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인장의 스물(삐-) 번째 귀빠진 날입니다. おめでとう私. (겨우 8월 2일에 댔다;;;)
줄기차게 쏟아지는 비를 뚫고 투표하러 갔건만 결과는 저 모양이었다. 그래 어디 두고 보자 대가를 치르나 안 치르나 (뿌드득)
열받는 김에 몇 주 전부터 소화하려 벼르고 있었던 주제로 잡문을 마구 갈겨쓰는 S. 나는 자중을 모른다네, 제군!
소문 무성하던 17.5화는 정말로 총집편을 빙자한 절절한 한 편의 러브레터였다. 야 이놈아 제발 그만해 쪽팔려 내가 지레 죽겠다.
말이 나온 김에 말이지만 코챈 덕에 록횽과 스작이의 공통점이 두 개나 더 생각나 버렸다.
- 절대공략불가의 데레츤
- 주인공의 이상형에 부합 (엑시아땅이 갈색 머리에 녹색 눈이었다는 걸 모님 지적 덕에 간신히 생각해냈다 OTL 그리고 를르슈의 이상형은 허공에 살짝 뜬 천연 보케에 후와후와보송보송한 인간이고 덤으로 스작이는 이 마더콤을 위해 마리안느 노선까지 고대로 밟고 있다능;;)
...하여간 이래서 진 히로인들은 안돼요. 툴툴툴툴.
모두가 절망했다! 절망했다! 를 부르짖는 와중에 나 홀로 여태껏 R2의 결말에 대해 별 걱정을 안 하고 있는 건 내가 좀 심하게 낙관적이라서 그렇기도 하고, 왠지 지금의 미쳐돌아가는 사태 뒤에서 악의적으로 킬킬 쪼개고 있는 타니구치-오오코우치가 얼핏얼핏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으흐흐흐흐 더욱 아우성쳐라 너희들 전부 결말에서 죽을 거다'. 그럼에도 비록 본의는 아니지만 안구가 썩어들어갈 것 같은 전체 네타를 목격한데다 내일 17화에서 잘 하면 쿠루루기 신사 네타가 터질 것 같기도 한지라 넘들이 대형사고를 치던가 아무것도 안 하기 전에 얼른 떠들고 넘어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얘기가 좀 빗나가는데, 나는 셜록 홈즈부터 시작하는 15년차 정통파 미스터리 광빠다. 그리고 미스터리, 특히 서스펜스 계열 단편은 그야말로 암시와 생략과 행간의 예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테면 미친듯이 좋아하는 로알드 달의 <여주인>이라던가. 내가 명색 동인녀 주제에 왜 오리지널 BL이 안 되느냐 할 것 같으면, 물론 달리도 이유는 많지만 쉽게 말해 그냥 BL에는 읽어야 할 행간이 아무것도 없어서라. 나는 문장 사이사이에 널린 암시를 주워모아 알아서 쌓아올리는 커플질이 더 불탄단 말이닷!! (....)
한 마디로 비단 동인질뿐만 아니라 뭐든지 단서를 박박 긁어모아 추리하는 짓에 천성적으로 모에할 수밖에 없는 체질이란 얘기다. 이 뻘글을 읽어주실 분은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너그러이 봐 주시면 그저 기쁩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타니구치-오오코우치가 완전히 미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그 친구들의 크리에이터로서의 자존심과 진정성을 기초에 깔고 들어가는 추론이기 때문에 혹여 정말로 자존심이 다 뭐라냐 그거 맛있수 상태라면 방법이 없다..... R2를 뇌리에서 말끔히 삭제하고 무인만 기억하는 수밖에.
덤으로 내가 좀 돌려짚기 넘겨짚기 지나치게 행간파기 안 읽어도 되는 데까지 숙독하기에 능한 몸인지라 헛다리 짚기가 일상이요 츠바사에서도 실컷 이것저것 예측하고도 맞아들어간 건 끽해야 오리지널 샤오란과 리 샤오란(CC 사쿠라)은 연속 관계가 아니고 - 설마 아들내미였을 줄은; - 1화의 오프닝 시퀀스가 어떤 의미 <미래>였다는 사실 정도였던고로 절대로 나 믿지 마삼. 애초에 안 믿으신다고요? 그, 그렇겠죠 (찌그러진다)
0. 먼저 개념 있는 코기 팬들에게는 <당신이 원전>으로 떠받들리며 오오코우치를 캐굴욕시키고 있는(....) 이와사 마모루 씨의 소설판에 감독 및 각본가가 얼마나 관여하고 있느냐를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음.
코기 소설판이, 물론 애먼 팬의 주머니를 득득 긁어내려는 음모임에는 틀림없음에도 의외로 흥미로운 게, 미디어믹스가 다 똑같으면 무슨 재미냐는 타니구치의 신념-_-;에 의거하여 본편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심리 묘사만 좀 덧붙여 주는 일반적인 노벨라이즈와는 달리 화면에 이게 비치는 동안 이놈은 뭘 했고 쟤네는 뭘 했으며 과거의 그날에는 무슨 일이 있었느네 얘네들 머리통엔 뭐가 들었네 어쩌네 행간을 죽어라 파대는 물건이거든요. (이러니 불과 25화 주제에 소설이 여섯 권이나 되지;;) 얼마나 세세하고 섬세하냐 하면 내면이 너무 카오스에 대갈통엔 샷건 줄쳐맞은 상태고 내면 독백도 별로 없어 애니에서 풀자니 웬만한 역량 갖곤 어림 반푼어치도 없으며 애들이 알아먹지도 못할(...) 스작이에 관해선 소설판에다 모조리 떠넘겨 버린 혐의마저 든다. 에라이 이런 무책임한 놈을 다 보겠나;;;
하여간 그러다 보니 이 노벨라이즈에는 본편에 언급되지 않고 또 앞으로의 전개와 관련이 있어 독자 노선을 밟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핵심 키워드가 지나치게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아무리 자유 의사를 존중했다지만 이렇게까지 독자성을 허용했다가 나중에 소설판 파탄나면 무슨 수로 책임질 거야. 더구나 그냥 패러렐을 폭주하는 코믹스판과는 달리 노벨라이즈는 <원작의 보완>인데. 즉, 최소한도 전체적인 플롯과 흐름을 전부 넘겨받은 상황에서 이와사 씨가 다소의 어레인지와 자기 해석을 가해 집필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가장 적절하리라.
오케이. 결론 났다. 마음 놓고 소설판을 근거 삼아 떠들어도 되겠군.
1. 제작진이 스작이를 어찌 다뤄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티가 풀풀 나는 건 쿠루루기 스자쿠 카드를 꺼내들기엔 아직 너무 이르기 때문이라는 심증이 있다. 글쎄 이놈의 물건 아직도 8화나 남았어요? ;;;
최근의 코기 R2를 보면 꼭 인기 좋아 연장 방영 결정된 한국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라. 삼각관계도 넣어보고 유학도 동원하고 불치병도 끼워넣어 어떻게든 방영분을 채우려고 발악하는 한국 아침 드라마(....). 그래 그래 한 30화에서 끝났어야 할 얘기를 50화까지 억지로 잡아늘리려니 다스 쿠로디아도 아닌 각본가 딸리는 능력으로 얼마나 죽을 맛이겠냐. 이해한다. 끌끌끌.
(이해만 할 뿐이다. 납득은 하지 않는다. 훗) <-
뉴타입인지 어딘지에 실린 마리안느의 기사복에 식겁했음. 워매 스작이 옷이랑 색만 다르지 디자인이 똑같은뎁쇼...? (정말 여성용이냐 저거;)
아니 저 옷이 브리타니아 황실 정식 기사복이라 한다면 그뿐이지만 저 옷을 입었음은 마리안느에게도 누군가 황족의 기사 경력이 있다는 거잖아...? 더구나 서민 출신이면서 샤를르땅과 V.V.로 시작해 네리 님 클로비스 유피 등등에게 격하게 사랑받은 마리안느의 이력을 보건대 이 사람 정말 선대 스자쿠가 맞긴 맞는 모양이다. 두 세대에 걸쳐 꽃뱀에게 농락당하는 브리타니아 황실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
<남자의 이상형은 아버지에게 정복당하기 전 처녀 시절의 어머니>임은 별 수 없이 진리이되 하필 니 엄마 노선 고대로 밟고 있고 은근히 엄마 닮은 인간이 같은 거 달린 사내자식인 네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루루 이놈아. 말이야 바른 말이지 를르슈나 스자쿠 중 어느 한쪽이 여자이기만 했어도 세상이 한결 평화로웠을 듯한 예감이... (뻘뻘뻘)
(까놓고 말해 스작이가 여자였으면 를르슈는 애저녁에 강제로 임신시켜서 가둬놨을 것 같긴 하다만;)
(저, 전혀 평화롭지 않아!!)
뭐 건 그렇고, 소설판 3권의 인터미션에서 황궁 시절의 스토리가 잠시 끼여드는데, 뭔가 아주 구린 냄새가 풀풀 나다 못해 온 몸으로 나 중요해! 중요한 물건이야! 라고 발악하는 디스크를 네리 님을 통해 황제에게 넘겨받은 마리안느가 직후 경호를 해제하도록 요청하는 장면이 있다. 시종도 믿지 못해 나름 신뢰하는 (플러스 뼛속까지 군인 기질이라 명령을 받으면 결코 쓰잘데없이 쑤시고 다니지 않을) 딸에게 맡겼던 그 디스크, 마리안느는 개봉하기도 전부터 이미 내용물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던 그 디스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더구나 이때 마리안느의 대사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오빠와 누이동생이 맺어지다니 용서받을 수 없는 일'
얼마나 의미심장한가 하면 심지어 <오빠와 누이동생>에 있는 힘을 다해 강조점까지 찍고 있음. 자, 그럼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추론은 (현재로서는) 두 가지다.
가정 1. 샤를르땅과 마리안느는 이복남매다.
가정 2. 저 <오빠와 누이동생>은 를르슈와 나나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단 1번의 경우 글쎄, 이제 와서 엄마 아빠가 실은 남매였어요! 해봤자 일회성 쇼크용 폭탄 이상의 효과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더구나 암만 코기가 내놓고 막 나가는 호모근친치정심야드라마(...)이기로서니 일요일 오후 5시에 주인공이 근친상간의 결과물이라는 건 좀;; 아니 잠깐, 혹시 황제가 나는 신을 죽이겠으! 라던가 법도덕윤리즐즐즐즐즐인 이유는 인세스트가 완전히 죄 된 것은 기독교와 근대 윤리의 정착 이후인즉 (옛날엔 혈통 보존을 이유로 남매혼 아주 흔했지라) 종교적 사회적 계율을 깨부수고 우리, 남매지만 자유로이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던가....뭐 뭐지 제석천 저리 가랄 이 찌질한 속사정은 OTL
개인적으로는 2기 들어 한층 니네들이 남매냐 헤어진 연인이냐-_-; 노선을 폭주하고 있는 란페르지 일가를 보노라면 2번이 심하게 땡긴다. 일명 부모는 악의 축. 를르슈와 나나리로 뭔가를 싸바싸바 꾸밀 예정이 아니었을지 모르겠음.
아니 근데 이게 아주 흰소리만도 아닌 것이, 생각 좀 해보라. 마리안느 사건이 터졌던 날 네리 님은 무언가를 각오한 본.인.의. 요.청.으로 경호를 해제했다. 마리안느 자신만의 문제였으면 설령 SP를 전부 물리칠지언정 대저 아이들만은 하루 정도 시녀와 나들이를 시킨다던가 해서 안전한 데로 잠시 치워두는 게 보통이고 자연스런 엄마의 반응 아닌감요. 헌데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건 곧 문제의 사건 당시 남매 역시 그 자리에 <있었어야 했다>는 뜻이 아닐까나. 한편으로는 V.V.가 직접 나나리를 황제땅에게 데려갔다는 것은 를르슈보다 나나리의 중요도가 더 높음을 은연 중에 보여준 듯 싶기도 하고. 샤를르땅이 를르슈의 기억이 돌아오면 나나리를 처분하라고 지시한 진의도 꽤나 걸린다. 역시 이 남매 사이에 무언가가 있는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예서 잠시 인용하는 리린 님과의 유익한 대화.
L : 이건 시즌 1 때부터 좀 의심해온 건데요
L : 저는 마리안느의 죽음이
L : 자살같아요
K : 끄덕끄덕
L : 그것도
L : 동귀어진을 계산한 자살
L : 진짜 목표는 를르슈
L : 기어스와 관계된
L : 그런데 마지막의 마지막 결국 엄마의 본능이...
K : 확실히 의심스럽죠. 네리 님이 증언한 대로 문제의 날 호위를 풀도록 부탁한 것도 마리안느 본인
K : 씨투는 계속 마리안느에 대해서 뭔가 의미심장한 단서를 흘려대고
K : 무엇보다 쇼크 이미지
L : 클램프 식으로 풀자면 말이죠
L : ...과연 씨투와 를르슈는 그날 그때 처음 만난 걸까...?
K : 드라마 CD에 따르면 씨투는 쿠루루기 신사 근처를 계속 어슬렁거리면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K : 한 번 를르슈와 접촉한 적도 있었고요
L : 기어스를 쓰는 아들을 제지하려다 마리안느가 변을 당한 거 아닌가
K : ....그러면 정말 희대의 도끼병 환자..... orz
L : 나나리를 보호하듯 안고 있었던 모습도
L : 그리고 황제의 기어스는 기억조작이죠
L : (차 홀짝)
L : 만약 마리안느 죽음이 이런 노선이라면
L : 밟히는 순간 완전 불꽃놀이
K : 꾸어어 기대됩니다
K : 그러고 보니 나나리는 누가 범인인지 안다는 소문도 있었죠
L : 유야무야 묻힌것도
L : 누군가의 사주라기보단
L : 모르는 게 모두를 위해서다 <-여기 다들 동의해서랄까
K : 원인이 를르슈라면 나나리가 8년째 눈을 못 뜨고 있는 이유도 제법 그럴싸하게 먹히지 않습니까
L : 못 걷고
K : 그런 충격적인 사실을 6살짜리 여자애가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L : 그리고 정도 이상으로 나나리의 행복이나 나나리의 존재에 얽매이는 것도 시스콤 이상의 견지에서 설명이 됩니다
L : 보상심리이자 감시죠
K : 기억은 못하지만.
K : ....이게 현실화된다면 좀 심하게 재밌겠는데요 (반짝반짝)
L : 한 방에 텐션 120%
저 이론을 뒷받침할지도 모르는 의문 한 가지. 황제는 를르슈의 기어스가 '왼쪽 눈'에 있는 줄 어떻게 알았을까?
(아니 뭐 스작이한테 머리끄댕이 잡혀 쳐박히기 전에 잠깐 고개 들고 우어거렸으니 시력이 4.0이라 그때 귀신같이 알아봤다 하면 할 말 없습니다만;)
(다만 소설판에서 '알고 있어!?' 하는 를르슈의 경악이 클로즈업 된 게 못내 걸린단 말이지)
(어쩐지 하는 말도 은근히 '바로 니가' 튤립가면질 하고 댕겼는 줄 나는 다 안다는 뉘앙스였고...?)
2. 처음으로 2화를 볼 때 란슬롯과 특파의 뜬금없는 강림에 내심 당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뭐 뭐야 이거 전개가 왜 이래, 내가 한 화 빼먹었나?! ;;; <-
그때는 별 생각 없이 아, 저 기체 몰기가 너무 까다로워 테스트 파일럿을 여럿 갈아치우던 판에 저놈 시뮬레이션 성적이 너무 인외마경이라 한 번 태워보려고 갖고 왔나 보다, 뭐 그 정도로 단순하게 여기고 넘어갔는데 잘 따져보니 그럴 리가 없지.
세실 씨가 뭐라고 했던가? "시뮬레이터이긴 해도 톱 클래스의 성적을 올린 사람답다" 라고 했다. '톱 클래스'는 말 그대로 <최상위권>이다. 물론 우수하긴 하되 비슷한 수준은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라고. 소설 네타지만 스작이가 서저랜드에 맞추어서 지 반응속도를 떨어뜨리려(...) 무지 고생했다는 얘기도 있고, 확실히 겨우(...) 서저랜드 가지고는 올릴 수 있는 성적에 한계가 있을 터이다. 게다가 전후 문맥관계 상 세실 씨는 단순히 매뉴얼을 단시간에 이해하고 익히는 능력을 두고 저 말을 한 것 같고 말이지.
그리고 진짜 결정적인 문제는, 란슬롯은 시작기(試作機)란 말이다. 시작기이기 때문에 테스트 파일럿은 어디까지나 '외부와 격리되고' '실험 조건이 갖춰진' '안전한 장소'에서 가동 훈련을 하지 (역시 시작기인 0호기의 테스트 시퀀스를 상기해 보라) 세상 어느 미친 개발자도 실제 탑승 경험도 없는 인간과 비싼 돈 처발라 만들었을 귀하고 귀한 7세대 기체를 매뉴얼 몇 번 읽힌 후 아수라장이 된 신쥬쿠 게토에 다짜고짜 던져놓고 나가봐라 이러지 않는다. 누가 봐도 정신나간 짓이 아닌가. 하물며 얼굴 좀 맞았다고 냅다 비명부터 지를 만큼 란슬롯 러브러브♡인 로이드가? 말도 안된다.
그렇다면 가능하고 합리적인 대답은 오직 하나. 적어도 총책임자인 로이드는 스자쿠라면 란슬롯을 당장 실전에 투입 가능한 수준으로 움직일 수 있을 줄 처.음.부.터. 100%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로이드에게 쟤는 태우면 된다! 는 확고한 믿음을 주었을까. 단언하는데 웬만한 확신 갖고는 이딴 짓 못합니다. 과학자란 원래 회의로 사는 종족이라고?
다른 나이트메어가 <파일럿>인데 반해 란슬롯의 탑승자만 <디바이서>. 미디어믹스 여기저기서 짐짓 떡밥을 뿌려놓은 바와 같이 란슬롯은 본디 '인간이 탈 기체가 못 되며'(소설판 2권, 락샤타 증언) 종종 오로지 <디바이서>(조정자)만이 다룰 수 있는 물건으로 등장한다. 그 <디바이서>로서의 적합성 여부가 과연 신체적 능력만을 가리키는 것인지, 군대에서 실시하는 정도의 신체검사기록만으로 판별할 수 있는 요소일지는 글쎄, 오리무중이지만, 특파는 마리안느 사건 및 유적을 비롯해 여러 일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슈나이젤의 직속 기관이란 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 적절한 디바이서를 찾다 보니 스자쿠가 걸렸을 수도 있고, 어쩌면 애시당초 <쿠루루기 스자쿠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기체일 수도 있다.
그 점을 고려하면 "여기까지는 데이터대로" 라는 로이드의 대사가 은근히 의미심장해. Data? What data?
19화만 해도 그렇지, 이봐요 슈나이젤 전하.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하드론포로 쳐발라놓고 사람이 살기를 기대합니까? 게다가 인간 여럿과 나이트메어가 허공으로 증발하는 언내추럴한 일이 벌어졌는데 무덤덤하게 아마 그런 일이 터지지 않을까 했어, 라잖아. 사라진 장소는 시키네 섬이건만 정작 유피와 쿠루루기 군은 카미네 섬 유적 근처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하는 것도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시점에서 현장에 있는 것이 확실했던 놈들은 제로, 스자쿠, 그리고 란슬롯. 자 이 중에서 이레귤러의 발생 요인으로 슈나이젤이 기대한 재료는 무엇일까요. 파이널 앤서!!
뭔가 네타가 한가득 담긴 무인판 오프닝에서는 란슬롯의 기동 시퀀스 직후가 기어스人(...)이어서 란슬롯 = 기어스人 설이 한동안 떠돌았다는데 꽤 신빙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유그드라실은 9개의 세계를 지탱하는 세계수. 란슬롯의 눈이 <하필이면> 녹색인 것도 지금 생각하면 꽤 찜찜하고. 자세히 보면 이 애니는 브리타니아인이 득시글거림에도 불구하고 녹색 눈은 정말 없거든요. 셜리는 연두색이라능.
뭐,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누가 진 히로인 아니랄까 봐 스작이가 워낙 내력에 비밀 많고 숨기는 게 많아서 (먼 산)
여담이지만 역시 소설판에 따르면 스자쿠의 판단반응속도는 0.03초라 한다. 인간의 평균수치는 0.16초. 말이 좋아 0.16초지 일반인으로서는 0.2초의 벽을 넘기도 어렵다. 인간 종족의 최고 기록은 0.11초. 단거리 경주에서 스타트 신호가 울리고 출발하기까지의 속도가 0.1초 이하일 경우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수치라 하여 플라잉 내지는 도핑을 의심받는댄다. 그런데 0.03초? 이놈이 대체 어디가 인간이여(....)
소설판 0편에서 나나리를 구해달라는 를르슈의 부탁을 받은 직후 스자쿠의 짤막한 방백을 보면 희미하게나마 이 녀석이 어떤 특수한 장소에서 무언가의 계약을 맺은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그러고 보면 19화의 엘리베이터(...)는 영락없는 토리이의 모양이었고, 녀석이 천장을 본 직후 제로 잡을 생각도 안 하고 무슨 약 먹은 듯이 굳어버린 걸 보면 비슷한 유적이 쿠루루기 신사에도 있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토도 선생이 <천재>로 절찬할 정도의 재능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10살 남자애에 적합한 수준이었던 스작이가 부친 살해 이후로는 어른마저 거뜬하게 때려눕히는 광경을 보고 를르슈가 노골적으로 당황해하는 묘사도 있고 보면 아버지를 죽이기 직전에 무언가가 있었고 그걸 계기로 인간이길 포기해버린 것만은 거의 확실하다. 그게 무어냐가 문제지.
3. 쿠루루기는 열쇠(빗장). 스자쿠, 즉 주작은 황가의 상징. 정말 쪽팔릴 정도로 노골적인 이름이 아닌가;
(기어스의 문양은 보통 불사조에 비유되는데 말해봤자 입만 아프지만 주작 = 봉황 = 불사조다)
코기를 가만히 보면 를르슈를 가운데 낀 형태로 C.C.와 스자쿠를 대비시키려 애쓰는 티가 꽤나 역력하다. 를르슈를 완전히 긍정한 C.C.와 완전히 부정한 스자쿠. <마왕>의 파트너인 <마녀>와 <왕>의 배우자인 <기사>. 상쾌하리만치 대놓고 폭주하는 나이트메어 오브 나나리의 경우 스자쿠와 접촉한 앨리스가 기절초풍하고 손을 뿌리치면서 <제로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제로처럼 네거티브한 파동은 아니>라고 이를 갈았더랬다. 그리고 제로는 스자쿠를 <와이어드(저주받은 자)>라 불렀고. 심지어 최신 연재분에서 스작이는 왕년의 (뽀대나는) 브리타니아의 마녀 C.C.의 라이벌인 잔다르크의 환생(...)이라는 암시를 던지고 나왔다는 정보마저 있음.
물론 악몽나나는 를르슈가 나름 그럴싸한 마왕(....)이고 스작이는 상큼한 첫사랑 오빠(...)인 후덜덜한 패러렐(....)이지만 이게 코드기어스 본편에서 파생된 스토리란 건 엄연한 사실이다. 더구나 모님의 증언에 의하면 15화의 시스터는 스자쿠와 같은 녹색 눈이었다던데 말이지.
<마녀>인 C.C.의 힘은 기어스를 부여하는 능력이다. 명색이 '왕의 힘'이라던 기어스가 무슨 떨이처럼 남발되는 R2에서 나는 엉뚱하게 그리고 새삼스럽게 기어스는 '쓰지 않을수록' 왕의 자리에 가까워진다던 리린 님 말씀에 다시금 무릎을 쳤다.
따라서 <왕의 기사>인 쿠루루기 스자쿠의 능력은 기어스 이레이저, 즉 걸린 기어스를 해소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진정한 왕에게는 애초부터 필요가 없는> 기어스 자체를 부정하고 싸그리 말소시켜 버리는 힘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러면 작용과 반작용, 물질-반물질의 법칙(?)에 따라 무인 22화에서 C.C.와 접촉한 스작이의 뜬금없는 악성빈혈의 이유도 나름 그럴싸한 수준에서 설명되거든. C.C.는 그럭저럭 멀쩡한데 스작이만 조낸 청순하게 비실비실 쓰러진 건 걔 마법방어율이 0이라 그렇고(....)
이렇게 플러그를 실컷 깔아놓고 회수할 시도조차 안 한다면 그건 크리에이터로서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팽개친 놈이다. 랄까 이거 암만 짚어봐도 대충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무게의 플러그가 아니라고!?
....그나저나 노골적으로 미소녀 판치라물(...)인 악몽나나에서조차 얼굴 비치자마자 스작이에게 작업부터 거는 루루 이놈은 진짜로 답이 없음. (그리고 또 뻥 채였다;) 까놓고 말해 앨리스가 나나리에게 보이는 집착의 반의 반만큼만 스자쿠가 를르슈에게 향해줬더라도 를르슈는 좋아서 죽었을 거라. 합장.
4. 쿠루루기 겐부가 왜 그렇게 하나뿐인 아들을 시골구석에 처박고 꼭꼭 숨기다시피 키웠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일본의 실세였던 키리하라 옹이 알고 있었던 걸 보면 결코 불륜의 결과 같은 흔해빠진 이유로 표면에 드러날 수 없었던 아이가 아니란 말야. 그리고 대저 분열번식이 아닌 다음에야 난자를 제공한 사람이 있을 텐데, 죽고 없으면 최소한 일찍 돌아가셨다는 언급이라도 있기 마련이건만 의도적으로 말하길 회피하는 것이 너무나 노골적인 스작이의 어머니는 대체 누구일까?
....설마, 마리안느는 아니....겠지?
혹시 를르슈-스자쿠-나나리는 키리하라 즐즐즐인 겐부를 '우리가 너 톱 시켜줄게' 라 꼬드겨서 끌어들인 황제땅과 마리안느의 무언가 장대한 계획의 결과물이고, 오로지 필요성 때문에만 만든 애라서 겐부 아저씨가 '집에 머슴아가 하나 있는데 아 맞다 아들내미였지' 모드였다던가, 그래서 쿠루루기 신사로 보내진 거라던가(아무리 생각해도 명색이 황자 황녀라면 아마도 천황가인 스메라기 가 쪽이 더 적합할 성 싶은데)... 얼레, 얼핏 보기엔 뭔가 그럴싸하다 이 추론? ;;;; C.C.가 뜬금없이 쿠루루기 신사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애들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라던가 C.C.의 쇼크 이미지 중에 난데없는 겐부 아저씨가 있었던 것도 이러면 그럭저럭 볼 만한 수준에서 설명이 되지 않는가?
(까놓고 말해 C.C.가 를르슈에게 사실만 말했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 '황제가 너를 미끼로 나를 노리고 있어' 에는 어디까지 신빙성이 있는가? 돌아가는 꼴을 보자면 애초에 죽게 해주겠다는 조건 하에 샤를르땅과 마리안느에게 협력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리고 15화에서 기억과 힘을 잃음으로써 C.C.는 어쨌든 소원을 달성한 셈이다. 무엇보다 를르슈가 블랙 킹인데 반해 C.C.는 블랙 퀸이 아니다. 화이트 퀸이다)
5. <왕의 원형>에 가장 근접해 있었던 유피를 2기에서 어쨌거나 이어받은 사람이 나나리고 문제의 스작이가 형식상이나마 나나리의 기사가 된 것도 나름 찔린다. (실제로는 희대의 개폭스런 까꿍맨이건 어쨌건) <마왕>과 <왕>은 결코 양립할 수 없는 법이거든. 하나는 쓰러져야지.
얼레 혹 이러다 제로의 정체가 들통나고 나는 무엇 하나 원하지 않았으며 내 오라버니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울부짖는 나나리를 분노와 배신감과 충격(...)에 사로잡힌 를르슈가 엉겁결에 쏴 버린다면, 워어 끝내주게 재미있겠는데...?
(나나리가 뭔 죄냐고요... 희대의 초딩을 오빠로 둔 죄지요... [담배 뻑뻑])
말이 좀 빗나가는데, 나는 데스노트는 나름 재미있게 본 축이지만 딱 두 가지는 죽도록 불만이었다. 첫째, 기왕 막 나갈 바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여동생도 그럴싸한 입놀림 쳐발라가며 멀쩡한 정신으로 직접 희생시키는 라이토를 엄청 보고 싶었는데 소이치로 씨의 죽음에 한해선 라이토에게 면죄부를 주어버렸다는 것. 둘째, 결말에서 인기고 나발이고 사정없이 라이토를 발라버리겠다는 자세는 칭찬받을 만했지만 도를 넘은 과잉 연출로 오히려 뒷맛이 망측해져 버렸다는 것. 다만 후자는 적당히 한심하고 추하면서도 묘하게 서정적인 애니 엔딩이 훌륭하게 보완하고 있으니 다행이랄까. 끝까지 보완이 안 된 전자만은 데스노트를 거의 망각해 버린(...) 지금에도 살이 떨리도록 아까워 죽을 것 같다. 기왕 막장크리를 달리려면 저 정도는 해야 막장의 끝을 봤다 하지 않겠는가.
고로 나는 라이토보다 더한 초딩인 를르슈가 라이토가 결국 못해낸 대형사고를 쳐주기를 눈을 반짝이며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 그리고 무엇보다... 리린 님 죄송합니다 좀 인용하겠습니다.
15. 권력에 찌든 공
권력에 찌든 나머지 결정적 순간에 여태 나름 애틋했던 띠질이고 뭐고 확 배신해주면 완전 취향이란 거죠. (하트) 배신한 다음 후회나 자책은커녕 책임전가스킬까지 작렬시켜주는 잡놈이면 더욱 좋습니다. (검은 하트)
왜 루루 이넘은 막장의 길을 향해 똑바로 달려가지 않느냐 칭얼대다 저것이 곧 내 마음이요 내 취향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달아 버렸던 것이다(....) (야 이년아 취향하고는;)
아아 아까워 아까워 정말 아까워 죽겠어. 1기 막판만 해도 를르슈는 권력에 속속들이 찌든 훌륭한 잡놈 攻으로 진화할 자질을 보였다고. 근데 R2에 들더니 그 사이 뭘 잘못 주워먹었는지 책임 전가 스킬만은 이미 만렙이건만 이 색히가 왜 사랑과 우정과 정의를 논하고 있어! 빨리 찌질대며 암흑을 향해 똑바로 질주하지 못햇!? 화해 좋아하시네 사내자식들의 피와 살이 튀는 귀축애증유혈극을 내놓아라! 버러러러럭!!!
(뭐 이해는 간다. 호노보노러브러브아마아마는 아무나 다 하지. 하지만 귀축애증유혈은 아무나 못 다뤄;)
아냐, 아직 반전의 기회는 있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를르슈가 나나리를 죽이면 돼. 기어스 폭주 따위 택도 없는 변명만 집어치우고, 어차피 내 까꿍맨(...)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으니 엉겁결에든 뭐든 니 손으로 쏘고 팍 돌아서 열심히 스작이 탓 하라능. 그러면 한 방에 텐션이 180%(...).
6. 현재 뜬금없이 우테나를 복습 중. 우테나는 여전히 나의 왕자님이고 39화는 영원한 바이블이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엔딩이라 지금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나저나 아닌 밤중에 어쩌다 우테나인가 하면, 코기 1기에서 드문드문하게나마 분명한 우테나의 영향이 보이는 탓이라(...). 각본가인 오오코우치가 과거 우테나 노벨라이즈/게임 시나리오 담당이었기 때문이겠지만.
또다시 인용하는 리린 님과의 유익한 대화.
K : 우테나와 안시가 서로의 다과에 독 넣었다 폭로하는 그 유명한 장면을 루루와 스작이로 재현하는 꼴을 봤더니 정줄이 아스라;;;;
K : ....그러고 보니 안시와 스작이 꽤 닮지 않았습니까;;;;
L : 오오 그 계열이었군요 ㅠㅠ
L : 몸파는 공주
L : (말해놓고 충격먹다)
K : ............근데
K : 스작이 자체가 좀 밑바닥에서 심하게 굴러본 티가 orz
L : 몸파는 공주에다 기사 들씌운거군요 과연
K : 저렇게 무덤덤한 얼굴로 '강×당하는 건 익숙하니까' 라고 블라블라 지껄이는 게 어울리는 놈도 흔치 않....쿨럭
L : 뭐랄까.... 산업재해 정도로 평가하죠.
세계를 혁명할 힘을 숨긴 장미의 신부와 왕의 상징인 하얀 기사. 스스로의 의사를 철저히 죽이고 자신을 소유한 이에게 복종하는 절대적인 수동성. 난감한 에로함(....). '나 좀 많이 굴러봤다능'(....). 무수한 안티(....). 이지메를 버는 성격(....). 엄머나 내가 들고 나온 비유지만 이거 너무 딱인뎁쇼-_- 고로 진짜 배역은 스자쿠 = 안시, 유피 = 우테나, 를르슈 = 아키오(...).
(마녀 속성은 C.C.에게 넘어갔고 에로 속성과 다메녀 기질[...]은 둘이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무인판 2기 오프닝의 유피스자 빙글빙글 댄스 씬은 극장판의 우테나-안시 댄스 시퀀스를 연상시키고, 우테나가 관을 '열어' 안시를 끌어냈듯 유피는 스자쿠의 문을 '열었다'. 게다가 오오토리(봉황) 학원. 학생회. 실루엣이 지나치게 흡사한 결투회랑과 아카샤의 검. 애쉬포드 남자 교복이 은근히 오오토리 학생회 제복과 비슷하다죠. 유피의 첫사랑이 (하필 사람이 없어) 를르슈인 것도 저 맥락에서 이해 가능하고. 유피의 핑크색 머리는 말할 필요도 없으며, 다시 보니 안시(매우 혁명적인 가무잡잡한 미소녀)도 녹색 눈이다. 과연 전통과 역사의 마녀 아이템! 설령 디자인 면은 CLAMP의 책임이라 하여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오오카와 그 쌍것이 우테나에 모에하지 않았을 리가 없지 않은가!
(CLAMP가 망량의 상자의 캐릭터 원안을 내놨다는 말에 확신했다. 엄청나게 치욕이긴 한데 그년의 취향이 내 취향 맞다 orz)
(CLAMP 일러스트의 무인판 DVD 박스가 를르슈-C.C.-유페미아-스자쿠 구도여서 더더욱. 마왕-마녀-왕-기사를 아주 제대로 잡아낸 걸 보면 역시 오오카와 이년.... [빠드득])
아키오-를르슈에게 종속되어 있던 안시-스자쿠는 우테나-유피가 사라짐으로써 비로소 해방되어 카타르시스 넘치는 님즐(...)을 날리고 닫힌 세계에서 탈출한다. 그럼에도 안시(와 우테나)가 <왕자>에게서 완전히 해방되기에는 애덜러슨스 묵시록이 필요했더랬지. 그래 스작아 니가 2기에서마저 여즉 를르슈에게 발목 잡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이유가 가까스로 이해되는구나. 마침 2기겠다 이젠 정말 손 좀 끊자? 응?
이렇게 보면 를르슈가 은근히 스자쿠를 <쟨 내 말 뭐든지 다 들어주는 봉>(...)쯤으로 여기고 있는 이유가 한 방에 납득이 간다. 지 여자; 맞거든요(....). 후쿠준이 제대로 봤어. 진짜 <옛날 여자>라니까. (역시 이것이 생각 별로 없는 남자의 특수 어빌리티...쿨럭쿨럭쿨럭쿨럭쿨럭!!!) 무엇보다 마녀 = 안시의 역할은 왕자 = 디오스 = 아키오에게 겨누어진, 인간들의 악의와 모멸과 비난의 실체화인 백만 자루의 검을 대신 몸으로 맞아주는 일이란 말이죠. 이거 여러모로 은근슬쩍 겹치지 않습니까?
......역시 몇 번 생각해도 남자애가 맡을 역할이 아니야!!! ;;;
(리린 님의 쉬크한 한 말씀 : "괜찮아요. 여자애였으면 심야시간대에서 죽어도 못 내려와요")
여담이지만 R2 노벨라이즈 1편에서 묘사되었던 스작이에게 불시에 줄쳐맞은 를르슈와 카렌의 반응은 정확히 다음과 같았다.
를르슈 : 크아아아악 쟤가 날 쐈다 스자쿠 니가 이럴 수가 있냐 너만은 끝까지 방아쇠를 당기지 않을 거라고 믿었는데! 배신당했다! 인간도 아닌 놈!!
카렌 : 란슬롯이 홍련을 정면에서 쐈어! 뭐야 뭐 스자쿠 넌 그런 놈이 아니었잖아 배신이야! 가만 안둬 쿠어어어어어어!!!!
.......저기, 저 말이다, 얘들아? ;;;; 왜들 이러셔. 니네들 스작이가 뭐 우리 곁에 온 부처라도 되는 줄 아쇼;;;;
처음에는 진짜 어이가 없다 못해 정줄이 날아갈 지경이었지만 쿠루루기 스자쿠 = 히메미야 안시의 공식에 따르면 적 상대로 얘들이 뜬금없이 찌질대는 꼴이 좀 이해가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쟤네들은 여태껏 '자기 자신의 의사가 없이' '허허허 웃으면서 뭐든지 다 사람좋게 받아주는' 스작이밖에 몰랐거든요. 헌데 인형 같이 조낸 얌전하던 애가 갑자기 쌍도끼눈을 뜨고 온전히 지 의사에 의해 이 쉑히들 뒈지라고 덤벼드니 그야 황당하기도 할 수밖에. 악악대는 를르슈와 빼액대는 카렌이 꼭 마지막 화에서 안시가 님즐 크리 날리고 튀었을 때 아키오의 급당황과 비슷해서 나는 배를 잡고 웃었다. 아하하하하하하!!!
7. 사라진 마리안느의 유체.
부분부분 착오가 있는 공백의 기억.
나나리에 대한 호의.
를르슈에 대한 인식.
C.C.와의 접촉반응.
9년 전에 작성한 일기.
아냐가 설정 상 15살이라는데 일기를 9년 전에 썼다면 당시 6살이다. 여섯 살짜리가 보통 일기를 쓰던가요? ;; 최소한 <현재의 아냐 알스트레임>이 작성한 일기는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감에 의거해서 아냐의 정체는 마리안느 본인 혹은 마리안느의 재생체, 더 심하게는 마리안느의 빙의체(....)라는데 한 표 던진다. 기억에 착오가 있는 것은 이중인격의 전형적인 증상 아니던가. 오피셜 관계도의 마리안느의 얼굴에 사망 도장이 찍혀 있지 않은 것은 이런 까닭일 듯. 즉 배신 플러그가 아니라 를르슈에게 진실의 호된 한 방을 먹이기 위한 플러그인 셈이다.
....근데 이러다 혹 하렘 들어가버리면 이 언니 재기 못한다 아냐야 orz
뭔가 더 떠들 건덕지는 많았는데 (내가 원래 말이 좀 많다;) 기력이 딸려서 여기서 항복. 하여간 분발해서 최소한 스작이 플러그만이라도 다 회수해라, 바보 콤비.
덤 하나. 은근히 황제의 비공식적 109번째 황비(...) 스작이에게 정념을 태우고 있다. 마왕과 더럽혀진 기사(라 쓰고 <신부>라 읽는다-_-;)라니 이런 모에로운 아이템을 보겠나. 어차피 똑같이 악당질할 바엔 마왕 스킬 만렙에 제대로 잡놈인 황제 쪽이 낫다니까요. 안 그래?
나는 나쁜 년이라 2화에서 루루 잠깐 던져두고 넘이 말짱히 보는 가운데 스작이가 황제와 한 판 뛰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능(....)
너무 상태가 안 좋아서 아무한테나 주저없이 다리 벌리고 조낸 귀여운 얼굴로 방실방실 웃으며 '괜찮아 괜찮아 나 강×당하는 건 익숙하거든'(....) 이따구 대사를 태연자약하게 좔좔좔좔 읊어대는 주제에 유피가 뒤에서 더듬거리면(....) '우와아아아악 도와줘요 로이드 씨 세실 씨이이이이이' 단숨에 상사에게 성희롱 당하는 신입여직원;이 된다는 것이 포인트. 말했잖아 유피는 총공이라니까.
덤 둘. 17화 첫머리에서 왜 스작이가 '고맙다'라고 했는지 이해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던데 실은 간단하다. 바로 앞의 를르슈 대사를 보라고. "쿠루루기 겐부 일본 수상은 철저항전을 주장하는 매파를 진정시키고자 자결했지. ─이야기는 일본에도, 브리타니아에도 필요하니까." 대사가 별로 친절하지 않아서 좀 뜬금없게 들리긴 하는데 이 말은 즉 <걱정 마, 난 못 들었어. 네 아버진 다들 얘기하는 대로 자결한 게 맞아>이다. 어이구 이놈아 나름 순정이구나. 진짜 이 눈화 눈물 난다야.
근데 사실은 이 대목에서 19화의 기어스 발동 이전에 를르슈와 유페미아의 스자쿠 쟁탈전(...)은 이미 결판이 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냐고. 여기서 붙들고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대신 '나 아무것도 못 들었다능'의 신공을 구사함으로써 를르슈는 결과적으로 아버지를 죽인 스자쿠를 부.정.해. 버.렸.거.든. 그런데 그 죄야말로 현재의 스자쿠를 구성하는 가장 크고도 중요한 요소란 말이지. 결국 한 발 나아가 <현재의 쿠루루기 스자쿠>도 부정해 버린 셈이다. 아버지를 죽였다는 걸 알고도 당신은 지금 그대로의 당신으로 좋아요, 라 말해준 유페미아와 7년 전의 네가 진짜야! 지금의 너는 네가 아냐! 인 를르슈. 척 보기에도 누가 더 바람직한가요? ;; 그래 를르슈 네놈에게 지금의 스작이는 7년 전 스작이의 겉껍데기일 뿐이지! 흥 쳇 핏!!
덤 셋. 글쎄 나 코기가 일본 만세 내지 우익들의 자국 미화라는 생각은 그닥 안 드는데 말이죠. 랄까 대체 어딜 봐서;;;;
오히려 리린 님 말씀마따나 이넘들 진짜 캐용자. 비중 있는 일본인은 하나같이 골빈 바보 휘발성 메모리의 병신들(....)이잖아. 여기까지 능멸해도 니들 괜찮아? 테러 안 당해?
덤 넷. 나는 를르슈가 황족 복귀하건 샤를르땅에게 황제 자리를 물려받건 사실 별 상관은 없다. 딱 두 가지만 지켜주면.
여기서 또다시 리린 님과의 보배로운 대화 인용.
K : 저요, 모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무시기 이벤트라면서 츠나랑 루루 얼굴이 나란히 떠 있는 걸 보고 순간적으로 노발대발했다는 거 아닙니까(.....)
K : 우리 세츠나를 저런 초딩 옆에 두지 맛!! 하는 매우 초딩스런 사고가 머리를 스쳐지나간 저를 용서하세요. 훌쩍.
L : 크악 모욕이에욧!!!!
K : 제가 나쁜 거 아니죠? (훌쩍훌쩍)
L : 화내야한다능;ㅁ;!
K : ....뭐 공통점이 따아아아아악 한 가지 있긴 있네요. 근처에 갈색 머리 녹색 눈의 조낸 질 나쁜 남자가 있다는 거. 그 외에는 비교조차 용납할 수 없다능
L : 그럼요 용납이 안 됨
K : 저는 코기에서 뭔 전개가 나와도 그러려니 할 마음가짐을 갖췄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게 딱 한 가지 있긴 해요
L : 저도 하나 있어요
L : 루루한테 눈길도 안 주고 슈나이젤한테 <예스 유어 하이네스> 하고 따라가는 스작이;
K : 오옷 그런 통쾌한(....)
K : 저는 25화처럼 맞대결한 상태에서 이번에는 피하지도 않고 총을 맞아버리고는 루루에게 초 냉혹하게 넌 죽일 가치도 없어, 라고 말해주는 스작이;
L : 그리고 또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L : 스작이 지망으로
L : 황제땅께서 스자쿠에게 남은 루루 기억 싸그리 지워주는 거요
L : 나나리는 그저 유피의 동생
K : 오옷 좋군요
L : 자기 소꿉친구로 루루가 아니라 유피를 기억하는 스작이
L : 제로는 그저 유피를 죽인 범죄자구요
K : ...2화에서 바꿔달라 했으면 좋았을걸 그랬네요 (수군)
K : 전 그넘이 지 손으로, 맨정신으로, 나나리(살아갈 목적이라 쓰고 변명의 총합이라 읽는다)도 스자쿠(소꿉친구라 쓰고 띠질상대라 읽는다)도 다 죽여버리고 반 미쳐버리면 나름 베스트 엔딩이라 생각합니다. 나나리가 뭔 죄냐고요..... 초딩을 오빠로 둔 죄죠..... (담배 푹푹)
L : 끄덕 납득할만한 엔딩이군요 <-
K :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낸다면 그 반 돌아간 상태로 황제땅이 물려준 옥좌 - 그나마 찬탈한 옥좌도 아니란 게 포인트 - 에 앉아 지 애비보다 훨씬 더 질나쁜 폭군으로 군림하는 넘도 한 번쯤 보고 싶다능
L : 아님 나나리 죽이고 돌아서 스작이한테 다시 한 번 초강력 기어스를 거는겁니다(뭔들 설정 못 붙이겠어요)
L : 나를 섬겨라
L : 강제로 손에 넣은 기사
K : 어차피 이번에 오렌지가 기어스 캔슬러 들고 루루에게 합류했다면서요
K : 또 거는 건 유도 아닙죠
L : 이번 화ㅡ안 봤심
K : 저도 안 봤어요. 벤 님 감상만 봐도 정줄이 날아갈 것 같아서;
L : 모아서 해결해야 됩니다 그런 건(....)
K : 맞습니다(.....)
K : 강제로 손에 넣은 기사라니 왠지 에로합니다그려 (야)
L : 토호호호
L : 강제로 손에 넣은 기사를 오른편에 씨투를 왼편에 두고 주지육림에 빠지는 루루
K : 그 경우 스작이 눈은 24시간 빨갛겠군요
K : 계속 기어스 효과로 발악하는 정신을 억눌러놔야 할 테니
K : 기어스 걸린 눈으로 바닥에 멍하니 주저앉아선 옥좌에 기대 있는 스작이를 볼 수 있겠어요 아싸 (야!)
L : 라운즈 원 제복 입혀놓되
L : 살짝 흐트러지면 좋겠군요(차 홀짝)
K : 그런 옷은 원래 흐트러지라고 있는 겁니다 (덩달아 차 홀짝홀짝)
자, 내게 이쯤은 유도 아닌 진정한 막장을 보여봐, 56 & 16!!
덤 다섯. 제발 부탁인데 에이리어 11에다 프레이아 터뜨리는 짓은 좀 삼가지요...? 모에에 목숨 건 일본팬들조차 허옇게 질리면서 제정신? 감독 제정신? 하는 경지에 이른 거 봐도 정말 넘어서는 안될 선이란 게 너무 뻔하지 않아!? 난 367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굿!!! 정 만든 게 아까워서 터뜨려야겠으면 아카샤의 신전 안에서 샤를르땅이랑 동귀어진이나 해라 를르슈 이놈-_-
...랄까 모양만 저렇지 핵이 아니라는 조낸 뷁스런 변명을 하고 있다는 모양인데 얘네들 제정신일까;; (급속도로 걱정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