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에이 님의 강인함에 눈 멀고 귀 먹어 정신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S입니다.
남좌다 싸나이다 했더니 정말 이렇게까지 잘 자라주면 이 눈화 몸둘 바를 모르겠사와. 왜 이러니 정말 죽겠다 데굴데굴데굴덱데굴.
내가 세츠록을 좋아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커플은 록온의 배려와 양보와 이해심이 있지 않고서는 결코 성립할 수 없는 조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세츠라일에는 그런 거 조또 필요없다능(........)
1. 뽀오쓰빨에서 운명적으로 밀린다.
2. 스물 아홉은 이미 시든 나물(...)이지만 스물 하나는 주체 못한다.
3. 이 좌식 어째 스물 넷의 닐보다 갑빠가 부족해 보인다(....)
4. 닐보다 뜨거운 맛을 덜 봤는지 가드도 미묘하게 약하다. 그 색기를 그냥 흘리고 다니냐 임마(....)
결론 : 떠오르는 망상이 하나같이 육덕졌다. 사람 살려.
고로 이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을 가누기 위해 우리 애(언제부터 니 애?)가 너무나 잘 크고 있는 나카츠카 유노(中塚由之, 사이트명 utrall) 씨의 <Lettuce only (Let us only)>를 깨작거리기 시작한지 실로 석 달만에 내놓는 S였습니다. 문제 되면 언제나처럼 싹싹 지워버립니다. 오오 세이에이사마 오오.
...and less.
Lettuce only (Let us only)
세츠나는 아마도 록온의 손을 좋아한다.
<아마도>. 표현이 어정쩡한 것은 세츠나 본인의 입에서 들어본 일은 없기 때문이고, 그렇다 해서 단순한 도끼병으로 치부하고 쓰게 웃어넘기기엔 아이는 항상 손바닥에 정중한 입맞춤을 떨구었다. 손등의 도드라진 뼈를 살며시 깨물고, 손끝을, 손톱 하나하나를 입술로 훑어내린다.
그럴 때 록온은 대개 몽롱한 상태여서, 어색하기도 하고 머쓱하기도 해, 자칫하면 장갑을 끼기조차 고생스럽다. 나이프보다, 방아쇠에 익숙한 손. 내심 신경이 쓰이지 않는 바도 아니라, 딱 한 번 물어보았더랬다. 어째서냐고.
아이는, 지적을 받고서야 비로소 깨달은 듯 새삼 록온의 손을 골똘히 바라보았다. 인종이 다른 까닭에 세츠나의 손에 잡히면 한결 새하얗다.
모양이, 좋아.
나지막한 목소리는 예상조차 못했던 말을 뱉어냈다. 너무나도 단순해서 자칫 대수롭잖게 넘겨버릴 듯한 대답을. 엣? 록온의 반문과, 그러니까, 라는 세츠나의 덧붙임이 동시에 겹쳐졌다. 적갈색 눈동자는 한없이 성실하고, 이어질 말을 신중하게 고르고 있었다. 이어질 말은 있지도 않은데. 근본을 이루는 말을 제일 먼저 내보였기 때문에. 그럼에도 진지하게 생각에 잠긴 세츠나를 보며, 록온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굳이 따지자면 오히려 쓴웃음에 가까웠지만, 세츠나가 좋다면 이유야 뭐, 아무려면 어때. 그렇게 생각했다.
나른했다. 온몸 구석구석에 파고든 필설로 못 다할 나른함이, 어쩐지 묘하게 달콤한 나머지 록온은 신음했다. 이미 흔적조차 가물가물한 도덕관과 어른의 체면에 대해 천칭은 죽는 소리를 질러대고 있지만.
돌아눕기조차 귀찮아 멍청하게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기를 쓰고 샤워는 어떻게 끝냈지만, 미처 머리를 말리기도 전에 기력이 끊어졌다. 덕분에 흠뻑 젖은 머리카락을 부벼댄 침대는 여지없이 젖고 말았다. 반성은 하되 해결은 후일로 미루었다. 어차피 시트는 갈아야 한다.
문이 열리고 세츠나가 고개를 디밀었다. 크으. 눅진눅진해진 뇌를 부여잡고 록온은 미간을 찡그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벌써부터 태연자약히 돌아다니는 세츠나가 얄미웠다. 남의 몸을 함부로 굴린 주제에 왜 너만 팔팔한 거야. 불평이 두드륵 쏟아질락 말락이다.
표정이 좀 말씀이 아니었던지, 희미하게 눈썹을 모으고 세츠나가 록온, 이라 불렀다.
「저녁을 지었는데, 먹겠나」
「저녁? 누가」
「내가」
「세츠나?」
「아아」
「먹을래」
비슬거리며 주섬주섬 몸을 일으켰다. 고백하자면 침대에서 기어나오기도 싫고 밥 먹기도 귀찮았다. 그렇지만, 세츠나가, 저녁을, 지었다면야.
어찌 먹지 않고 넘어가랴.
록온이 가짜 명의로 빌린 아파트는 황량했다.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필요최저한의 물건만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용품과, 갈아입을 옷과, 취미와 관련된 이것저것. 이쯤이면 세간 일반에는 자취하는 젊은 독신남으로 충분히 통하리라.
냉장고의 내용물도 극단적이었다. 보존식품과 소수의 인원이 먹어치울 수 있는 분량의 음식. 사놓고 잊어버린 치즈는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이번에는 잠복이 길어질 예정이었으므로, 어제는 채소도 사 왔다.
즉, 간단한 요리를 만들 만한 재료와 도구는 갖춰져 있다는 뜻이었다.
록온은 한동안 탁자 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마침내 정면에 앉은 세츠나에게 눈길을 돌렸다. 오늘의 메뉴는, 연어 스튜와 그린 샐러드.
「셋짱」
「?」
「양상추를 뜯어넣기만 한 샐러드는 샐러드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냐」
「남은 스튜를 데워서 달걀 프라이를 얹는 걸 만들었다고는 안 합니다」
「그러냐」
게다가 이거 내가 낮에 만든 스튜잖아. 당근에 맛이 배여서 풍미가 한층 깊어졌다. 그건 둘째치고.
식기가 부딪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달걀 프라이는 반숙이었다. 숟가락으로 푸면서 슬그머니 종알거렸다.
「하기사, 맛있으면 장땡이지만」
세츠나가 록온을 흘끔 보았다. 금세 시선을 떨구고, 샐러드를 뒤적였다.
「……그런가」
「응」
하는 말은 아까와 똑같았지만, 은근히 안도가 섞여 있는 것을 록온은 놓치지 않았다. ……애초부터 가만 냅두면 정크푸드만 줄창 씹어대는 아이에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고. 희한한 일이지만 달걀 프라이는 무척 맛있고. 그리고 또, 왠지, 세츠나가 귀엽고. 마지막은 삼천포로 줄달음치면서, 대충 쓸어담은 샐러드에 눈길을 주었다. 하지만.
양상추, 양상추, 양상추뿐이라니 원, 허니문 샐러드도 아닌데.
「…………」
「…………」
「…………」
「…………………」
포크를 쥔 손이 뚝 멎었다. 아마 세츠나가 더욱 놀랐으리라. 물을 가지러 부엌에 갔다 와 보니 록온이 머리를 쓸어안고 식탁에 처박혀 있었으므로. 드물게도 처치곤란해 하는 얼굴로 우두커니 섰다가, 우선은 이것부터 해결하고 보자 여겼는지 컵에 물을 따랐다.
「……세츠나」
한 그룻 더. 내민 접시와 록온을 번갈아 보고, 세츠나는 접시를 받아들었다.
설거지를 끝내고 손을 닦았다. 별 의도도 없이 싱크대에 기대서서 세츠나를 보았다.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종종걸음으로 다가온 머리에 록온은 손을 얹었다. 불만이 꽉 낀 표정을 했지만 괘념치 않고 기억 속의 높이와 대조해 보았다.
「아, 역시. 키 좀 자랐네」
「…………재지 않았어」
세츠나는 무뚝뚝하게 대꾸했으나, 대답의 타이밍을 보아 내심 기쁜 모양이었다. 젠장할. 록온은 마음 속으로 정체불명의 무언가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세츠나에게 들키지 않으려 일부러 요란하게 한숨을 쉬면서.
「아~아, 이러다 나보다 커지면 어째」
「최종적으로는 그럴 예정이다」
「오, 말은 잘해요. 그땐 기승위든 뭐든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마」
오는 말에 가는 말. 표현은 그럴싸하지만 록온은 그저 농담 한 마디 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번쩍 빛난 세츠나의 눈이 무지하게 불온함은 기분 탓일까.
「내 키 넘었을 때 얘기야, 응?」
얼떨결에 못을 박고, 손을 미끄러뜨려 뺨을 쓸어주었다. 잠자코 내맡긴 세츠나는, 흡사 몸을 부벼오는 고양이 같았다.
「아하하」
웃고, 그러고 보니 시트를 갈아야 한다는 것을, 록온은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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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만 있게 해주세요>란 의미가 있다는 모양이에요.
좀 설레발을 친 감이 적잖이 있는 24세. 틀림없이 3년쯤 후에는 엄청난 플레이를 요구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덤태기를 라일이 다 쓰게 된다(............)
오 주여, 긍휼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