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읽거나 혹은 죽거나 | 2012/03/26 12:12

For a long, long while Haydon hesitated, then did not answer. But the answer was written there all the same, in the sudden emptying of his eyes, in the shadow of guilt that crossed his thin face. He came to warn you, Smiley thought; because he loved you. To warn you; just as he came to tell me that Control was mad, but couldn't find me because I was in Berlin. Jim was watching your back for you right till the end.

나는 이 대목을 보려고 그 사투를 벌이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그래도 끈질지게 물고 늘어져 팅테솔스 원서를 읽었구나 싶어졌다. 영국놈들은 하나같이 악마의 씨종내기들이지 말입니다.


1. 결국 일에 치여 팅테솔스 영화는 보러 가지 못한 김에 영화의 서술구조가 모옵시 복잡하니 원작부터 읽는 것이 네가 이로우리라 충고에 솔깃하여 열린책들부터 기웃거리다 악명자자한 롱 타임 노 시(....)에 기가 질리고 코가 막혀 응24의 카트에 우선 우겨넣고 봤던 번역판을 삼만 광년 저편으로 내동댕이친 후 대략 3초 정도 망설이고 원서를 집어들었다. 인간은 무식하면 존핸 용감한 법입지요 네.
쓰는 어휘 자체는 비교적 단순한데 배치와 구조가 드럽게 희한해서 미친듯이 헤깔리는 르 카레 영감탱이의 문장에 입안으로 저주를 중얼중얼 퍼부으며 이쯤 되면 반쯤 오기로 오고가는 지하철 안에서 꾸역꾸역 읽어나가길 약 한 달째, 나는 드디어 승리를 거두었다. 내 근성에 오렌지 주스로 건배. 하지만 The Honourable Schooloby와 Smiley's People도 있죠. 넌 안돼 임마.

2. 팅테솔스의 최종적인 교훈 1 : 일이 지나치게 잘 풀릴 땐 제발 의심 좀 하고 봐라. 특히 니가 MI6 소속이라면 더더욱. 최종적인 교훈 2 : 스파이는 생각 많은 인간 특히 예술가가 해먹을 직업이 못됩니다(....). 누구 님 말씀마따나 헤이든이 익명게시판에 서방제국주의는 졸라 엿같다고 욕을 싸지르며 살 수 있었다면 모두가 훨씬 행복했을 텐데.

3. 원작 다 읽고 영화판을 봤더니 어찌나 알아먹기 쉽도록 재조립을 해놨던지 닥치고 엎드려 백팔배를 올렸습니다. 스파이물 좀 읽어봤다는 독자의 (뻔하디 뻔한;) 전개 예상과 시원한 카운터펀치에 대한 두근두근한 기대를 인정사정없이 덤덤하게 쳐즈려밟고 가버리는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정직하고 친절하고 스마일리가 한 백만 배쯤 신랄하다. 솔직히 활주로 시퀀스는 졸라 무서웠어요. 게리 올드먼이 시커먼 오라를 뿜으면서 무자비하게 타박을 날려대면 에스터하이즈가 아니라 에스터하이즈 할아버지가 와도 징징 울 수밖에 없지 말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각본가의 숨길 수 없는 끔찍한 노고를 기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Rest in Peace, 브리짓 오코너 씨. 좋은 곳에 가세요.

4. 걸핏하면 쳐대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드립;은 고사하고 헤이든이 바이섹슈얼임을 사방천지에 공개하고 다니는데다 빌 헤이든과 짐 프리도가 연인 사이였다는 걸 대놓고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일리마저 속사정을 너무너무 잘 알고 있어서 살짝 힉겁했음. 배경이 1973년인데 헤이든 괜찮았음!? 내가 알기로 영국은 1967년에야 '21세 이상 성인 남성들의 동성애'를 법률적으로 인정;하는 희대의 개그를 쳤을 텐데!? 아 참 우리의 아서왕이자 브라이언인 채프먼도 당시의 오픈리 게이였죠. 하긴 시대가 변하니 법률도 우스꽝스럽게나마 바뀌었겠지만.

5. 아 불쌍한 짐 프리도.
영화판은 위의 저 무덤덤해서 더 마음 아픈 문장을 배우들의 연기가 벌충하고 있다. 마크 스트롱의 짙은 애정이 담긴 절절한 눈빛을 보고 났더니 아놔 쌍욕이 절로 튀어나옵디다. 야이 헤이든 시발색히야 니가 콜린 퍼스면 다냐 다야 니가 어떻게 프리도한테 이럴 수 있어!?
La Mer를 깔면서 스마일리 옹의 '왕의 귀환'(...)으로 끝나는 영화판 엔딩은 서정적이고 애틋하고 훌륭했지만. 하지만! 프리도를 서스굿 학교로 돌려보내라! 영화에선 점보하고도 관계가 깨진 채로 걍 끝나버렸잖아! 가엾은 프리도에게 몇 안 남은 위안을 이렇게 앗아가기냐! ㅠㅠ

6. The last illusion of the illusionless man. 카를라가 '사랑'에 부여한 정의.
하지만 그 illusion이 결국 헤이든의 발목을 잡았고 최종적으로는 카를라를 굴복시켰음을 생각해보면 뭐 이런 아이러니가 다 있나.

7. 퍼시 앨러라인이 너무 꼴보기 싫어서 - 늘 하는 말이지만 나는 바보는 질색이다. 생각 좀 하고 살라고 이 영감태기야 - 한 대 걷어차주고 싶었으나 스마일리 옹이 Return of the King을 찍으셨으므로 오케이오케이노-프라블럼. 그리고 우리 모두 알다시피 스마일리는 영화판에선 게리 올드먼 옹이고 BBC판에선 알렉 기네스 경(!)이다. 얼라리? 서커스 손해본 거 없네? <<

8. 다음은 The Honourable Schoolboy에 도전합니다.
이 캐스팅으로 카를라 3부작을 다 찍겠다는 용감한 기획은 쌍수 들고 환영이지만, 그런데 HS의 주인공인 제리 웨스터바이는 샘 콜린스와 하나로 묶여버렸잖아? 더 이상 기자가 아니지 않아? 스토리라인 괜찮은 건가? 大丈夫だ、問題ない。이 무적의 개그대사를 날린 놈이 그 말 하고 2분만에 맞아죽었다는 엄연한 사실 따윈 눈을 감겠습니다.

9. 팅테솔스 완독한 기념이랍시고 뭔가 바보짓을 꾸미는 중. 내가 뻘짓에 살지 않으면 누가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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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눈보신이 필요해요.

Gate of Ecstasy | 2012/03/21 16:08

KISARA의 현황:
일 - 끝나질 않음.
후속업무 - 끊이질 않음.
헬게이트 - 닫히질 않음.
이 나이 먹고(중략) 달빠질 - 800달빠 강제정모(…)에 이유불문하고 출석할 약속된 패배의 팔자.
화제;의 영에이스 부록 - 뭐여 이 게이물 & 나더러 정복왕X영웅왕을 밀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총평: So as I pray, Unlimited Continuous Works. 어메 시발... OTL

이쯤 되고 보면 BD판의 왕님 수정분/추가분 작화 노도의 캡쳐로 나의 스산한 마음과 눈이라도 팍팍 달래야겠지 말입니다. 이의는 받지 않습니다. 쯧코미도 사양합니다. 실은 6화의 불륜팀 추가분량도 정줄놓고 버튼 연타할까 3초 정도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와인잔에 떡하니 비쳐 금빛가루를 사방에 솔솔 뿌려대는 왕님이 어찌나 보기 쪽팔리고 민망하고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던지 의외로 연약한 나의 심장을 위해 그냥 깔쌈하게 포기했다. 자 이리 오시죠 왕님. 이 가련한 신민에게 청량제가 필요합니다. 내 신하와 백성에게는 온정을 베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씀하셨죠? 본인 입으로? 설마 영웅왕이 한 입으로 두 말할 겁니까? 네? (깝치다가 GoB에 쳐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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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과 뱀의 상관관계.

Gate of Ecstasy | 2012/03/08 11:07

오늘도 일 중간중간 나이 먹을 만큼 먹고 달빠짓이나 하고 자빠져 있는 S입니다. 시바 인생.... (담배 푹푹)

허나 유포테이블 이 빌어처먹을 놈들이 11화에서 명색 히로인보다 금삐까 왕님 얼굴을 더욱 힘 빡 주어 집중적으로 갈아엎었기로서니 토키오미 디스는 애니에선 체스말을 쓰러뜨린 걸로 족하겠다 설마 12화에서 마스터 속사정 보고 시퀀스 외의 뭔가를 더 집어넣으리라 여기지 않았거늘 우로부치가 입김이라도 훅훅 불어넣었는지 원작의 대화란 대화는 몽땅 다 갖다 쑤셔박은 추가컷에 1차로 기함하고 BD판 12화의 추가씬이 그야말로 눈을 뜨고 똑바로 봐줄 수 없을 만큼 민망하다는 소식에 2차로 기함하는 가운데 가지버섯은 '미친듯이 에로한 길가메쉬를 보며 바닥을 온 몸으로 청소해주세요(ひたすらにエロいギルガメッシュに悶絶してもらうにして)' 따위 헛소리나 지껄이는 판국이니 - 야 이 망할 놈의 색히야 하고 많은 데서 어필하는 포인트가 하필 거기냐!!!? - 지난 주 일본 쪽 트윗 계정을 아주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문제의 오피셜 포스터나 뚫어져라 쳐다보며 뒤집어지는 뱃속을 달래야지 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정말 달래지는지는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아요.

정말 예쁘기는 허벌나게 예쁜 금삐까 왕님이 보란 듯이 들이대고 있는 왼손을 주목하라 -_-

저놈의 왕님이 세이버보다 뽀샤시한 환장할 사태야 뭐 이젠 그닥 놀랍지도 않지만 다른 말짱한 손가락 다 냅두고 굳이 왼손약지에 떡하니 낀 그 반지는 대체 뭐시깽이고 뭐하는 사물인지 누가 제발 설명 좀 플리이즈. 바로 옆에 적어도 청혼한 여자가 시퍼렇게 눈뜨고 있건만 인류 최고의 영웅왕이요 영웅은 호색이고 십처삼십이첩은 기본이기로서니 저렇게 나 막 결혼했습니다 티를 대놓고 내도 되는 겁니까. 그래서 상대는 누굽니까 어느 놈입니까. 보나마나 시커멓고 전투력은 건담이고 마파두부성애자인 어딘가의 성당교회 소속 신부겠지요 네! 원작에서 케이크 입도(....)하고 반지 교환(....)하고 혼인 서약(.....)까지 저지른 사이니까요 네! 안 그래도 픽시브에서 잊을 만하면 결혼식 그려 올려대는구만 오피셜까지 발 벗고 나서서 이러기냐! 末永く爆発しろリア充とも!! -_-ㅗㅗㅗㅗ
그리고 물 건너의 저주받을 키레길 클러스터 소속 왜녀들은 배경의 영주를 신부 걸로 갈아치우고 베일 씌우고 웨딩드레스 입히고(...) 뒤에 신부 본인을 세워놓는 만행을 저 샘플 이미지가 뜬 바로 그날 밤에 죄다 해치우는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腐女子とはおっそろしい生き物ですこと。俺も腐女子だけど。덤으로 하얗고 반투명하고 나풀나풀한 레이스 베일을 쓴 왕님이 정말 끝내주게 고와서 보는 내가 더더욱 열받았지 말입니다 시발. 키레이의 얼굴에 죽을 만큼 단 애플파이를 던지면 이 울분이 좀 해소가 될까요. 하지만 치트 신부는 피하겠죠. 건담이니까. 쓰벌.

그림 한 장으로 이미 심신이 지쳐서 깨알같이 뱀 모양인 반지의 디자인에 대해선 쯧코미 안 하고 넘어가고 싶은데 이쯤 되면 먼먼 옛날 리더스 다이제스트 편집부의 상식백과사전을 끌어안고 살던 시절 어린 마음에도 헉 이거 좀 멋있다 싶었던 요게 머릿속에 뿅뿅 떠오르지 않을 리가 없지어라. 기왕 일이 이렇게 된 거 걍 흐름에 몸을 맡기고 뱀이라면 찢어죽이게 싫어한다면서 뱀으로 떡칠하고 있는 길님의 이율배반적인 정신상태를 논하는 피곤한 짓은 일단 나중으로 미루고(...) 추억이나 좀 풀어놓도록 하자.

이 끝내주게 거창하고 삐까번쩍하며 호화찬란한 물건은 19세기 말 연극 무대의 디바였던 '신성한 사라(The Divine Sarah)' 사라 베르나르(Sarah Bernhardt)가 1899년 클레오파트라 역을 위해 주문한 반지/팔찌 일체형 액세서리다. 심지어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알퐁스 무하의 디자인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무하가 맞습니다. 어쩐지 너무 근사하다 싶었죠. 아울러 금으로 만들어 사라의 탄생석인 오팔과 다이아몬드로 장식하고 뱀의 눈에는 루비를 박아서 마감.....엉? 금? 눈이 루비? 홍옥.....? 紅玉(ルビー)の如き瞳.....? 얼라리 그냥 왕님 본인일세? ;;;;;
아놔 심지어 여기서까지 수맥 따라 지맥 따라 흔들림없는 내 하찮은 취향에 건배 orz orz orz orz

어째 구성요소도 그냥 왕님 자체인 이눔의 반지/팔찌가 무기 휘둘러대는 사내놈 주제에 하얗고 뽀샤시한 손목을 장식하고 있는 광경을 망상해보고 가출해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 위화감이나 붙들고 통곡하고 싶어졌다. 이따구 액세서리가 깔맞춤으로 어울리는 사내새끼는 내 인생에 하나면 족했는데 말입니다... 시바 인생.... (2)


그런 의미에서 내 눈 정화용으로 역시 무하가 1898년에서 99년 사이에 사라를 위해 디자인한 뒤엉킨 뱀 아홉 마리 형상의 펙토럴(흉부장식). 단언하거니와 절대로 이것도 어울리겠지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이다! 설득력은 없지만 정말이다!!

플러스 내 눈 정화용 2탄인 오피셜 시오리 캘린더...인데 뭔가 맨 오른쪽에서 시커먼 신부 한 마리와 금삐까 왕님 한 마리가 꼬물꼬물 지네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듯한 기분이 심심찮게 드는 건 내 눈이 썩은 탓입니까. 니 머리통과 눈이 부패한 탓이라고 누가 말 좀 해줘요. .....어 어째 정화가 안된다? 장비! 장비를 정지합니다!! 그런데 정지도 안되는군요? 아 글렀어요 글렀어. 소프, 나 고장났나 봐. 그냥 고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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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의 뻘짓이 하늘을 찔렀을 때 소비자와 팬은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읽거나 혹은 죽거나 | 2012/03/05 17:55

일의 굽이굽이 여든 여덟 고개를 넘기고 신나게 헛소리를 할 권리를 획득한 KISARA입니다 이예─이.
3월 3일 삼겹살의 날은 결국 아무 일도 없이 그냥 지나갔다. 더블 가운뎃손가락이나 날렸으면 날렸지 록온즈 따위의 생일을 꼬박꼬박 챙겨줄 의리는 내게 없지 말입니다. 네놈들은 세느님께 부복하고 몸이라던가 몸이라던가 몸이라던가 몸을 순순히 바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것이야. 그러니까 우선 다 곱게 접어 뒤로 확 밀어두고 이부터 갈며 외친다.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가 내 마음을 배신했어!!!!!!!!!

아니 정말로요. 난 우울해 할렐루야.

하여간 일의 발단은 우리의 마파신부 코토미네 키레이의 캐릭터가 뭔가 되게 낯익은 듯 아닌 듯 어디서 본 듯 두루뭉실하게 기묘한 기시감이 뇌세포를 쿡쿡쿡쿡 바늘 끝으로 찔러대는지라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실 답은 금세 나오더라지 말입니다. 로렌스 존 워그레이브 판사님(from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이셨다.... 아놔 이놈의 수맥 타고 지맥 타는 취향 진짜 어디 안 가네 orz orz orz

포와로가 못해도 차애에서 삼애 사이는 되고 여사님 물건이라면 유명한 거 비교적 덜 유명한 거 대강 다 읽었고 올해로 대략 경력 20년(.....)을 찍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헐렁한 불량 팬으로서 개중 가장 헉헉대며 핥은 소설이라면 주저 그딴 거 조또 없이 0.1초만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벽력같이 외칠 수 있다. 내가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원서로 없어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있거든요. 제목부터 엄청 있어보이잖아 And Then There Were None.
그리고 워그레이브 판사님 참 좋아했었고 지금도 사모하지 말입니다. 깔끔하고 바지런해서 단아하기까지 한 정의로운 사이코패스 완전범죄자, 소시민의 쪼잔한 복수심(....)을 충족시키는 질서/악의 화신이라니 아니 이런 모에한 악역을 다 보겠나요. 여사님의 별과 같이 많은 캐릭터들 중에서 최고로 성공한 악역이라고 깊은 사감을 품고 프리미엄 애슐리의 한 끼를 걸며 단언할 수 있다. 판사님은 아름답고 우아한 미중년이시잖아요. 아니라고? 나랑 싸울래요 앙?

말이 나오고 아름다운 추억이 뭉게뭉게 피어오른 김에 우리의 친절한 이웃 위키페디아에서 And Then There Were None을 한 번 찾아보고 즐거워하자고 검색을 돌렸을 때만 해도 간만의 상념에 젖어 나는 심히 우키우키했었죠. 지금은 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충격과 공포의 거지깽깽이한 사실 1 : 1987년 소련 버전을 제외한 영화판 3개는 모두 필립 롬바드와 베라 클레이썬이 사실 결백하였으며 막판에 한바탕 연극을 하여 진범을 밝혀내고 살아남아 사랑에 빠진다는 결말을 채택하고 있다.

충격과 공포의 거지깽깽이한 사실 2 : 이 엔딩은 무려 크리스티 여사가 직접 개작한 1943년판 극본에 기반을 둔 것이다!!!!!

뭣이라고라!!!!!?

1943년, 애거서 크리스티는 본작을 연극무대용으로 개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크리스티와 프로듀서들은 이런 음울한 스토리로는 관객을 끌 수 없을 것이고, 아울러 이야기를 들려줄 인물이 하나도 남지 않으면 극적인 효과도 떨어지리라는 데 합의를 보았다. 그리하여 크리스티는 롬바드와 베라가 실은 누명을 썼으며, 살아남아 사랑에 빠지는 엔딩을 다시 쓰게 된다(In 1943, Agatha Christie adapted the story for the stage. In the process of doing so, she and the producers agreed that audiences might not flock to such a grim tale and it would not work well dramatically as there would be no one left to tell the tale. Thus, she reworked the ending for Lombard and Vera to be innocent of the crimes of which they were accused, survive, and fall in love).

크리스티는 본작에 크게 만족했던 듯 자서전에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나는 면밀하고 방대한 계획 끝에 이 책을 썼고, 그 결과에 기쁨을 느꼈다'. 출판된 책은 성공을 거두었고, 직후 크리스티는 레지널드 심슨에게 각색을 허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평소 스스로에게 도전하기를 즐기던 크리스티는 요청을 거부하고 직접 각색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다만 띄엄띄엄 집필한 각본이 완성되기까지는 거의 2년이 걸렸다. 크리스티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죽는 결말을 바꾸어야 할 필요성을 이해했고, 따라서 '캐릭터 중 두 명을 결백하게 하여 결말에서 맺어지고 시련을 뛰어넘게' 해야겠다고 결심했다(Christie had been pleased with the book, stating in her autobiography "I wrote the book after a tremendous amount of planning, and I was pleased with what I made of it." The book was very well received upon publication and soon after Christie received a request from Reginald Simpson to be allowed to dramatize it. Christie refused as she relished the challenge herself although she was intermittently some two years in carrying out the task. She knew the ending would have to be changed as all of the characters die in the book and therefore "I must make two of the characters innocent, to be reunited at the end and come safe out of the ordeal.").

엔딩 또한 극적으로 바뀌었다. 1987년에 제작된 소련 영화만이 오리지널의 결말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본 영화는, 여타 서양 버전과 마찬가지로, 필립 롬바드의 사살과 베라 클레이썬에 해당하는 캐릭터의 자살을 헐리우드식의 해피엔딩으로 바꾸었다. 베라는 진범을 속이기 위해 롬바드를 총으로 쏘는 시늉을 한다. 이 점에서 본 영화는 크리스티 자신이 1943년 연극무대용으로 각색한 버전을 따르고 있다. 연극의 또다른 결말에서는, 베라가 롬바드를 쏘았다고 믿고 망연자실하는 사이 진범이 나타나 그녀를 공격한다. 그러나 총알은 살짝 스쳐갔을 뿐이었고, 마지막 순간에 롬바드가 나타나 공포에 질린 베라의 목을 조르려는 진범을 사살한다. 영화에서 롬바드는 베라의 도움으로 건물 밖에서 죽은 척 연기하고 이후 진범을 밝혀낸다. 진범은 동기와 수법을 고백하고 자살한다. 모든 버전에서, 결과는 똑같다. 주역 중 두 명은 살아남고, 그들은 누명을 썼을 뿐 실은 결백하다(The ending, though, is radically altered. Only the 1987 Soviet film version kept the novel's ending. This film, like all the other Western versions, changed the shooting of Philip Lombard (played by Louis Hayward) and the suicide of Vera Claythorne's character (played by June Duprez) in favour of a happier Hollywood-ish ending. Vera only pretends to shoot Lombard so that the real murderer will believe he is dead. In this, the film follows the altered denouement Christie herself had rewritten for her 1943 stage version of the book. There is one major alteration — in the play, Vera thinks she has shot Lombard, after which the murderer appears and attacks her; Lombard, who was only grazed, comes to at the last minute and shoots the murderer as he is about to strangle the terrified girl. The film, however, simply has Vera help Lombard fake his death outside the mansion, then confront the culprit who commits suicide after revealing his motive and murder techniques. All in all, the end result is the same; the two major characters are left alive and innocent of the crimes they were accused of).


뭐가 어쩌고 어째!!!!!!!!!!!!!!?

드럽게 깜짝한 어린 연쇄살인범 소녀가 주인공인 배드 시드 영화판의 결말이 그 짝이 났듯 (그러나 이 경우 적어도 감독은 원작대로 컴컴한 엔딩을 내고 싶어했다가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헐리우드 애들이 판권 사가서 멋대로 해피엔딩으로 뜯어고쳤으면 아이고 그놈의 시발스런 헤이즈 규약 + 헐리우드 색히들이 뭐 그렇고 그렇죠 퉷으로 넘어가고 잊어버렸을 텐데 여사님 당신 본인이 그러시면 안 돼 죠!!!!
시발 난 이 엔딩 반대요. ATTWN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판사님이거늘 나의 워그레이브 판사님의 명징함도 위압감도 절대성도 허공으로 증발했으며 몰살엔딩 + 완전범죄 크리가 아닌 ATTWN에 당최 무슨 가치가 있단 말임. 대체 어느 미친 놈이 롬바드와 베라의 연애 따위에 관심을 둔단 말인가! 어이구 이 여사님아 그놈의 노멀 해피해피 로맨스 엔딩에 대한 집착을 좀 버려요 버리란 말입니다 -_-ㅗㅗㅗㅗㅗㅗㅗ 허구헌날 반짝이는 시선을 맞추며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결혼할 거고 그리하여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씨발 매치메이커도 하루이틀이고 뚜쟁이짓도 한두 번이지 입만 열면 연애연애연애짝짓기 타령하는 품새가 영 꽁기하더니 모르는 사이에 이따구 대형 사고를 쳤네요. 빅슬립이 그놈의 헐리우드 러브 인터레스트 땜시 막판에 정분난 꼴도 눈꼴시어 죽겠는데 하물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르을!!? 이게 뭐 디즈니판 노트르담의 곱추임? 인어공주임!!? 나 죽은 뒤에 딴 인간이 포와로와 싸바싸바 못하게 막겠답시고 미리 죽여버리는 고집불통 부모에다 <면밀하고 방대한> 계획을 짜기까지 했으면 보통 눈에 쌍심지 켜고 내가 낸 결말 그대로 가져가라 한 글자도 못 바꾼다 못할 바엔 판권이고 지랄이고 없다 이 색히들아 암호랑이처럼 물고 뜯고 전투하지 않음? 해리 포터 영화판 1~2편이 영 늘어지고 미묘하게 아햏햏한 이유가 다 조앤 롤링이 각본에 손나 간섭하면서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어라 주문이 많았기 때문이라던데! 큐브릭의 샤이닝이 그리 걸작인데도 킹은 나 그 영화 시러시러 내 책이랑 달라;ㅁ; 어쩌고 땡깡부렸다던데! 이건 원작자 본인이 발 벗고 나서서 원작을 레이프했지 말입니다! 이 아주머니 제정신이냐!!!?
원작자가 자기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바닥에다 송두리째 패대기치는 이 상황에 절망했다. 진심으로 절망했다....!!

크리스티 여사의 미스터리는 등장인물들이 막판에 맺어지고 결혼하고 띠질이나 하며 지면을 낭비하지 않을수록 퀄리티가 높아진다는 속설이 사실인감효. 김레알 최사실 김트루 박진리입니다. 개인적 편견이라고 돌 던질 테면 던지쇼 내가 십몇 년 넘게 사랑한 작품을 작가가 발 벗고 앞장서서 더럽히는 광경을 살아서 목도했는데 백 명이 온들 못 싸울 성 싶은가. 아 다 덤빌 테면 덤비라고!!!


PS. 미디어믹스 과정에서 삐끗해서 욕 직싸하게 먹는 일이야 일본 애니계만 봐도 널리고 깔렸지만 (십이국기라던가 구강철이라던가 게드 전....이라던가 봉신.....이라던가 마술사 오....라던가;;;;;) 그 경우 개작한 놈을 보는 눈도 없는 색히라고 직싸하게 욕해줄 수나 있지 이건 이를테면 아키타가 오펜 애니판 각본을 직접 쓰면서 섹시 짐승남(...) 오펜이 피가 이어지지 않은 누이 아자리와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을 했는데 아자리가 그만 죽어서 다시 살려내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마지막에 사랑의 힘;으로 부활;해 맺어지는 스토리로 개작한 느낌... 이랄까...

......시발 내가 말하고도 진짜 호러다!!! orz orz orz orz

PS 2. 아하 이것이 초대부터 따라온 마크로스 팬들이 요즘의 카와모리 쇼지에게 느끼는 감정인가. 원작자님하 제발 좀 자제염;

PS 3. 원작자가 적인 케이스로 이 분야의 갑 : 토미노의 Z건담 극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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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끝내주게 쪽팔리는) 바탕화면.

Gate of Ecstasy | 2012/02/26 23:58

영원히 끝나지 않은 이놈의 일에 영혼으로부터 깊은 빡침을 느끼며 절찬 도피 중인 S가 20일째 표류하는 블로그를 살린답시고 드디어 섶에 불을 싸지르고 뛰어들었다. 디스! 이즈! 자폭! (...)


우와... 쪽팔려....

하지만 볼 때마다 입이 절로 실실 찢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 말입니다. 그래 내가 이 구역의 씹덕이다!! 보태준 거 있냐!! 이의 있는 자 앞으로 다 나와 지금이라면 백 명도 나 혼자서 때려눕힐 수 있다 크롸롸롸롸롸롸악 (벌헉) <- 발광 직전의 좋은 사례

오늘의 니코니코 일제 방영은 결국 저어기 섬나라 것들만 보고 즐기는 매우 파시즘적이고 내셔널리즘(...)한 이벤트로 끝났다던데 이걸 슬퍼해야 할지 신포도인 셈치고 좋아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 11화 오리지널 에디션은 이미 있지만 왕님 얼굴을 거의 죄다 갈아엎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영험하신 도쿄도서관만 콱 믿어야죠 뭐. 유포테이블 색히들에 대한 쯧코미는 일절 거부합니다. 그럴 기력 없어.

P.S. 포토샵까지 동원한 모처의 증언에 따르면 글쎄 왕님이 세이버보다 더 뽀샤시하게 색지정이 되어 있댄다(...). 우중충한 영국에서 살다 온 미소녀보다 하얗다니 그래도 되는 것인가 일단 유프테라스 수역 출신의 사막에서 온 중동남! 저눔의 금삐까가 규격 외인 게 뭐 어제오늘 일이 아니긴 하지만 제발 좀 여주를 존중하란 말이다 이 망할 놈의 라스보스야!!!

P.S 2. 사실은 더 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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