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괴한 망상.

Banishing from Heaven | 2008/05/14 12:43

1. 내가 아우다 아부 타이에 알렐이를 캐스팅한 건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비중 있는 인물에 키 크고 당당한 체구의 사막 최고 전사였다니 비주얼적으로 알렐이가 딱이겠다 여겼을 뿐이었다. 헌데 어젯밤 <지혜의 일곱 기둥>을 슥슥 뒤지다 내 정신은 그만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말았어요... 어흑흑.
순전히 기억에만 의존했으므로 문장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취지는 그대로임을 내 맹세라도 하겠음.

'아우다 아부 타이는 입을 간수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늘 친구들을 상처입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이익에도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
(= 즉, 공기를 읽지 못하고 분위기를 파악 못했다;)

'아우다 아부 타이는 때때로 마치 악령에라도 들린 듯 혼잣말을 하곤 했다.'
(= .............당신 안에는 하우다 아부 타이라도 있나염!!!)

엄머나 이를 어째 계시였나 봐요 알렐아 이놈아아아아아아아 OTL


2. 알렐이가 러시아계 중국인이라는 소식에 뻑 갔음. 이런 줸장 슬라브의 꿀쩍한 기질 플러스 뙤놈의 대륙 기상이라니 넌 대체 뭐하는 캐릭터냐
주인공급 인종만으로 사람 능히 발라버리는 물건은 이 바닥 십여 년에 난생 처음이다. 쿠르드(꼬꼬마), 켈트(록횽), 슬라브(알렐), 파티마(티에링). (.....엉?)

헌데 슬라브라면 뭐 생각나는 넘 없으신지 여러분.
그렇다 아스테 님의 명언. '알렐루야의 코스튬, overcome을 연상시킨다'.



기왕이면 오래오래 두고 보려고 가져온 제다이 마스터 알렉세이 야구딘.
아니나다를까 니코니코 물건이었다. 변태들 같으니. (섬나라 넘을 법적으로 금하시오 왈왈왈왈)

이리하여 오밤중에 눈이 휘딱 돈 S가 알렐루야=알렉세이=합티즘의 쇼트 프로그램이 보고 싶노라 왈왈컹컹댈제 함께 어울려주시던 토끼 님의 무심한 듯 쉬크한 한 마디가 혼자 빙판 위를 날고 있던 이년을 여지없이 패배시켰다.
"그런데 헤어스타일은 오히려 제냐 아닌가요?"

제냐?
제냐!!!!!

제냐 하면 바로 따라오는 건 금빤쓰와 Sex Bomb 그렇다 정장과 수염이 아름다운 마자르의 바이올리니스트 에드빈 마르톤!


후반의 멋지게 양손으로 머리 휘릭 쓸어올리는 제냐가 촘 심하게 25화 알렐이라 한 번 거하게 뿜어주고;;;;
자 그럼 여기 주인장 아실 만큼 아시는 분들은 도대체 무슨 망상이 S의 가슴을 오갔는지 금세 깨달으시리라. 난 쉬운 여자다(....엉?)

러시아의 촉망받는 피겨 신예 알렐루야=예브게니=합티즘, 점프는 열라 불안하지만 시베리아 벌판을 뛰노는 마르티즈(...)를 떠올리며 광기의 스핀을 도는 그에게는 캐안습한 비밀이 한 가지 있었으니 186cm 76kg의 조낸 훈늉한 등빨과 훈남황금비율로 실은 소심쟁이 무대공포증이라는 것이었다(...). 비록 홀로 연습할 때는 연기가 환상이나 수천 수만 관중의 시선을 모으는 아레나에 오르는 즉시 심신 모두가 바람 빠진 풍선마냥 쪼그라드니 이를 대체 어찌하랴. 소심이 화근되어 큰 대회를 두 차례나 말아먹은 후 벌써 4년째 보모인격 교대인격 할렐루야가 별 수 없이 모든 대회를 대신 뛰고 있는 줄은 사실? 응, 사실. 허나 교대인격이라 한들 아가 다르고 어가 다르며 취향이 딴판이니 연기 해석과 표현 방식도 자연 다른지라 이건 이거대로 뇌내 천일전쟁이 끊일 날이 없는 줄도 사실? 응, 그도 사실(...). "엉엉 할렐루야 그게 아니라구 했잖아 ㅠ.ㅠ" "불만 있음 니가 직접 해 씨댕아 -_-+++" 팔자에도 기재 안 된 애보기에 할렐루야의 스트레스 수치만 날로 날로 기록을 갱신하는 가운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고도 마냥 우울하기만 한 이 천상 슬라브 청년은 그러나 스무 살 생일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스폰서 왕류밍이 참석한 파티에서 신진 바이올리니스트 록온=에드빈=스트라토스를 소개시켜 준 것이다.

붉은 기가 도는 갈색의 고수머리, (감독 공인의) 비취빛 눈동자, 설화석고 저리 가랄 하얀 얼굴, 차분하고도 상냥한 미소. 알렐루야의 뇌리에서 벼락 쇼크와 더불어 바로 메아리치는 바흐의 오라토리오 메시아(90데시벨)! 할-렐루야! 할─렐루야! 아아 동성이면 어떻고 연상이면 어떻단 말인가! 그는 그토록 아름다운데! 뽀샤시한 켈트 미인인데! 오 젠장 이게 바로 운명인가요 어머니 지난 여름 계곡에 떨군 내 제정신은 어찌 됐나효...! 머릿속에서 반신이 씨팔놈의 핑크 좀 지우라고 고함을 지르거나 말거나 스스럼없이 웃는 록온에게 당신의 음악에 맞춰 추고 싶어요, 불과 그 말 하기가 뭐 그리 어려워 시뻘개진 얼굴로 미칠듯이 버벅대던 알렐루야는 그예 거하게 삑사리를 내고 말았으니...!

"다, 당신 안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어어억... 쪽팔려라.

과연 알렐루야는 사랑의 힘(...)으로 소심증을 극복하고 온전한 알렐루야 합티즘으로서 빙판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덤으로 프라이빗에서도 록온을 넘어뜨릴 수 있을 것인가? 활 끝에서 황홀한 선율을 창조하는 켈트의 바이올리니스트와 음악에 맞추어 신들린 듯 빙판을 누비는 슬라브의 피겨 스케이터가 엮어내는 감동과 열폭(...)의 대서사시, <빙상의 마르티즈>! 7월 개봉 박두!! (왱알왱알)


....죄송합니다. 개봉 안 합니다.
(패러렐 좀 그만해 이년아;)

덤. 실은 패션 센스와 빙구 기질은 랑비엘(후다닥)


3. 예이츠, 브레히트, 도스토예프스키, 베르디, 딜런 토머스, 로치, 고바디, 로렌스, 그리고 이젠 야구딘에 플루셴코에 마르톤까지(덤으로 나열하기조차 두려운 수많은 그룹과 가수들까지), 더블오 파다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에라이 가는 데까지 가는 거죠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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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린 2008/05/14 18:13
....그리고 저 아름다운 바이올리니스트는 입 여는 순간 되직한 오야지 말투를 쓰며 연애방벽을 (자각도 못한 채) 마구 치고 말이죠?(데굴데굴탕탕탕)

즈이들 이러다가 10월되면 알아서 탈탈 털리고 말려진 오징어들이 되어 2기 임팩트 하나도 안 신선하네 뭐 그따구 소리나 하게되는 거 아닐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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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8/05/15 17:49
이미 콩깍지가 삼십 겹 끼인 눈과 귀에는 그 되직한 오야지 말투도 상큼한 매력일 뿐이어요. 연애방벽? 자고로 남자는 상대가 튕기면 튕길수록 가열차게 불타오르는 법...! 하하하 가라 알렐! <-

쉿, 쉿, 쉿! 가능성이 너무 있는 암담한 예언은 하지 않으시는 게 숩니다! ...그치만 또 저 콤비라면 우리 모두의 예상을 위쪽으로 45도 엇나가게 폭진해 줄 것 같다는 생각도 막 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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