이 되고 말았던 적도 있었으렷다 틀림없으렷다!
어째서 이날 이때까지 내 마음을 깨달으려 하지 않았던가... 아니, 깨닫지 못했던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불꽃의 너머로 보이는 그것은, 마사무네의 늠연한 모습(※).
우와아, 귀엽....!!! (※)
"그러나.....!"
시선을 바닥으로 떨군 유키무라는 심장께를 꾹 누르고 희미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초심자 레벨 MAX의 유키무라로서는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할지 짐작도 가지 않았던 것이다.
"으어리이서어억은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옴!!!!!!!!!"
쿠와아아아아아아앙!!
연수에 통렬한 후방 랠리어트를 맞고 유키무라는 허공을 날았다.
"미숙하구나! 미숙하도다 유키무라여!!"
나사선을 그리며 지면에 추락한 유키무라는 그러나 다음 순간 퉁기듯이 발딱 일어섰다.
당연하게도 그 자리에 당당하게 버티고 선 자는 카이의 호랑이 다케다 신겐. 최근 즐겨 사용하는 초대형 부채 <이쿠사마쯔리(戦祭り)>를 장비한 신겐은, 제자의 면전에 부채를 벼락치듯 들이대었다.
"카이의 사나이가 망설여서 될 말이냐! 네가 원하는 바대로 갈지어다, 유키무라아아아아아아아!!!"
포효하는 신겐의 정수리에 박힌 어서 많이 본 푸른 장미나 꽁꽁 얼어붙은 주변은 유키무라의 눈엔 한 개도 비치지 않았다.
평범한 견지로 보자면 태클 들어갈 건덕지는 차고 넘쳤다. 이를테면, 푸른 장미라니 설마... 라던가, 얼음 속성이라면 역시... 라던가, 대체 어디 갔다 오셨습니까 어르신...이라던가. 접근 방향을 살짝 바꾸면, 유키무라의 심중은 어떻게 꿰뚫고 계십니까, 라던가, 다 제쳐놓고 그 전에 뭐가 '미숙'한 건데!? 라던가, 일일이 세기도 귀찮을 지경이지만, 뒤편과 좌우를 유심히 확인하는 성격이 아닌 다케다 사제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은 언제나 정면, 정면뿐이다.
유키무라에게 신겐은 인생의 스승이자 삶의 목표이고, 목적이고, 이유 자체이다. 길을 잃었을 때,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작열하는 신겐의 불꽃이야말로 유키무라를 인도해준다.
그렇다. 바로, 지금도.
"어르시이이이이이이인!!!!!!"
모든 정열을 불사른 혼신의 날아차기를 신겐에게 작렬시킨(※) 유키무라는, 폭포수처럼 흘러넘치는 눈물을 금할 길이 없었다.
2006.08.24. (※) 부분은 전부 헛소리, 라는 만담 네타.
사나다테에 대한 열정만으로 착수해 버렸음. 으하하하하하하;;;
<지긋지긋> 편의 양키 언어를 제대로 못 옮긴 게 영 한이지만 그건 내 역량 부족이니 별 수 없고, 진짜 끝내주는 건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