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모 님 앤-드 T모 님과 광란과 열폭의 여덟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귀환해 뻗어버렸던 S입니다. 못 오셨던 L모 님 나빠염. 흑흑. (몸은 좀 괜찮으신지?)
다음 번엔 L모 님도 함께 하시어 또 뵐 수 있으면 무지 좋겠습니다 >_< 시, 신세도 져 버렸고...;;;
마녀님들과 캐발려가며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감상했던 바 등장은 강렬하게 해놓고 뒤로 갈수록 공기남이 되어가는 아우다에게서 알렐이의 짙은 그림자를 느끼고 눈물지었다. 역시 동인신의 계시 맞았나벼...! 그치만 실제 역사에서 처음부터 아카바 원정에 동행한 사람도 대책없이 사막을 되짚어 간 로렌스 회수하러 간 사람도 다 아우다 아부 타이였단 말이야 아무래도 샤리프 오라버니의 미모가 좀 심하게 강렬해서 OTL 그래 그래 이 눈화가 가진 재주 다 동원해 덕 좀 보게 해주마 알렐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2편은 진행이 안 되고 있다. 내가 문재도 없는 주제에 캐릭터 해석에는 되게 집착하는 인간이라 티에링이 너무 어려워요... orz
한국어 감각을 되살린다는 핑계 플러스 하도 창작이 안 되어 홧김에 마이 호프 마이 프레셔스 센쥬(センジュ, 사이트명 brute) 님께 또 신세를 졌다. 허구헌날 츠나만 찔렀으니 이번은 알렐이의 턴. <All About My Monster> 나갑니다. 늘 그렇듯이 질을 신뢰하시면 몸둘 바 모르겠고, 문제가 되면 싹싹 지워 없애버릴 예정.
허나 님은 원더풀 라이프부터 냉큼 복구시켜라아아아아아... (얼레 이 비명 지난 번에도 지르지 않았던가?)
...and less.
All about My Monster
「흐응」
시종일관 귀 기울여 잘 들은 후에, 록온이 한 말은 그것뿐이었다.
거기서 끝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으므로, 알렐루야는 얌전히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정작 록온은 아무렇지도 않게 탁자에 둔 머그컵을 도로 집어들었고, 다시 입술을 대기 전에 알렐루야는 당황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뭔가 더 없나요?」
「엉?」
록온은 눈을 깜박거리고, 차분한 손놀림으로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미처 다 식지 않았는지 얼굴을 약간 찡그린 후에야 알렐루야를 보았다.
「더 없냐니?」
「여러 가지 있잖아요. 놀란다거나 의심한다거나 기분나빠 한다거나」
「별로」
심드렁히도 대꾸하고 알렐루야를 희한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통에 오히려 이쪽이 황당해지고 말았다. 영문을 모르겠다. 본인은 나름대로 결사적인 각오를 품고 시도한 고백이었다. 자신을 보는 눈이 변할지도 모르고, 이후로 꺼려하며 피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그에게는 알려주자고 마음먹었다. 내 입으로, 직접. 그랬건만.
어벙한 얼굴로 알렐루야를 마주 보던 록온은, 고개를 갸웃하며 얼마간 생각에 잠겼다.
「에 또, 정리해 보자. 넌 소위 이중인격인데, 다른 쪽은 할렐루야라 이거지」
「……예」
「골치아픈 일이 생기면 튀어나와서 못된 짓을 하고. 거칠고 막돼먹었지만 은근히 귀엽고」
「제가 그런 말도 했어요?」
「아니. 맘대로 추측해 봤어」
산뜻하게 대답하고 록온은 알렐루야를, 알렐루야와 할렐루야를 유심히 살피고는, 느닷없이 아하~하며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소리를 냈다.
「왜 그러세요」
「이제 알겠다」
「새삼?」
「아냐아냐, 그게 아니라, 왜 아무 생각도 없는가 하면」
그렇게 말하고, 한 번 꺼내버린 말을 되짚어 보려는지 록온은 눈썹을 모으고 다시금 생각에 빠졌다. 적당한 단어를 고르고 있다기보다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데, 무엇을 먼저 말하고 무엇을 뒤로 돌릴지 고민하는 모양이었다. 때문에 알렐루야는 입을 다물고, 커피의 수면을 응시하는 비취빛 홍채를 보고 있었다.
「──내가, 에 또, 아직 어렸을 때」
록온이 고개를 들어 알렐루야를 마주 보았다. 느닷없이 마주친 시선에 내심 살짝 동요하면서 알렐루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바로 이웃에 쌍둥이가 있었는데. 얼레 이것도 묵비의무 위반인가」
「……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들키면 티에리아한테 싹싹 빌자. 하여간 쌍둥이가 있었는데, 걔들이, 뭐라더라──쌍둥이는 자궁 속에선 하나였던 게 둘로 나눠진 케이스라 그러잖냐」
「일란성 쌍둥이?」
「복잡한 건 넘어가」
록온은 머리를 긁적였다. 단언하는 일이 많은 그로서는 드물게 주저하는 기색을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였는지 어쨌는지, 웬만큼 나이 먹고 나서도 딴 쪽이 뭘 생각하는지 어렴풋이 알겠더래. 좋고 싫은 게 같다거나, 같은 여자앨 마음에 둔다거나, 속상한 일이 있거나 다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금방 안다거나」
「──정말이에요?」
「응. 지들도 소름끼친다고 아우성이었다」
록온은 목 안쪽에서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를 올렸다.
「뭐, 그런 놈들을 보고 자랐으니까. 너희들도, 그다지 놀랍진」
「엣──전혀 다르지 않아요?」
느닷없이 이쪽을 똑바로 보며 그리 말해, 알렐루야는 눈을 둥글게 떴다. 말한 록온의 눈도 그러냐~? 라면서 둥글어졌다.
「결국엔 자궁 속에서 갈라졌는지 밖에 나와서 갈라졌는지 차이잖아. 어차피 겉모양은 다 한 판이고──오십보백보야 오십보백보」
「……그런가」
「그렇대두」
유쾌하게 웃으며 록온은 단언했다. 모든 것을, 알렐루야도 할렐루야도 전부 이해하는 마냥.
「다른 녀석들은 어떨지 몰라도, 최소한 나는 별 생각 없어. 하나가 둘이라면 친구가 배로 늘어서 좋잖냐」
「──그래도 되는 거예요?」
「뭐 어떠냐. 적어도 난 그렇고, 티에리아랑 세츠나는, 그 뭐지, 네가 마이스터 노릇만 잘해주면 나머진 만사 오케일걸. 보기보다 섬세한 애들이니 내심 무슨 생각을 할진 나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중인격을 이유로 꺼려하진 않아」
그렇게 말하고 록온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티에리아와 세츠나는 틀림없이 록온의 말대로일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아니, 이중인격 운운 이전에 그 둘은 제 구실만 한다면 설령 퀴리오스의 콕핏이 텅 비었다 한들 괘념치 않을 터였다. 무인기로 셀레스티얼 비잉의 사상을 체현할 수 있을지는 별개 문제고.
「그럼, 악수」
록온은 오른손을 스윽 내밀었다.
「……예?」
「처음에 만났을 땐 알렐루야하고만 악수했잖아. 그러니까, 악수」
웃으면서 여전히 손을 내밀고 있는 록온에게 이끌려 알렐루야도 눈을 내리깔고 미소지었다. 알렐루야가 내민 손은, 온기를 머금은 장갑의 안쪽에 살포시 감싸였다.
「잘 부탁한다, 할렐루야」
할렐루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알렐루야는 할렐루야를 나무라듯이 웃었다.
그러고 보면 록온은 할렐루야를 뭔 수로 파악했을까, 싶어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나온 결과물이 이거. 이래도 돼?
「이웃에 살았다던 그 형제는 이름이 뭐였어요? 이것도 묵비의무에 걸리나」
「괜찮겠지 뭐. 으~음……닐이랑 라일」
「그랬나요──고마워요, 라일」
「보기보다 마무리가 허술하구먼」
록온은 홍당무가 된 알렐루야를 보며 쿡쿡 웃었고, 나머지 한쪽을 점찍었던 할렐루야는 거 보라며 질렸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그저 록머시기는 나쁜 놈이란 말밖에 할 소리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