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Not to Be Seen.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3/06/29 17:48

아마도 이 코너를 제일 관심 있게 읽어줄 휠냥의 성원-////-에 힘입어 일일일몬 컴백의 시간이 돌아왔슴다. 똑같이 영어에 시달려도 취미로 시달리는 건 얘기가 다르지. 오늘의 희생양은 언제나 친절한 이웃 댄디킹 님께서 골라주신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24화(혹은 2시즌 11화) '보이지 않는 방법(How Not to Be Seen)'의 동명 스케치. 해놓고 보니 또 24화인데 뭐 아무렴 어떻겠음요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 니 번역으로 재미의 10분의 1이나 전달할 수 있느냐는 지적은 안 받습니다 내 마음이 아프잖아.


내레이터(존 클리즈) : 이 화면에는 40명의 사람이 있지만 누구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자막 : '영국 정부, 공익광고 제 42호 6장,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

내레이터 : 이 분은 사우스이스트 5번가 블랙 라이언 로드 네이피어 코트에서 오신 E. R. 브래드쇼 씨입니다. 브래드쇼 씨에게 요청해 보겠습니다. 브래드쇼 씨,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탕!)

내레이터 : 이 실험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합니다.

(장면 전환)

내레이터 : 여기에서 우리는 벨몬트 크레센트 13번지에 사는 B. J. 스메그마 부인을 볼 수 없습니다. 스메그마 부인,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탕!)

내레이터 : 이 분은 뉴 타운 할로우의 네스빗 씨입니다. 네스빗 씨,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반응 없음) 네스빗 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의 첫 번째 교훈 '일어나지 않기'를 잘 터득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뻔한 장소를 고르셨군요.

(폭발)

내레이터 : 오스웨스트리 버로우즈 홈리의 E. V. 램버트 씨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램버트 씨가 어느 덤불에 숨어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지요. (덤불 셋을 차례대로 죄다 터뜨린다) 예, 가운데 덤불이었습니다.

(장면 전환)

내레이터 : 슬로우 레이턴 로드의 켄 앤드류스 씨는 매우 훌륭히 몸을 숨겼습니다. 이곳에는 선택지가 아주 많습니다. 벽 뒤, 수통 안, 낙엽더미, 나무 위에 숨었을 수도 있고, 차 뒤에 웅크리거나, 구멍에 숨거나, 수백 개 덤불 중 어딘가에 엎드려 있을 수도 있지요. 다만 우리가 우연히도 수통 안에 있음을 알았을 뿐입니다.

(폭발)

내레이터 : 헐 워플스던 로드 아이비 코티지의 왓슨 부부는 실로 교묘하게 증발했습니다. 제작진이 통화를 시도했을 때, 왓슨 부부는 이미 2주일 예정으로 휴가를 떠난 뒤였습니다. 왓슨 부부는 연락처를 일절 남기지 않았을 뿐더러, 우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고 빗장을 질렀습니다. 그러나 이웃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줬지요.

(폭발)
(전형적인 검비[마이클 페일린]가 멀거니 서 있다)

내레이터 : 왓슨 부부의 소재지를 우리에게 알려준 이웃사람입니다. (폭발) 고자질쟁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요. 여기는 예의 이웃이 살던 집입니다. (폭발) 이곳은 알려주기를 거부한 랭던 경의 거주지입니다. (폭발) 여기에 사는 신사분도 거절했지요…… (폭발) 여기도…… (계속 폭발) 물론 여기도…… (끝없이 폭발) 맨체스터와 웨스트 미들랜드, 스페인, 중국…… (광기 폭발)

사회자(마이클 페일린) : 뒤이은 몇몇 장면은 일부 시청자께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야기할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유감스럽지만 방영은 여기서 중지하겠습니다. 물론 제겐 아니지만요.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검비(Gumby) : 비행 서커스의 약방의 감초들. 손수건을 말아 머리에 얹고 안경을 쓰고 콧수염을 기르고 짤뚱한 반바지에 부츠를 신은 일단의 남자들로, 지능과 사고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항상 고함을 질러댄다(.....) 검비는 이들의 성. 존 클리즈가 만들어낸 캐릭터지만 검비에 특화된; 파이슨은 마이클 페일린. 대부분의 검비 캐릭터는 페일린이 연기한다.

자 기다려라 휠스냥, 다음은 드디어 대망의 Restaurant Sketc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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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 Knights of the Round Table.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3/05/22 15:22

마침내 (나 말고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리 없는;) 일일일몬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예아.
오늘의 일일일몬은 한루 님이 찍어주신 몬티 파이슨과 성배에서 단 하나뿐인 뮤지컬; 시퀀스 '원탁의 기사들(Knights of the Round Table)' 혹은 '카멜롯 송(Camelot Song).' 비록 명성은 불후의 명곡 '용맹한 로빈 경(Brave Sir Robin)'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쪽도 개뻘스럽기론 만만치 않음요. 왜 하필 여기냐 하면.... 에 또.... 꼭 그걸 내 입으로 말해야 하나. 뻔하지 뭐.
이미 수 차례 언급했듯 아서왕-그레이엄 채프먼, 베디비어-테리 존스, 랜슬롯-존 클리즈, 갤러해드-마이클 페일린, 팻시-테리 길리엄. 가사는 그레이엄 채프먼과 존 클리즈가 쓰고 작곡은 클리즈가 떠난 뒤 비행서커스 4시즌에서 활약하는 한편 캐롤 클리블랜드와 더불어 일곱 번째 파이슨으로도 불리는 닐 이네스가 맡았다. 치명적인 오역 이외의 지적을 기꺼이 받아들일 만큼 내가 성격이 좋을 리가. 자아 즐감들 하시라.


베디비어 : 그렇게 하여 지구가 바나나의 형상임을 알게 된 것이지요.
아서왕 : 새로운 지식에 내 가슴이 몹시도 설레는구려, 베디비어 경. 자, 양의 방광이 어찌하여 지진을 막아내는지 한 번 더 들려주게나.
베디비어 : 기꺼이 그러겠사옵니다, 전하.
랜슬롯 : 보십시오, 전하!

(성이 보인다)

아서왕 : 카멜롯!
갤러해드 : 카멜롯!
랜슬롯 : 카멜롯!
팻시 : 저거 모형이라구.
아서왕 : 쉿!! (기사들을 돌아보며) 제군들이여, 그대들의 새 집에 온 것을 환영하네. 자아, 카멜롯을 향해 말을 달리세나!

원탁의 기사 :
우리는 원탁의 기사라네
어디서나 춤추고 노래한다네
일과에 충실하고 코러스를 맡는다네
카멜롯에서 걸지게 잘 먹는다네
햄과 잼과 스팸을 배터지게 먹는다네
우리야말로 원탁의 기사
우리의 쇼는 끝내준다네
하지만 막상 운을 받아보면
부를 만한 노래가 아니라네
이곳 카멜롯에서 우린 오페라에 뻑 갔다네
횡경막에서 힘차게 소리를 뿜어낸다네
전쟁이 나면 거칠고 유능하다네
불굴의 정신으로 돌진한다네
수행 도중에 조끼에 금속박을 대고
클라크 게이블을 흉내낸다네
카멜롯의 삶은 바쁘고 흥겹다네
(솔로) 나는 유모차를 죽어라 밀어야 한다네!


아서왕 :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카멜롯엔 가지 않는 게 좋겠어. 멍청한 곳이야.
기사들 : 예.

이렇게 짧으니 주석이고 뭐고 없음. 아싸!!!
사실 -able과 -lot으로 라임이 기막히게 딱딱 맞아 떨어지는 물건인데 그건 걍..... 포기했슴다.... 나한테 운문의 재능 따위 있을 리가 없잖아요'_` 그리고 시커먼 사내 셋 이상이 한 자리에 모이면 자동적으로 개멍청한 야만인 소굴이 된다는 거야 이미 세상 여명의 순간부터 엄연한 사실 아니었나염 (※편견작렬) 그런 의미에서 대빵 부재를 틈타 거지같은 날씨 핑계로 화주 까고 코사크 추다 불곰님한테 걸려서 개털리고 연병장에서 좌삼삼우삼삼 원산폭격 풀 코스로 구르는 원탁의 기사 주세요!!
니가 쓰라고? 알았습니다'_`

다음 타자는 댄디킹 님이 찍어주신 How Not to be See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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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Illegal Robbery.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3/03/25 17:30

샘숭드림물(.....진짭니다 농담 아님)에 심신을 혹사당한다는 핑계로 두 달 넘게 블로그를 내팽개쳐뒀더니 번역 스킬은 고사하고 포스팅하는 방법 자체를 까먹을 노릇이라 워밍업과 휴식을 겸업하여 토사장 역시 몬티 파이슨을 보고 자란 꿈나무더라는 지옥의 밀레이디 리린=리린드라=데=나이트메어 님의 제보로 심오한 동질감을 느낀 김에 (그러나 이것도 몇 주 전 얘기라는 함정;;;) 자칭 몬티 파이슨 홍보대사;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또 한 편 질렀슴다. 아 그러나 코코넛 물고 가는 아프리칸 제비가 어찌 되는 줄 아느냐 물었다니 오오 토사장이여 몬티 파이슨의 성배 통짜 암송이 White and Nerdy에서 이미 입증하였듯 골수 양더쿠의 기본 소양임을 몸으로 인증할 필요는 없지 말입니다.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미천한 잡덕은 결코 성배를 달달 외우고 있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대목만 기억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요 5온스짜리 새는 1파운드 넘는 코코넛 운반 못함요(........)

하여간 오늘의 타겟은 친애하는 연어숭배의 동지 콜라 님이 손수 찍어주신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6화 '이것이 예술이다(It's the Arts)'의 '비불법적 강도질(Non-Illegal Robbery)'. 제목부터 손나 비범하다 신발. 명백한 오역 외의 지적을 순순히 받아들일 인간으로 보입니까 내가?


보스(마이클 페일린) : 문제 없나?
빅(존 클리즈) : 없습니다, 보스.
보스 : (탁자에 커다란 지도를 펼친다) 좋았어……이제부터 계획을 설명하지. 10시 45분에, 레지는 나와 켄을 밴에 태우고 하이 가(街)에 있는 영국 귀금속 센터까지 데려간다. 오전 10시 50분에 우린 영국 귀금속 센터 앞에 도착하겠지. 내가 차에서 내리면 레지는 차를 몰아 여기, 덴버 가(街)에 주차하도록 해. 알았나? 10시 51분, 나는 센터에 들어가는 즉시 고객으로 변장하고 대기하던 빅을 접선해 5파운드 18실링 3펜스를 건네받는다. 10시 52분, 계산대로 접근해 5파운드 18실링 3펜스짜리 시계를 구매한다. 직후 빅에게 시계를 넘기고, 빅은 바로 이스트 가(街)에 있는 노먼스 개러지(Norman’s Garage)로 향한다. 자네들은 10시 56분에 여기 집합했다가 11시 15분 젖소와 낫(Cow and Sickle)의 뒷방에 모이도록. 자, 질문 있나?
래리(테리 존스) : 불법행위는 하나도 안 하는 것 같은데요.
보스 : 무슨 소리야?
래리 : 저기……시계값을 내잖아요?
보스 : (참을성 있게) 그런데?
래리 : 아니 그러니까, 왜 시계값을 치러야 하는데요?
보스 : 돈을 내지 않는데 그쪽에서 시계를 퍽도 내주겠구먼, 응?
래리 : 보스, 전 이러기 싫어요!
보스 : 왜?
래리 : 우린 좆 같은 법을 어긴 적이 없다구요.
보스 : 뭔 소리야?
래리 : 지난 주에 은행에서 뭘 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보스 : 문제라도 있었어?
래리 : 복면을 쓰고 제 예금계좌에서 15파운드를 인출했잖아요. 그게 문제란 말예요.
보스 :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래리?
래리 : 그냥 시계를 훔치면 안돼요?
보스 : 오, 이런 멍청한 놈을 보겠나! 우린 이 일에만 꼬박 수주일을 투자했어. 레지는 길 건너편의 방을 빌려 매일같이 드나드는 친구들을 죄다 체크했지. 빅은 모든 제품의 가격을 파악하려고 3주일을 시계 카탈로그만 들여다봤다고. 고작 법 하나 어기겠다고 작전 전부를 위태롭게 할 순 없어!
래리 : 어……주차금지선에 차를 대도 안돼요?
보스 : 안돼!
래리 : 개를 끌고 나가서 발에다 지리도록,
보스 : 안된다니까!
레지(에릭 아이들) : (갑작스럽게 창백해진다) 보스, 보스!!
보스 : 자넨 또 왜 이러나?
레지 : 저기 그게……차를 파킹미터에 댔는데……시간을…….
보스 : 넘겼나?
레지 : 네.
보스 : 얼마나?
레지 : 모, 모르겠습니다, 보스……아마도 2분……아니, 5분쯤…….
보스 : 5분 초과했다고. 얼간이! 잘하는 짓이다! 좋아, 이렇게 된 이상 한 시도 지체할 수 없어. 켄, 머리를 완전히 밀고 여권을 얻어. 화요일 밤에 리오 데 자네이로의 이 주소에서 보세. 빅, 동아프리카로 가서 성형수술을 받아. 거기서 보겠네. 레지, 캐나다로 향해. 7월까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니카라과로 갈 길을 찾아봐. 래리, 여기 남게. 우리가 떠날 때까지 15분 기다렸다가 건물을 통째로 날려버려. 자, 뛰지 않고 뭣들 해!
래리 : 저기, 건물을 날려버릴 순 없어요.
보스 : 왜?
래리 : 불법이잖아요.
보스 : 오 젠장. 그냥 두 손 들고 법망을 기다리는 편이 낫겠군.
레지 : 안됩니다, 보스.
보스 : 어째서?
레지 : 우린 아직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거든요.

(은행에서 강도 셋[마이클 페일린, 에릭 아이들, 테리 존스]이 뛰어나온다)

강도 1(마이클 페일린) : 아뇨, 법을 어기면 훨씬 더 짜릿해요.
강도 2(에릭 아이들) : 그럼요. 똑바로 살고 싶음 사제나 뭐 그런 게 되어야죠.

(사제[테리 존스]가 복구기금상자에 손을 넣어 더듬거리다 펄쩍 뛰며 돌아선다)

사제 : 뭐, 뭐죠!?

공인회계사(존 클리즈) : 동의합니다. 강도의 숫자가 지금보다 적다면 수치적으로 볼 때 별로 없는 셈이죠.

부인네(마이클 페일린) : 난 성적 흥분이 과대평가된다고 생각해요.

스코틀랜드인(마이클 페일린) : 거 참 흥미롭군요. 내 몸은 지금 완전히 양철로 되어 있거든요.

프랄린 경위(존 클리즈) : 인터뷰 몇 번만 더 하면 제가 스케치에 등장할 겁니다. 채널을 돌리지 마십시오.

경찰관(그레이엄 채프먼) : 이 제복이 그치들을 쫓아내죠, 그리고 제 입냄새도요.

(가발과 법복을 입은 판사[테리 존스] & 왕실고문변호사[에릭 아이들]가 지나간다)

판사 : (당연하다는 듯) 우린 차려 입길 좋아합니다, 물론이죠…….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길거리 인터뷰랍시고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별 상관도 없는 헛소리 한 마디씩 늘어놓고 꺼지기는 이 시리즈의 전통입지요. 대개 중년의 부인네, 경찰, 회계사는 꼭 들어간다. 그리고 미스터 검비도(....). 특히 중년 부인들은 비행 서커스 시리즈 1시즌부터 존핸 뻔질나게 등장하는 약방의 감초 같은 캐릭터들로, 이들을 뭉뚱그려 후추통(페퍼포츠)이라고 한다. 영국의 중하류층 중년 주부 대부분이 후추통 비스무리한 체형임을 감안한 별명이라고. 물론 토사장의 구세주인 미인 비서 언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음(.....)

오예 주석이 별로 없으니 내 마음이 편하다 예아(.......)
다음 턴은 한루 님이 찍어주신 Knights of the Round Table입니다. 속보인다고요? 인생 사는 게 다 그렇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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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mail.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2/12/05 14:16

늘 그렇듯이 일이 바빠(......) 포스팅에 성실해진 KISARA입니다. 머리 한 구석에서 그럴 타임에 보고서나 써라 이년아 양심의 고함이 들려오지만 세상이 예능을 못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면 변경 한구석에서도 개그에 절치부심하는 게 도리가 아니겠음요. 오늘의 일일일몬은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18화(혹은 2시즌 5화) '그릴오매트에서의 생방송(Live from the Grill-O-Mat)'의 '공갈과 협박(Blackmail)'. 친애하며 신세도 산더미처럼 진 Ciel님이 찍어주셨습니다. 심각한 오역 외의 지적? 내가 받을 리가 없잖아요 'ㅅ'


사회자(마이클 페일린) :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아름다운 밤입니다. 오늘도 '공갈과 협박'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몸도 풀 겸 랭카셔의 프레스턴으로 가 볼까요. 베티 틸 부인이십니다!

(눈을 시커멓게 가린(……) 여자의 사진)

사회자 : 안녕하세요, 틸 부인! 볼튼에 사는 부인의 정부(情夫)가 누군지 까발리지 않는 대가로 15파운드를 요청합니다.

(자막 : '15파운드')

사회자 : 틸 부인, 15파운드를 반송우편으로 저희에게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인의 남편 트레버와 사랑스런 세 아이 다이앤, 재니스, 줄리엣이 볼튼에 사는 정부 이름을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홀딱 벗은 남자[테리 길리엄]가 오르간을 연주한다)

사회자 : 자 여기에 편지와, 호텔 숙박부와, 일련의 사진이 있습니다……이들로 인해 브롬스그로브의 한 대표이사가 이혼, 불명예스러운 퇴직, 심지어 검거와 기소를 비롯한 골치 아픈 상황에 말려들지도 모릅니다. 프리메이슨 소속이고, 유력한 토리당 하원의원 후보지요……브롬스그로브의 S씨,

(자막 : '3,000파운드')

사회자 : 선생님의 성함과, 이 일에 관여한 세 명의 이름과, 이들이 속해 있는 청년단체의 명칭과, 물건을 구입한 가게의 이름을 공개하기 전에 3,000파운드를 지불하시기 바랍니다.

(두 쌍의 발을 찍은 사진이 지나간다)

사회자 : 나중에 조금 더 보여드리죠……찰스 혹은 마이클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요. 다음 코너는 모두가 기다리시던 '영상을 멈춰라'!

(자막 : '영상을 멈춰라')

사회자 : 규칙은 매우 간단합니다. 지금부터 한 남자의 경력을 박살내고도 남을 불명예스러운 장면과 썩 유쾌하지 못한 내용을 포함하는 영상을 보여드립니다. 희생자는 언제든지 제게 전화를 걸어 영상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액수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른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전화를 늦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내셔야 합니다! 그럼 300파운드에서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이번 주의 '영상을 멈춰라'는 테임즈 디턴을 찾았습니다…….

(화질이 썩 좋지 않은 8mm짜리 영상을 보여준다)

사회자 : 아주 용감한 분이군요…….

(5천 파운드를 돌파;하고 매우 사회적으로 문란한[……] 광경이 비치기 직전에 전화가 울린다)

사회자 : 안녕하세요, 선생님. 예, 안녕하십니까. 오 아니죠 선생님, 물론 아니시겠죠. 아뇨, 괜찮습니다 선생님. 저희는 도덕군자가 아닙니다. 단지 돈을 밝힐 뿐입니다. 예, 그럼요. 다음의 주소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내레이터(테리 존스) : 빅토리아역 세 번째 화장실 온수 파이프 뒤, '공갈과 협박' 제작진 귀하.

사회자 : 천만에요, 선생님……감사합니다. (전화를 끊는다)

세상에 오늘은 주석이 없어! 공갈과 협박 만만세다!!
15파운드만 받는 대신에 정부 이름 빼고 나머지는 다 까발리는 이 패기를 보시오. H냥 말마따나 물품을 구입한 가게와 사진의 나머지가 몹시 궁금하므로 브롬스그로브의 S씨는 3천 파운드를 송금하지 않길 바랍니다. 한국에 이런 프로그램이 하나쯤 있어야 되지 않겠냐는 배덕한 생각은 절대 안 했어요 나 거기까지 나쁜 뇬은 아닙니다.
그나저나 내 파이슨 최애는 페일린이 맞나 보다. 아우우 페일린 귀여워요 페일린. 과연 Best-Looking Python으로 뽑힌 남자. 그 중에서 베스트 루킹이어봤자 그 무슨 무한도전에서 홍철이가 제일 미남이다 비스끄리한 소리냐 하겠지만 왜 이래요 우리 돌아이는 적절한 헤어스타일과 수염에 정장 곁들이면 아시아의 토니 스타크도 될 수 있는 남자야! 얼마 전에 못친소 F1으로도 뽑혔지만orz orz 하여간 눈웃음치지 말아요 처녀 가슴이 설렌다고 (버럭)
다음 턴은 콜라 님이 찍어주신 Non-Illegal Robber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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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tha Christie Sketch (Railway Timetables).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2/12/03 18:24

여전히 몬티 파이슨을 세상에 홍보해야 한다는 되도 않는 사명감에 불타는 KISARA의 일일일몬 오늘자 희생양은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24화(혹은 2시즌 11화) '보이지 않는 방법(How Not to Be Seen)'의 '애거서 크리스티 스케치(기차시간표)(Agatha Christie Sketch (Railway Timetables))' 되시겠습니다. 지난 번에도 24화더니 이번에도 24화냐. 랜덤으로 하다 보면 뭐 다 그렇게 가는 거죠. 친애하는 습님이 절찬 찍어주셨습니다. 모처에서 하는 성배/삶의 의미 상영회 가고 싶었어. 하지만 나는 갈 수 없었지 딩기리딩딩 이예이.

실은 1시즌 11화에 애거서 크리스티 스케치라 불리는 물건이 하나 더 있지 말입니다. 까놓고 말해 그쪽이 더 유명하다. 더구나 시골 대저택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이다. 정말로 완벽하게 여사님 풍이 아닐 수 없다. 나도 엄청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물건은 말장난이 너무 심해서 당분간 혹은 앞으로도 계속 못할 거예요. 아흑흑. 마음이 슬프니 심각한 오역 외의 지적은 단연코 사양합니다.


재스미나(캐롤 클리블랜드) : 존, 혼처치발 11시 30분 기차를 타도록 해요. 베이징스톡에 한 시까지는 도착할 거예요. 거기엔 뷔페도 있고…… (시신을 발견한다) 오! 아빠!
존(에릭 아이들) : 하느님 맙소사! 호레이스 경!
재스미나 : 그렇다면……?
존 : 그래요, 아침식사 후에……하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호레이스 경은 돌아가셨어요.
재스미나 : 오, 가엾은 아빠…….
존 : 아무래도 11시 30분발은 그냥 보내야겠군요.
재스미나 : 그러지 말아요 존, 기차를 놓쳐서는 안돼요.
존 : 여기서 당신을 도와야 할 판에 어떻게 기차 잡을 생각만 하겠어요?
재스미나 : 존, 정말 고마워요. 하긴 내일 9시 30분발을 타면 되죠. 항상 있으니까요. 캐터햄과 칩스테드를 경유해서 가는 열차 말예요.
존 : 9시 45분발을 타고 갈 수도 있죠.
재스미나 : 하지만 그랬다간 램스그린에서 갈아타야 하잖아요.
존 : 요즘은 7분만 기다리면 된답니다.
재스미나 : 어머, 그렇지 참. 금요일이었죠, 깜박했어요. 아, 대체 누가 이런 몹쓸 짓을?

(파트리지 여사가 들어온다)

파트리지 여사(그레이엄 채프먼) : 서두르세요 호레이스 경, 28분 후에 열차가 출발해요. 꾸물대다 10시 15분발을 놓치시면 3시 45분발을 잡으시지 못한다고요. 다시 말하지만……에그머니나!
존 : 파트리지 여사, 안타깝게도 호레이스 경은 10시 15분발을 타시지 못합니다.
파트리지 여사 : 그렇다면……?
재스미나 : 그래요, 아침식사 후에…….
존 : 파트리지 여사, 예약을 취소하실 수밖에 없겠군요.
파트리지 여사 : 오, 엔진 뒤에 있는 네 번째 객차였는데──스완보로를 벗어나면 바로 경사로 표지를 볼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요!
존 : 더는 아닙니다……노선이 폐쇄됐으니까요.
파트리지 여사 : 폐쇄되다니! 스완보로가 아니라니!
존 : 유감스런 일이에요.

(데이비스 경감이 들어온다)

경감(테리 존스) : 자, 그대로 앉아들 계십시오. 나는 스코틀랜드 야드의 데이비스 경감입니다.
존 : 저런 세상에, 정말로 빨리 오셨군요 경감님.
경감 : 킹스크로스에서 8시 55분발 풀먼특급을 타고 왔으니까요. 혼처치에서 잠시 지체했지만.
파트리지 여사 : 풀먼특급은 아주 좋은 열차죠.
일동 : 좋아요, 아주 좋아요, 훌륭하지요.

(프랑스식 창문으로 토니가 들어온다)

토니(마이클 페일린) : 다들 안녕.
일동 : 토니!
토니 : 아빠는 어딨어? (호레이스 경을 발견한다) 오 빌어먹을! 그렇다면……?
존 & 재스미나 : 그래, 아침식사 후에…….
토니 : 그럼……10시 15분발 기차도 더는 필요 없겠네.
존 : 그렇고 말고.
토니 : 장남으로서 기차표를 물려받을 권리는 내게 있겠지.
경감 : 거기 서게, 토니. 살인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면 쓰겠나.
토니 : 오, 단순하게 생각하자고요. 틀림없이 아빠는 직접 머리에 총을 쏘고 어딘가에 숨겼을 거예요.
파트리지 여사 : 어떻게 직접 머리에 총을 쏜 사람이 총을 숨길 수가 있어요? 좌석 예약을 취소하지도 않았는데!
토니 : 하, 하하! 뭐, 이만 가보도록 하죠. 냅다 뛰지 않으면 10시 15분발을 놓쳐버리겠어요.
경감 : 자네는 좌석을 차지하려고 부친을 살해했는지도 몰라!
토니 : 나한테 동기가 있다는 건 인정하죠, 경감님. 하지만 내겐 알리바이가 있어요. 난 질링엄발 8시 13분 기차를 타고 왔으니까요. 증거로 식당차표를 보여드리죠.
재스미나 : 하지만 질링엄발 8시 13분 기차에는 식당차가 없어.
존 : 있는 거라곤 스탠딩 뷔페뿐인데.
토니 : 어……실수야, 8시 13분발이 아니라 7시 58분발 완행열차 얘기였어.
파트리지 여사 : 7시 58분발 완행은 위즈보로 분기점에서 연간정기 연결부검사를 받고 8시 19분에야 스윈던에 도착했을 텐데요.
존 : 8시 13분발은 6분 먼저 떠났을 텐데 무슨 수로 갈아탔다는 거야?
토니 : 어, 음, 간단하지! 스윈던에 8시 9분에 도착하는 7시 16분발 축구관람전용 특별운행열차를 탔거든.
재스미나 : 7시 16분발 특별운행열차는 토요일에, 그것도 격주로만 스윈던에 정차하는걸.
파트리지 여사 : 필경 휴일특별편성열차를 잘못 말했겠죠.
토니 : 아, 맞아! 나도 참 멍청하지. 물론 베드포드, 콤워스, 핀 디논, 서튼, 윌링턴, 질링엄에 서는 휴일특별편성열차를 탔고 말고!
경감 : 그 차는 일요일에만 운행해!
토니 : 씨발. 좋아요, 자백하죠. 내가 그랬어요. 예약좌석이 탐나서 아빠를 죽였어요. 하지만 나를 체포하진 못할 거야! 리딩발 10시 12분 기차 밑에 몸을 던질 테니까!
존 : 미친 짓이야, 토니, 그러면 안돼! 10시 12분발의 대차(臺車)는 폭이 좁은 신형이야.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토니 : 맞아!

(음악과 함께 막이 내린다)

내레이터(존 클리즈) : 이상, 웨스트엔드의 최신 흥행작 <모든 것은 호샴과 라이게이트를 경유하여 카샬턴 해변, 맘즈버리, 투팅 벡, 서(西)크로이던에 정차하는 헤이노트발 레드힐행 11시 20분 열차에서 일어났다>의 일부분을 보셨습니다. 작가는 네빌 션트 씨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그렇다면? : 원문은 Has he been......? 이렇게 말끝을 흐리는 건 방송에서 어떻게든 dead나 kill을 입에 올리지 않으려고 발버둥칠 때 흔히 쓰는 수법이라고 한다. 특히 점잔 빼는 영국 연극&프로그램이라면 응당 그럴 만 합져. 그래봤자 존이 바로 작살을 내주지만(......) 한국어로는 방법이 없어서 걍 대충 뭉갰습니다. 니가 항상 그렇다는 지적은 결단코 거부하겠음.

주석이 별로 없다! 훌레이!!!
덕후의 소굴 일본놈들의 분류에 따르면 세상 갖은 씹덕 중에 최고로 상종 못할 민폐 개또라이 씹덕의 정점은 철덕이라 하였다(.........) 기차표를 차지하려 드디어 사람까지 잡았슴다 이예이. 내가 철덕이 아닌 관계로 그냥 대강 씹은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어차피 이거 읽으시는 님이 철덕일 확률은 0에 무한수렴하지 않겠슴까 넘어가자고요 제발 플리이즈 ;ㅁ;
다음 턴은 Ciel님이 찍어주신 Blackmail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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