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귀찮았다. 유희왕 5D's를 봤다. 반성? 할 리가 있나.

무한번뇌의 소용돌이 | 2011/11/14 21:23

※Alert!! 본 잡담은 유희왕 시리즈에 대한 극도로 언시빌라이즈드한 발언과 파이브디즈의 스포일러를 인정사정없이 남발하고 있습니다. 알아서 피해갑시다☆

도대체 얼마만의 포스팅인지 따지면 못 씁니다. 이 하찮은 잡담 하나 쓰는데 얼마나 걸렸는지는 나도 따지기 싫다;

돌이켜보니 벌써 십년지기 된 H냥이 유희왕의 영속트랩에 빠져 못 나오는 광경을 턱 괴고 남일 보듯 하기도 어언 십여 년, H냥의 줄기찬 세뇌;의 결과 카이야미에 호감은 품고 있을지언정 결국 이쪽이고 저쪽이고 매 턴마다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그놈의 카드 게임의 벽을 넘지 못하고 1차 패배, 니코니코를 주름잡는 유희왕 MAD의 지나친 유쾌함과 세상이 알아주는 앵스트 서커인 내 머리통을 조화시키지 못하면서 2차 패배, 이어서 등장한 제넥스의 살떨리는 네이밍 센스에 기절초풍을 하고 경악하면서 (무토 유우기와 카이바 세토는 열라 멋진 이름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거늘 아놔 쥬다이는 뭐고 만죠메는 뭐여!?) 내 이 장르에 설령 동인으로라도 발 들일 일은 결코 없으리라 굳게 맹세하였다. 당연히 그 뒤에 나온 파이브디즈에 대해선 얼라리 유희왕 시리즈 아직도 안 끝났냐 더럽게 울궈먹네(....) 정도의 인식밖에 없었지라. 헌데 일에서 도피한답시고 돌리는 게 타이버니가 아니라 뜬금도 없고 복선도 없는 파이브디즈인 시점에서 내가 얼마나 비뚤어진 뇬인질 새삼 실감했지만 아무렴 어떻단 말인가.
사실 그간 고전으로 재차 함께 버닝의 불길을 불태운 H냥의 대나무숲 노릇을 좀 하다 보니 - 엔하위키에서 쓸데없는 항목만 찾아 읽는 고질적인 버릇;도 한 몫 거들어 - 오룡즈에 대해 이런저런 잡지식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그러다 보니 의외로 눈길이 가는 요소가 제법 있었더란 말이죠.

①주인공의 이름이 후도 유세이(不動遊星)다. 그게 뭐 대단한 문제냐 하겠지만 내겐 매우 중요하다! 데빌맨빠이자 '스토커 덕후 얀데레 절대자;에게 눈도장 잘못 찍혀 인생 홀랑 말려처먹힌 후 자기 목숨으로 그레이트 빅엿을 날리고 튄 희대의 옴므파탈' 후도 아키라 빠라면 후도 성만 봐도 전율을 일으켜 마땅한 법이다! 아울러 제넥스의 듣기만 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노골적인 데빌맨 네타를 볼 때 제작진이 나가이 옷상 빠돌이일 확률은 약 99.999999%. 고로 유세이의 후도 역시 (후략)
②쿨시크한 할렘가 출신 전과자 주인공이라니 거 촘 괜찮은 설정인걸? (스읍)
③메인 히로인이 주인공을 촉수;에 채찍;;으로 패고 패고 또 패고 죽어라고 후들겨팬대요! (시대의 대세는 SM)
뭐이라 21살 세느님과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실은 마지막에 대차게 낚였슴다. 어쩌겠소 세이에이교의 충실한 신도가 다 그렇지 뭐.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야시타 유야의 보이스 컬러는 눈 감고 들으면 미야마모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닮았다. 가끔 억양이 불안하게 흔들릴 때가 없진 않은데 원래 전문 성우 아닌 가수인 걸 감안하면 경악스럽게 높은 수준이다. 솔까 미야농이라고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남자 성우 연기력 평가에선 항상 밑바닥이래고 가수 출신에게 맞먹히는 미야농 뒷목 잡고 반성해라 덕분에 일본 소년애만 특유의 간질간질한 대사빨과 연출에 돋는 닭살을 벅벅 긁으면서도 마치 세느님께서 잠시 유희왕에 납시어 떠드시는 듯한 행복한 착각으로 다 이겨내고 이자요이 아키에게 맞고 맞고 맞고 맞고 또 개쳐맞는 23화 및 41화부터 오예 SM이다 쳐웃으며 보는데... 얼라 뭔가 이상하다.

유세이가 굉장히 낯이 익단 말이죠.

주요 타깃이 일단은 소년들과 소년의 마음을 가진 맨들(...)인 카드 게임물에서 기대할 만한 게 아닌 무언가가 내 무의식 저변을 마구 자극한다...?! 뭐지 이게 뭐지 내가 이런 앨 어디서 또 봤는데.....? 이게 뭐지 이게 뭐지 위화감을 마구 느끼면서도 우선 에로도가 각별히 탁월하다는(....) 화부터 디비기 시작했거니와 지켜보는 시청자 전원을 여러 의미로 민망해 죽게 만들었다는 8화의 신체검사 시퀀스는 명불허전, 숫제 능욕물에 가까웠다(.....) 심지어는 공식 요약조차도 능욕물이었다(「鷹栖の命令で、遊星の体が徹底的に調べられていく。 あまりの激しさに気を失う遊星」죽으면 죽었지 번역은 못합니다;;;;) 어이 이거 6시 방영 애니라고.......!!!?

뭐 어쩌겠어요. 유세이는 의심할 여지 없는 남성향 위주인 엔하위키에서조차 인정받은 오룡즈의 색기담당인 걸요.

이어서 도합 여덟 번이나 전기고문을 당한(.....) 9~10화로 넘어가 예쁜 애가 평생 네놈 말은 다 들어주겠다(一生あんたの言いなりになってやる) 따위 졸라 위험한 발언을 함부로 싸지르고 돌아다니면 안된다고 유치원에서 안 가르쳐주더냐!!! 벌헉질부터 해주고 짝퉁 미야농(....)의 씨원한 비명을 실실거리며 감상하던 중 기껏 잘 탈출하고도 유세이 설교빨에 낚여서 사지(死地)에 제발로 되돌아오는 아오야마의 빤들빤들한 면상을 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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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lls 2011/11/15 10:56
돌이켜보면 유희왕 빠질의 햇수가 곧 두자리수에 육박하게 됨에 따른 여러가지 쾌거와 슬픔이 있었지만 일단 오늘은 기뻐하겠어. 여러분 키사라가 유희왕 포스팅 했어요!!!!! <-

유세이를 좋아하나 유희왕 시리즈의 팬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관점을 몹시 잘 보여주고 있어서 즐겁게 읽었다오. 게다가 뭐야 이 압박적인 스크롤양. A4 8페이지의 위엄. 자네 논문 쓰나. 잘한다 더해라 <
야미씨부터 쥬다이에 이어 유세이까지, 유희왕 주인공은 전원 구세주 컨셉이라고 생각하지만 성자형의 구세주, 지저스 크라이스트, 그리고 악마가 된 세이비어 후도 아ㅋ... 흠흠 아무튼 그에 맞는 애가 정말 유세이였어. 믿을 수 없다. 이런 애를 이런 각본으로 뽑아내다니.
총 180화를 진행함에 있어서 이런저런그런(...) 소스를 주변 애들이 쏙쏙 잘도 뽑아갔지만 (...유세이가 유일하게 디휠을 만들어낸 애라며? 크로우 너 그 친구 좀 어떻게 해봐라<) 그래도 캐릭터의 본질 만은 변함이 없이 유지해준 걸로도 지금은 감사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는 안드로메다로 가다못해 어딘가의 블랙홀을 뚫고 웜홀을 거쳐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 모양이지만, 아무려면 어때 유세이가 예쁜걸. (...)
기껏 잘 뽑힌 초기의 그 모든 맛있는 설정들을 (늘상 그렇던 열도답게) 몹시 가볍게 한조각 휴지처럼 내던지는 그 패기에 좌절하고, 붉은 볼드의 '닥치고 총을 처갈겨야 할 상황'에도 듀얼심을 불태우는 모습에는 감명을 받다 못해 진지하게 고민했지. 아무튼 신심이란 지나치면 곤란해. 이러니까 십자군전쟁같은 게 난 거다. (뭐? 카드는 종교 맞잖음 'ㅅ')

그런 의미에서 본편도 끝났겠다 이제 더 이상은 설정구멍에 좌절할 필요 없이 유세이를 잘 먹어주면 좋습니다.
솔까 자네의 그 미친듯이 까탈스러운 감성에 망해버린 본편에서 유세이를 대체 어디서 굴리면 취향일지 의심스럽지만 우리에겐 패러렐이 있으니까요 <

미래색도 참 좋지 않냐며 'ㅁ'
후반 곡들이 하나같이 취향이야.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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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11/12/08 09:49
후후후후후후 어떠냐 A4 용지 여덟 장 분량으로 허튼 소리를 늘어놓는 광경이. 잡담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또 할지도 모른다! (하지 마!!!) 즐거웠다면 다행이오. 내가 뜬금없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로 오디즈를 보게 된 경위가 다 자네 탓이니 즐겁기라도 해야지 에라이 이 웬수야 (발로 차기)

뭐 근데 내가 한 번 정주면 조올라 관대해지는 타입이라 그런진 몰라도 - 아무리 생각해도 자네가 나보다 더 까탈스럽지 말입니다 흥쳇핏 -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오룡즈가 그닥 망한 것 같지는 않다. 명백하게 한계가 있는 장르 내에서 저만큼 수습하고 넘어가는 물건도 드물잖수. 그리고 저 계열 만화의 시나리오는 원래 안드로메다로 가다못해 어딘가의 블랙홀을 뚫고 웜홀을 거쳐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기 마련입죠. 학원닌자배틀물이 한 파트만에 성검전쟁으로 광속 비상한 풍마의 코지로를 봐. 초창기의 꺄하하우후후한 모험물은 흔적도 없이 증발한 드래곤볼을 보시오. 난 도대체 작가의 머릿속에서 스토리가 무슨 변혁을 거쳤는지 죽었다 깨도 이해 못할 스파이럴~추리의 띠~도 보고 천상천하도 본 몸이라능. 니가 이상한 것만 보고 돌아다니는 뇬이라는 지적은 받지 않습니다. 내가 상처입잖아 <<
자네 말마따나 유희왕에선 카드=종교인고로 저 정도의 불합리한 상황은 이해해야 하지 않겠소. 재미있으면 장땡이고, 아니면 또 어떠냐? 유세이가 저렇게 예쁜데(...)

안 그래도 지금 LAST TRAIN 무한반복 중이다. 으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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