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를 깜박했는데 9월 서플 레드존 확보 성공했습니다 핫핫핫핫. 일요일 하루 참가. 서클명은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을 리가>.
유안 님과 은혼 합동북 발행 예정입니다. 따지고 보니 서플 시기가 딱 긴상과 신짱 생일 중간쯤이더군요. 고로 나름 생일북 되겠습니다. 커플링은 물론 혼돈에 카오스. 일단 간판은 긴신히지입니다. 에로해서 18금이 아니라 부도덕해서 18금. 커플링 단일제일주의자의 경우 혈압이 미친듯이 상승할 수 있으니 막장과 수라장과 뻘밭에 열광하시는 취향 나쁜 분만 손에 들어주십시오. 놈들의 더러운 퀄리티를 기념하여 흉기로 써도 될 만큼 두툼한 책을 목표'만' 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운 좋으면 KISARA 개인의 더블오와 세이야 카피본도 나갑니다. 더블오는 '내지-않으면-리모 님께-맞아죽을-기세'라 그분의 충실한 종으로서 기꺼이 협박에 굴복하여 노력'만' 해볼 생각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예약부수 이외엔 죽어도 3부 이상은 찍지 않기로 작심하고 있사오니 예약을 널리 이용하여 주시길. 데헷☆
자 그럼 본론 본론.
유안 님의 <잘 자, 카츠라>에 복장이 홀랑 뒤집어지는 심히 깊은 감명을 받고 6월 26일 즈라 생일도 기념하여 모종의 변태스런 프로젝트를 완성하려 가열차게 달리던 차, 뜬금없이 파일 에러가 났다. 야 이뇬아 그러길래 백업 좀 해놓으라고 내 평소에 입이 마르고 닳도록....!!! OTL
성질이 뻗칠대로 뻗쳐 파릇파릇하고 뇌주름 없이 판판하게 청순해야 할(....) 남고딩 주제에 서로의 경동맥을 핀포인트로 쳐물어뜯어대고 있는 모처의 동급생 패러렐이라던가 사태를 막장의 막장까지 악화시켜가며 열심히 서로의 정줄을 손톱 세워 북북 긁어대는 어딘가의 의사 패러렐 등등을 논스톱으로 읽어치우고 왜 이 자식들은 패러렐에서조차 이 모양 이 꼴인가 잠시 심각하게 회의한 후, 이번에도 홧김에 유우키(ユウキ, 사이트명 DAWN) 씨의 <코마이누(狛犬)>를 낚아채 두다다다 번역해 버렸다. 이런 젠장 즈라 생일 전혀 상관없잖아....?!
제목 그대로 쿄지로편 후일담. 아무리 긴상의 간에서 붕붕드링크가 무제한 분비되기로서니 앞뒤로 푹찍당하고 강에 다이빙까지 한 이상 누군가가 자비롭게 건져가주긴 했을 텐데 과연 누가 그런 귀찮은 짓을 감수했는지 한 개 동인녀로서는 참으로 망상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건덕지가 아닐 수 없다. 과장 살짝 보태서 부장과 신짱으로 팬층이 양분된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신파치와 카구라가 긴상을 미친듯이 찾아헤매던 걸로 보아 애들과 전혀 연이 없는 놈, 즉 신짱에 모에를 담아서 한 표를 날리는 바다. 부장은 상황 종료 후에 갈궈대는 역할을 오네가이 플리즈.
문제 되면 싹싹 문질러 지워버릴 예정이다. 질은 원래 믿지 않으실 줄 나도 알고 있다능.
...and less.
(1)
새벽녘부터 쉬임없이 쏟아진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머리카락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빗물이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려, 긴토키는 부륵 어깨를 떨었다. 더욱 세차게 쏟아지길 기원하며, 흠뻑 젖어 시야를 가로막는 은빛 머리칼을 쓸어올리면서 하늘을 노려보았다.
실로 오래만에 바라본 하늘은 둔탁하게 흐렸다. 겹겹이 하늘을 덮은 회색 구름이 느릿하게 서쪽으로 흘러갔다. 강풍이 불면서 그에 호응하듯 한층 더 거세진 빗발이 가까스로 긴토키를 만족시켰다. 이 빗줄기가 모든 것을 씻어가 주리라. 발치를 흘러가는 암홍색도, 평온한 미소를 띠고 마치 잠든 마냥 눈을 감은 사내의 뺨을 적신 붉은 빛깔도.
기대했던 결말과는 완전히 어긋나고 말았지만, <영감님>이 너그럽게 봐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금세 이곳까지 뻗어올 수색을 피하고 싶으면 서둘러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알고 있었지만, 온화하게 웃는 사내 앞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지켜야 할 건 아무것도 없어.
스스로를 들개라 자조한 사내가, 죽어가며 뇌까린 말이 긴토키의 귓전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이놈의 어깨도 버거운 무게에 짓눌리고 있나
흡사한 말을 뱉듯이 토해내던 익숙한 얼굴이 뇌리를 스쳤다. 무수한 하얀 선을 온 몸으로 맞으며, 긴토키는 생각했다.
언젠가 그 녀석도…….
이렇게 떠나보내야만 하는 건가.
아니면.
되찾을 수 있을까.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골치아프다.
알고 있다. 제일 골치아픈 놈은 자신이었다.
(2)
온 몸에 서서히 침투해오는 어둠을 어떻게 떨어버려야 하는지, 지금의 긴토키는 숙지하고 있었다. 단지, 오래도록 잊고 살았던 어둠이 무척이나 정겹게 느껴졌을 따름이다.
돌이켜보면 어둠은 누구보다도 가까이, 언제나 그의 옆에 있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부모. 은색의 머리카락.
긴토키에게 어둠은 재액이 아니었다. 이단자로서 존재함으로써 겪어야 하는 불가피한 수많은 일에서 숨기고 보호해주는, 햇빛에도 닮은 안식이었다. 그럼에도. 정겹게마저 느끼던 암흑을, 피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누구나가 꺼리고 기피하는 은색 머리카락에 주저없이 손을 뻗어, 예쁘다고 말해주었다.
백야차로서 동지들에게조차 경원시되었을 때도, 당연하게 다가와서, 가장 필요한 말을 들려주었는데.
결국 무엇 하나 돌려주지 못한 채, 그 남자는 세상을 뒤엎으려 하는 야수가 되고 말았다.
(3)
「꼴 좀 봐라」
거친 말과는 달리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와 함께, 미친듯이 퍼붓던 비가 뚝 그쳤다.
너, 어째서…….
한 마디 하려다가, 어차피 소용없을 줄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새삼 우산이 필요할 리도 없었지만, 코앞에 들이밀어진 손잡이를 순순히 받아들었다.
「뭐하러 여기까지 왔냐. 마중나와 달라고 누가 부탁이라도 했든?」
저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내뱉은 것은, 한순간 닿은 새하얀 손끝이 얼음처럼 차가웠기 때문이었다. 무슨 변덕인지는 몰라도 대체 언제부터 죽치고 있었던 건지. 제 상황도 잊고 어이가 없어졌다.
야쿠자의 내부 항쟁에 불과하다고는 하나 사망자까지 나왔다. 당장 이 자리에 진선조가 나타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었다. 아니나다를까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와, 아무래도 내심 걱정이 되어 흘긋 곁눈질을 했지만 정작 장본인은 내 알 바 아니라는 얼굴로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이 자식은…….
지명수배범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는 하는 건가.
허구헌날 간당거리는 체력도 제발 신경 좀 쓰고 살란 말이다.
혀 끝까지 치밀고 올라온 설교를 꾹 눌러삼켰다. 이번만은 전적으로 긴토키의 실수였으니까.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긴토키는 다카스기의 도움을 받고 말았다. 양쪽 다 전혀 본의가 아니었어도, 엄연한 사실이다.
다카스기가 언뜻 옆얼굴에 눈길을 던지는 기척이 느껴졌다. 감정이 엿보이지 않는 냉랭한 척안 밑바닥에 한계까지 억눌린 은근한 염려를, 알아보지 못할 만큼 둔했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긴토키는 생각했다.
본래의 다카스기는 무서울 정도로 청정하고 순수하다. 그가 인정사정없이 스스로를 비틀어 왜곡시키고 만 것은, 어쩌면 그 기질로 인함이리라.
(4)
「난 이제부터 에도를 뜰 거야」
낮은 뇌까림을 이해하기까지 몇 초가 걸렸다. 긴토키가 정신을 놓고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긴토키야 반응이 늦거나 말거나, 다카스기는 앞에 시선을 못박은 채 한동안 돌아올 예정은 없으니 안심하라고 덧붙였다. 무슨 의미인지 한순간 가늠하지 못했으나, 긴토키는 얼마 전의 언쟁을 가리키는 줄로 여기기로 했다.
그보다, 대체 무슨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는지.
다카스기가 차후의 동향을 친절하게 가르쳐준 일은 과거를 포함해 단 한 번도 없다. 적어도 긴토키에게 알려준 적은……없었다. 뒤늦게 깨달은 사실에 살짝 우울해졌지만, 그 한 마디를 위해서 일부러 예까지 행차하셨다고, 지금만은 잠시 우월감에 빠져도 괜찮을까.
「다─카스기─」
늘어지는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더니 받은 우산을 다짜고짜 내팽개치는 괴상한 행동에 놀랐는지 다카스기가 슬쩍 몸을 뒤로 뺐다. 창백한 얼굴에 드물게 떠오른 표정이 어쩐지 정겨웠다. 물에 빠진 생쥐 같은 꼴로 엉겨들지 말라는 정당한 항의를 깔끔히 무시하고, 긴토키는 반 강제로 다카스기의 우산에 파고들었다. 우산의 주도권을 강탈하고 반사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려는 가느다란 어깨를 꼬옥 껴안았다. 살피듯이 긴토키를 올려다보는 칠흑같은 머리칼에 코끝을 묻자, 요 며칠간 완전히 익숙해진 향기가 긴토키의 뇌수를 자극한다.
「……부비적대지 마 징그럽다」
노골적으로 싫은 듯이 곰실곰실 움직이기는 하되, 다카스기는 무턱대고 우산 밖으로 뛰쳐나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될 수 있는 한 거리를 두어, 모처럼 맡은 향기가 멀어졌다.
「이쪽으로 더 오라니까. 젖잖아」
사라지는 향기의 여운이 아쉬워 불합리하도록 고압적으로 요구했다. 다카스기의 새하얀 뺨이 실룩 경련을 일으킨다. 참을성도 한계에 달했을 텐데 마지못해 다가붙는 것으로 보아, 젖기만은 죽어도 싫은 모양이었다. 하긴 곧 에도를 벗어나야 하는 처지에 비에 푹 젖어서야 목숨마저 위험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에도로 오거든, 연락해」
「미쳤냐 멍청아」
한 박자 쉬지도 않고 바로 쌀쌀맞게 쏘아붙이는 밉살맞은 면상을 구경해 주려고 눈길을 던졌다, 놀랐다. 표정을 채 숨기지 못하고, 곤혹스러운 듯 넋이 나간 듯 애매한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낸 다카스기가 있었다.
「……뭐, 야」
히죽거리는 시선을 피하려는지 엉뚱한 방향을 향한 다카스기가 바닥을 기는 듯한 저음을 내뱉었지만, 희미하게 붉어진 귓불을 보고 다카스기 이상으로 동요한 쪽은 오히려 긴토키였다.
어느 틈엔가, 긴토키는 여윈 몸을 있는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 끓어오른 충동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고, 설령 한다 해도 다카스기를 납득시킬 자신은 솔직히 없었다. 달리 방법이 없는 긴토키로서는 그저 묵묵히 힘주어 껴안을 뿐이었다.
다카스기는 소란을 피우는 대신 잠자코 긴토키의 가슴팍에 기대 있었다. 침착성을 완전히 되찾은 여유자적한 냉정함이 아니꼽다.
작별 인사 대신 키스해 달라 졸라대면 이 녀석은 어찌 반응할까.
불온한 사고가 차례로 떠올랐다가는 사라졌다. 결국, 지금은 단지, 이 열기를 실감하고 싶을 따름이라 결론을 내렸다.
그야, 다음 번엔 뭘 할지 나도 모르지만.
…………두 번 다시 올까 보냐, 바보 녀석.
왠지 음습하게 웃고 있는 긴토키의 품 속에서, 다카스기는 홀로 투덜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