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할일없는 자의 헛소리.

무한번뇌의 소용돌이 | 2007/02/22 17:07

한 가지 진리를 깨달았다.
만약 동인신이 내게 그림의 재능이라는 축복을 내려주셨더라면 나는 지금쯤 여성향이 아니라 남성향을 그리고 있을 거란 사실을. (....)
그치만 나까지 굳이 천둥벌거숭이로 설치지 않아도 세상에는 죽여주는 여성동지들이 많으나 - 가끔 정 자가생산을 해야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아도 - 남성향은... 남성향은.... (외면한다)

세상은 로리지온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인가!? 나 같은 누님연방은 정녕 설 자리가 없는 거신가!? 이 넓고 넓은 오타쿠의 바다에서 내 취향에 참으로 부합하는 물건을 뱉어줄 놈이 시방 단 한 개도 없더란 말이더냐를 평소 목놓아 울부짖던 S, 어느 한가한 날의 오후 침대에 박혀 한 마리 짐승처럼 게으르게 꾸기적대던 중 딴에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렸으니 과거 어진 이들이 옥석혼효라 하였관대 이 경우 눈이 푹푹 썩는 것은 잠시 인내하고 앤솔로지를 죽어라 파면 설마하니 건질 놈이 하나는 있지 않겠는고? (아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라;) 하여간 그런 생각을 품고 투희능욕(...)이라던가 뭐라던가 하는 벌써 스물 몇 권이나 나온 앤솔로지에 용맹과감하게 다이빙을 감행하였던 것인즉, 얼굴 짧고 눈이 안면의 3분의 1 이상인 것들이 보이면 회피, 가슴이 D컵 이상이면 회피, 엉덩이만 두 배로 부풀렸으면 회피하면서 얼마 남지도 않은(...) 나머지 작품을 들고 파며 속이 느글느글거리는 가운데 참으로 건설적이지 못한 하루를 보낸 바.

지루했었다. 심심풀이 땅콩이라면 뭐든 좋았다. 지금은 반성하고 있다. (....)

옥석혼효는 고사하고 자갈무더기밖에 없더이다! OTL
내 이래봬도 입맛 맞는 놈을 귀신같이 찾아내기론 둘째 가라면 서럽다고 자부하는데 이렇게 쏘는 족족 빗나가기도 처음이다! God damn it!! 남성향 따위 전부 접시물에 코 박아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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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ess 2007/02/22 18:18
고견 잘 봤습니다. 상당부분에서 저와 노선을 같이 하시는 바입니다(..) 길게 쓰려다가 축약해서 답글 남깁니다. 실력 되는 사람은 전부 프로..쪽이 진실에 가까울 겁니다 아마도..;

그래도 18금게임쪽에서 보면 가뭄에 콩나듯 그림 괜찮은 사람이 있는데 이게 '재미'까지 있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죠. 요즘은 그저 Alice가 마지막 보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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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7/02/28 12:57
고견이라니 그런, 그저 욕망에 불타는 글이었을 뿐입니다 (웃음) 웃, 좀 더 길게 써주셔도 좋았는데... 역시 그런가요. 실력 되는 사람은 모두 프로인 겁니까아아아아;;;;

저도 18금 게임은 꽤 좀 봤는데 그림이 괜찮다 싶으면 내용이 .....으으윽;;; 이고 내용이 좀 괜찮다 싶으면 그림이 에, 에 또...;;; 이고 참 왜 이렇게 밸런스가 안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남은 건 그저 오로지 말씀하신 대로 앨리스소프트뿐이죠; 하긴 그거라도 있으니 어딥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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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 2007/02/22 23:39
역시 여성은 강인한 여왕님이어야 제맛이죠. 암요.
저는 그래도 그림이라는 이름이 붙은 걸 만들 수 있는 스킬을 천만다행히 보유하여 자급자족하고 있습니다.(웃음)

혹시 삼천세계의 까마귀를 죽이고를 보셨다면 도미니크 누님이 매우 취향이실 것 같기도 해요.'ㅅ')/ (키는 180을 훌쩍 넘는데 신체 비례 이상적인 데다 척안에 가터벨트와 같은 색의 안대를 착용하시는, 실로 뭇 여성의 귀감이 되시는 분입니다...만, 머리가 웨이브진 플라티나 블론드인 게 좀 마음에 걸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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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7/02/28 12:58
지금 그림이라곤 동그라미도 제대로 못 그리는 사람 앞에서 약올리시는 거군요. (진지)
그 누님이 땡기기는 합니다만, 말씀드렸잖습니까! 전 금발까지는 상관없지만 웨이브는 취급 안 한단 말입니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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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 2007/03/05 21:11
음 저희 집 아가씨는 머리색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 일단은 직모인 데다 키도 크고 몸매도 탄탄한 여왕님이라 축전이라도 투척할까 생각한 건데 싫으신가요오......(소심)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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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7/03/08 16:13
그러니까 머리색은 신경 안 쓴대두요 가능하면.
저런 저런, 제가 설마 축전을 거부하리라 생각하셨습니까. 전 주면 주시는 대로 다 먹습니다! 자 어서 내놓으세욧!!! (받는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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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라 2007/02/24 14:30
우와아. 그 여군 앤솔로지의 대령누님 참 멋진(!) 성격이시군요. >_<
使い捨て...아닌게 아니라 진짜 명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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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7/02/28 12:59
쓰다 보니까 그리워져서 다시 찾았더니 이젠 안 보이는군요 여군 앤솔로지. 쟁여놓을 걸 그랬나... 그림도 마음을 비우고 보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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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lls 2007/02/26 18:56
...그런데 문제인 건, 여성향은 저렇게 까다롭게 취향을 설파해도 들어맞는게 한둘쯤은 나온단 거지... ...정말로 성별차에 따른 검색기능이 살짝 저하되는 거라고 치부하자니, 내 X년 남성향 게임 인생이 살짝 허무해지는 기분도 드는구려. 진정한 여왕님은 사실 여자의 꿈이지 남자의 이상은 아닌게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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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7/02/28 13:02
그러게 말이우; 한둘쯤은 나오니까 까다롭게 따지기 좋아하는 내가 이 바닥에서 버티고 있는 거 아니겠어. 내 검색 기능 잘났다고 자랑도 좀 해보고;; 헌데 정말이지 남성향에선 그게 씨알도 안 먹힌다오. 이건 성별차에 따른 검색 기능의 저하 이전에 남자는 화성인이고 여자는 금성인이라서 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 해.
진정한 여왕님은 사실 여자의 꿈이지 남자의 이상은 아니다. 크윽, 역시 휠스짱. 그 말이 정답이오. 남자는 암만 겉모양이 여왕님이라도 그이 앞에서는 수줍어하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키스를 조르는 여자를 내심 원하지 않수. 그러니까 야쿠시지 료코 누님!!! 을 만들어낸 다나카 선생이 오히려 괴물인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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