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조 없는 넘버링.

아테나께서 보고 계셔 | 2009/08/26 03:29

이렇게 힘들었던 마감은 내 평생 처음이었다....!!! OTL
아무리 내가 염통에 털이 숭숭 났기로서니 원고 마감도 못 끝낸 불초의 몸으로써 차마 딴 짓할 수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블로그를 줄창 방치했지만, 꼴이야 어쨌든 끝났어요. 끝났다구요. 이젠 눈치 안 볼 겁니다. 예 안 보고 말고요 그간 쌓인 세이야 포스팅이 몇 갠 줄 알기나 해!! (逆切れ)
일단 생일부터 축하한다 아이올리아! 우리 애기! 우리 애기사자! 이미 열흘 가까이 지났고 때는 벌써 처녀자리 주간이지만(....) 그런 사소한 문제는 널 밟아주고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널 사랑해주고픈 이 누나에겐 아무런 제약도 되지 못한단다 우후후후.

자아 워밍업으로 잡담 잡담.

1. 5월 30일과 11월 30일이 서로에게 운명의 상대라는 무시무시한 정보를 제공한 문제의 THE POWERS OF BIRTHDAYS가 드디어 도착했다. (실은 온지 벌써 일주일은 됐...꾸엑)

난 말예요,
일본어판이 운명의 상대라 번역했다길래 끽해야 Man of Destiny쯤 되는 줄 알았지.

Fatal Attraction이더이다.

운명적, 혹은 치명적인 매혹.

Fatal은 아무래도 '운명적'보다는 '치명적'의 뉘앙스가 강하죠(<팜므 파탈>부터가..). 로스-사가에 너무 딱이라서 울었다. 엄지를 쌍으로 치켜들면서. 심심하다면 심심한 운명의 상대보다 이쪽이 더 지대로 불타는고로 하여간 양키 센스 굿잡.
그러고 보니... 1987년에 나온 에이드리언 라인 감독의 위험한 정사(스토커가 칼 휘둘러대는 물건;)도 원제가 Fatal Attraction 아니었......쿠헉!!

한편 1년 한 바퀴 돌아가며 황금 생일을 전부 디벼봤더니 로스가 진짜 비싼 몸이긴 비싼 몸이더이다. 다른 놈들은 여기저기서 열심히 고개를 내밀건만 Fatal Attraction인 사가/카논을 제외하면 로스 형님은 노사와 미로의 목록에밖에 나와주지 않아요. 알아 안다고 원래 그런 인간인 줄 -_-

2. 지난 10여 년간 그래도 객관적인 스펙은 사가가 위겠거니 믿어 의심치 않고 로스-사가 관계라는 신조어까지 개발해놨거늘(= 갖출 거 다 갖추고 미모까지 타고난 주제에 활달하고 통 큰 친우에게 괴상한 방향으로 열등감을 품고 혼자 머리 박박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멍청이와 상대가 열등감을 품는지 마는지 그저 뱃심 좋게 천하태평한 바보의 콤비), 뭐시기가 어드레 스펙도 로스가 살짝 위였어!?
(※영상특전 골드 세인트 DATA FILE[黃金聖闘士DATA FILE] 참조)

오오 인간 제미니의 사가 자존심이 구겨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염...!!

그래, 최근까지 미처 못 깨닫고 있었는데 <성역의 영웅>이란 호칭은 아테나의 목숨을 구한 결과로 얻은 게 아니었다.
13년 전에 이미 그건 로스의 것이었지라. 당신 대체 뭘 어쩌고 살았으면 14살에 영웅 운운이오?! ;;;

개인적으로는 성역 짬밥은 사가가 더 길되 황금성의를 배령한 건 로스가 먼저일 가능성이 높을 거라 추측하고 있다.
사가에게서는 은근히 성역에서 나고자란 순수배양의 냄새도 나거니와, 무엇보다 <성전을 예비한 최초의 황금성투사이자 아테나의 최초의 희생양>이란 캐치프레이즈가 로스의 위치에 딱이 아닌가. 사가의 자존심에 쩍쩍 금이 가는 꼴도 즐길 수 있고 (야)
기왕 하는 거, 하늘도 뚫고 지나갈 것 같은 사가의 무시무시한 자존심까지 고려해 성역에서 손꼽히는 명문 출신에 처음부터 황금, 좀 더 나아가 차기 교황이 되기 위해서 영재교육 엘리트 교육 다 받고 노블리스 오블리제 철저히 주입받으며 자란 성역의 서러브레드라는 데 분연코 한 표 던진다. 두 세기하고도 반을 자력으로 버티신 덕에 슬슬 수명이 오락가락하는 시온 님의 뒤를 여차직하면 언제라도 이어받을 수 있게 말 그대로 <제왕학>을 자장가 삼아 성장했다면 더더욱 재미있고. 쉽게 말해 세이야 버전 아유미 공주님이라 하고픈 충동을 순간적으로 느꼈지만 나는 아유미 공주님의 열성 팬이고 우리 공주님은 결코, 결코, 겨어어어얼코! 다메녀 따위가 아니신 관계로 일단 자제하고, 아무튼 이 노선일 경우 '15년 동안 누구에게도 존재를 들키지 않으면서 사가와 동등한 수준으로 세인트로서의 수행까지 쌓았다'는 매우 불가사의한 카논의 입장도 한결 쉽게 설명이 되니 일석이조지라. 아예 스타트부터 <형의 카게무샤 겸 스페어>로 살도록 세뇌당했 교육받았다면 말이다.

헌데 200여 년만의 첫 황금으로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모으며 제미니 크로스와 타협을 짓고 있는 사이 여신강림을 기한 최초의 황금성투사라는 영광을 어디서 굴러들어온 돌(로스), 심지어 연하에게 홀랑 뺏겼다면... 조낸 모에하지 않습니까? (침 스윽)
내가 원래 좀 나 잘났다고 얼굴에 써붙인 진짜 잘난 놈이 위에는 위가 있다는 걸 깨닫고 오티엘 찍는 순간을 미친듯이 좋아하지. 취미 나쁘다고? 어제 오늘 하루 이틀 일인가.

성좌학에서 따지면 실상 사가뿐만 아니라 카논에게도 로스는 Fatal Attraction인데 어떤 의미 로스가 카논 인생도 지대로 조진 게 맞을 겁니다. 선택받은 존재로서의 사가의 확고한 자신감이 이리 휘청 저리 휘청 흔들거리며 애가 다메남 노선으로 굴러떨어진 최초이자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거의 의심할 여지 없이 로스거든. 그리고 구심점인 사가가 망가지면 전적으로 사가에게 의존하고 있는 카논 팔자는 자동적으로 개팔자가 된다(....). "네놈만... 네놈만 없었으면 나는...!!" 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닐 거라니까?

뭐 그 시점에선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고매한 가면 + 자존심 + 청순한 어린아이(...)답게 도전의식과 향상심에 불타는 적절한 선에서 멈췄으리라. 그리고 암만 봐도 로스는 사람 꼬시고 홀리는 데는 본능적으로 도 튼 타입이라 (도시 인생에 도움 하나 안 되는 사수덕질을 진진하게 하고 있는 염소와 사자만 봐도 글렀다;) 대놓고 열폭할 기회는 없었을 터.
사가(및 카논)의 나름 탄탄대로였을 인생플랜이 뿌리부터 뒤흔들린 두 번째 계기는 아마도 리아의 존재였을 것이다. 도대체 로스리아 혈통은 뭘로 되어먹었기에 형제가 쌍으로 성역 최고위의 황금성투사인지, 당최 뭐하던 집안이길래 사가카논처럼 같은 별과 같은 숙명 아래서 난 것도 아니라 완전히 별개로 황금의 인자를 짊어졌는지 참으로 궁금한 노릇이지만, 뭐 건 일단 넘어가자. (실은 그냥 평범한 머글 일반적 집안인 게 제일 모에하긴 하다)
저쪽 바닥에서 사수사자 형제에게 내심 조낸 열등감 품는 사가라는 설정이 나름 자주 보이는데 그거 꽤 핵심을 찌른 물건이지 싶다. 아니 세상에 내 동생은 음지에서 나오질 못하는데 쟤네들은 양쪽이 다 햇살 밑의 황금이라네요. 형제가 아주 대놓고 부비적거리네요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앞을 보네요 나는 그리 못하는데. 이봐 세상 좀 심하게 불공평하지 않음? (....)
그때까지는 한 치 의심도 없이 <나는 형을 위해/동생은 날 위해> 살아야 한다 믿었을, 아니 어쩌면 카논 자신부터가 스스로를 형의 그림자이자 반쪽으로 여겨온, 나아가 서로의 경계선조차도 꽤나 모호했을지도 모를 쌍둥이가 처음으로 상대를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고 카논이 받고 있는 '부당한 대우' 내지 치르고 있는 '희생'을 자각하면서 형제 사이가 결정적으로 틀어지고 카논이 45도 각도로 엇나간 시발점이 리아의 황금성투사 등극이었다는데 사가의 풍성한 모발을 다 걸겠다. 뭔가 거대한 전환점이 없는 한 결코 빛을 볼 수 없는 카논의 팔자가 제미니 트윈즈 양쪽에게 꽤 아프게 박혔다 해도 이상할 건 없죠.

해결방법은 딱 한 가지다. 교황의 자리였다. 사가가 교황이 되면 카논에게 평화적으로 제미니를 인계할 수 있으니까.
아마도 그 순간부터 사가는 자기가 치르고 있는 대가(= 동생의 희생) 때문에 거의 망집에 가까울 정도로 교황의 옥좌에 집착했으리라. 이전까지는 '내가 교황이 되겠지/내가 교황 노릇을 제일 잘 할 수 있어'(서러브레드의 자부심) 정도에 머물렀다면 그 이후로는 플러스 '교황이 될 거야 되어야 해'(절박한 필요성)인 셈이다.

근데 뺏겼어요(.................)

시온 님이 로스를 후계로 지명하셨을 때 그야말로 "하아? 저요? 님 무슨 말씀이심? -_-"(쬐끔 의역) 이었던 형님 반응을 볼작시면 이 인간, 교황자리에 아무런 생각도 집착도 없었던 모양이라. 그런 놈한테 뺏겼습니다 예. 이거 뭐 진짜 눈물이 앞을 가려요. 사가가 피를 토하고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 끝에 넘은 허들을 말짱한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훌쩍 뛰어넘는 로스라니 상상만 해도 눈 돌아가고 내장 튀어나오게 열통 터지는 노릇이지 않은가. 아 이런, 이 인간들 로스-사가 관계가 아니라 마야-아유미 관계였나요..!! 수재는 결국 천재에게 못 이긴다는 만고의 진리였나요...!! 우와아 모에(....)
이리하여 열폭과 좌절과 분노와 절망과 산산이 부서진 자긍심이 겹치고 그간 <신과 같은 사나이>의 스탠스 유지한답시고 방긋방긋 웃으며 위선에 쩌는(※주: 모에 포인트입니다) 착한 말만 하고 사느라 한계까지 억눌린 본성과 자기보호본능과 오만함('내가 제일 잘난 게 틀림없어염! 내가 제일 잘나야 해염!')이 흑사가의 형태로 콰쾅 터져나오면서 사가의 성역 다 말아먹은 슈퍼 하이퍼 울트라 그레이티스트 다메남 전설이 시작되는 셈인데... 날 때부터 인외마경으로 났을 놈한테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적절하게 가스 조절 못하고 황금성투사 주제에 염통에다 '너는-무조건-아테나를-위해-죽어야-해염' 털을 못 키운 사가한테 책임을 물어야죠 뭐. 당신이 중심 못 잡고 비실대는 통에 카논까지 덩달아 이리 휘청 저리 비틀하다 세계정복이다 우핫핫핫핫핫핫!!!! 이 되어버렸으니 무슨 수로 책임을 질 거냐 이 다메한 민폐남아.

3. 그래서 현재 S식 황금넘들의 스탠스는 다음과 같다.

로스 : 얼티밋 카타스트로피 / 완전체 / 인외마경 / 도를 넘어 공포 캐릭터화(化) / 성역 최강공
사가 : 슈퍼 하이퍼 울트라 엑설런트 그레이티스트 다메남 / 세라믹 합금 낯짝 / 책임 전가 / 위선자
리아 : 본인이 바보라서(....) 아무도 구제해 줄 수 없는 박복함 / 사는 요령 및 주변머리 전무 / 고지식 / 성실 / 사수빠 1
슈라 : 울증의 매저키스트(....) / 중간관리직 / 뒤치닥 담당 / 은근 어리버리 / 빈보쿠지 1 / 사수빠 2
카논 : 28년만에 드디어 봄이 좀 찾아온 순정남 / 그래봤자 착한 동생 / 빈보쿠지 2
므우 : 사수를 북북 긁어댈 수 있는 유일한 인재 / 사자조련사(....)
샤카 : 자기 식으로 상냥한 전파 치유계(....)
미로 : 정석 치유계 / 방관자 / 울타리 밖의 관찰자
데스 : 의외로 십이궁 제일의 상식인 / いじめられっ子 / 위악 / 정통파 쯧코미 / 빈보쿠지 3
아프로 : 십이궁 제일로 쿨한 남좌 / 의도적인 즈레쯧코미
시온 : 심술궂은 참견쟁이 할아버지 1 (보다 적극적)
도코 : 심술궂은 참견쟁이 할아버지 2 (보다 방관적)
카뮤 : 제자 바보(....) / 시트콤 치유계
바란 : 성역의 한 떨기 꽃

덤으로 순전히 재미로 해 본 공수도.

로스(최강) >>>>>>>> (집착을 버려, 집착을) >>>>>>>> 도코 > 므우 = 샤카 > 아프로 > 미로 > 사가 > 데스 > 시온 > 카논 > 슈라 > 리아 > (성역의 성역/모두 함께 사랑해 마땅한) 바란

카뮤(판정불가)

와, 와, 와, 와가시이이이이이이이이이!!!! ;;;;;;;

- 여러모로 머리를 굴렸지만 와가시를 어느 지점에 박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물병과 전갈 조합은 현세대 황금의 최대 모에 포인트인 <삽질의 13년>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둘만의 세계 후냐라우후후아하하하>가 되기 딱 좋으므로 '애증 대환영 꼬이면 꼬일수록 오케이 내가 지금 시시껍절한 연애질 보자고 이 짓하는 줄 알어' 가 모토인 나로서는 전혀, 요만큼도, 손톱만큼도, 먼지만큼도 (야) 식지가 동하지 않지만 굳이 기 쓰고 따지자면 카뮤미로인 것도 같은데 그건 내가 미로를 더 좋아하기 때문인지 와가시의 세메도가 생각보다 높아서인지 도저히 판단이 서질 않는다. 크흑... 攻受는 본능 레벨로 결정하며 강공(이라 쓰고 '동류'라 읽는다)의 향기는 단박에 캐치한다 자부하는 이 바닥 10년차에 패배를 맛볼 줄이야...! 당신, 제자 말고 딴 것도 좀 생각하고 살아봐...!!

- 저래뵈도 한때는 므우 님/부처님 뒤쪽쯤에 있었던 것 같은데 믹신 효과로 시온 님의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미이이이이익시이이이이이인....!!! (빠드드득)
믹신 효과로 눈 보정받고 다시 보니 이 분 여왕 受대요(....) (열 여덟 시절엔 그냥 受)(....)

- 사가가 의외로 순위가 높았다. 그래봤자지만. (하긴 일견 受스럽지 않아서 좋아하는 거다만!)

4. 보면 말이죠, 사가카논은 인간들이 좀 특대급으로 다메남과 민폐남이어서 그렇지 오히려 살가운 형제관계를 착착 쌓아나갈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어라. 의심할 여지 없는 쌍방통행이거든요. 발현 방식이 심하게 잘못되었을 뿐(...).
사가의 카논에 대한 애정이야 애 지 손으로 때려잡을 배짱이 없어서 수니온 곶에 가두고 튄 것도 그렇거니와 '어허허허헝 우리 애가 철이 들었어 날 대신해서 아테나를 지킨대ㅠㅠㅠㅠ' 에서 이미 게임 오버고, 카논은 카논대로 위선자네 뭐네 짜증은 대놓고 낼지언정 기본적으로 형의 능력을 신뢰하고 내심 지 형이 최고로 잘났다고 여기는 꼴이 눈에 빤히 보여요. 형아 아테나와 교황을 없애자! 고 형한테 쑤석댄 게 악의 마음밖에 없어서 어쩌고는 웃기지도 않는 짜장이고(원래 사춘기 남자애들은 나쁜 놈인 척하는 게 멋지다고 생각하는 법. 풀 크로스 장착 형에게 뚜디려 맞더니 그 사춘기가 와방 13년을 끌었지만;), 건 그냥 형과 당당하게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잃고 만 것에 좌절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잘난 형아가 굴러들어온 돌한테 진 게 조낸 분해서라능(....) <우리 둘이서> 세계를 지배하자고 했잖아요. 얘도 게임 끝이라니까.
카논이 마지막 순간에 兄さん을 부르며 스러졌을 때 나도 울었다. 실은 형이 무지무지 좋으면서 짜식 아닌 척 하긴...

헌데 말이에요.... (담배 뻑뻑)
한때 디란디즈를 온도차 형제로 봤던 시절도 있었지만, 온도차는 무슨 얼어죽을. 발현 방식이 달라서 그렇지 이놈들 뭐 고유결계 짓기에는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놈들이더이다. 형은 동생을 지 여자 취급하고 동생은 형님이 제일이죠 예 데꿀멍데꿀멍. 퉤퉤퉷 저리 가라 이거뜰아 -_-
실은 사수사자 형제야말로 진짜배기 온도차 형제다(.......)

내가 리아에게 진짜 힉겁한 게 뭐냐 하면, 그리 맞고 치이고 역적의 동생이랍시고 최고위 황금 주제에 백은한테까지 방법당하는 그 악몽 같았을 13년 동안 이 애가 결코 형에 대한 <애정>만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상에, 13년이라고요 13년. 13년이 뉘집 개 이름입니까. 강산이 변해도 한 번은 넉넉히 뒤집혔을 시간이야. 약관 7살에 팔자를 아주 개차반으로 조지고 반역자에게는 인권이고 지랄이고 없는 성역에서 13년간 그 꼴 당한 게 다 누구 때문인데. 형이 정당하다는 무슨 확신이 있지도 않았고, 보아하니 13년간 하도 니 형 역적이라 반복 학습으로 주입받아 막판엔 거의 세뇌 상태였던 모양이더만요. 나라면 길어봤자 2년만에 형과 인연 끊었습니다. 공개적으로 형을 비판하고 부정했겠지. 도대체 혈연이라고 뭐 사는 데 하나 도움이 되어야 말이죠.
근데 정작 본인은, 뭐가 어째요 '저놈은 공을 세워서 형의 오명을 씻기 위해 명줄 붙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쬐끔 의역 from 사이비 교황) 얘야, 리아야? ;;;;

아주 말 끝마다 니이상 니이상 타령인데도 진심으로 질렸고(심지어는 형이 반역자인 줄 알고 있을 때조차도 我が兄는 꼭꼭 붙이더라;), 형이 통곡의 벽 앞에서 동생아 잘 자랐구나 까짓 한 마디 해줬다고 눈물까지 그렁그렁해서 감격 먹는 꼬라지도 쯧쯧쯧이고, 행동원리 행동기반 행동수칙이 죄 형님인 시점에 이르러선 기가 막힐 지경이며, 실상 리아가 13년간 용케도 비뚤어지지 않고 저만큼 잘 자란 최대의 이유는 '내가 여기서 못 버티고 엇나가면 형에게 오명이 더해진다'였다는 덴 분연히 레오 크로스도 걸 수 있다(니 맘대로?). 이 애한테 형의 존재를 부정하라는 건 대놓고 죽으라고 요구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리라. 내 원 참 형이 없었던 기간이 형이 있었던 기간의 근 두 배인데 뭘 어쩌다 요 지경이 된 건지 이쯤 되고 보면 진짜 애 멱살 콱 잡고 짤짤짤 흔들며 물어보고 싶어진다. 야 너 형한테 뭘 어떻게 조교당한 거냐!? ;;;;
....그야 로스는 리아에게 형이자 부모이자 스승이었으니 브라콤과 시쇼콤이 주류인 세이야에서 얘 갈 길이 뻔하긴 합니다만;

사실은, 이제야 깨달았는데, 지지하시는 여러분껜 죄송하지만 그래서 리아마린이 안된다.
아테나의 황금 주제에 오입질이라니 괘씸한 건 둘째치고(....) 교황궁에 난입해서 애먼 미로를 때려눕힐 기세로 그 일 나 달라고 땡깡 부릴 때 이미 뽀록났잖아. 형의 오명을 씻을 기회만 주어진다면 무척이나 귀여워했던 세이야도 (리아와 세이야는 7살 차이, 즉 로스와 리아의 나이 차와 같다. 그리고 세이야가 성역에 처음 와서 밟히고 치이기 시작했을 때가 딱 7살이었죠. 예 리아가 팔자 조진 나이임;) 그럭저럭 분위기 괜찮았고 최소한 쌈박한 우정은 분명히 있는 마린도 속으로 피를 철철 흘릴지언정 눈 딱 감고 포기할 놈이라구요 이게(.....) 우선순위가 좀 대강 확실해야죠. 나보다 지 형이 더 중하다는 놈하고 어떻게 사귀어!! (벌헉)

그런데 문제의 형님은 13년만에 동생 앞에 얼굴 내밀자마자 거두절미하고 한다는 소리가 대략 「死ね馬鹿者」(.......)
아 뭐 로스가 괜히 인외마경이겠냐능. 그 사람은 영혼의 마지막 한 조각 피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아테나에게 속한 존재 아닌가. 대저 동생에게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도 알쏭달쏭이지만 하긴 있었으면 7살짜리 동생을 청보법도 안 통하는 성역 한가운데에 동댕이치고 튈 리도 없고 앞뒤 다 짤라먹고 나가죽으라고 호통치지도 않겠죠. さすが私の心臓を射止めた男! 素敵! 惚れるわこの人外め!
(물론 말이 그렇지 동생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건 아니라 본다. 저 나름 애정은 듬뿍 줘서 키웠을 거라. 다만 '내 동생이라면 그 정도 시련은 문제없지 잘해봐라 리아야'였을 뿐 -_-)

저런 피도 눈물도 없는 형한텐 무조건 라이트닝 볼트부터 날리고 봐야 할 터이거늘 형 문제라면 바로 아이큐가 반토막나는(....) 이놈의 바보사자는 '형이 화났어,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ㅁ;' 하거나 세이야의 뇌주름 한 개짜리 발언 '나라면 끝까지 형제를 믿었을 거라능'(......)에조차 '헉 역시 내가 나쁜 거구나!' 뭐 이따구로 찔려하고 있으니 이거 뭐 대책이 없어요. 야이 니가 나쁘긴 뭐가 나빠... 일단 형 좀 패고 봐도 너 꿀릴 거 하나도 없다. 어 그래 불가능하겠지. 누나도 안다.
아니 근데 이 형제의 온도차 진짜 굉장하네. 굉장하고 또 조낸 모에스럽다. 뭔가 음울한 물건을 연성하고 싶을 만큼 모에스럽다. 미안하구나 누나가 못된 뇬이라. 하지만 어차피 리아의 모토는 <세상 누구도 구제할 수 없는 박복함>. どんどん不幸になるがいい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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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2009/08/31 03:47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수정/삭제
KISARA 2009/09/01 06:38
어서 오십시오 ***님. 오신 걸 환영합니다!
실은 저도 ***님의 홈페이지를 하루에 한 번씩 들락거리며 수줍게 스토킹(...)을 하고 있었던 차인지라 여기서 뵙게 되다니 실로 꿈만 같습니다. 민폐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인증받으면 북북춤을 추며 기뻐하는 소심한 A형은 답글을 달아주신 것만으로도 감격에 겨워합니다. 길면 길수록 더더욱 좋습니다. 민폐라니요! 이런 주인장이 반쯤 정줄 놓고 있는 입방정 험한 변두리 블로그일지언정 앞으로도 자주 걸음해주시면 무지무지 기쁘겠습니다.
제가 좀 로스와 사가 사이에 끼여서 혼자 개피 보는 리아를, 좀 더 정확히는 로스 관련으로 애꿎은 리아에게 다메남짓하는(...) 사가를 미친듯이 좋아하고 성격까지 나쁘다 보니(...) 이렇게 길고 난잡하고 반은 욕지거리로 점철되어 있는 글이 나오고 말았지만 설득력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다행이에요. 심지어 좋아해 주셔서 좀... 뿌듯합니다 (수줍)
확실히 세이야가 이 설정을 잡으면 저 설정과 충돌하고 저 설정을 채택하면 이 설정이 와르르 무너져 오피셜을 취사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어떤 의미 전설적인(...) 물건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세대 황금즈의 개판 오분 전 아침 드라마만은 소 뒷걸음질로 아귀가 척척 맞아들어가고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늪이라 팔 때마다 기겁을 안 할 수가 없어요. 허락을 받는다면 차전대인의 머리를 도끼로 쪼개고 들여다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예.
저는 이미 황금 빠질로 10년 가까이 달렸습니다. 10년을 더 달린다 한들 무엇이 두려웁겠습니까... 어흑흑흑.

***님도 즐거운 한 주를 보내시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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