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 오브 파르페(...).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07/08/22 23:01

역시 활활 잘 타고 있는 김에 부장 인생의 두 번째 남자(...)이자 파르페의 요정(...)인 우리의 영원한 호프 긴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헛소리나 좀 하고 넘어가겠음.

네놈한테 얘기하는 게 아냐.
어이, 이 자식아, 듣고 있냐? 아?
골때릴 일은 우리한테 다 떠넘기고 지는 꼬리 말고 튀어? 누구 맘대로?
니가 남한테 머리 숙일 종자더냐.
니가 신센구미를 딴놈한테 맡기고 뒈질 놈이냐?

뒈질 바에는 가장 소중한 것 옆에서 끝까지 칼을 쥔 채로 뒈져버리란 말이다! 그게 바로 히지카타 토시로 아니었냐!!


이상 162훈에서. 아아, 정말이지 긴상의 발 밑에 엎어져 오체투지로 삼천배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부장 인생이란 게 얼마나 제대로 막장인지는 이미 수 차례 떠들어댔지만 이번에 한 큐로 정리하겠다. 그저 여자운도 바닥이고(미쯔바 씨로 다 써버렸다) 남자운도 최악이고(국장한테 걸린 시점에서 끝났다) 상사운도 전멸이고(곤도와 마쯔다이라 아저씨인걸) 부하운도 괴멸(저 시정잡배들 봐라), 우는 소릴 할 바에는 차라리 혀 깨물고 죽어버릴 하늘 찌르는 자존심과 오로지 한 사람을 제외하곤 곧 죽어도 굽히지 않는 등짝과 자기 혼자만 대강 희생하고 넘어가면 만사가 OK요 국장을 위해서라면 프라이드 따위 쓰레기와 같이 소각장에 기꺼이 처박을 토야코로 사흘들이로 쳐맞아야 할 민폐성 마인드와 소라치 자신이 공언한(...) 피와 붕대가 끔찍하게 잘 어울리는 낯짝과 정말 쓸데없이 넘쳐흘러 강을 이루는 에로 페로몬과 역시 원작 공인의 덕지덕지 도배된 빈틈과 어느 놈 상대로도 결코 우위에 설 수 없는 극M 기질과 융통성 없음과 서투름과 지독한 고집과 기묘한 상식인스러움과 뼛속까지 밴 중간관리직 근성과 보기와는 딴판으로 유리심장인 섬세함과 무엇보다도 국장을 향한 절절절절절한 순정(...)이 최악의 배합으로 자~알 블렌딩된 인간이 바로 히지카타 토시로다. 뮤즈 님 말씀마따나 하코다테가 없어도 오래는 못 살 관상. 아니 왜 이렇게 불행의 별 밑바닥이냐고 명색이 개그 만화 히로인(...) 주제에.

그러니까 사실 진짜로 이해자가 저어어어어어어어얼실하게 필요한 건 카모가 아니라 부장임. 문제는 부장 자신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다는 거지만. 한 마디로 필요하긴 한데 본인이 자각이 요만큼도 없는 거라. 아이고 속 터져;;;
한편 그 '이해자'란 놈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이 엉뚱하게도 신센구미와 상관없는 부외자인 긴상이라는 게 또 참 아이러니컬하다.

미쯔바편 라스트에서 혼자 동떨어져 옥상으로 나와 있는, 그나마도 그놈의 매운 센베이라도 씹지 않고서야 자신에게 눈물 한 방울조차 허용하지 않는 멍청하게 고집만 센 그 남자의 등뒤를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조용히 지켜주고 있는 긴상 때문에 벌써 옛날에 심장 부여잡고 쓰러졌었지만, 부장의 과거 정도가 아니라 무려 아이덴티티 자체가 오락가락하는 지금, 완전히 고립되어 혼은 소멸하기 직전이고 심지어 최후의 보루인 줄만 탁 믿었던 국장마저도 부장을 내쳐버린 극한 상황에서 긴상의 '그게 바로 히지카타 토시로 아니었냐!' 라는 기세좋은 포효가 얼마나 가슴을 찔렀는지 모른다. 아 그렇구나, 눈 마주치면 쌈질만 하는 줄 알았더니 여기에, 부장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부장의 등짝을 있는 힘껏 걷어찰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어줬구나, 라고.

<내가 긴상은 틀림없는 페어리라고 확신한 순간 (눈 비비지 말앗 이 남자야아아아)>

근데 여기서 마음 탁 놓고 뭐야 부장 이제 해결사네로 시집가는 일만 남았네 아하하하하하, 웃고 넘어가면 되느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닌 게 소라치의 절라 사악한 점이라. 왜냐. 일단 부장은 연애질을 모든 인간관계의 최하위에 두고 있는 종류의 인간이라 신센구미가 얽히는 순간에 자기 욕심은 한꺼번에 둘둘 말아 저-리로 냅다 치워버릴 종자고 긴상은 긴상대로 본인 말마따나 <모두의 긴상>이고 (総・愛され・攻め라니까) 무엇보다 아빠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관계로 진짜 결정적인 순간에는 또 부장 절대 못 구해줄 가능성이 99.9999퍼센트거든. 니지구모의 <파동>이 그토록 절실했던 이유는 그게 이젠 짊어지기 싫었는데 어쩌고 툴툴대면서도 부러진 갈비뼈 부여잡고 애들 건지러 하루사메에 주저없이 잠입했던 긴상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응당 그래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 어떤 순간에서도 현재의 긴상에게 최상의 우선순위는 카구라와 신파치니까. 부장에게 우선순위가 곧 죽어도 신센구미와 국장인 것처럼 말이야. 그게 어른의 숙명이지. 우선순위와 호감도가 좀처럼 일치할 수 없는.

솔직히 불자면 이쪽 바닥에서 내 최고의 로망은 에도를 출발하고자 부산한 구 막부군 틈새에 끼여 신센구미를 지휘하고 있는 부장과 멀찌감치서 구경나온 일반인들 사이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는 긴상이다. 문득 눈이 마주쳐서, 아주 잠시 시선을 맞추고 있다가, 돌아서서 각자 갈 길로 걸어가는.
상상만 해도 로망과 더불어 위도 팍팍 뒤틀리는 광경이거늘 여기에 영원한 뮤즈이신 Z모 님이 하트브레이크 샷을 날리셨다.

"그렇게 되면 하코다테를 점거한 구 막부군의 동향이 매일같이 뉴스로 방영될 거잖아요. 긴상이 좋아하는 케츠노 아나운서의 방송으로요. 긴상은 풀린 눈으로 그걸 꼬박꼬박 보고 있다가 어느 날엔가 에이 씨발! 소리 한 번 뱉고 그 길로 하코다테까지 쫓아가줬으면 좋겠어요!"
"우왓, 부장 건지러 가는 겁니까!?"
"건지러 가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을 거예요. 어쨌든 일단 쫓아가고 보는 거죠."

하루사메 편에서 무려 '내 것에 손대는 놈은 모조리 베어버린다'고 선언했던 긴상이 쫓아가서, 끝끝내 건져낼지, 결국 놓쳐버릴지, 아니면 아예 신쥬가 될지는 각자의 상상에 따라서.
....아 이래서 앵스트 서커는 안돼!!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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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벨. 2007/08/23 13:11
추가타로 하코다테까지 쫓아간 건 좋은데 결국 아무 것도 못하고 손 놓고 구경밖에 못하다 다 쫑나고 나서 유품이랍시고 빈 담배곽(빈 마요네즈병은 이 심각한 와중에 개그밖에 안 되므로 차마 선택 못함)이나 하나 덜렁 들고 돌아오면 참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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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7/08/26 20:55
그러니까 지벨 님은 악당이라는 겁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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