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Cocco의 <강하고 덧없는 자들(強く儚い者たち)>. 그녀답게 참 잔혹한 가사다.
생각난 김에 1기 를르슈에게 바칩니다. (덱데굴)
이제 곧 말과 탈만 엄청 많았던 코드기어스 R2가 드디어 바이바이를 고한다. Farewell 코드기어스, Come on 더블오!!
어차피 코드기어스에서 주의의 차이라던가 현실의 벽이라던가 상냥한 세계 따위는 시데의 인종분리와 마찬가지로 때 되면 폭탄 두르고 자폭(....)할 개념이었던 모양이니 전개에는 그냥 신경 탁 끄고,
을 오오 그렇기도 하겠구나 납득한 김에, 문제의 인간관계 중 코기를 관통하는 제일 중요한 노선 중의 하나인, 그것도 지금보다 세 배는 더 재미있을 수 있었던 걸 제대로 못 푼 데다 밸런스도 정말 거지같지만, 하여간 를르슈-스자쿠-나나리에 대해서 끝나기 전에 노가리나 좀 까고 바이바이사요나라페어월아우프비더젠할 생각이다.
넘어가 넘어가. 뭐 실은 딱 하나, 진짜로 딱 하나, 이 안드로메다 은하도 훨훨 넘어버린 전개를 무려 절반쯤은 무마하고 '세상은 상냥하지 않다'는 코기의 테마(푸하하하하하핫!!!)도 나름 소화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긴 한데 지금 하는 꼬라지 봐서는 절대로 뽑아들 것 같지 않으니까 그냥 말을 아끼고 내 가슴 속에만 묻어두겠다. 나도 더 이상 바보 되긴 싫다오.
(하지만 만의 하나라도 내 이론이 맞는 날에는 앞으로 몸 사리는 거 없이 대놓고 스노브질을 하겠음. 아니 언제는 몸 사렸었냐;;;)
계속해서 주절주절.
문제의 21화에서 까무러친 사람들 참 많았던 걸로 알고 있지만, 이미 예전에 무언가를 포기한 나는 드디어 스작이를 지 기사 만들었다고 배신자라느니 걸레라느니 창녀라느니(....엉?) 울며 불며 지랄할 때는 언제더냐 세계여 들어라 이 녀석이 나의 기사☆ 아니, 내 마누라다★! 혼자 노리노리 하이텐션인 를르슈가 너무 웃겨서 모든 병신스러움이 잠시나마 날아갔다. 그리고 쬐끔은 안도했다(....). 실로 오랜만에 내가 알던 를르슈라서. 그래 넌 어차피 스덕후일 뿐이지!! <-
를르슈에게 있어 나나리는 남자의 으뜸가는
망상 로망 <순결한 누이> 이미지의 총합체다. 순수하고 순결하고 깨끗하고 꽃밭에서 살고 이슬만 먹고 화장실도 아니 가는(...) 공주님. 나의 나나리는 카와이이하고도 퓨어하고도(후략)
나는 를르슈가 스자나나를 강력하게 밀어붙인 최대의 이유는 애들 분위기가 되게 꽃밭이었기 때문이라고 확신해 마지 않는다. 까놓고 말해서 걔들 나란히 놓으면 명색이 남녀인데 성적 냄새가 전혀 안 나. 그 둘로 뭐 A라던가 B라던가 C로 진도를 나가는 광경이 상상 되시는 용자 손 좀 들어주십시오. ABC? 그게 뭐예요 먹는 건가요? (...) 저 둘은 그저 스작이가 나나리 들어올리고 우후후아하하 웃으면서 빙글빙글 돌기나 해야 돼.
한 마디로 정리해서 스자쿠는 나나리의 고귀한 Virginity, 즉 순결성(푸핫!)을 훼손하지 않는 지상에서 유일한 남자 즉 나나리를 양도해줘도 좋은 남자다 이 말이라. 그럼 이놈이 대체 어쩌다 그런 버거운 영예;를 다 얻게 됐느냐 하면, 소꿉친구 이전에 실은 스작이도 를르슈의 공주님이거든요. 이거 농담 아닙니다. 내가 동인녀라서도 아닙니다.
참 웃기는 게, 스작이 얘가 딱히 여성적이지도 않은데 (1기에서 가끔 지나치게 미소녀 얼굴일 때가 있긴 했었지만. 유피와 나란히 있으면 영락없는 백합이었지만) 이 한심한 넘을 밟아주고플 때 제일 먼저 나오는 욕이 예라이 이 시발색히-_-;;;고 바로 그 다음이 이 걸레! 창녀 같은 뇬!! (...) 이란 말이지. 여자하고는 누구와 붙여놔도 분위기가 꽃밭인데 플러그는 남자하고만 줄창 서는 것도 그렇고, 화형대에서 구출된 히로인 시추에이션이 뭣 같이 어울려 버리는 것도 그렇고 남자 슉슉 갈아치우는 게 취미(...)인 것도 그렇고 얘 역시 성별 잘못 타고난 놈이 맞다능. 그래 누가 너 롤 모델이 히메미야 안시 아니래더냐 이 자슥아-_-;;;
자 여기서 퀴즈입니다. <순결한 누이>와 짝을 이루는 또다른 남자의 망상... 크험험험!! 영원한 로망이 무얼까.
그렇다, <라 트라비아타>다. 길을 잃은 여인. 원치 않았으나 타락한 여자. 몸을 파는 공주. 구원해야 할 창녀.
실은 이게 어떤 의미 <순결한 누이>보다 더욱 강력하고 수정 불가하고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로망이라. 낡디 낡은 클리셰이되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은근히 키우고 있는 구원자/기사/영웅 심리를 이만큼 대놓고 자극하는 코드도 달리 없거든요. 하긴 원래 장구한 세월 동안 주구장창 잘도 살아남아서 클리셰인 법이지만.
를르슈의 대사를 이렇게 어레인지하면 이해가 한결 쉬울 것이다.
"어째서 네가 브리타니아군에 있는 거지? 당장 그만둬!" → "어째서 네가 몸을 파는 창녀로 전락한 거야? 그런 데서 당장 나와!"
"예전의 너는 좀 더 개인주의적이었어!" → "예전의 너는 그토록 순결하고 착한 소녀였는데!"
"그 남자가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 "틀림없이 무언가 사정이 있는 거야!"
"내게로 와라!" → "내가 거기서 빼내줄게!"
"어째서!? 너라면 알아줄 거라 생각했는데....!" → "어째서야! 너도 실은 나오고 싶잖아!"
"친구를 팔아서 출세하는 거냐!" →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도 좋더란 말이냐!" (.....)
"이 배신자!" → "이 창녀!"
어머나 왜 이리 딱(.....).
세상에 내가 원조 라 트라비아타부터 택시 드라이버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이 바닥 계열은 다 섭렵했다 자부했건만 오덕질 십(삐-)년은 고사하고 머리에 털 난 이후 남자 상대로 이따구 아침 드라마 찍고 있는 남자 주인공은 난생 처음 본다능. 어, 어머니 나 웃다 죽어요...!!!
무엇보다 를르슈가 엉뚱한 방향으로 폭주를 개시한 것은 나나리가 이유였지만 결정적으로
영웅 놀이 제로의 길로 들어선 것은 스자쿠가 계기라. 뭘 주워먹고 헛소리냐 생각하는 사람은 1기 4화를 다시 볼 것.
제로의 매스컴 데뷔 무대는 <쿠루루기 스자쿠 강탈 사건>(내가 붙인 이름 아님. 오피셜임)이었다. 스작이가 누명 쓰고 체포되어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를르슈는 그놈을 구할 '영웅'이 되기 위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일정을 당겨가며 쪽팔리는 가면쇼를 전세계에 피로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순혈파가 희생양으로 스작이를 점찍지만 않았어도 세상은 그 바보같은 튤립 가면과 망토를 주시하는 정신적 고문을 조금은 늦게 당하는 축복을 누렸을 거란 얘기. 그래 어차피 스자쿠 그놈은 악의 축이었지(....)
실상 라 트라비아타-카멜리아 레이디-춘희-마르가리타-비올레타는 매우 많은 것을 대인배;스럽게 씹고 성녀/창부의 정말 단순무식한 이분법식 사고로 여자를 재단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세상의 여자는 모두 성녀 혹은 창녀다 중간 따위 없는 거다 → 내가 생각하기엔 결코 그럴 여자가 아닌데 창녀가 되어 있다 → 그럼 틀림없이 무언가의 사정이 있는 것이다! 내지는 누구누구 탓이다! → 내가 그녀를 구원해야 해! 쿠오오오오오오!!) 십에 팔구는 자기가 구해야 한다고 날뛰는 바로 그 여자가 매우 짜게 식은 시선으로 째려보기 십상이라. 1기에서 스작이가 쉴새없이 를르슈를 뻥뻥 찼듯이.
아닌 게 아니라 척 봐도 1기 2기 다 통틀어 를르슈 그넘아는 정말 현실이 안 보인다능. 얘 그만 인정해라. 너의 공주님은 이미 '누군가에게 다리를 벌리고 있'단다. 자발적으로.
언젠가 어느 잡지 인터뷰에서 를르슈를 '육친밖에 사랑할 수 없는 남자'라고 했었더랬다. 니가 무슨 카인 하그리브스 백작이냐고 비웃고 싶지만 잠시만 참고, 실제로도 마더콤에 시스콤에 자칭 첫사랑(...)은 이복여동생 유피인 이놈이 인생 최초이자 최후로 진지하게 사랑과 애정을 바친 타인이 스작이라고 생각할라치면 진짜로 살이 떨려서 죽을 것 같음. 세상은 썩었어. 암은.
내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이론 중의 하나가 '첫사랑이 촘 심하게 강력했거나 엄했던 남자는 십에 팔구는 여자를
때려잡는 사내새끼로 자란다'인데 좀 형태가 다르긴 하되 를르슈가 딱 그 삘이다. 셜리나 카렌이나 암만 그 놈 상대로 두근두근하고 꺄아꺄아하고 루루한텐 이제 나밖에 없어 설레발 쳐봤자 다 말짱 헛거라.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남자의 가장 강력한 로망 원투를 이미 양손에 꾹 쥐고 있는 놈한테, 그것도 얼마나 엄하냐 하면 한쪽이 무려 동복여동생이고 한쪽은 아예 같은 거 달린 사내자식인 놈한테 도시 딴 여자가 눈에 들어올 것 같은가(이놈 진짜 어떤 의미로 ☆★승리의 를르슈★☆ 맞음;). 긴 말 다 집어치우고 결과를 봐. 애들이 그래봤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련에 몸을 태우더니 나름 괜찮았던 여자애들이 하나같이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다 못해 뇌세포가 퇴화해 버렸다구(......)
하여간 남자의 로망을 극한까지 추구하는 건 뭐 내 일 아니고 내 동생도 내 자식도 아니니까 상관은 없는데(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를르슈의 위대함(...)이 참으로 뼈에 사무쳐요. 이 시스콤! 호모(차별발언)!
(역시 마녀/창녀인 C.C.는 스자쿠의 보완 형태로 봐야 한다. 어쨌든 스작이는 남자거든요. 침대까지 들어가려면 스트레이트에겐 지동설급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거든요)
H모 님과의 유쾌하기 그지 없는 대화에서도 나온 이야기였지만, 제작진이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1기 루루스자의 진정한 모에 포인트는 이쁘장하게 생긴 애들 둘이 얼키고 설키고 부비대는 것이 아니라 혼자 설레고 두근거리고 방방 뛰다 자폭하고 뻥뻥 차이고 손수건 물어뜯으며 눈물 삼키는 를르슈와 그러거나 말거나 걍 무관심에 아무 데서나 조낸 굴러먹던 분위기가 온 몸에서 풀풀 풍기는 스자쿠의 참을 수 없이 화끈한 온도 차이였다굿!!! (벌헉)
내가 1기 를르슈는 어차피 초딩이라도 나름 뜨뜻미지근한 눈으로 애증을 담아 지켜본 이유가 뭔데, 일단 보이는 스펙은 초일류에 부족한 것 하나 없고 주위에서 참 격하게 사랑 받는 색히가 정작 스스로 그토록 애타게 원하고 갈구하는 유일한 타인 앞에서 있는 주접 없는 꼴갑은 다 떨고 퇴짜는 퇴짜대로 맞는 꼴이 죽도록 웃겨서(....)였단 말이다. 이를테면 체리보이(...) 를르슈는 결사의 각오로 거사 치르려 덤비는데 정작 스자쿠는 겁나 시큰둥하게 "어? 그래, 하지 뭐"(...) 이러고 대꾸하는 통에 오티엘 찍으며 비실비실 쓰러지는 루루가 보고 싶은 거야! 좀 더 욕심을 말해 열라 귀여운 얼굴로 방실방실거리면서 "괜찮아, 신경 쓰지 마. 나 강X은 물론 윤X당하는 것도 익숙하거든. 이쯤이야 누워서 떡먹기인걸"(....) 이따구 대사나 쳐 줘서 거품 물고 꼬르륵 넘어가는 를르슈까지 추가되면 까이거 옷 뒤집어 입고 댄스 한 판도 땡길 수 있다능 <-
고로 나이트 오브 제로(...) 얻고 득의만면 하이텐션한 를르슈 아주 좋지 않다. 눈화가 열까지 세기 전에 잽싸게 주접으로 복귀하라. 귀밑에 걸린 입이 몹시 괘씸하다. 손수건 잘근잘근 씹으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던 너는 어디로 갔나! 누가 이런 되도 않은 화해나 보려고 이제까지 코기에 늘어붙어 있었던 줄 알앗!
(내가 원래 여체화는 참 꺼려한다만 모처의 스작이가 ♀인 학원 패러렐에서 당여어어어어어언히 지 여자인 줄 콱 믿고 있다 굴러온 돌 지노에게 뒤통수 쳐맞고 급당황하는 를르슈는 촘 많이 좋았다능... 그래 너는 설레발 치다 망해야 제맛이지)
랄까 안시 이년, 이게 애덜러슨스 묵시록이냐 기껏 뻥뻥 차고 튀어나온 아키오랑 다시 놀게!! (뭔가와 혼동하고 있다)
앞에서 쓸데없이 (안됐지만 스토리적으로 쓸데없는 거 맞다) 셜리한테 할애할 시간만 이쪽으로 돌렸어도 개연성은 좀 생겼을 - 아무리 캐릭터의 인간관계에 집중한다 해도 최소한의 개연성은 있어야 하는 법 아녀; - 황제기사를 조낸 웃어줄 수 있는 건 최소한의 온도차가 실낱같은 숨결은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준 오피셜에서 메멘토 인증받은(...) 를르슈가 과거★는 1초만에 잊고 내 기사! 나만의 기사! 스자쿠 하악하악(...)하고 있을 때 짜게 식은 얼굴로 아서 님하고만 놀고 있는 스자쿠의 대비가 어렴풋하게나마 남아는 있거든.
비유하자면 지금의 스작이는 오래도록 애를 태우다 정략 결혼 비스무리한 명목으로 애써 나꿔채긴 했는데 굳은 얼굴로 외면하는 '웃어주지 않는 황비'다. 틀림없이 대륙에 비슷한 고사가 있었는데 - 대륙엔 모든 것이 있다 - 지금은 생각이 안 나는군.
하기사 말이야 바른 말이지 쿠루루기 스자쿠는 명칭만 나이트 오브 제로고 실제로는 제 99대 황제 를르슈 비 브리타니아의 제 1황비 맞다능(.....). 이런 데서까지 마리안느 노선 밟지 말아라; 를르슈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데 삼만 점도 능히 걸 수 있는 민망하기 그지없는 나이트 오브 제로의 제복만 봐도 뻔하지 않은가. 그래그래 정략 결혼이면 어떠냐 소원 풀어서 절라 좋겠다야 를르슈.
내 개인적인 선호는 사태가 막장을 까마득히 돌파한 뻘밭에 와서도 여전히 유피스자 내지 367의 쓰리썸(...)이지만 이래서 격뿜에서는 루루스자, 정확히는 루루→스자를 따라갈 커플이 없다는 것이다. 아 젠장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뿜겨...!! (덱데굴)
생각해 보면 를르슈 팬들도 안됐지. 커플링질 좀 하고 싶어도 1기에서는 인재가 없어, 오우기와 붙일 거야 디트와 붙일 거야, 있는 건 스작이 뿐인데 그나마 이놈아는 를르슈한테 관심없고 주변에 그럴싸한 남자가 넘쳐나서 허우적대는 판국이고, 2기에서는 신쿠와 롤로가 새로 투입됐나 했더니 전자는 공기에 로리콤(...), 후자는 공기보다도 못한 걸레(...). 얘도 쟤도 그를 너무나 사랑해♡라는 꿈과 망상(....)에 빠지는 것도 이해는 간다. 이해했으니 인종차별주의자의 전형적인 발언을 여기서 자비없이 인용하도록 하겠음.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능! 그놈들이 지네 공간에 모여서 복작거리는 한은!" (.....)
자, 떠들 만큼 떠들었다. 그러니 어서 끝나라. R2는 존재하지 않는 걸로 치부해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