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변함없이 훈훈 모드 발동 중 - territory by 쿠즈우

Banishing from Heaven | 2008/04/06 07:36

은혼의 새 OP ED에 뼛골까지 발렸다.
하지만 남자의 질투에 굴하지 않으련다. 긴히지와는 분야가 다르다고 완전히 다르단 말야 (툴툴툴툴툴툴)

다른 이들이 세츠나를 '아이'로 먼저 인식하고 이후 '동지'로 받아들인 데 비해 큰형님은 세츠나를 처음부터 '동지'로 인식하고 그럼에도 '아이'인 걸로 봤다고 하셨던 분이 누구셨던가. 진짜로 그 말에 뻑 갔었다. 뜻을 같이하는 <동지>, 그러나 내가 챙기고 아껴줘야 할 <아이>. 이 얼핏 모순되어 보이는 두 가지가 대립항이 아닌 공존항으로 존재했던, 애가 죽어라 냉랭하게 굴어도 뻗대도 노골적으로 귀찮아 해도 결코 꺾이지 않고 꼬꼬마를 애지중지하며 돌봤을 큰형님을 생각하면 테스토스테론아드레날린 수치가 불끈 치솟는다. 그런 가벼운 눈송이 같은 게 쌓이고 쌓여서 결국 23화 마지막 이후의 세츠나가 되었으니, 더더욱.

기실 내 즘생같은 로망 중의 하나는 자청해서 츠나의 가정교사질까지 떠맡는 록형인데 다만 구현하기에 좀 문제가 있는 것이, 일고여덟 살 때부터 전장에서, 더구나 무려 테러조직 일원으로 진진하게 굴렀던 꼬꼬마가 의무 교육 무시기와는 천만 광년쯤 동떨어진 삶을 살았을 건 불보듯 뻔하지만 그렇다고 설마 완전히 깜깜한 상태로 마이스터즈에 합류하지는 않았을 거 아닌가. 아니 사실 그러면 안되지; 셀레스티얼 비잉에 귀의한 시기와 베다에게 건담 마이스터로 간택선택된 시기 사이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기준치를 클리어했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상상할 수밖에 없지만 고도로 발달한 테크놀로지의 총집결인 건담을 맡길 애를 고르는 과정에서 CB가 좀 심하게 괴상한 조직이기로서니 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았을 리는 없는 노릇이다. 미스릴에도 훈련 캠프가 있는데 말이지. 따라서 공용어(영어)와 MS 조종 기술, 수학 물리학 기계공학 등등의 MS 이론, 기타 비밀결사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잡다한 지식은 총망라해서 머릿속에 우겨넣고 왔을 것이다. 이퀄 츠나가 가정교사를 용인할 만큼 기쓰고 배워야 할 일은 합류 시점 이후로는 더 이상 없다는 얘기가 된다. 역시 세상 만만치 않다.
하지만 조개처럼 입 다물고 무심 내지 심드렁한 얼굴로 그러나 진지하게 교재와 격투하고 있는 꼬꼬마와 그 옆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며 때때로 이것저것 참견하는 큰형님이란 구도가 죽도록 아까우므로 동인신께서 하사하옵신 부패한 뇌세포를 360도 데굴데굴 굴려본 결과 엑시아와 상관없는 분야에는 털끝만한 관심도 보이지 않는 츠나에게, 남들은 숙제로 낑낑댈 나이에 학교는커녕 손에 본격적으로 피 묻힐 일 예비하고 있는 애가 안쓰러워서 아는 것이 힘이란 말도 있잖아 알아둬서 손해 볼 일은 없대도 두고 봐라 언젠가는 예기치 못한 데서 도움이 된다니까 내기할래? 어쩌고저쩌고 심지어는 스메라기 씨 원조 받아 엑시아로 꼬셔가면서 또래들이 학교에서 배울 과정을 줄줄이 주입하는 록선생을 마음속에 그려보고 대책없이 얼굴이 풀렸다. 어차피 냅둬도 2기에선 뒤지게 굴려질 텐데 동인녀 망상질에서만이라도 좀 훈훈따땃하면 어떠랴.
오늘도 '성불구와 불감증의 애정에 바보가 붙인 그 이름'(from 비어스 영감탱. 원문 봤더니 성별 명기가 없더라. 번역자아아아아아아!! 애정이라면 무조건 남녀간이냐 이 파시스트 이성애자 같으니!!!) 플라토닉의 길을 충실히 가고 있다. 네놈들이 조낸 금욕적으로 굴어도 행복 운운 말만 들어도 천리만리 밖으로 도망가더라도 발기부전이라 해도 내 꺾일 것 같으냐 흥 쳇 핏 <- 비뚤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살벌하기 짝이 없는 쯔우 님의 <잊지 말라 살육자여(忘れるな殺戮者よ)>를 잠시 미뤄두고 몹시 사모하는 쿠즈우(葛生, 사이트 명 thuas sa spéir) 님의 훈훈한 SS를 잽싸게 납치하였다. 배째고 등딸 각오와 문제 되면 싹싹 지워버릴 의사만은 여전히 확고하다.
번역 질에 대한 태클? 1만 2천 년 전부터 안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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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린 2008/04/07 17:46
사실 엑시아랑 뒤나미스의 차이부터가 꽤 훈늉한 설정이죠. 근접전의 엑시아와 원거리 저격형 뒤나미스..... 세츠나 본인은 나 건드리지 말라는 둥 버럭대지만 엑시아는 건드려지고 또 건드리는 기체 아니겠습니까. 비벼대며 까지고 다시 고치고 그러면서 살아남는 게 차암 주인공 기체스럽고 말이죠(뭐 액션이 화려하단 대.단.히. 중요한 요소도.....) 그에비해 록횽은 붙임성 그나마 풍부한 어른 남자로 보입니다만 타고 있는 기체부터가 <가까이 오기 전에> 몽땅 쏴서 제껴버리는 저격형....... 진짜 넘사벽 갖고있었던 건 누굴까로 파고들면 끝이 없죠 네.

.....쓰신 분, 여러모로 강자심(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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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8/04/07 20:15
저 분이 좀 심하게 강자십니다(먼 눈)

리린 님 그걸 깔끔히 짚고 넘어가시면 무지 아픕니다. 안 그래도 모님이 지적하신 바가 있죠. 아가들 3인조는 대놓고 사회부적응자라 차라리 치료할 방도나 있지 형님같이 제 문제 교묘히 감추는 데 이골난 인간은 손쓸 도리가 없다고요;
츠나는 지금이야 접촉기피증이지만 결국엔 제가 한 몸처럼 여기는 엑시아처럼 부대끼고 깨지고 맞고 때리고 치고 처날리고 성장통 매우 요란하게 겪어가면서 앞으로 전진하게 되겠죠. 정작 형님이 선 딱 긋고 접근하는 놈 몽땅 격추시키는 사이에요 orz
그 사람 내부에 도사린 거 주데카와 엘리시온 가로막는 통곡의 벽이라니까요... 황금성투사 12명이 달라붙어야 깨질까 말까 한다니까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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