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의 로망.

무한번뇌의 소용돌이 | 2007/12/20 23:41

부장을 하룻밤 내내 악랄하게 뺑뺑이 돌리며 쓰린 가슴을 좀 달랜 S입니다(....).

인터넷 시작 페이지는 이미 어제 야후저팬으로 후딱 바꿔버렸고, 내일 한국이 망하더라도 한 마리 오덕답게 욕망에 충실하고 또 충실한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다. 내년 이맘때쯤에 배잡고 비웃어 주려면 그때까지 살아남아 있어야 할 거 아닌가. (핑계 좋다 이년아) 그래 나 남남여여상열지사라면 환장을 한다! 어쩔 테냐!! 크르렁!!

각설하고, 이 김에 아우성이나 좀 치자.
한 2년쯤 전에 아스피린 연재 재개를 기념하며 여러모로 나불나불 떠든 적이 있다만 그간 세월이 하 수상하여 잠시 잊고 있다 꿀쩍한 기분을 위안코자 드디어 9권을 폈으매 입이 딱 벌어졌음.

자 이젠 '특별했던 상대의 아들 혹은 딸을 도맡아 키우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도 조금씩 풀려가는 와중에 아이는 자신을 열성껏 돌봐주는 멋지고 근사한 연상에게 사랑을 느껴 연하의 무모함과 담대함으로 돌격 프로포즈를 하고 때로 너무나도 닮은 아이의 얼굴에 겹쳐보이는 옛 상대의 환영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 미안타 나는 너의 아빠 혹은 엄마를 잊지 못하게쿠나...' 의 순정만화 200퍼센트 시추에이션으로만 발전하면 아주 완벽...!! 쿨럭콜록커헉푸헉.

....글쎄 이게 아주 농담도 아니게 됐지 말입니다? ;

그야 온달이에게 해모수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일지는 능히 짐작이 갔더랬다. 다섯 살 때 이후로 얼굴도 못 본 애비 에미를 대신해서 앨 키우고 돌봐주고 보호해 준 장본인이 누구냔 말이지. 그 성질머리 지랄맞고 하는 짓은 개싸가지인 남자가 정작 온달이한텐 손 한 번 올린 일조차 없을 만큼 그이 나름대로 - 어디까지나 그이 나름대로지만; - 알뜰살뜰 애지중지 어화둥둥 내 새끼하며 길러오지 않았던가. 때문에 그 아이에게 그 남자는 아버지면서 어머니고 삼촌이면서 형이고 언제고 어느 때고 결코 자신을 내치지 않으며 일이 터지면 항상 구해주는 보호자였다. 롱롱어고우 파파어웨이한 어드메의 제다이 마스터와 파다완이 눈앞을 살랑살랑거리지만 하여튼 그랬다.

....아니 그런데 그 당연하다면 당연한 사실을 새삼 딱 사람 환장할 방식으로 떡하니 까보이면 어떡하우 이 작가님아!!! ;;;

거의 해모수의 하백 회상에 맞먹게 튼실한 콩깍지가 바늘 하나 찔러박을 틈도 없이 촘촘히 낀 온달이의 해모수 회상에 기함하다 못해 피 칵 토하고 철푸덕 쓰러졌다.
그런 거야? 역시 그랬던 거야? 암만 평강공주가 중간에서 쑤석거려봤자 돌고 돌아 결국엔 그거인 거야?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고 앞으로의 추이를 들었다 놨다 할 진짜 메인 스트림은 그거인 거야? 애빈 청룡님 용생을 홀랑 다 말아먹고 청룡님은 아들놈 인생 싹싹 비벼드시는 게 결론이었어? 우어어어 부자덮밥 아닌 부자샌드위치라니 이런 나의 비딱한 로망을 마구마구 자극하는 징하고도 불건전한 시추에이션을 다 보겠나! 너무 좋잖아!!

이제 첫사랑(...)과 대자한테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청룡님 둘러싸고 (보나마나 초류향 손에 떨어져 이제 세뇌 히로인 노릇할 일만 남은) 아버지와 (어쨌든 주인공 체면은 세워야 할) 아들이 수라장 한 바닥 거하게 찍으면 열라 볼만하겠소. 거기에 천련이 스파이시 살짝만 더해주면 단숨에 개판 오분전 아침 드라마겠고녀. 네오 조선이고 단군이고 사방신이고 지랄이고 낄 틈도 없겠구먼. 얼쑤 좋다.

이만큼 사람의 욕망을 자극해놓고 이제 와서 연재 또 중단한다면 작가를 식칼로 회쳐버리리. 농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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