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몰래 슬금슬금 스토킹;하고 있는 카뮤 님의 블로그에서 동한 김에 보쌈;해 온 영화 문답 19.
문답하기 귀찮아하는 내가 웬일로 삘받았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Q1.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본 영화는?
아마도 <십계>. 당시 추정 연령 6~8세(...). 지금도 허연 물살이 일고 홍해가 좍좍 갈리는 장면만은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하는데, 어무니... 대체 그 쬐만한 애가 무얼 안다고 애 붙들고 그런 영화를 보러 가셨습니까아...;;
내가 좀 영화관에서 부대끼는 걸 죽어라고 싫어하는 인종인 관계로 그 다음의 기억은 10년을 단숨에 꼴딱 점프하여 <에볼루션>. 아니면 <X-MEN>. 나도 까리까리하다.
Q2. 최근에 봤던 영화는?
영화관이라면, <바벨>. 나름대로 강력 추천할 의사 있음.
차마 그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어둠의 경로라면 신경을 다다다닥 긁는 전반부만으로 별 셋 가치가 있는 <버니 레이크의 실종>. 그리고 썰렁 개그 패러디 영화의 원조 중의 원조 <에어플레인! 2>.
Q3. DVD로 소장하고 싶은 영화는?
서플이 있건 없건 질이 좋건 말건 닥치고 DVD로 사제끼는 버릇이 있어 DVD 수만 벌써 200개에 육박하고 있음 (푸헉)
요즘은 차마 그 이름을 말할 수 없는(후략) 하여간 그쪽을 통해 한 번 본 다음 커허허헉 엎드려라 경배하라 숭배하라 이런 영화를 공짜로 본다는 건 죄악이닷!! 을 부르짖는 소리가 가슴 속에서 쟁쟁 울리면 그때 DVD를 사는 패턴을 반복 중이다. 최근 심히 땡기는 물건은 시드니 루멧의 <12명의 성난 사람들>. ....근데 국내에선 품절!!!? ;;;;
Q4. 내용이 이해가 안 가서 여러 번 본 영화는?
나는 눈치만이 재산이므로 그런 영화는 없소이다. 음미한답시고 줄창 돌려댄 영화는 많지만.
(처음엔 홀딱 반했는데 한 번 더 즐겨보자고 돌려보는 와중에 쯧코미꺼리가 늘어만 가는 <오션스 일레븐>...;;)
Q5. 결말이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닥치고 <아이덴티티>. 오밤중에 바가지로 쏟은 내 눈물을 물어내라 이 자식들아────!!! (절규)
....진작에 힌트를 얻고도 명색 왕년의 크리스티 팬으로써 눈치 못 챈 니 책임이라는 말은... 못 들은 척하겠다.
좋지 않은 의미로는 <배드 시드>. 아니 뭐 시대가 시대여서 어쩔 수 없었대지만, 그래도 건 좀;;;
실은 <버니 레이크의 실종> 결말도 영 흡족하지 않다. 무난하게 상식적인 결말이고 내가 각본가였어도 저거 말고 무슨 결론을 낼 수 있었을까 싶긴 하지만 애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를 절로 절규하게 하였던 전반부의 음침함을 돌려달라!! 그리고 올리비에 영감님을 더 비추란 말이다 우워어어어어어어어 (사감 맥스)
아!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빼먹을 뻔했다! (그 명줄 질긴 놈들이 게서 죽을 리가 없다! 놈놈들이 손 붙잡고 머나먼 남쪽 섬으로 튀는 합리적이고도 납득가는 결말 씬을 넣어달라 토[퍼버버버벅퍽쿵쾅푹팍퍽쿵!])
Q6.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① 역시 제일은 <차이나타운>. 정말 지독하게 꿀꿀하고 찹찹하고 암울하고 울적하고 음울하고... 그런데 그게 진짜 제대로 취향이었음. (암말 마라, 나도 내 취향 더러운 줄 안다;)
② 반대로 발랄명랑건전무쌍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브링 잇 온>.
③ 나의 억압계 로맨티시즘;을 미친듯이 자극한 <카사블랑카>.
④ 역시 울울꿀꿀찹찹암울울적음울+피범벅인 <와일드 번치>.
⑤ 영국식 블랙 유머의 진수 <몬티 파이슨 브라이언의 생애>.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
⑥ 이 영화의 결말을 보지 않은 자 인생에 손해일지니. <뜨거운 것이 좋아>!
그 외 당장은 생각이 안 나는 수-많은 영화들.
Q7. 보고 나서 정말 인생 살기 싫어졌던 영화는?
킴벌리 피어스의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인간 따위 인간 따위 인간 따위 인간 따위이이이이이!!!!
Q8. 보고 나서 뒤통수가 심하게 아팠던 영화는?
7과는 다른 의미로 인간 따위 인간 따위 인간 따위 인간 따위.... 를 줄창 반복하게 되는 <메멘토>.
좋은 영화지만 죽으면 죽었지 두 번은 안 본다 니미럴.
Q9. 참 잔인하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저기서 H짱이 피식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긴 한데, 실은 여기 주인장 의외로 신체절단물에 무진장 약하다(...) 그래서 슬래셔도 고어물도 시작부터 허용 범위 바깥이므로 <쏘우> 시리즈를 볼 예정 따윈 내 평생의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다.
고로 대신 심리적인 잔인성에 중점을 두자면 위에서 언급한 <소년은 울지 않는다>도 진짜 만만치 않으나 굳이 <힐러리와 재키>를 꼽는 S. 예술 혹은 천재성이 한 인간을 어디까지 뜯어먹을 수 있는지의 한계를 실험한 영화. 밤중에 보지 마라 거의 호러다(...)
덤으로 간물 중의 간물 에드워드 노튼이 시발라마 인종주의자;로 나오는 <아메리칸 히스토리 X>도.
Q10. 액션 영화 중 최고의 액션 영화는?
닥치고 우리 식구 모두 네 번 이상은 본(...) <터미네이터 2>. 빛발이 번쩍번쩍한 에드워드 펄롱이라는 옵션이 따라온다 (하아하아;)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순전히 개인적인 선호도에만 치중한다면 <이퀼리브리엄>. 나는 당신의 미모를 꽃피우기 위해 아닌 밤중에 베일 옵빠아아아아아아를 부르짖으며 방바닥 위를 굴렀나 봅니다... 건 카타는 지상 최고의 액션이라 믿어 의심치 않음. 저게 어디가 매트릭스 짝퉁이냐고 세상의 중심에서 항의를 외치고 싶다. 마케팅 담당 부서는 전부 눈이 삐었소? -_-
그리고 저어어어어얼대로 빼먹을 수 없는 <인디아나 존스 라스트 크루세이더>. 그렇게 사랑스러우시면 아니되어요 숀 경...! 영감님 나오시는 액션 영화는 거의 전부 가졌다. <젠틀맨 리그>도 한정판으로 산 몸이라구! 으하하하하하!! (....)
시리즈 중에서 젤 형편없다는 소릴 듣지만 실은 <다이하드 3>도 좋아합니다(수줍) 난 버디물이라면 무조건 약해서 탈이야...
Q11. 보고 나서 엄청 울었던 영화는?
아니 뭐 한둘이어야지 대답을 하죠? ;;; 난 누선이 열라 약해서 <아이덴티티> 보고도 펑펑 우는 여자인걸;
그래도 굳이 골라보자면, 우어어어어어 너무해 인생 따위~ 눈물 콧물 쥐어짜며 쌩타령 모드로 들어간 건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인생은 아직 살만하다는 예감에 가슴이 짜릿짜릿해진 건 <하비>. 나두 키 6피트짜리 토끼 친구 갖고 싶어요...
헉, 여기서 <인생은 아름다워>를 빼먹으면 나 벌받는다. 마지막 5분을 떠올릴 때마다 생생히 되살아나는 그 먹먹한 감각.
Q12. 스릴러 영화 중 가장 재밌었던 영화는?
스릴러의 범주가 아리까리하오 허니. 히치콕 영감탱이 영화라면 거의 다 하아하아 즐겁게 봤고.
...랄까 갑자기 생각나는 영화가 한 개도 없네!? 나 이쪽 계열은 꽤 좋아하는데...
그럼 샤론 언니의 다리와 허리와 가슴을 찬미하는 의미에서 걍 <원초적 본능>을 찍겠소. (캡 진지)
Q13. 나도 저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느낀 영화는?
<엔트랩먼트>. 아뇨 S 진지합니다. 얼마나 긴긴 밤을 저 지지배는 절라 좋겠다! 라 울부짖으며 베개에 파묻혀 눈물로 지새웠던가. 까짓 40년 차가 뭐란 말이오. 나도 맥 할부지랑 알콩달콩한 연애 한 번 해 봤으면 원이 없겠소...
저런 고백 받을 수 있다면 혼이라도 팔겠다! 고 느낀 영화는 <하지만 나는 치어리더인걸>과 <영국인 환자>. 후자의 길바닥 위에 줄줄이 늘어선 촛불과 성당에서의 줄타기에 넋 잃어보지 않은 여인 있으면 좀 나와보시오. 경배라도 하리다.
얼마 전엔 <카드 캡터 사쿠라 - 봉인된 카드>를 도로 돌려봤다 수줍수줍부끄부끄초딩연애질에 완존히 데었음. 커허... 따땃해라....
Q14. 많은 후유증에 시달렸던 영화는?
<이퀼리브리엄>. 나는 여즉도 클레릭복과 건 카타와 프레스턴 사제의 칼질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아하아(....)
Q15. 이런 게 바로 영화야... 라고 느꼈던 영화는?
아니 이것도 뭔가 짚이는 점은 많은데 딱히 핑 오는 게 없다...? ;;; 에, 에, 에- 또,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
맛 간 대륙놈과 영화란 장르가 만났을 때 비로소 가능해질 그 지랄같은 물량 공세라니; 아 화살부대 땜에 살짝 기분 나빠졌다 (창백)
Q16. 지금 제일 보고 싶은 영화는?
<라쇼몽> 복습의 욕구에 시달리고 있음. 이런, 갑자기 <독재자>도 다시 보고 싶어졌다;
Q17. 이 영화를 보고 이 배우에게 반해 버렸다.
<인디아나 존스 라스트 크루세이드> - 숀 코너리 (말할 필요가 있는가?)
<양들의 침묵> - 안소니 홉킨스 (말할 필요가 있는가 No. 2)
<파이트 클럽> - 에드워드 노튼 (그는 걸물 중의 걸물, 간물 중의 간물)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 전쟁> - 유안 맥그리거 (수, 수염 한 번 만져보게 해주...커헉)
<로미오와 줄리엣>(1968) - 올리비아 핫세 (줄리엣 얼굴 보다 러닝 타임 다 지났음)
<친절한 마음과 화관> - 알렉 기네스 (당신이 정말 인간이십니까?)
<와일드 번치> - 윌리엄 홀든 (바람직한 미중년)
<황산벌> - 정진영 씨 (수, 수염 한[후략])
Q18. 당신은 영화 매니아라고 생각하는가?
주제에 감히!!?
나는 단지 영향받기 쉬운 일개 동인녀일 뿐이외다.
Q19. 이어쓰실 이웃분은?
내가 그랬듯이 삘 받으신 분이여 마음껏 가져가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