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이 짓을 하고 싶었다.
내 이 소식을 첨 주워들었을 땐 디지몬 세이버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어머어머 뭐니뭐니, 유키유키(아니다!)랑 도노(틀렷!)가 파트너인 거야아? 폭주하는 바보열혈 주인과 냉정하게 뒤에서 일일이 태클 걸어주는 디지몬이라니 캬악 열라 로망이잖아아아아아 어떡해 어떡해 진짜 바람직하다 디지몬 세이버즈 꺄아아아아아아앙♥♥♥♥♥♥ 모드였관대,
불행하게도 저 북실북실한 털에 얼굴 처박고 좀 비벼보고 싶은 가오몽은 아무래도 변태들에게 심히 인기가 높은 듯하며 (우연히 본 31화는 위험할 정도로 변태였다;) 척 봐도 온 몸으로 나 히로인! 나 진 히로인이야! 라며 아우성치는 금발천재미소년 토마 H. 노르슈타인(위의 화상 참고)의 디지몬이다. 란돌 왕자님 때부터 소리높여 외치고 싶었지만 오스트리아엔 귀족 같은 거 없다니까 망할 일본놈들아아아아아!!! 아니 뭐 건 그렇고, 왜 열혈주인공의 파트너는 항상 똑같이 골빈 열혈바보여야 하는 거야!? 열혈바보인간과 냉철침착디지몬의 콤비라니 무진장 로망이고 신선하고 멋지다고 생각 안 해!!? 열혈바보+열혈바보는 지겹다!! 저연령층 애니라고 무시하지 마라 클리셰 좀 대충 써먹어라악!! 게다가!! 도노가 유키유키에게 Yes, master(진짜로 마스터라고 한다!)라고 하는 걸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에에에에에에!!! 악악악악악악악!!!
욕망에 의한 헛소리는 이쯤에서 슬슬 닥치고 마침 디지몬 세이버즈에서 '또' 열혈로 나온 김에 별군에 관해 진지하게 통곡 좀 하겠다. 여기서부턴 호시 소이치로에 대해 그닥 좋은 말 안 나온다. 나는 별군이 없으면 살 수 없다! 별군은 내 마음의 양식이다! 를 삶의 모토로 삼고 계시는 분은 재빨리 백 버튼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니... S... 치킨이니까...)
아 놔 니마 매너염... OTL
내가 이 말만은 정말 쓰고 싶지 않았는데 방법이 없다. 호시한테 꺄악꺄악 소리질러대는 애새끼 좀 맡기지 말라니까아아아아아!!!!!
목소리 좀 가늘고 높다고 10대 애새끼만 줄창 맡기는 캐스팅 디렉터 니들 각성하시오. 역시 최초의 메이저 주연 데뷔작이 케인 블루리버인 게 실수였어 (투덜투덜) 안 그래도 로스유니는 케인의 미모를 만천하에 입증한 전설의 6화에서 이미 배째고 오카마 연기에 흥이 겨우신(...) 강수진 님의 무지막지한 뽀오쓰를 못 따라가는 게 눈에 빤히 뵈여서 안구에 습기가 뭉클하구먼;
근본적으로 위로 뻗어나가는 청음(淸音)이 아닌 안으로 굽어드는 탁음(濁音) 계열인 호시한테 딱 맞는 건 오히려 후쵸인 카즈키마냥 목소리를 절.대.로. 높일 필요가 없는 총각들이다. 시데에서 키라 야마토가 엄청난 미성으로 들렸다면 놈이 머리가 돌면서 고래울음(...) 대신 분위기 깔고 조곤조곤 말하는 편이 주위의 개념 팔아먹은 인간들 세뇌하기 좋다는 극의를 잽씨덕 깨달았기 때문임(...). 안 그래도 같이 나온 스즈켄은 37화 보면 알다시피 절규계 꽤 잘하거든. 맞붙으면 당연히 별군이 딸린다.
나는 에지간히 눈물나는 미스 캐스팅만 아니면 마음을 바치어 앞으로 모시고 살 서방님들과 마눌님들의 성우에는 50점씩 추가점수를 다발로 뿌려대는 인간이다. 실례로, 쿠도 신이치-키드 님-사오토메 란마-이누야샤 라인으로 나의 영원한 첫사랑이 되어 어느 놈의 입이든 그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 단숨에 보너스가 100점 가산되는 캇짱을 비롯해서(얼마 남지도 않은 사회적 체면을 위해 내가 매주 데스노트를 어떤 얼굴로 보고 있는진 밝힐 수 없다), 처음에는 절라 미워;하다가 도몬 카슈-반 파넬-고-히다카 켄-신도 슈이치-미야타 이치로-소마 쿄-아니자와 메이토-사가라 소스케의 줄연타를 맞고 흐늘흐늘 녹아버린 토모 군이야 말할 것도 없고(얼마 전에 기미가요 사건으로 떠들썩했지만 개인적으로 그건 토모 군이 구제불능의 바.보.에다 멍.청.이.란 걸 입증하는 증거 외의 아무 것도 아니라 생각함; 기냥 뜨듯미지근한 눈으로 바보는 죽어도 못 고친대더라....하고 불쌍한 생물; 보는 눈으로 쳐다봐 주면 되는 겁니다요), 히에이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용자왕의 목소리에 껄떡대는 꼴은 걍 즈려밟고 넘어가주면 아주 기쁘겠고(내가 왜 전국무쌍에 발을 들였느냔 말이다!!), 화키아로 시작해서 카미야마에서 꼴딱 넘어간 사쿠뿅도 몹시 아끼고 있고, 에드로 시작한 로미 언니에 대한 나의 편애는 말해봤자 산소 낭비요 우리 애기로 불 붙은 스즈켄 보이스 좀 듣겠다고 옛날 구닥다리 X TV판에 스파이럴에 마크로스 제로까지 발굴해왔고, 최근 들어선 나카이 상의 '듣기만 해도 임신할 것 같은' 에로 보이스에 나 죽었소 나가떨어져 은혼까지 파기 시작한 몸이다. 길었다! ;;; 하여간 그런 인간이 호시 소이치로 캐릭터를 무려 셋이나 거치고 나름대로 잘 어울린다 생각했음에도 별군에게 마음을 줄 수 없었던 건 순전히 그 참으로 듣기 부담스럽고 웬만한 성우 팬들이라면 제발 톤만 높이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한다는(...) 어떤 의미 전설적인 고함질 탓이 90퍼센트지라;;;;; 나머지 10퍼센트는 내가 개인적으로 청음을 선호하는 까닭이고. (비슷하게 탁음 계열인 유키 히로를 내가 마음 속으로 얼마나 구박했는지는... 물론 말 못한다;) 헌데 로우톤으로 부들부들하게 말해야 할 사람이 안이하기가 클리셰 도배질의 순정만화만도 못한 캐스팅 디렉터들의 음모에 의하여 시끌시끌한 어린 것들만 줄창 맡고 있으니 정이 가겠나 안 가겠나. 가면 내 머리가 이상해진 거지. (절대 말 못하고말고... 한때 최유기 땜시 점수가 한층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는 건...)
뭐 나불대고 보니 꼭 내가 별군을 되게 미워하는 것처럼 들리기 십상인데 치킨의 심장을 가진 자로서 한 마디 변명하자면 걍 아무 감상도 없다고 하는 편이 딱 맞다. 세상에선 저 친구가 참으로 인기가 좋나벼... 하고 그러려니 키라보살의 마음;으로 맹하게 지켜보며 관심을 똑 끊고 살았으되 다만 딱 두 개, 절규계 캐릭터로서 이놈은 별군이 아니면 안 된다!! 고 절박하게 여기는 것들이 두 마리 있다. 바로 쉘 불릿의 카즈마(인생 울적한 16세)와 BASARA의 사나다 유키무라(반딱반딱 17세)다. 같은 10댄데 이놈들이 뭐가 달라 그런고 하면 그걸 지금부터 주구장창 썰 좀 풀어놓겠음.
동인녀의 스크림과 크라이를 초초마다 유발하는 호모 애니(믿는 사람 골룸) 스크라이드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카즈마는 근 모든 대사가 절규로 시작해서 절규로 끝나는 놈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스크라이드를 보는 내내 별군의 세포까지 몽땅 쥐어비트는 듯한 고함 소리에 후달릴 대로 후달렸던 S는 마침내 DVD를 입수하여 한국 더빙판으로 보게 되었을 때 감동의 눈물마저 글썽거렸다. 아시다시피 최소한 기합 소리에 관한 한 일본과 한국 성우계를 몽땅 통틀어 탈탈 털어도 준비 단계도 없이 단숨에 절정까지 치솟는 수진 님의 공력에 맞먹는 사람은 현재까지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호와 카즈마가 머리끄댕이까지 잡고 처절하게 개싸움(...) 벌이는 26화에서, 악으로 시작해서 악으로 끝나는 카즈마의 대사가 삑사리 하나도 없이 매끄럽게 슬렁슬렁 처리되는 그 감격 안 들어본 사람은 결코 모르지.
....헌데 정신없이 보는 도중에 문득 깨달았다. 아니 수진 님 연기가 저리 훌륭한데 뭐뭐뭐뭘까나 이 위화감은...;;;;
위화감이 드는 게 사실 당연함. 카즈마는 그야말로 지 몸을 수천 개로 쪼개가고 그렇게 길어뵈지도 않는 수명 바닥까지 닥닥 긁어가며 별 승산도 없을 듯한 싸움에 모든 걸 거는 일종의 분골쇄신자기파멸형 캐릭터다. 매분, 매초, 매순간순간마다 손가락 사이로 제 목숨을 뚝뚝 흘려가며 숨이 끊어질 때까지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는 놈이란 얘기임. 이게 전화위복인지 새옹지마인진 모르겠는데 내장을 이리저리 쥐어틀어서 가까스로 뽑아내는 별군의 고함이 지 살을 한 겹 한 겹씩 깎아먹는 캐릭터의 전형인 카즈마에겐 오히려 완벽하게 맞아들어갔던 것이다. 듣는 이의 정신건강에는 훨 이로웠으나 결과적으로 수진 님의 매끄러운 청음은 캐릭터성과의 사이에 의도치 않은 괴리감 혹은 위화감을 낳은 셈이 되어버렸다. 뭐 위화감으로 끝난 건 그 분의 강력한 뽀오쓰 덕분이지만. (귀에 콩깍지 처바른 것 같아도 냅둬라. 강수진 님은 한국성우계에서 내 첫사랑이다)
그리고 유키유키로 할 것 같으면. 내 실은 힘들게 입수한 BASARA 프로모션 동영상을 맨 최초로 보고 귀엽긴 한데 텐션 열라 높은 빨간 애 이퀄 호시 소이치로요 사나다 유키무라에 사루토비 사스케인 우리의 시노비가 코야삥이었음을 뒤늦게 알고 웃다가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 狙いすぎだぜこの野郎共!그리고 한편으론 내심 이렇게 투덜거렸던 것도 사실이다. '아... 젠장, 하필 호시 소이치로냐.... 보나마나 受겠구먼. 흥, 쳇, 핏.' 하지만 시데에서 빠져나온지 얼마 안 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구겨지는 얼굴을 감내할 수 없었을 게다. 심지어 내가 즐겨 가는 모 사이트의 마스터는 이런 말까지 했었다. '당초 유키무라의 얼굴을 보고 성우가 호시 소이치로라는 걸 알았을 때, 이런 대놓고 노린 듯한 쟈니즈 마스크에 캬비캬비한 귀여움을 구비한 게 뻔한 受 계열한테 빠질까 보냐고 시니컬하게 생각했습니다.' (낄낄낄)
그러나 막상 군산에서 지벨 님과 함께 보낸 광란과 BASARA의 사흘 동안, 나는 확실하게 깨달았다.
첫째, 그 시뻘건 소년은 평범한 동인녀의 예상 따윈 아득하게 초월하는 변태였으며,
둘째, 유키유키의 변태의 텐션은 호시 소이치로가 아니면 저어어어어어얼대로 낼 수 없다는 걸.
여기엔 어떤 구차한 설명도 사실 필요없다. 만약 좀 더 절규계가 깔끔하게 소화되는 성우, 다소 극단적인 예로 호시 소이치로 아닌 세키 토모카즈가 유키무라였다면 어땠을 거 같나? 모르긴 모르되 유키유키 코피동맹(...)은 지금처럼 성행하지 못했으리란 데 까짓 한 표 아니라 백 표도 뿌릴 수 있다. おっやっかったっさっむわぁぁああぁあぁっ!!!!! 의 그 무시무시한 변태 텐션은 별군의 빨랫감 강제로 쥐 비틀어 가까스로 짜내는 듯한 부담감 만땅의 목청 전체가 홀랑 뒤집어지는 절규가 아니고서야 어림반푼어치도 없다. 딱 잘라 말해, 최소한 BASARA의 어마무지한 열혈변태바보 사나다 유키무라는 호시 소이치로가 아니고서는 살아날 수가 없는 운명이라는 얘기임. 처음에는 동인녀들 전부가 기겁했다가 나중에는 에로빔에 데여죽는다는 마사무네 님의 나카이 상과 더불어, 내가 캡콤 캐스팅 디렉터가 진짜 천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부탁인데 당신 얼굴 한 번만 보게 해 줘. 확 뽀뽀해 버리겠어!!
다만 이 특수한 케이스 2건은 별군의 연기 여부에 좌우되는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나다 유키무라 혹은 카즈마라는 독특한 캐릭터성과의 화학 반응에 의한 일종의 소 뒷다리 쥐 잡기(...)이기 때문에, 목소리가 너무 튀는 나머지 일파랏초 님쯤의 강력한 개성을 부여받은 캐릭터가 아니고서야 전부 성우의 에고에 먹혀 '그 캐릭터' 아닌 '코야스'가 되어버리는 코야삥과 마찬가지로 호시는 지금부터라도 어린 것들 냅다 집어치우고 후쵸인 카즈키 내지는 시데 키라보살 계열로 마구 돌려야 한다는 내 강력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니까 오키타가 호시였으면 꽤 재미있었을 텐데(...)
(나 개인적으로는 스즈켄을 몹시 이뻐하므로 캐스팅 자체에는 별 불만이 없음. 아니 있을 리가)
여기까지 헛소리한 김에 디지몬 세이버즈 OP에서 슬쩍 해온 괜한 덤.
얼씨구야 뜨겁구나 애기들아... (먼 눈)
오프닝에서부터 명색 히로인을 따놓고 지들끼리 꿍꿍짝짝 놀고 있는 주인공과 그 라이벌(이라 쓰고 진히로인이라 읽는다). 세상 추세가 이렇다;
바로 전세기까지만 해도 최소한 저연령층 애니에선 남과 남과 여가 있으면 남자 둘이 여자앨 가운데 끼고 으르렁컹컹왈왈끼잉끼잉(...)대는 게 상식이더니 요즘은 남자 B와 여자애가 남자 A를 샌드위치 끼고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예 : 뒤로 갈수록 정신 후달리는 시데에서 S의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였던 레이루나신 트리오) 심지언 아예 여자앨 왕따하고 남자애들끼리 뜨겁게 러브를 불태우는 통에 여자앤 조역 신세로 전락하던가 (예 : 덴도라던가, 파프너라던가...) 갈수록 참으로 가관이시다. 시대는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남남 퀴어 코드가 없으면 일이 안 되는 건가? 저연령층 애니고 남성향 18금이고 나발이고 성역(...)은 이젠 없는 거야!?
.....실로 바람직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으하하하하하하하.
(뭐 최근 방영분에선 인질로 잡힌 여동생을 구하려고 적측에 몸도 팔았다니[틀렷!!!] 아주 정통 히로인의 길을 그대로 밟는즉슨 대략 조치 아니한가)
이어서 ED에서 훔쳐온 귀여운 한 컷. 나도 열라 쿨한 척하면서 주인님은 열심히 챙겨대는 가오몽 한 마리만 주세요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