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의 넘버링 잡담.

무한번뇌의 소용돌이 | 2008/03/12 06:51

1. 지난 토요일엔 지벨 님 앤-드 수리 님과 트리플 데이트를 즐기고 왔습니다. 이예이! 양손의 꽃!
하카타야 라면도 먹고 콜드스톤의 아이스크림도 먹고 페레로 로쉐도 먹고 밀크 쇼콜라도 먹고 목이 나갈 때까지 떠들고 노래방에서 샤우팅도 했다. 충실한 하루였다. 수리 님이 다섯 시 반에 도로 끌려가시지만 않았어도 완벽했을 텐데 어흑흑흑
수리 님 다음에는 꼭 합숙해요 하룻밤 꼬박 안 놔드릴 거예요 흑흑흑(....)

2. 이번 소풍의 최고 히트는 수리 님이 가져오신 전설의 호모 반프레스토 게임 <긴토키 VS 히지카타>.

이것저것 늘어놓기 시작했다간 한이 없으니 닥치고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원작에 대한 애정과 관심 없으면 못 만드는 놈이고 실로 별 다섯 개 값을 하는 물건이다.
오오 반프레스토 오오

플레이 캐릭터 선택 화면에서 2분 가까이 "나야!" "나야!" "나란 말이다!" "나라니까!" 라고 끝도 없이 쌈질하는 어딘가의 또라이 커플을 즐거이 감상하였으나 무한 반복을 시도하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한 고로 다음 단계로 패스. 나카이 상이라면 깜빡 죽으며 뱃속에서 음심이 부글부글 이는 동인녀 셋이 모였으니 당연히 부장 루트로 진행하였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앙 쬐깐한 부장 짱 귀엽다

오키타가 무난하게 상식적인 발언을 계속 터뜨리는 통에 쫄았고 타에 형님이 뿅망치를 친히 드셨을 때의 공포는 가히 졸도할 수준이었으나 어쨌건 부장은 여전히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러블리하게 손해 보는 인생이었다. (이예이!) 반면 고릴라는, 고릴라가 원래 좀 그런 놈이긴 하지만 어째 철딱서니없음과 짜증스러움과 분위기 파악 못함이 무려 세 배로 업그레이드 되었으니 무작시런 돌덩이를 움켜쥐고 싸닥션을 사십회 반복 시전하고픈 욕구를 가까스로 참아냈다.
알았다. 반프레스토는 고릴라에게 형언할 수 없는 악의를 품고 있음이 분명하다. 바람직한 거뜰 같으니

가부키쵸를 뽈뽈뽈뽈 내달리는 부장을 상변태마냥 헉헉대며 시간(屍姦)한 후 백야차 모드를 구경하러 긴상 루트로 돌아갔다. 불과 칼질 다섯 번으로 즈라와 엘리자베스의 체력 게이지를 순식간에 90퍼센트 깎아드시는 긴상에게 정신없이 열광하는 우리들. 오오 역시 왕년의 군신 백야차 님

그 대신 해충 발언 한 마디에 긴상의 정신 게이지 60퍼센트가 닳아버렸다(....)
이퀄 긴상이 즈라한테 말발로 졌다. 어어어어어이! orz

2. 그리고 두 번째 히트는 지벨 님이 공급하신 <姬무장 마사무네전 본땅!!>. 제목하고는;
무우우우우려 도노가 <실은 여자였수>라는 무섭게 깨는 설정이라 흔해빠진 모에물인가 하여 안면이 자동적으로 찌그러졌으나 실제로 펴보니 그게 아니더이다. 이제 일곱인가 여덟 주워먹은 지지배가 조낸 오야지다 오 마이 갓
연출이라던가 전개가 좀 에에에에에에~? ;;; 스런 데가 있고 막판의 코우메 에피소드는 무리수 두는 티가 풀풀 났으나 존이누 님의 도노와 살짝 맞먹는 파괴력에 그만 마음을 빼앗겨부리고 말았다. 나라고 해서 도노라면 다 좋은 것도 아닌데 말이지 T.T (거짓말 마라 이년아)

......내 패턴을 알고 계시는 분은 이미 짐작이 가셨으리라.
소패왕 성별역전 버전이 쓰고 싶어졌어요 어머니.... 사냥감 때려잡은 어미곰의 미소를 짓고 느긋이 주유를 희롱하는 손책(女)이 쓰고 싶다 하아하아

3. 동인지가 하도 안 와서 뜬금없이 더블오나 보고 있다. 이게 다 리린 님과 아스테 님 때문이야 (야)
얼티밋 변태 다카마츠를 위시한 하이퍼 변태 스태프들이 매주마다 혼을 불싸지르고 있는 은혼 덕에 눈만 에베레스트로 높아진 터라 때때로 삐끗하는 연출이 못내 불안하고 한 화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작붕에 열통이 살랑살랑 터질락말락도 하지만 - 예산도 은혼의 두 배나 받아간대매! 대체 어따 쓰고 있는 거냐 버럭! - 이만하면 무난하게 즐겁고 뒤탈 없는 축에 들지 않겠는가. 내가 시데도 참아낸 몸인데 까짓 더블오를 못 참으리.

헌데 정말 큰일났다.
난 <형님의 마음은 우주의 마음 형님의 바다는 우주의 바다>, 유연하고 호방하고 인덕 있는 엉아 캐릭터에 죽.어.라.고. 약하단 말이다....!
(내가 왜 13년 전에 꼴딱 죽어 본편에는 코빼기도 제대로 안 비치는 로스 형님께 모에모에버닝버닝하는데)

내 원래 미키신은 딱히 수비 범위가 아니건만 (바이스에서 데인 후유증이 아직도 못 나았다) 과거 캡틴 쯔바사 정확히는 SGGK에 홀랑 빠져 애니란 애니는 다 주워보던 차 원조 하시모토 겐조와 러블리 큐트로 승부하는 스즈켄 겐조는 뒷전, 이웃집 엉아처럼 편안하고 듬직하고 믿음직하고 때로는 큐-트♥한 미키신 겐 상이 어찌나 하트에 직격이었던지 차마 큰 소리로 말할 수 없는 어둠의 루트 디벼가며 J를 미친듯이 찾았으나 결국 한 편도 못 건졌다는 슬픈 에피소드가 있는 것이다. 코지코지가 용자왕에 켄짱이 토모 군인데 왜 안 보이는 거냣 툴툴툴툴.

근데 록선생 목소리가 거기 무한 근접해 있다. 그뿐이오 비명 소리가 은근히 귀여운 게 음심 자극하기 딱 좋더이다
어어어어어어어머니.....!!! (후덜덜덜덜덜)

게다가 스물 넷 먹고 키는 185씩이나 되는 아일랜드 총각 주제에 貧乏くじ 단골의 고생문 훤한 팔자에 공인 공주님(....)
결정적으로 여기나 물 건너나 다 뒤집어놓은 21화에서 확 발려버렸다. 나 역시 리린 님 말씀마따나 "우리 애는 내가 지킨다"(....) : "안돼! 저 부품이 제일 비싸단 말야!"(....) 가 한 4대 6이었을 거라 멋대로 생각하련다. 말투는 껄렁해도 감정과 이성을 완전 분리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는 냉철한 리더거든요 록선생은. 티에리아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는 티도 은근히 나고. 그쪽이 훨씬 재미있고.

문제는 이 총각이 아무 데서나 死亡フラグ立てまくり라는 것이다. 23화 예고가 슈퍼울트라하이퍼릴랙스(...)로 불길하던데 걍 가서 3주간 주무심이...? ;;;
나야 먼저 죽어버린 나쁜 넘과 남아서 생가슴에 대못 박히는 산 자들의 관계에 원래부터 환장하는 인간이고 뼛골까지 앵스트 서커인지라 당위성만 확실하면 대뜸 라라아 노릇하며 애들 심장에 시퍼런 피멍만 남겨놓고 가 버리신다 해도 불만은 없고 울며 불며 제작진을 거품 물고 욕해주겠으나 (이 경우의 욕은 이퀄 찬사다. 갓챠맨의 라스트가 어린 시절 얼마나 트라우마였는지 니들이 알어?) 9화에 잠시 비쳤던 록오프(....)가 영 불안스러워서...; 정말 2쿨 마지막에 승천해 버리고 3쿨부턴 도플갱어 대신 등장하고 이러면 울 겁니다? 이게 양키들의 소프 오페라냐 요놈들아? 우와아아아아앙?

(아니 하지만 엔딩에서 뜬금없이 뚝 떨어지는 가위는 정말 불길했단 말이지. 그리고 왜 바닷물은 갑자기 핏물로 변합니까 재수없게스리;)

4. 록온도 록온이지만 실은 그레이엄 에이커 상급대위가 더 골칫거리라.
나 사실 이 남자의 껴안고 싶구나 Baby & 잠자는 공주다 오예(...)가 아니었으면 더블오에 관심도 안 가졌을 거라고! (쳐운다)

...내 취향 상,
겁나게 잘생기고 키 크고 잘 빠지고 머리 좋고 운동신경 발군이고 능력 만땅에 인망 두루두루 갖추고 심지어는 멋있기까지 한 엄마친구아들인데 8.8차원으로 날라간 정신 하나가 모든 장점 한큐에 말아먹는 (일명 에노키즈 레이지로 과) 캐릭터는 절대로 거부 못한단 말이다아아아아

애초 너에게 마음을 빼앗긴 남자다 따위 숭악한 대사나 치고 있길래 세츠나와 얽힐 줄로만 알고 열 여섯 살 가녀린 소년에게 수치도 자제도 없이 마구 들이대는 스물 일곱 변태 청년이란 구도가 워낙 취향이 아니라 (플러스 세츠나 같은 애는 超男前攻인 게 귀엽다는 개인적 신념) 모르쇠하고 신경 딱 껐는데 설마 내 모르는 사이에 스물 넷 총각으로 (실은 지보다 키도 크다;) 타겟을 변경했을 줄 누가 알았으리. 내심 쾌재 불렀다는 건 비밀이다.

개기는 놈이었거니와 명색 부하가 1초 전에 총 맞고 뒈졌는데 애도는커녕 迷言이 난무하는 건담계에서도 두고두고 전설로 회자될 희대의 끔찍한 발언을 온 몸 던진 바디어택과 함께 숨 한 번 안 쉬고 2연타로 때리신 그 분의 대인배 정신에 더블 썸즈 업. 슬리핑 뷰티래 슬리핑 뷰티. 어머나 숑간다. 뭘 드시고 자랐으면 사고체계가 그토록 별들을 넘고 넘어 이스칸달로 가시나효 에이커 공. 난 당신에게 반했어요

5. 하여간 문제는 문제라.
애니렌인지 뭔지 하는 숭악한 물건은 어차피 20화 부근에서 진작에 던졌고 나는 하가렌같이 너무나도 훌륭하고 뛰어난 작품엔 모에 못하는 괴악한 년이므로 미즈시마에 대해선 뭐 그닥 할 말도 없으니까 넘어간다손 쳐도, 난 쿠로다 요스케에겐 내심 원한이 깊단 말이지. 이 인간이 리바이어스 각본가였거든. 두어 화만 빼고 그 인간이 전부 다 썼거든.

잠시 얘기가 빗나가지만 피와 호르몬이 끓는 어린 것들의 무더기 표류물이라면 자연히 다음 네 개의 노선 중 하나를 취하게 된다.

① 파리대왕으로 시작해 파리대왕으로 끝나는 경우 : 아주 좋다. 피가 마르고 정신이 후달리는 경험을 원없이 할 수 있다.
② 15소년 표류기로 시작해 파리대왕으로 끝나는 경우 : 더더욱 좋다. 이런 뒤통수는 행복하게 맞겠다. 그리고 끝난 후엔 크리에이터를 시멘트로 굳혀 도쿄만에 던져버리겠다 -_-
③ 15소년 표류기로 시작해 15소년 표류기로 끝나는 경우 : 이것도 좋다. 세상에는 밝고 바르고 행복하고 착한 얘기도 있어야 한다.
④ 파리대왕으로 시작해 15소년 표류기로 끝나는 경우 : ......씨바 나랑 지금 장난하냐?

리바이어스는 말하고 자시고도 없이 저 위에서 가장 최악의 케이스인 4번에 속한다. 전문용어로는 용두사미(....)
파리대왕이 되려고 숨차게 질주하다 뜬금없이 몸 빙글 돌려 반대 방향을 향해 다이빙을 한 케이스랄까. 어이가 없어서 정말...;

受를 찍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의 크리에이터에 대한 평가 기준도 아주 간단하다. 얼마나 X고집이 투철하냐에 달려 있다.
내가 한국 드라마라면 발 여럿 달린 벌레 보듯 하는 것은 그 자들이 시청자의 아우성에 너무나 쉽사리 휩쓸려 가기 때문이며 와츠키한테서 정 떼다 떼다 못해 아주 대놓고 경멸하는 것도 그넘이 걸핏하면 이건 인기 없어요 징징징 하기 때문이다. 일단 팔아먹어야 하므로 어느 정도 타협은 필수라 한들 그래도 바위처럼 주지르고 앉아 니들은 떠들어라, 죽으면 죽었지 이건 양보 못하겠다는 최후의 마지노선은 있어야 한다. 그러다 세기에 남을 걸작이 되건 막장이 되건 그건 크리에이터 본인 책임이고, 하여간 크리에이터는, 다시 말해 예술가는 쫀심의 덩어리이자 오만하고 냉혹하고 무자비하고 꼴통이고 달콤한 것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 따윈 콧방귀로 무시해야 한다는 게 S의 지론이다. 소비자가 못 견디고 떨어져나가느냐 욕을 처바르고 피눈물 뽑으면서도 그 방향으로 따라가느냐에서 크리에이터의 역량이 갈리는 거고.
내가 그래서 소라치를 높이 평가한다. 독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꼬랑지를 흔들지 않는 점이 아주 제대로 이상적이거든. 그리고 씨바 망할 놈의 소라치 쉐이라 다글다글 욕하면서도 쫓아가 줄 수밖에 없거든... orz

한 바퀴 돌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렇다. 리바이어스는 정말로 시대의 기작이 될 뻔했던 작품이었다. 거기서 눈 질끈 감고 바이탈 가더를 뽀각냈으면, 코우지가 끝까지 무력했으면, 아무도 구원받지 못하고 끝났더라면 저패니메이션 명예의 전당에 영원히 남았으리라. 그런데 막판에 도시 누구의 마음이 약해졌던가. 서어어어얼마 다 살리고 잘살아보세얼싸좋다외우주를향해GOGOGO의 <모험왕 코우지>(...)가 될 줄이야! 대체 언놈이야? 언놈이 막판에 타협했어!?
그래서 지금도 리바이어스라면 아주 이가 박박 갈린다. 리바이어스의 결말은 크리에이터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최악의 형태의 타락이었다. 대중적인 요구에 대한 영합 내지는 굴복. 그 핵심 인물 중의 하나는 쿠로다 요스케였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더블오를 진실로 피 칵 토할 물건으로 만들려면 막판에 마음 독하게 잡숫고 피 뒤집어쓴 건담 마이스터 4인조는 물론이요 셀레스티얼 비잉 전체가 위아더월드의 희생 제단 위에 제.발.로. 올라가 휘발유 끼얹고 불을 싸질러버려야 한다. 이 짓만 다 끝나면 천벌이든 뭐든 달게 받겠다는 록선생 대사 보면 제작진도 필경 그걸 알고 있다. 그런데 이미 한 번 달콤한 해피엔딩이라는 대중적인 요구에 무릎 꿇고 납작 엎드려 본 경험 있는 각본가와 시장에 영합하다가 대단한 작품 하나 제대로 말아먹어 본 경력 있는 감독이라 그쪽으로 앞뒤 안 가리고 일직선으로 갈 수 있을지 무진장 걱정된단 말이지 (식은땀)

....진짜 도플갱어 클리셰 끌고 오면 한국 아침 드라마에서 미드로 방향 바꿨냐고 돌 던질 테다. 씨바 죽이려면 막판에 자폭쇼 하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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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린 2008/03/15 22:36
님...... 그냥 저랑 껴안고 울어요...... ㅠㅠ
그 창백하도록 하이얀 켈트 청년(야!!;;;)이 오나전 공사판 십장 말투로다가 쎈 척, 형님 가오 잡을 때마다 ㅎㅇㅎㅇ 옵화때문에 이 애니봐요 <-이랬단 말입니다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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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8/03/16 01:15
우와아아아앙 리린 니이이이이임 T.T
전 제대로 눈도장 찍은지 2주도 안 됐다고요 그 창백하도록 하얀 켈트 청년(....)이 애들 뒤 쫓아댕기면서 형님 노릇 할 적마다 엄머나 건담에서 이렇게 괜찮은 남자가? 좀 오랜만에 제대로 된 남자 찍었네? 라고 좋아했더니 이게 웬일입니까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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