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위가 울렁거렸다가 꿀렁거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원고나 해 이년아 -_-;;;)
(히밤 나의 시시한 개그 인자를 물어내라 쿠로미즈 우워어어)
별별 숭악한 미래예측도가 머릿속을 다 헤집고 지나가는지라 홧김에 또 하나 갈겨쓰고 말았다. 세츠나의 팔이 어떻게 됐다 본편에서 떠들어대기 전까지만 유효한 헛소리입니다 네에.
제목은 Song for Setsuna라 믿어 의심치 않는 창궁의 파프너 Right of Left의 삽입곡(by angela)에서.
less..
다짜고짜 밀어 쓰러뜨리고 배 위에 올라탄 청년의 양손이 미친듯이 숨통을 틀어쥐었지만 라일은 굳이 저항하지 않았다. 어차피 목을 눌러오는 손에는 저항할 의사를 불러 일으킬 만큼 격렬한 힘이 실려 있지 않았으므로.
어깨에서부터 급속도로 괴사하기 시작한 오른팔에는 어떤 재생의학도 소용이 없었다. 유사 GN 입자란 그런 것이다.
지칠 대로 지쳤을 처참한 얼굴이 역광으로 인해 보이지 않음에 살짝 안도하면서, 라일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해."
차가운 무기질의 손으로, 곧 그와 같이 잘려나가게 될, 하지만 아직은 따뜻한 오른손을 더듬어 쥐었다. 스물을 갓 넘긴 나이임에도 못이 촘촘히 박힌 거친 손, 무수한 싸움에 찢기고 상처입은 전사의 손에 조심스럽게 입술을 눌러대었다. 청년이 소스라치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다시 한 번 말했다.
"미안해."
29년간 모르고 살아왔던 낯선 타인일 뿐인 그에게,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진심을 실어서.
──미안해.
형을 돌려주지 못해서.
목에 마지막까지 걸려 있던 왼손도 맥없이 풀려나갔다. 상처입은 짐승의 신음소리에 가까운 씨근거리는 숨소리가 귓전을 어지럽혔고, 오래 전 팔과 함께 잃어버린 오른쪽 눈을 필사적으로 더듬어오는 입술은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라일은 잠자코 팔을 뻗어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마른 어깨를 쓸어안았다.
이럴 때조차 울지 못하는 청년에게, 처음으로 연민을 느꼈다.
오른눈을 잃은 저격수. 오른팔을 잃은 검사. 그 모두를 잃은 남자.
참으로 비양심적인 길이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아니 뭐, 설마 온가족이 보는 일요일 5시 애니에서 주인공을 진짜 세츠나 루크 스카이워커 만들지야 않겠지라. 끽해야 코우지처럼 어깨 위로 올라가지 않게 된다던가 (퍽퍽퍽)
상처에는 비를, 꽃에는 독을, 내게는 칼날을.
거짓말에는 벌을, 달에는 이빨을, 너에게는 응보를.
- Cocco, 짐승길(けもの道)
반은 창작이지만요.
변해가는 계절에 환상 속에서
어렸던 그날을 떠올렸어요
돌아갈 곳이 있으리라고
당연한 듯이 믿었더랬지요
천진난만한 눈동자 속에
깊은 어둠이 도사리고 있어요
고통을 받으려 태어났나요?
사람은 누구나 고독한 존재랍니다
때로 과거는 무거운 족쇄가 되어
<지금 이상>을 바라지 못하도록 옭아매지만
움직이기 시작한 톱니바퀴를 누가 멈출 수 있을까요
주저하는 나를 얼마나 더욱 시험하십니까?
희미하게 빛나던 꿈은 이미 멀어졌어요
돌아갈 곳이 있으면 싸울 수 있다고
속삭인 목소리는 누군가에게 들렸을까요
지칠대로 지친 내 몸만이
지금의 나를 입증합니다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처럼
다시 태어날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달려온 대지를 뒤덮은 풀향기와
붉게 물들어가는 그 하늘을
돌아갈 수 없음을 알면서도 나는
꿈을 꾸고 있었어요 끝없는 독백 속에서
주저하는 나를 얼마나 더욱 시험하십니까?
희미하게 빛나던 꿈은 이미 멀어졌어요
돌아갈 곳이 있으면 싸울 수 있다고
속삭인 목소리는 누군가에게 들렸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