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야마오카 판 다카스기 신사쿠 ① : 애정은 맹목(...)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07/06/25 23:59

주말에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되는 대로 굴러다니다 막말 인물 테스트를 해보았다.
결과 : '당신은 다카스기 신사쿠 타입입니다'.

.......어이어이어이어이어이어이어이!!! ;;;; (왠지 중간부터 그런 기분이 들긴 했지만 말야!!!)

뭐 어쨌건, 밑에서 부장님 受에 대한 기호를 확 공개해버린 이상 신사쿠 쪽도 좀 찔러보는 게 동인녀의 도리이지 않겠는가(뭣)
한국인으로서 사실 쪽팔려 죽겠는데 신사쿠 관련으로 眞・본명은 삼인당이다; 즉 신사쿠를 낀 몬타와 슌스케 샌드위치. 발광하는 리비도 앞엔 장사가 없습디다. 어... 어차피 1867년 4월 14일(음력) 이후의 놈들에 대해선 철저 무시를 고집하고 있으므로 좀 봐주시면.... 후덜덜덜덜덜덜덜덜덜; (그래 난 어차피 한국현대사 뒤지다가 박정희와 김재규의 관계를 분석한 글을 읽고 하마터면 전구가 켜질 뻔했던 년이었다. 거기까지 짐승이 될 순 없어서 중간에 다행히 제정신을 차렸지만;)
굳이 따진다면 몬신이 더 취향이다. 슌스케 놈은 어딜 봐도 뼛속까지 종복인데다 역시...그렇잖아? ;; 다크호스는 카츠신. 부장과 마찬가지로 싫어하는 건 없지만. 쿠사카도 아깝고 야마가타도 재밌고 스후 씨도 좋고 사토우(...)도 있고.
말이 나온 김에 몬신의 스위치가 삐익하고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던 소하치의 <다카스기 신사쿠>를 펼쳐보는 S.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야마오카 소하치 作 <다카스기 신사쿠> 제 2권 307page, 322page~326page, 328page~330page

「이렇게 되면 자금을 조달하러 가야 할 자의 범위도 좁혀지네. 시지, 나가미네, 야마토……애초에 이 세 사람이, 번에서 지급받은 돈으로, 모두를 초대해 판을 벌였지 않나. 거기서 액수가 부족한 셈이니 셋 중 누군가가 얼른 번저에 가서 빌려오게」
「어이어이 다카스기, 귀공, 또 나를 써먹을 작정인가」
시지는, 눈을 크게 뜨고 항의했지만, 신사쿠에게는 당하지 못했다.

(중략)

더구나 신사쿠의 독설은 가시로 쑤시는 듯한 신랄함을 띠고 있다. 이대로는 얼마 못 가 쿠사카도 칼을 뽑게 되리라. 그렇게 되면 아사히테이(朝陽亭)는 순식간에 피바다가 되고 말 것이었다.
「그만해! 칼을 거두게, 두 사람 모두 간담을 털어놓은 친우 사이가 아닌가……위험하다는 내 말이 안 들리나, 어서 칼을 치워!」
나가미네 쿠라타(長嶺蔵太)가 그렇게 말했을 때였다.
「저, 저건 뭐야!?」
시나가와 야지로(品川弥次郎)가 비명을 지르다시피, 옆 객실을 가로막는 장지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열기가 무섭게, 무시무시한 노호성과 함께, 토코노마의 화병이 날아와 신사쿠의 발치에서 깨졌다.
「뭐하는 놈들이야! 나를 돈을 꾸러 보내놓고는, 저희들은 배 두들기며 먹고 마시고 취해서 난동을 부렸단 말이냐. 더 이상은 못 참는다……이놈이고 저놈이고 할 것 없이 전부 베어버리겠어」
「아, 시지 씨다」
「뭐가 시지 씨냐! 그렇군, 네놈들 목을 모조리 날리기 전에 이 집부터 두들겨 부수고 불을 지를 테다. 기왕 난동을 부리려면 불바다 속이 제일이지. 에에이 저리 비키지 못해!」
이번에는 밥상이 날고, 그 다음에는 토코노마의 족자가 박살났다.
「자아, 자네들도 냉큼 난동을 부려 봐. 다카스기와 쿠사카만 날뛰게 해서야 쓰나. 이미 누구든 번소(番所)로 도움을 청하러 갔을 게다. 어차피 번의 웃음거리가 될 일이라면 꾸물거리지 말고 어서 날뛰어. 불을 지르란 말이다」
「차……차……참아주세요 시지 씨」
「못 참아! 돈을 마련하라고 사람을 쫓아내더니, 저희들 멋대로 자리를 바꿔서 술독에 빠진 놈들이 누구였나. 자, 백냥이라면 여기에 있다. 이제는 사정 봐주지 않겠어!」
급기야는 칼을 뽑아들고는, 기세도 좋게 장지를 대각선으로 내리그었다.
이쯤 되자 깜짝 놀란 것은 하녀들보다도 오히려 당사자인 신사쿠와 쿠사카 쪽이었다.
「이봐, 그만하게 시지……」
「우리가 잘못했네」
「어이, 시지를 붙들어. 이쪽이 한결 골치아파!」
아무래도 그들은, 난동으로 난동을 제압하려는 시지 몬타의 책략에 말려든 모양이었다.
어지간한 신사쿠도 황급히 칼을 도로 칼집에 꽂고, 쿠사카와 함께 시지 몬타를 말리는 데 전력을 다했다.
이로써 문제의 초점은 완전히 흐트러지고 말았다.
+  +  +  +
인간의 신경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시지가 날뛰기 전까지는 신사쿠도 쿠사카도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극한까지 감정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예서 시지는 자신이 직접 촌극의 주역을 떠맡음으로써, 당사자들에게 그 대립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를 깨닫게 하였던 것이다.
「무얼 거기까지 화를 내나 시지, 사과하고 있지 않나」
팔을 잡으며 말하는 쿠사카에게, 시지는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분을 토해냈다.
「뭐가 어쩌고 어째, 내가 왜 화를 내고 있는지조차 몰라서야 이야기가 되질 않아. 다카스기도 잘 듣게. 나는, 스후에게, 키지마에게, 야구라에게, 야마가타에게 차례차례 머리를 숙이고……필사적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어 가까스로 돈을 마련해 왔단 말일세. 겨우 안심하고 지친 발을 끌며 돌아와봤더니, 내 고생은 까맣게 모른 채, 네놈들은 멋대로 자리를 옮겨서 퍼마시기에 바쁘지……그것만으로도 뱃속이 뒤집힐 판에, 어떻게든 눌러 참고 예까지 와 봤더니 이게 무슨 꼴이야. 이런 놈들과 국가지대사를 논해? 놓지 못하겠나, 나는 실컷 난동을 부릴 만큼 부리고 할복해 버릴 테다」
「시지, 진정하게. 나도 사과하겠어」
뭣이, 다카스기 신사쿠가, 사과하는 겐가
「미안하네. 나는 필경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리라 믿어버렸지 뭔가」
「그렇다면 내 고심을 조금은 이해하려 들어야 하지 않나」
「물론일세. 허나 속이 뒤집혀서 그만 싸움이 나 버렸어」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가 화를 내겠다는 말이다. 내 속은 네놈의 몇 배로 뒤집혀 있어」
「알았어, 알았어. 새로이 술자리를 가지세」
「뭐, 술자리를……」
「그렇네. 마시면서 전부 물에 흘려보내지」
「쿠사카도 이의는 없나?」
「나는 애초부터 반성하고 있어. 미안하네」
「좋아, 그럼 이제 모두들 불만은 없겠지」

(중략)

언제나 침착성을 잃지 않는 쿠사카가, 입술을 파들파들 떨며 신사쿠의 앞에 앉았다.
「무슨 일인가 쿠사카」
「아무래도 내 입에서 새어나간 모양일세」
「뭐……뭐라고!?」
「실은 어제, 토사번의 다케치 한페이타(武市半平太)를 만나고 왔어」
「다케치를……」
「그렇네, 사쿠라이 도장에서……마음을 열고 지내던 사이인 만큼, 사정을 설명하고 결별하고자 갔던 것인데」
「보나마나로군! 이 무슨 경솔한 짓을 한 건가 쿠사카……다른 누구도 아닌 귀공이 누설할 줄은」
신사쿠보다도 시지가 먼저 발끈하여 덤벼들었다.
「변명할 말이 없네. 할복으로 사죄하겠어. 나 이외에 입을 열었던 자는 없는 모양이야」
성실한 쿠사카는, 정중하게 절하고 즉시 비수를 꺼내들었다.
「기다려!」
신사쿠가 혀를 차며 비수를 빼앗았다.
「바로 얼마 전에 쿠리하라 료조(来原良蔵)가 목숨을 잃은 참이야. 자네까지 죽어서 뭘 어쩌려고」
「그렇지만, 이대로는 모두를 볼 낯이 없어」
「볼 낯이 없다고 해서 함부로 죽어도 될 때라고 생각하나. 좋아, 내가 생각하지. 이미 벌어진 일에 매달리지 말게」
신사쿠에게 저지당한 쿠사카는 단정히 앉은 채로 눈을 감았다.

「다들 잘 듣게. 아무도 화내지 마. 다른 자라면 모를까 쿠사카는 신의를 생명처럼 여기는 사내일세. 설마 다케치 한페이타가 말을 흘릴 줄 알았겠는가」
신사쿠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시지도 별 수 없이 포기하고,
「좋아, 이렇게 된 거, 한 잔 기울이면서 방법을 궁리해보지」
라며, 손뼉을 쳐서 하녀를 불렀다.

이노우에 몬타라고 했다가 시지 몬타라고 했다가 어느 쪽이 맞는 거야! 라고 화를 내신 당신. 생가는 이노우에고, 도중에 시지(志道) 가에 양자로 들어갔기 때문에 양쪽 다 옳습니다. 다만 보통은 이노우에 몬타로 더 잘 알려져 있죠. Do you understand?

하여간 이노우에는 성질이 불 같아서 한 번 터졌다 하면 좌중을 다 뒤엎으며 쌩지랄을 떨기로 무진장 유명했단다. 실은 이보다 앞에서 기녀랑 놀아나는 신사쿠가 걱정되어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리 뛰고 저리 튀는(...) 몬타도 무섭게 쪽팔렸지만 스팀 받으면 번주고 지랄이고 가리는 거 없이 날뛰는 인간이 무려 신사쿠가 사과 좀 한다고 - 순순히 사과하는 것만으로 좌중을 경악시킬 수 있는 남자 다카스기 신사쿠; - 푸스스 김이 빠지는 (것도 두 번이나!) 폼이 죽을 만큼 쳐웃겨서 이쪽을 먼저 골랐다. 아이고 뱃가죽이야.
이 미국공사관 피크닉 습격 계획 에피소드는 시바탱보다 소하치 쪽이 볼륨도 있고 무진장 개폭이지만, 자금 조달해 오라고 애먼 몬타를 걷어차서 몰아내는 신사쿠는 실상 시바탱 쪽이 더 여왕님(...)이었다.

신사쿠에 이르러서는, 오만하게「몬타, 어떻게든 해봐」라고 했을 뿐이었다. (<세상을 사는 나날> 신장판 제 3권 14page)

역시 사람 막 부려먹는 게 취미이자 특기인 기병대 총독! 이예이! (....)


덤. 총독 모에의 선구자인 이사카 세이코(伊坂セイコ) 씨의 블로그를 뒤적이다가 이 구절을 보는 즉시 거품 물고 쓰러졌다.
'이때, 이노우에 카오루는 신사쿠에 대한 감정이 북받힌 나머지 장장 두 시간이나 일장연설을 늘어놓아, 집회에 참여했던 초등학생들이 줄줄이 일사병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이 영감아.... 죽고 없는 옛 허니♥(...)에 대한 정념을 염천하에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두 시간이나 나불대지 말란 말이다!! ;;;
(하여간 섬나라 쉐이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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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N 2007/06/27 13:06
다카스기 신'스케'는 좋아하지만, 거야 은혼 때문이고, 신'사쿠'는 내 취향 아닐꺼야. '진짜 막말'까지 플러그 서면 곤란해...라고 모에 배리어(...) 치고 그동안 일부러 안 읽고 있었는데, 한순간 눈에 들어온 저 「몬타, 어떻게든 해봐」에 격침 당했습니다...
저것도 그렇고, 지금껏 번역하신 다른 부분에서 보이는 작태도 그렇고, 어쩌면 '신스케'의 그 여왕님기질도, 소라치의 철저한 고증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막 들려고 합니다(석양을 보며 눈물)

(앗, 저기, 너무 오랜만에 코멘트 드리는 거라서 기억이나 하실런지 민망하지만, 타이밍 놓쳐서 어버버버하다가 결국 영영 말 못 걸게 될까봐 용기내서 남깁니다,;; 아, 안녕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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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7/07/04 11:40
물론 기억합니다. 제 블로그에 답글 달아주신 분들은 전부 기억해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TakeN님.

신사쿠는 신사쿠대로 엄청나게 유쾌한 관계로, 동하셨다면 적극적으로 건드려보시길 권장하겠습니다. 후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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