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es of Babylon.

Gate of Ecstasy | 2012/10/08 18:25

살다 보면 가끔 대박 희한한 물건이 튀어나오는 수가 있다. IME 유저사전을 가지고 논답시고 えぬまえりしゅ를 입력하면 天地乖離す開闢の星로 한 방에 변환시키는 따위의 달빠 냄새 풀풀 나는 짓이나 하고 자빠졌다가 게이트 오브 바빌론의 정확한 한자표기(王の財宝)를 구글에 신탁하매 검색어 후보로 떡하니 뜨는 Gates of Babylon.......? Lyric? 뭐야 노래인가?
세상에 이런 노래도 다 있었나 호기심에서 확인해 보니 밴드가 무려 레인보우(Rainbow)! '그' 전설적인 리치 블랙모어(요즘은 Blackmore's Night 때문에 인간도 많이 유해지고 아따 거 더럽게 닭살돋는 사랑 한다 싶지만[....])가 결성한 전설적인 락 밴드 맞습니다! 심지어 락의 신으로 추앙받는 로니 제임스 디오가 보컬 맡던 시절의 물건!!! 어머 뭔지는 몰라도 이건 들어야 해!!

그래서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무한반복 중이다(................)

문제의 곡은 레인보우의 1978년 앨범 Long Live the Rock 'n' Roll(락큰롤이여 만수무강하소서)의 4번 트랙이다. 엑조틱한 오리엔트풍과 중세 유럽의 분위기가 어우러진 드라마틱하면서 중독성 끝내주는 물건입죠. 리치 블랙모어 작곡 로니 제임스 디오 작사. The Voice of Metal 디오 옹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아요. 일본판 앨범 제목은 어째 멀쩡한 만수무강을 냅두고 엉뚱하게도 バビロンの城門(바빌론의 성문)이니 이 열도 놈들이 뭘 너무 잘 아는지 모르는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더구나 온갖 입 가진 자들이 게이트 오브 바빌론은 레인보우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능히 꼽힐 물건이지! 꼭 들으라고! 이예이! 하며 헉스대고 있는 꼴을 보노라면 심하게 거시기한 기분을 억누를 수가 없다만 보고 들은 건 또 많은 이놈의 버섯양반 설마 아니겠죠?
가사는 원문 붙여놓기가 뻘해서 걍 삘로 해석했으니 크게 믿지 마시라. 내가 운문에 재능이 없는 줄은 내가 제일 잘 알아orz



바다 저너머를 보라
나와 함께라면 그대 어디든 갈 수 있다
나와 더불어 환상을 공유하고
바람을 좇아 달려가자

가까이 오라
나와 함께라면 그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대 마침내 볼 준비가 되었는가
보아라, 바빌론의 성문이다

잠들었던 고대의 힘이
그대를 가두고자 깨어나는구나
마법의 융단인가, 마신인가, 혹은 또다른 무엇인가
성스러운 죄악의 도시여
악마와 함께 잠들라, 그대 대가를 치르리라
악마와 함께 잠들라, 악마가 그대를 데려가리라
바빌론의 성문이여!

그대는 눈을 떴으나 보지 못하는구나
누군가가 태양의 운행을 바꾸었으므로
그러니 그대 마음의 눈을 열지어다
보아라, 바빌론의 성문이다

그대는 무한한 캐러번에 실려간다
사슬에 묶여 노예로 팔린 몸
춤추는 세이버가 모든 베일을 찢어발기고
남겨두고 온 것만큼 다시금 손에 넣으니
악마와 함께 잠들라, 그대 대가를 치르리라
악마와 함께 잠들라, 악마가 그대를 데려가리라

바다 저너머를 보라
나와 함께라면 그대 어디든 갈 수 있다
나와 더불어 환상을 공유하고
바람을 좇아 달려가자

가까이 오라
나와 함께라면 그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대 마침내 볼 준비가 되었는가
보아라, 바빌론의 성문이다

잠들었던 고대의 힘이
그대를 가두고자 깨어나는구나
마법의 융단인가, 마신인가, 혹은 또다른 무엇인가
성스러운 죄악의 도시여
악마와 함께 잠들라, 그대 대가를 치르리라
악마와 함께 잠들라, 악마가 그대를 데려가리라
바빌론의 검은 성문이여!

내가 바로 악마이니라
오로지 나만이 열쇠를 쥐고 있다
달콤한 지옥,
바빌론의 성문을 여는 열쇠를!


뮤비에 잠시 스쳐지나가는 일곱 머리의 짐승 위에 올라탄 헐벗은 여자는 누가 18~19세기 영국놈 아니랄까 봐 칙칙한 그림만 줄창 그려대는 윌리엄 블레이크(레드 드래곤의 핵심 키워드인 붉은 용과 태양을 입은 여자가 이 사람 물건)의 1805년도 작품 바빌론의 창녀(The Whore of Babylon)다. 바빌론이 워낙 기독교 문화권에서 퇴폐와 타락의 대명사인지라 가사가 아주 죽입니다. The city of heavenly sin도 그렇지만 The devil is me, and I'm holding the key to the gates of sweet hell. 왕님이네. 그냥 왕님이네요.
아울러 가사 중 saber는 보통 사벨로 번역하지만 되다 만 달빠가 저걸 세이버라 안 할 수는 없었.... 어험어험. 그래서 뭐라고요 세이버가 왕님의 베일을 찢어발긴다고요? #난독

잉베이 말름스틴(!)의 커버 버전은 여기로. 근데 누가 속주의 대가 아니랄까 봐 더럽게 수선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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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1 21:52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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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12/10/09 18:14
물론 괜찮습니다. 만약 어딘가에 공개하실 때 설정의 원출처를 표기해주신다면 감사하겠고, 다 쓰신 후에 살짝 구경시켜 주신다면 더더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마음껏 활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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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원숭 2012/10/09 20:13
시원하게 허락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키사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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