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 아줌마, 그러지 말아요...

무한번뇌의 소용돌이 | 2007/08/07 00:01

소재가 미친듯이 강림하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최근 퐁퐁 떠오른 소재를 이렇게 머릿속에서 굴리고 있으면, 구름 위에 뜬 관리인을 알아본 남편이 두 살짜리 딸을 붙들고,

"미안해~지금 엄마는 긴히지로 망상 중이거든~저런 엄마라서 미안해~"

...요러면서 달래곤 합니다.

이봐요 남편님, 커플링까지 파악하지 말아주세요. 그만 배꼽잡고 웃어버렸잖아.

그, 그치만 사실이고...

앗, 우리 공주님은 제대로 돌보고 있어요!? 정말입니다. 괜찮아요.

하지만 요즘 들어 본인의 밥을 짓지 않으면 먹어야 할 시간에마저
"그럴 틈이 있으면 긴히지를 그리던가 실컷 보고 말겠다! 쿠어어어어어어!!"
대강 이런 기세로 살았더니 글쎄 부트 캠프로도 줄지 않았던 체중이 약간 떨어졌지 뭐예요.
오옷 굉장하다! 긴히지 다이어트! (야)
........죄송합니다. 자기 관리는 똑바로 할게요 나이 먹을 만큼 먹은 아줌마니까......

덤으로 남편님은,
"당신 있지, 그런 이유로 바짝 말라선 코미케에서 긁어모은 동인지 무더길 들다 고꾸라져도 난 간호해 주지 않을 거야."
라고 하더군요.

매, 매정해-



이상, 키스미 코토리(黄純湖鳥) 씨의 사이트 <노란 버찌(きいろいさくらんぼ)>의 다이어리에서 발췌.

부부 동반으로 외출하게 된 어느 날 저녁, 화장대 앞에 앉아 허겁지겁 파우더를 퐁퐁 두드리다 느닷없이 신내림을 받은 듯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를 절규한 아내와 뒤에서 초조하게 대기하다 퉁기듯이 "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 로 응전했다는 남편 이후로 최고의 히트였고, BASARA 2의 유키유키 스토리 모드 제 1장을 열올려서 하는 와중 다섯 살짜리 딸이 싸우는 건 이제 지겹다, 공주님이 보고 싶다며 아우성치자 "이제 곧 저 빨간 애가 파란 공주님을 만나러 간단다" 라고 가르쳤다는 엄마 이후로 정말 원없이 웃었음. (※ 전부 실화) 아 진짜 유쾌하게들 산다니까.

top
Trackback Address :: http://kisara71.cafe24.com/blog/trackback/2314890
수정/삭제 댓글
쇼코라 2007/08/07 10:47
애들한테 그런거 가르치지 말아요, 엄마. ;ㅁ;
........정말 저런 에피소드들 보고있자면 결혼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정/삭제
KISARA 2007/08/17 11:24
문제는 저런 남편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겁니다. 쩌비.
수정/삭제 댓글
Cab" 2007/08/07 14:07
참 로망이긴 한데 저런 걸 관대하게 받아들여 줄 남편이 있을지는 의문이군요...;(제 경우 같은 여성인 룸메이트한테도 허구한날 갈굼당하고 사는데 말이죠orz)
...파란 공주님에서 정말 원없이 웃었습니다.
수정/삭제
KISARA 2007/08/17 11:26
실제로 있으니까 무섭습니다. 저 여성동지의 경우엔 남편이랑 두 살 난 딸을 애니메이트까지 끌고 갔다더군요(...). 본인이 안에서 미친듯이 쇼핑하는 동안 남편님이랑 딸내미는 밖에서 건담 뽑기(...)하고 있었대요. 남만다부 남만다부.
Writ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