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벨 님 잠깐 저 좀 봐 요..... (식칼 갈기)
뮤즈 님의 치명적인 포스팅으로 마음에 왕따시만한 상처를 입고, 발랄한 발렌타인 유책(?)이고 지랄이고 다 내팽개친 후 충동적으로 사나다테사나의 여신님 되시는 후지이(藤井) 님(사이트명 zeque)의 짤막한 단편 <손을 뻗고 싶지만 뻗을 수 없는(触れたくて、でも触れたくなくて)>을 나꿔채왔다. BASARA 2 유키무라 스토리 최종장 이후의 이야기.
언제나처럼 배째라 정신/문제 발생 시 삭제할 준비/불펌에 대한 쿄고쿠도의 7대분 저주는 갖춰져 있다.
번역에 대한 태클은 항상 그렇듯이 수취하지 않습니다.
...and less.
◇ 손을 뻗고 싶지만 뻗을 수 없는
힘없이 누운 시신의 허리에 매달린 칼집에서 일본도를 한 자루 뽑아, 수급을 얻고자 목줄기에 칼날을 대고 나서, 유키무라는 문득 손을 멈추었다.
단신으로 전장을 가로질러 도달한 비밀 통로의 가장 깊숙한 곳. 부하들이 따라붙을 때까지 아직 여유가 있으리라.
잠시 생각한 후에 칼을 내려놓고, 유키무라는, 현월로 장식된 투구의 끈에 손을 뻗었다.
치열한 접전의 고양감으로 여직 떨리는 손을 달래가며, 고생해서 매듭을 풀고 투구를 벗기자 바깥쪽으로 뻗친, 일반인보다 다소 옅은 빛깔의 머리카락이 말라붙은 지면에 흩어졌다.
투구를 벗은 얼굴을 보기는 처음이다. 지금은 안대만이 가리고 있는 마사무네의 얼굴을 유키무라는 잠자코 응시했다. 돌이켜보면, 서로 갑주를 두른 모습밖에 보지 못한 사이였다.
첫 번째는 합전의 자리에서.
두 번째는 하세도 성에서.
세 번째는 이곳, 오사카 성.
그리고 이제, 네 번째의 기회는 없다.
아니다.
'네 번째는.... 내세까지 미뤄졌었던가.'
생각하고, 유키무라는 조금 웃었다.
최후의 최후에 마사무네는 선언했다. 힘이 실린 어세로. 포기를 모르는 목소리로. 현세에서의 패배는 인정하겠으나, 내세에서 이기는 건 자신이라고.
그 뜻을 가까스로 이해하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에는, 마사무네가 갑주의 요란한 금속성과 함께 바닥으로 무너져내린 후였다.
망연하게 마사무네를 내려다보는 유키무라의 등줄기를 희열과 전율이 훑어내렸다.
다테 마사무네.
창공을 가르는 신뢰(迅雷)와도 같이, 청량한 패기로 충만한 독안룡.
처음으로 칼을 맞댔을 때의, 전신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환희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독안룡은 윤회전생의 끝에 또다시 그를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또 한 번, 자신과 싸우고 싶다는 것이다. 이토록 가슴 뛰는 말이 있을까.
그렇다면 나 또한 그를 찾아내리라. 또다시 생을 얻은 그곳에서, 재회의 칼날을 맞대기 위해.
투구를 벗김으로써 유키무라의 내부에서, 독안룡은 사람으로 떨어졌다. 그와 더불어 가슴 속에 퍼져나가는 것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기묘한 감정이다.
아직 희미하게 생기가 도는 뺨을 향해, 이끌리듯 무의식 중에 뻗어나가는 손을 깨닫고 유키무라는 주저 끝에 굳게 주먹을 쥐었다. 만지고 싶은 거역하기 힘든 충동에 흔들리는 반면, 손을 내밀어서는 안된다며 머릿속의 경종이 미친듯이 울린다. 닿으면 틀림없이 무언가가 변하고 말 거라는, 그런 불편한 감촉의 예감과 함께.
그저, 단 한 번도, 전장 바깥에서 만나지 못한 게 다행이었다고, 그 사실만을 분명히 의식했다.
마사무네 님. 소리를 내어 이름을 불렀다.
「나는────아마도, 그대를」
소리가 되지 못한 언어의 잔해는, 용과 더불어 창천으로 사라졌다.
사나다테는 그 시작부터 이미 앞날의 종언을 전제로 하고 있는 커플. 그 때문에 한결 애틋하다.
貴方から始まり、貴方で終わる愛の唄。
덤. 우울한 김에 모님의 추천에 의한 사나다테 송인 RURUITA의 주작의 하늘(朱雀の空)도 붙여버리는 S. 그 사람답게 병적인 가사의 원래 분위기를 살리려고 애는 썼지만 의역 천지이므로 결코 믿지 말 것.
밑으로 이어진다.
붉은 빛으로 기묘하게 부르트는 하늘
녹아내리며 추락하는 태양
당신이 최후에 남긴 미소는 너무나도 투명해서
자꾸만 일그러져 가죠
멍울처럼 지워지지 않는 가슴의 고동이
부풀어오르다 다시금 파열합니다
서걱서걱 파도치며
용솟음치는 피보다도 한층 세차게
막이 내려 숙연해진 지평선
타 버린 잔해만으로 남은 바람
당신이 최후에 남긴 감촉
희미한 온기가 벗겨지질 않아요
얼어붙어 불타는 가련한 그림자가
두고 간 이를 그리며 통곡합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마음으로
떨리는 날갯짓의 소리는
허덕이는 하늘보다도 더욱 짙붉게
멍울처럼 지워지지 않는 가슴의 고동이
부풀어오르다 다시금 파열합니다
서걱서걱 파도치며
용솟음치는 피보다도 한층 세차게
얼어붙어 불타는 가련한 그림자가
두고 간 이를 그리며 통곡합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마음으로
떨리는 날갯짓의 소리는
허덕이는 하늘보다도 더욱 짙붉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