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시궁창을 본다.

Banishing from Heaven | 2008/10/27 11:37

다른 이들이 형님 동생의 큐트함에 데꿀멍하는 동안 내가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현시창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셀 수 없는 까닭이요 내가 앵스트 써커인 까닭이요 썩은 물의 악의를 느끼는 까닭이외다. (엉?)
4화도 봤으니 또 주절주절 나갑니다.


1. 아무래도 지벨 님과 나는 '그래내취향막하고나쁘다어쩔래니가보태준거있냐' 동맹을 결성해야 할 듯(...)
어느 날 님께서 오신다면 필경 이쪽이실 것이라 짐작은 했었으나 어떻게 예상에서 한 치도 안 벗어나십니까....!!

아녜요 와 주셔서 무지무지 기뻐요. 데헷☆

2. 라일 디란디 네놈이 모에 캐릭터라는 건 뼈저리게 잘 알았다. その可愛さを自重しろこの二十九歳!
피투성이가 되도록 조낸 박박 굴려주고 싶은 건 내가 골수 새디스트이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그렇게 페로몬+쌍뇬(...) 스킬을 대놓고 흘리고 다니랬더냐?

3.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자신이 싸우는 이유를 두고 통박 굴려가며 숙고하는 사이 라일이 혼자만 그물망을 스윽 빠져나갔다.
뭐야 뭐 대체 뭣 때문에 여기서 안 풀고 자꾸 뒤로 미루는 거야!? 대체 뭘 하려고 그러냐고 썩은물...!!

4. Under the Violet Moon은 시린×마리나를 지지합니다. 아니 진심으로(.....)
무려 클라우스에게 땡깡 부려 억지로 낑겨 갈 땐 언제고 무사한 얼굴 보자마자 바로 츤츤대는 시린을 보라..! 본인 없는 자리에선 <마리나>로 요비스테하다 대면하니 바로 <마리나 이스마일> 되는 시린을 보라...! 더블오 전체에서 제일 개연성 떨어지고(...) 뻘쭘한(...) 세츠나-마리나 노선보다 저쪽이 훠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얼씬 애정스럽잖아! 이의 제기할 사람 백 명과도 난투해도 이길 자신 있다 다 덤벼! <-

실은 카티스메에도 마음이 좀 동했답니다... 수줍.
(아아 대령님 아름다우셔 ㅠㅠㅠㅠㅠㅠㅠ)

5. 알렐루야의 마리는 성모 마리아. 어머니이자 여신이자 구원자 인증. 땅땅땅.
지금 당장은 알렐이에게 <소마 필리스>는 <마리>를 되찾기 위해 타도해야 할 적일 뿐이라는 게 너무 빤히 보여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야 그러니까 니가 스토커.... orz

사실 노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걸로 충분하겠지만 - 엉? 또 스노브 발언? ; - 기실 저 관계들을 순수한 커플링의 측면에서 마리세츠와 소마알렐(뒤집어주는 센스☆)이라 할 수 있느냐 묻는다면 그건 결코 아니라고 봐요. 내가 동인녀라서가 아니야. 나는 모에하면 남녀/남남/여여를 안 가린... 쿨럭 이게 아니라; 이래봬도 벡터 냄새 맡는 스킬 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납득이 갈 만한 벡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커플링을 보면 취존중을 깡그리 잊고 몸을 꼬며 민망함에 괴로워하는 거고... 이상한 데서 지대로 A형임;) 쿠로링은 어차피 노멀한 남녀는 잘 하지도 못할 뿐더러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다;) 무엇보다 알렐루야의 마리가 정말로 <성모 마리아>였다는 데서 확신했다. 저들은 일반적인 남녀의 잣대로 측정하면 안된다.

세츠나-마리나/(록온), 알렐루야-마리, 티에리아-베다/록온.
록온을 제외한 마이스터즈 전원은 <어머니>라는 키워드로 이어진다. 여기에 대해서는 했던 얘기 또 하는 한이 있더라도 따로 썰을 풀어야 할 것 같으니 일단 생략하고.
(남자애들에게 최후의 보루는 결국 엄마인가....!! 크윽!!)
(아냐 임마;)

내가 펠트라일 노선에 회의적인 건 그래서이다. 세츠나-마리나와 알렐루야-소마/마리는 일반적인 남녀 관계로 재단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스토리 및 애들의 드러운 팔자(...)와 맞물려 풀어나갈 실마리가 있다. 하지만 나의 펠트에 대한 호오와는 별개로 - 꽤 진심으로 그 아이는 요정이라 생각함(...) - 펠트가 그만큼 스토리에 중요한 인물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 더구나 까놓고 말해서 라일이가 지금 팔 걷어부치고 회수해야 할 플래그 1번은 세이에이사마시고 2번은 지 형이고 3번은 카타론이고 4번은 하로란 말이다(.......) 지금 남은 21화로도 빠듯할 판에 사내연애질이나 하고 있을 틈이 대체 어딨음?

(그리고 펠트는 또 무슨 죄가 그리 많아서 악의 쌍둥이 디란디 트윈즈의 마수에 대를 이어 걸려야 하나!? 인생 조진 건 세츠나 하나로 충분하다!) <-

6. 99 레벨 세이에이사마의 맹진에 순간적으로 제동을 건 미스터 무사도에 대해선 말을 아끼겠음. 원 세상에 그 네이밍을 정말로 끌고 왔단 말인가... orz
웬일로 세쿠하라 발언이 없어서 순간적으로 실망하고(...) 다음 순간에 소름이 쫙 끼쳤다.

아아, 그렇구나. 그래서 그레이엄 에이커는 죽었다고 감독은 단언했구나.
1시즌의 백기사 로드 그레이엄은 얼굴 반쪽을 망가뜨린 상처와 함께 소멸했다는 것을, 더 이상 흰색이 아닌 그의 노말수트를 보면서 뼈아프게 실감했다.

7. 연방정부의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자.
제대로 펀치 한 방 날아왔다. 그건 즉 '그릇된 방식'이 수정되는 즉시 카타론은 연방정부에 동참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던가.

시바 본격적으로 손 잡기도 전에 '우리의 적과의 동침은 얼마 가지 못할 거라능' 암시부터 팍팍 날리지 마라.

8. 세츠나 F. 세이에이는 가능하면 그만두고 싶었다(刹那・F・セイエイは出来ることなら今すぐやめたい).
이 서브타이틀이 무얼 모방했는지 짐작이 가시는 분은 저랑 친구합시다. 토호호호호.

각설하고...
피는 피를 부르고 폭력은 폭력만을 부른다는 걸 세츠나는 알고 있다. 리린 님 말씀이 백 번 옳아요. 행동 원리는 투쟁 본능 아닌 죄책감이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선 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싸움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아이지. 다만 불행히도 무력개입을 넘어서는 방법을 그 애가 알지 못할 뿐이다.
각본가가 히메사마를 1시즌에서 너무 방치해 되게 뻘쭘해지긴 했는데(이런 비공식적 록빠 같으니. 빠드득) 이렇게 따져보면 세츠나가 마리나를 계속 신경쓰는 건 사실 당연하다. 뭐 연정(...)이니 그런 달달한 건 물론 절대 아니고.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절대적인 힘 즉 <건담>이 없이도, 무력하나마, 미약하나마 계속 세상을 향해 외치기를 멈추지 않고 그만두지 않는 이상주의자로서의 그녀가 세츠나에게는 너무나도 신기하고, 놀랍고, 무엇보다 부러운 것이다. 그래, 선망. 이게 딱이네.
무엇보다 열라 사악하지만 마리나의 목소리는 이퀄 세츠나의 (그 애가 자기 손으로 죽인) 어머니 목소리다. 세상에. 게임 끝이야. 세츠나/소란이 용서를 (어디까지나 무의식적으로) 갈망하고 그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어머니와, 세츠나가 희미하게나마 품고 있는 무력개입의 대안으로서의 이상주의자의 결합. 세츠나가 어느 정도는 구원자/여신/성모의 이미지를 마리나에게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아주 당연하다. 연애 노선? 지금 농담하시나효 핫핫핫핫(...)

(파슨희 눈에는 모든 게 말이 된다 하면 때릴 거다 <-)

그런 의미에서 마리나 이스마일은 내가 코기에서 인간적으로 제일 사랑해 마지 않는 유페미아 리 브리타니아와 상통하는 점이 있다. 다만 나 코기에선 나름 유페미아 빠순이(...)였는데 왜 마리나에게는 저어어언혀 식지가 안 동하나 생각해 봤더니 싯파 안 그래도 쓸데없이 리얼 스펙(...)인데 움직일 공간마저 깎아먹어 줄창 TV만 보게 만든 각본가가 나빠! <-
(진짜 디란디 트윈즈에게 들이는 공의 반의 반의 반의 반의 반만이라도 마리나 히메에게 투자해 봐랏)
(하기사 생각해 보면 코기는 하나같이 정신나간 연놈들뿐이라 유피만큼 정줄 똑바로 박힌 사람이 없긴 했지;;)
(그리고 미나미 오미가 좀 환상이죠 하악)

......넘어가 넘어가.

↑이런 식으로 보면 이것도 나름 징하기 짝이 없는데 왜 공주님은 공기인가(....)
역시 첫 번째로는 집요하리만치 록빠에 새디스트 & 앵스트 써커인 감독/각본가가 무조건 나쁘고(...) 두 번째로는 상황이 진짜 뭣같아서 그런데...;; 실상 1시즌에선 그나마 소란을 부르며 평온한 삶으로 유혹하는 마리나의 말에 세츠나가 총을 내려놓기 직전까지 갔었지만, 2시즌은 그것조차 불가능하다. 세츠나가 흔들린다 한들 (요즘 너무 건담님이셔서 잠시 잊고 있지만 세츠나도 사람 맞습니다? 세상에 쳐맞는 거 좋고 싸우는 거 좋아하는 변태 별로 없거든요? 4화에서 기둥서방 자리 아쉬워 혀 찬 거 아니니까 안심하십쇼 <- 비뚤어졌음) 잠시 흔들리고 거기서 끝이다. 왜냐.
그 사이에 록온 버프가 완료됐거든 OTL
최악의 타이밍이다, 정말.

1시즌 21화의 마리나는 세츠나의 내면이 만들어낸 심상이었다. '스스로는 멈출 수 없어 누군가가 그렇게 말해주기를 갈망했던 17세 소년'의 무의식이 막연한 구원자의 이미지에 투영된 환상이었지. 그러나 이제 스물 한 살이 된 세츠나 F. 세이에이는 자신이 그리로 갈 수도 없고 가서도 안 되며 그럴 자격조차 없음을 너무나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어요. 그러기에는 짊어진 과업이 너무나 크고 세츠나에게 하나의 상징, 이루지 못한 것과 이루어야 할 것과 지키지 못한 것의 상징으로 뿌리박아 버린 록온의 그림자가 너무 짙습니다. 이래서 죽은 놈하곤 애초에 게임이 안 된다는 것임 (틀리다!)
그때의 '이제 싸우지 않아도 돼' 가 순전한 세츠나의 내면의 동요였다면 싸우지 마, 그러지 마, 슬픈 말은 하지 마, 다른 방법도 있을 거야, 나랑 같이 가자- 라고 말해주는 지금의 마리나는 온전한 <외부 요소>다. 그리고 우리 다 알다시피 웬만한 외부 요소가 세츠나에게 영향을 끼칠 단계는 벌써 까마득하게 넘어버렸어. 그래 당장은 뭘 가져와도 록온 스트라토스 이상의 영향은 절.대. 못 미치지. 히밤 정말 싸우자 각본가....!! 공기인 것도 서러운데 진 히로인 자리의 (더구나 압도적으로 우월한;) 경쟁자가 6피트 훌쩍 넘는 아일랜드 총각이라니...!!!

이제 그만해도 돼, 소란.
계속 싸워라, 세츠나.

여기에 와서 마리나 이스마일과 록온 스트라토스의 대비가 다시 한 번 뚜렷해진다. 같은 나이. 성별부터 입장까지 모든 것이 정반대인 세츠나의 티파와 에어리스. 멈추라 팔을 붙잡는 자와 나아가라 몰아대는 자.
그렇다. 결국 키워드는 <록온 스트라토스>다. 바로 그가 소란 이브라힘을 세츠나 F. 세이에이로 완성시켰고 또한 그 아이가 그 자리에서 단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안 그래도 전장에 지대로 구른 기박한 꼬꼬마 팔자를 결정적으로 망쳐버린 것은 바로 그이였다.
어우 정말 욕 나오게 독하네. 이러고도 나한테 세츠록세츠에 발리지 말라 한다면 당신은 히토데나시다(....)

9. 어젯밤에 리린 님 앤드 토끼 님과 몹시 유익한 대화를 나눈 끝에 뭐가 문제였는지 확실히 깨달았으므로 여기서 폭발 좀 하겠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꾸벅) 본디 사주가 불로 뒤덮이고 별자리도 불 속성인 열 받기 쉬운 성질에 역시나 말이 격해진 관계로 가립니다.

나는 마리나 이스마일에게 개인적인 호감은 별로 없다. 하지만 유피 때부터 쌓였던 판에 이것만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다.

<무능한 이상주의자>라서 싫다고? 제기랄,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때, 같이 하는 자가 없을 때, 가진 힘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빈손으로 벽 보고 계속 떠들 수 있는 게 보통 깡으로 되는 일인 줄 아는가? 당신한텐 그럴 용기라도 있어?
그래 이상이란 다 꿈결같은 소리다. 맞다. 그럼 꿈결같은 소리니까 그냥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잠이나 잘까요? 이상주의자는 제 목소리 하나만 고집스럽게 낼 줄 알면 그 자리에 존재하는 자체로 이미 의의가 있는 사람이다. 그들의 외침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계속 눈을 뜨고 불의를 응시하게 하며 종래는 세상을 단 한 발짝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허어, 저는 손가락 하나 까닥 안 하면서 세상을 바꾸어보려고 애쓰는 사람을 비웃고 손가락질해? 대체 뭐가 그리 잘나서 남의 노력을 쓸모없다, 무능하다는 한 마디로 단죄할 수가 있나?

다시 한 번 말한다. 냉소가 뭐 조낸 멋진 걸로 보이나? 그래 촛불집회를 비웃던 게 바로 너희 같은 족속들이었지. 그래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현실은 냉혹해. 나는 현실을 알아.
웃기지 마라. 너희들은 니들이 그렇게 경멸하는 어리석은 대중보다도 쓸모없는 자들이다. 고2병은 작작 앓고 가서 잠이나 자라.


....뭐, 공주님이 하는 일이 없어보였던 건 사실이지만, 솔직히 말해 원래 리얼 스펙이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법이다(...)
왜 이런 데서만 속속들이 리얼한 거냐 각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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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트레이 2008/10/27 17:27
그 귀여움을 자중해라 이 29세...!!에서 뿜고 마리나히메 아오안에서 뿜고 막판에
록온-마리나 대비&비교에 뿜고......에휴ㅠㅠ
더블오는 쫌 많이 어렵고 무겁고 슬픈 애니입니다^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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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8/10/31 16:07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5세 눈높이를 나름 그럴싸하게 유지하는 쿠로링의 손맛에 두 손 들었습니다. 어디 잘 해 보라죠...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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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린 2008/10/30 22:54
.....전 그래도 아직 희망 안 버렸어요.
라일이 놈이 비록 ㅆㄴ인상에 포지션조차 그 지경이지만 조교 말끔히 당한 끝에(야;;) 의외로 걔가 <그래 그만 싸워>라 해제주문 같이 걸어줄수도 있잖아요 흑흑흑 물론 공주님과 달리 죽빵 돌아가게 처맞을 확률이 높지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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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8/10/31 16:10
그냥 우리 솔직해져요 리린 님. 님이나 저나 정줄 후달린다 아우성치고 실제로도 정줄 후달리지만 사실 내심으로는 은근히 보리밭에 허리케인 몰아닥치길 바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바로 앵스트덕들의 데스티니... 쿨러덕.

테러리스트 주제에 뭐가 꿈과 희망입니까. 걍 포기하자니까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면 나중에 뭐가 와도 도끼 둘러메고 현해탄을 건널 힘은 남는다구요... 후후후.... (담배 뻑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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