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스냥의 저주가 성취될 판인지라 허옇게 질리고 있는 S입니다. 야 이것아 그러게 말이 씨 된다고 옛 성현들도 말씀하셨잖아 이를 어쩔겨 (쳐운다)
목하의 애청곡은 Clannad의 An Mhaighdean Mhara와 Celtic Woman의 Scarborough Fair, 덤으로 리치 블랙모어의 Scarborough Fair 기타 연주 버전. 뭐지 이 섬나라 범벅은.
심장이 하루에도 수백 번씩 덜컹거리는 참에 워밍업+치유계로 선택한 물건이 언제나 신세지는 센쥬(センジュ, 사이트명 brute) 님의 <그러니 이건 아마도 실수(だから多分これは間違い)>인 시점에서 이미 글렀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다. 늘 하는 말이지만 문제 되면 싹 다 지워버릴 예정이고, 질은... 따지시면 슬픕니다.
(주인장은 원더풀 라이프부터 부활시켜라 우우 우우)
...and less.
그러니 이건 아마도 실수
「우선 케이크면 되겠지?」
뜬금없이 그런 말이 나와, 세츠나는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록온을 한동안 보고만 있었다. 록온은 묘하게 즐거워 보였고, 세츠나가 무슨 대답을 하건 그걸로 밀고 나갈 작정인 듯 또다시 말했다.
「그러니까, 케이크」
「──뭐가」
「생일」
록온으로서는 그 이상의 설명은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케이크. 단어가 환기시키는 이미지가 너무나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어, 도무지 그림조차 그려지지 않은 채로 자연히 얼굴을 찌푸렸다.
「……먹을 수만 있다면」
「지금 무지 실례되는 발언이었거든요!?」
「네가 만드나?」
얼결에 입에서 나온 말은 정도 이상으로 뜻밖이라는 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재미있는지 록온은 소리를 내어 웃었다.
「무인도에서 뭘 더 어쩌라고! 그야, 정 뭐하면 사러 갈 수도 있지만」
「……귀찮아」
「나도 귀찮아. 뭐, 너무 기대하진 마라. 초보자가 만들어 봤자지」
어깨를 짐짓 으쓱여 보이긴 해도, 록온은 적어도 세츠나보다는 요리를 한다. 세츠나가 손 놓고 하지 않으려 드는 탓도 있었지만, 부엌에 서는 빈도는 세츠나보다 월등히 높았다. 분명 프로급의 솜씨는 결코 아니었으나 최소한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는 실패작을 얻어먹은 일은 없었던 것 같다. 각지를 전전하는 만큼 그 정도의 잔재주는 무던히 부리게 되었으리라.
문득 언젠가 같은 탁자 위에 있었던 접시의 색깔을 떠올리고, 기억 속에서 접시 위에 얹힌 음식을 더듬어 찾았다. 기억력은 괜찮은 축에 속했다. 구석구석을 탐색한 끝에, 마침내 한 조각 달콤한 기억에 이르렀다.
「──애플파이」
「응?」
「애플파이. 네가 만든」
「우와, 용케 안 잊었네」
록온이 쓰게 웃었다.
언제였던가, 사과만 줄창 우물거리다 웃음을 산 일이 있었다. 본디 사과는 좋아할 뿐더러 영양가도 높으므로 웃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바로 그 다음 주였던가──아아, 토요일이었지, 반사적으로 떠올렸다──이 남자가 만들어 주었다. 기억하고 있다. 애플파이였다.
「진짜 사과라면 죽고 못 산다니까」
록온이 쿡쿡 웃었다.
「이럴 땐 좀 더 케이크에 가까운 메뉴를 요구하는 게 보통 아냐?」
「안 되나」
「아니, 덕분에 살았어. 솔직히 자신은 없었거든. 애플파이라면야, 한 번 해봤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록온은 의자를 뒤로 밀고 일어났다. 세츠나는 앉은 채로 록온을 올려보았다.
「지금부터?」
「그야, 네 생일이잖아」
「그래」
「네 발상을 미리 읽고 앞질러서 준비했다가 짠하고 내놓을 만큼 내가 유능하질 못해요」
어깨를 으쓱하고 잠깐만 기다리라면서 자리를 뜨려는 남자를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생일」
「응. ──웃, 설마 오늘이 아니었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말이?」
「아니」
세츠나는 고개를 젓고 록온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답을 찾으려는 듯이 주위를 돌아보고──하지만 물론 그곳에 답이 있을 리도 없어서──별 수 없이 다시금 록온에게 눈길을 돌린 후 입을 열었다.
「생일을 축하할 생각이지」
「꼭 말로 해야 아냐」
「그럼, 무얼 줄 건데?」
「──하아?」
록온은 어안이벙벙한 얼굴로 세츠나의 시선을 되받았다. 이러고도 여즉 눈치를 못 챘을 리가──스스로도 이유를 모를 짜증을 느끼면서 세츠나는 재차 말했다.
「무얼 줄 거냐고 물었다. 생일에는 그러는 법이라고 들었어」
「누구한테」
「아는 사람에게」
정확히는 열올려 그리 주장하던 이웃집의 손님이었다. 문 옆에서 소리 높여 외쳐대는 말을 들었다. 보답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성가셨지만, 그를 인정하는 호의와, 인정을 받은 후의 기쁜 듯한 웃음소리에, 묘하게도 가슴 속 깊은 곳에 열기와 흡사한 것이 남았다.
무언가를 요구해도 좋은 날임을, 알았다.
「에─또, 애플파이」
록온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도 그 말인가. 세츠나는 심장 부근이 싸늘히 식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다시 한 번 말했다.
「그게 아니야」
「저 말이다, 안 하던 녀석이 웬일로 떼까지 다 써서 이 형님 나름대로 감동했지만, 내가 유능하질 못해서 준비가 안됐대도. 여긴 가게도 없고」
「새것은 필요없어」
「그럼,」
「네 물건이면 돼」
그리 말하고, 록온을 똑바로 보았다.
록온은 한동안,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세츠나를 주시했다. 혐오, 경악, 그러한 이름이 있는 표정을 보였더라면 세츠나도 무슨 말이든 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철없는 어린아이가 하듯 발을 구르며 떼를 쓸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세츠나에게는 무엇도 보이지 않아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똑같이 드러내지 않는 도리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이 남자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세츠나에게 무엇 하나 남기지 않는다. 형태가 있는 것을 세츠나의 곁에 남기려 하지 않는다.
그가 있다는 확신조차도.
무엇 하나.
「──있지」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로 록온은 말했다. 말하고 나서야 감정이 실리지 않았음을 깨닫고, 스스로도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그리고는, 살며시 웃어보이고, 세츠나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런 말은, 예쁜 여자애한테 하라구」
「변함은 없어」
세츠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 어떻게 되건 변함은 없어. 지금은 너야, 록온」
「나, 살짝 상처입었는데요」
「알 바 아냐」
「헉 넘해」
록온은 천장을 한 번 올려다보고, 세츠나의 머리에 얹은 손으로 머리카락을 헤집다시피 쓰다듬고는 가볍게 퐁 두드리며 웃었다.
「미안해」
눈을 가늘게 좁히면서 말했다.
「너한테 줄 수 있는 게 없어. 내가 가진 건 하나도 내 게 아니고, 내가 가졌던 건 모두 다른 사람에게 주어버렸거든. 지금 내가 가진 건 다른 사람을 위한 거지, 날 위한 게 아니야」
「록온,」
「넌 보기보다 뒤끝이 엄청나게 길잖아」
록온이 웃었다.
「뭘 주어도 평생 소중하게 보듬고 가겠지. 그런 점에서 나랑 많이 닮았어. 그래서 하는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웃어보였다.
「네게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려 해. 먹고 나면 바로 잊어버릴 만한 게, 사실은 제일이야」
이걸 축하라고 썼냐 나.
둘만의 저녁식사 타임은 늘 그렇듯 말없이 흘러갔다. 차이점이라면 접시가 몇 개 늘어나고, 탁자 한가운데에 애플파이가 담긴 커다란 접시가 남았다는 정도였다. 본격적인 파티는 우주에서 하자면서 록온은 웃었다. 그 편이 한결 떠들썩하고 즐거울 거라면서.
「아, 잠깐」
자리를 뜨려는 세츠나에게 록온은 작은 애플파이 조각을 접시에 얹어 건넸다.
「여기 밤참. 나머진 내일 아침 대신으로 때우고──둘이 먹기엔 좀 많았나. 알렐루야랑 티에리아도 부를 걸 그랬다」
「됐어」
「정대가리 없긴. 오늘은 얼른 자」
「아아」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돌아갔다. 록온은 식기와 조리용구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세츠나는 거기엔 간섭하지 않았다. 개인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접시는 탁자에 내려놓은 후 사이드테이블에 던져둔 책을 들고 돌아왔다. 읽다 만 논문은 그닥 흥미로운 내용도 아니었지만, 한 번 손을 대면 끝까지 읽지 않고서야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질이었다.
책갈피를 찾아 페이지를 펴고, 왼손으로 애플파이를 집어 입속에 넣었을 때──위화감을 느꼈다.
「──,」
책을 탁자에 엎고 한참 입속에서 이리저리 굴린 끝에 문제의 물건을 손바닥에 뱉어냈다. 새의 모양을 본뜬 자그마한 메다이유가 독서 스탠드의 빛을 받아 조용히 반짝이고 있었다.
개길 거면 아예 끝까지 주지를 말던가! (버럭)
요즘 큰형님을 닥닥 굴리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그런데 왜 떠오르는 네타는 전부 꼬꼬마 갈구기일꼬... OTL
(미안해 무능한 눈화라서 ㅠ.ㅠ)
그러니 이건 아마도 실수
「우선 케이크면 되겠지?」
뜬금없이 그런 말이 나와, 세츠나는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록온을 한동안 보고만 있었다. 록온은 묘하게 즐거워 보였고, 세츠나가 무슨 대답을 하건 그걸로 밀고 나갈 작정인 듯 또다시 말했다.
「그러니까, 케이크」
「──뭐가」
「생일」
록온으로서는 그 이상의 설명은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케이크. 단어가 환기시키는 이미지가 너무나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어, 도무지 그림조차 그려지지 않은 채로 자연히 얼굴을 찌푸렸다.
「……먹을 수만 있다면」
「지금 무지 실례되는 발언이었거든요!?」
「네가 만드나?」
얼결에 입에서 나온 말은 정도 이상으로 뜻밖이라는 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재미있는지 록온은 소리를 내어 웃었다.
「무인도에서 뭘 더 어쩌라고! 그야, 정 뭐하면 사러 갈 수도 있지만」
「……귀찮아」
「나도 귀찮아. 뭐, 너무 기대하진 마라. 초보자가 만들어 봤자지」
어깨를 짐짓 으쓱여 보이긴 해도, 록온은 적어도 세츠나보다는 요리를 한다. 세츠나가 손 놓고 하지 않으려 드는 탓도 있었지만, 부엌에 서는 빈도는 세츠나보다 월등히 높았다. 분명 프로급의 솜씨는 결코 아니었으나 최소한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는 실패작을 얻어먹은 일은 없었던 것 같다. 각지를 전전하는 만큼 그 정도의 잔재주는 무던히 부리게 되었으리라.
문득 언젠가 같은 탁자 위에 있었던 접시의 색깔을 떠올리고, 기억 속에서 접시 위에 얹힌 음식을 더듬어 찾았다. 기억력은 괜찮은 축에 속했다. 구석구석을 탐색한 끝에, 마침내 한 조각 달콤한 기억에 이르렀다.
「──애플파이」
「응?」
「애플파이. 네가 만든」
「우와, 용케 안 잊었네」
록온이 쓰게 웃었다.
언제였던가, 사과만 줄창 우물거리다 웃음을 산 일이 있었다. 본디 사과는 좋아할 뿐더러 영양가도 높으므로 웃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바로 그 다음 주였던가──아아, 토요일이었지, 반사적으로 떠올렸다──이 남자가 만들어 주었다. 기억하고 있다. 애플파이였다.
「진짜 사과라면 죽고 못 산다니까」
록온이 쿡쿡 웃었다.
「이럴 땐 좀 더 케이크에 가까운 메뉴를 요구하는 게 보통 아냐?」
「안 되나」
「아니, 덕분에 살았어. 솔직히 자신은 없었거든. 애플파이라면야, 한 번 해봤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록온은 의자를 뒤로 밀고 일어났다. 세츠나는 앉은 채로 록온을 올려보았다.
「지금부터?」
「그야, 네 생일이잖아」
「그래」
「네 발상을 미리 읽고 앞질러서 준비했다가 짠하고 내놓을 만큼 내가 유능하질 못해요」
어깨를 으쓱하고 잠깐만 기다리라면서 자리를 뜨려는 남자를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생일」
「응. ──웃, 설마 오늘이 아니었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말이?」
「아니」
세츠나는 고개를 젓고 록온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답을 찾으려는 듯이 주위를 돌아보고──하지만 물론 그곳에 답이 있을 리도 없어서──별 수 없이 다시금 록온에게 눈길을 돌린 후 입을 열었다.
「생일을 축하할 생각이지」
「꼭 말로 해야 아냐」
「그럼, 무얼 줄 건데?」
「──하아?」
록온은 어안이벙벙한 얼굴로 세츠나의 시선을 되받았다. 이러고도 여즉 눈치를 못 챘을 리가──스스로도 이유를 모를 짜증을 느끼면서 세츠나는 재차 말했다.
「무얼 줄 거냐고 물었다. 생일에는 그러는 법이라고 들었어」
「누구한테」
「아는 사람에게」
정확히는 열올려 그리 주장하던 이웃집의 손님이었다. 문 옆에서 소리 높여 외쳐대는 말을 들었다. 보답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성가셨지만, 그를 인정하는 호의와, 인정을 받은 후의 기쁜 듯한 웃음소리에, 묘하게도 가슴 속 깊은 곳에 열기와 흡사한 것이 남았다.
무언가를 요구해도 좋은 날임을, 알았다.
「에─또, 애플파이」
록온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도 그 말인가. 세츠나는 심장 부근이 싸늘히 식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다시 한 번 말했다.
「그게 아니야」
「저 말이다, 안 하던 녀석이 웬일로 떼까지 다 써서 이 형님 나름대로 감동했지만, 내가 유능하질 못해서 준비가 안됐대도. 여긴 가게도 없고」
「새것은 필요없어」
「그럼,」
「네 물건이면 돼」
그리 말하고, 록온을 똑바로 보았다.
록온은 한동안,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세츠나를 주시했다. 혐오, 경악, 그러한 이름이 있는 표정을 보였더라면 세츠나도 무슨 말이든 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철없는 어린아이가 하듯 발을 구르며 떼를 쓸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세츠나에게는 무엇도 보이지 않아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똑같이 드러내지 않는 도리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이 남자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세츠나에게 무엇 하나 남기지 않는다. 형태가 있는 것을 세츠나의 곁에 남기려 하지 않는다.
그가 있다는 확신조차도.
무엇 하나.
「──있지」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로 록온은 말했다. 말하고 나서야 감정이 실리지 않았음을 깨닫고, 스스로도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그리고는, 살며시 웃어보이고, 세츠나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런 말은, 예쁜 여자애한테 하라구」
「변함은 없어」
세츠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 어떻게 되건 변함은 없어. 지금은 너야, 록온」
「나, 살짝 상처입었는데요」
「알 바 아냐」
「헉 넘해」
록온은 천장을 한 번 올려다보고, 세츠나의 머리에 얹은 손으로 머리카락을 헤집다시피 쓰다듬고는 가볍게 퐁 두드리며 웃었다.
「미안해」
눈을 가늘게 좁히면서 말했다.
「너한테 줄 수 있는 게 없어. 내가 가진 건 하나도 내 게 아니고, 내가 가졌던 건 모두 다른 사람에게 주어버렸거든. 지금 내가 가진 건 다른 사람을 위한 거지, 날 위한 게 아니야」
「록온,」
「넌 보기보다 뒤끝이 엄청나게 길잖아」
록온이 웃었다.
「뭘 주어도 평생 소중하게 보듬고 가겠지. 그런 점에서 나랑 많이 닮았어. 그래서 하는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웃어보였다.
「네게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려 해. 먹고 나면 바로 잊어버릴 만한 게, 사실은 제일이야」
이걸 축하라고 썼냐 나.
둘만의 저녁식사 타임은 늘 그렇듯 말없이 흘러갔다. 차이점이라면 접시가 몇 개 늘어나고, 탁자 한가운데에 애플파이가 담긴 커다란 접시가 남았다는 정도였다. 본격적인 파티는 우주에서 하자면서 록온은 웃었다. 그 편이 한결 떠들썩하고 즐거울 거라면서.
「아, 잠깐」
자리를 뜨려는 세츠나에게 록온은 작은 애플파이 조각을 접시에 얹어 건넸다.
「여기 밤참. 나머진 내일 아침 대신으로 때우고──둘이 먹기엔 좀 많았나. 알렐루야랑 티에리아도 부를 걸 그랬다」
「됐어」
「정대가리 없긴. 오늘은 얼른 자」
「아아」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돌아갔다. 록온은 식기와 조리용구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세츠나는 거기엔 간섭하지 않았다. 개인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접시는 탁자에 내려놓은 후 사이드테이블에 던져둔 책을 들고 돌아왔다. 읽다 만 논문은 그닥 흥미로운 내용도 아니었지만, 한 번 손을 대면 끝까지 읽지 않고서야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질이었다.
책갈피를 찾아 페이지를 펴고, 왼손으로 애플파이를 집어 입속에 넣었을 때──위화감을 느꼈다.
「──,」
책을 탁자에 엎고 한참 입속에서 이리저리 굴린 끝에 문제의 물건을 손바닥에 뱉어냈다. 새의 모양을 본뜬 자그마한 메다이유가 독서 스탠드의 빛을 받아 조용히 반짝이고 있었다.
개길 거면 아예 끝까지 주지를 말던가! (버럭)
요즘 큰형님을 닥닥 굴리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그런데 왜 떠오르는 네타는 전부 꼬꼬마 갈구기일꼬... OTL
(미안해 무능한 눈화라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