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잉여력은 세계 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일.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11/12/05 17:09

누가 모른댑니까.

사수좌 주간을 깜박 잊어먹은 데다 12월 3일(미주랑 사망일) 역시 올해도 공으로 날려먹은 12월 5일, 개쳐웃기도 한두 번이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기타 등등도 없는 거지같은 사태를 1면에 오래 올려놔서 뭐하겠느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차가운 도시의(라고 쓰고 '냄비보다 빨리 식는'이라 읽는다) 여자 KISARA. 실은 '살다-보니-별-일이-다-있네염' Part 2로 페이즈가 이행하여 바닥에 발을 붙이고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쳐웃겨서.
오오 더블오 이후 국가공인 1급 언시빌라이즈드의 인생 약 4년, 드디어 싸움을 거는 상대가 나타났는가! 숨어서 뒷마다 까지 말고 걍 정면에서 레이드 떠. 뜨라고. 얼마든지 받아줄 테니까 (기세등등)

하여간 그런 의미에서 - 뭔 의미? - 누가 잉여력 세계 넘버 원에 빛나는 일본놈들 아니라고 할까 봐 겁이라도 먹었는지 우정국에서 연하장용이랍시고 인감 작성 툴을 공개한 차 그에 편승하여 동인녀라면 누구나 생각하고도 남을 실로 잉여로운 짓을 하였으되 지혜 있는 자 그 수를 헤아려 볼찌라... 가 아니라, 안구 정화용 짧은 포스팅을 날린다. 오오 이렇게 짧고도 날로 먹는 포스팅은 실로 몇 달만인가염.

사카타 긴토키(坂田銀時)

카츠라 코타로(桂小太郎)

다카스기 신스케(高杉晋助). 붉은색이어도 괜찮았을 뻔했다.

혼자 이름이 다섯 글자라(네 글자까지밖에 인식을 못함;) 오케이 에러, 그렇다고 성 두 글자(土方)만 집어넣자니 얼마나 모양이 안 사는지 어이구 어이구 니가 그렇지 뭐 혼자 이름 다섯 글자면 누가 튄다고 칭찬이라도 해줄 성 싶었더냐 이 어설픈 샛기야 머리를 쥐어뜯으며 걍 다 집어치우려다 자타공인 부장 최애이신 사예 님의 눈물어린 호소(엉?)에 마음을 고쳐먹고 줄기찬 고민 끝에 결재인인 셈치고 부장 히지카타(副長土方)로 타협을 본 (길어!!!) 히지카타 토시로(土方十四郎). 아놔 이 웬수야 (발끝으로 찌른다)

역시 장식체는 좋지 말입니다. 글자 온리의 고민 안 하고 뚝딱 만든 티가 줄줄 흐르는 인감이나마 써먹어보고 싶어지셨다면 얼마든지 가져가시길. 아울러 글자뿐만 아니라 그림으로도 인감을 만들 수 있으니 - 오오 역시 일본의 잉여력 - 관심이 동하신 분은 여기로 자아 어서 Go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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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는 하찮은 것을 훔쳐갔습니다.

일상의 잡동사니 | 2011/12/04 02:36

경★첫 도용★축

뭐 예전 덕블오질 하던 시절에 리린 님의 논지 반 내 논지 반을 가져다 대충 섞어찌개로 포스팅하던 바보가 세상에 존재했던 듯한 기분이 들지만(어험어험) 그딴 건 아무래도 좋고요, 살다 보니 진짜 별 일이 다 있네효?

사건의 대략적인 경과:

1. 오랜만에 여유가 좀 있답시고 임대 유희왕 스레 꽃게능욕(........)판에서 노닥거림. (おい仕事しろよ)
2. 질이 좀 들쭉날쭉하지만 넘쳐흐르는 18금을 즐겁게 만끽함. 그렇져 게는 능욕해야 제맛(유성호에 쳐맞는다)
3. 접혀 있는 글연성 하나를 폄.
4. 뭐야 테메레르 크로스오버인가 어디어디........................................................................ 어? 어어? 어어어어어!!!!?
5. 아무리 봐도......이 글........인데요?!!!?!!!
6. 예? '센티멘털한 심성을 가라앉히기 위해 이전 글을 좀 더 리마스터링 해보았음'......? 어이 너 누구십니까....?

처음에는 사태파악이 안 되어서 순간적으로 내 어둠의 인격(....)이 벌써 2년 전(레스 날짜는 2009년)에 여길 왔다 갔나 했다. 아니 정말로요. 네타는 됐으니까 정신차려 이년아.

결론: 내가 3년 전에 손 가는 대로 쓴 덕블오+테메레르 크로스오버 잡편을 오룡즈 버전으로 리라이팅해 임대에 올리면서 제 옛 글을 커버링했다고 주장하던 뇬이 2년 전에 있었다.

자, 상황설명은 대충 했으니 지금부터 마음껏 쳐웃겠습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선 상식적으로 화를 내야 할 텐데 어떡하죠 화가 안 나요. 이카리 군 이럴 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난 모르겠어. 그냥 웃겨 죽겠다고!! 아놔 이 미친년아 넌 대체 뭐하던 년이길래 이 변두리 블로그까지 끄덕끄덕 기어와설랑 가져갈 게 없어 그 글, 버스 안에서 졸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를 일하기 너무 싫어서 현실도피한답시고 대략 석 달만에 대강 끼적여서 대강 올린 그 짜투리 글을 가져가냐아아아아아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아아 어머니 내 정줄은 어찌된 건가요 방금 전에 계곡에다 화려하게 폭투한 그 아이는! 자음남발하고 싶어 미치겠는데 싯파 난 ㅋ질만은 안 하겠다고 맹세한 몸이었다 빌어먹을!!!!!! 그러니 할 수 없죠 굴러라 KISARA!!!!!!!!

시발 누군진 몰라도 짧은 포스팅거리 진짜 감사. 살다 보니 정말로 별 일이 다 있지 말입져. 언년인지 좀 만나보고 싶네 (풉풉풉)


덤 하나. 혹여 그 졸라 기특한(...........) 년을 실사로 구경하고 싶으신 분은 유희왕 스레 알밴게 6판 세 번째 페이지로 고고씽 플리즈. 중간에 dd로 접혀 있는 글입니다. 원래는 임대 스레를 공개 포스팅으로 찌르면 안되겠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모르는 사이에 도용당했던 몸으로써 이 정도 권리는 있을 거고, 걍 퍼올까 생각도 해봤지만 국가공인 1급 언시빌라이즈드로서 저딴 글 내 블로그에 풀어놓긴 절대로 싫(야 임마)

덤 둘. 뭐 인생에 하등 도움 안되고 조종사 속만 푹푹 썩이는 잉여 셀레스티얼 잭과 우산 펴고 서 있다 조용히 집에 가는(....) 유세이를 상상했더니 촘 모에하긴 했....어험어험.

덤 셋. 그나저나 기왕 리라이팅하려면 좀 쎈쑤 있게 할 수 없냐 내가 해도 저거보단 낫겠....아무것도 아닙니다. 어험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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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귀찮았다. 유희왕 5D's를 봤다. 반성? 할 리가 있나.

무한번뇌의 소용돌이 | 2011/11/14 21:23

※Alert!! 본 잡담은 유희왕 시리즈에 대한 극도로 언시빌라이즈드한 발언과 파이브디즈의 스포일러를 인정사정없이 남발하고 있습니다. 알아서 피해갑시다☆

도대체 얼마만의 포스팅인지 따지면 못 씁니다. 이 하찮은 잡담 하나 쓰는데 얼마나 걸렸는지는 나도 따지기 싫다;

돌이켜보니 벌써 십년지기 된 H냥이 유희왕의 영속트랩에 빠져 못 나오는 광경을 턱 괴고 남일 보듯 하기도 어언 십여 년, H냥의 줄기찬 세뇌;의 결과 카이야미에 호감은 품고 있을지언정 결국 이쪽이고 저쪽이고 매 턴마다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그놈의 카드 게임의 벽을 넘지 못하고 1차 패배, 니코니코를 주름잡는 유희왕 MAD의 지나친 유쾌함과 세상이 알아주는 앵스트 서커인 내 머리통을 조화시키지 못하면서 2차 패배, 이어서 등장한 제넥스의 살떨리는 네이밍 센스에 기절초풍을 하고 경악하면서 (무토 유우기와 카이바 세토는 열라 멋진 이름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거늘 아놔 쥬다이는 뭐고 만죠메는 뭐여!?) 내 이 장르에 설령 동인으로라도 발 들일 일은 결코 없으리라 굳게 맹세하였다. 당연히 그 뒤에 나온 파이브디즈에 대해선 얼라리 유희왕 시리즈 아직도 안 끝났냐 더럽게 울궈먹네(....) 정도의 인식밖에 없었지라. 헌데 일에서 도피한답시고 돌리는 게 타이버니가 아니라 뜬금도 없고 복선도 없는 파이브디즈인 시점에서 내가 얼마나 비뚤어진 뇬인질 새삼 실감했지만 아무렴 어떻단 말인가.
사실 그간 고전으로 재차 함께 버닝의 불길을 불태운 H냥의 대나무숲 노릇을 좀 하다 보니 - 엔하위키에서 쓸데없는 항목만 찾아 읽는 고질적인 버릇;도 한 몫 거들어 - 오룡즈에 대해 이런저런 잡지식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그러다 보니 의외로 눈길이 가는 요소가 제법 있었더란 말이죠.

①주인공의 이름이 후도 유세이(不動遊星)다. 그게 뭐 대단한 문제냐 하겠지만 내겐 매우 중요하다! 데빌맨빠이자 '스토커 덕후 얀데레 절대자;에게 눈도장 잘못 찍혀 인생 홀랑 말려처먹힌 후 자기 목숨으로 그레이트 빅엿을 날리고 튄 희대의 옴므파탈' 후도 아키라 빠라면 후도 성만 봐도 전율을 일으켜 마땅한 법이다! 아울러 제넥스의 듣기만 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노골적인 데빌맨 네타를 볼 때 제작진이 나가이 옷상 빠돌이일 확률은 약 99.999999%. 고로 유세이의 후도 역시 (후략)
②쿨시크한 할렘가 출신 전과자 주인공이라니 거 촘 괜찮은 설정인걸? (스읍)
③메인 히로인이 주인공을 촉수;에 채찍;;으로 패고 패고 또 패고 죽어라고 후들겨팬대요! (시대의 대세는 SM)
뭐이라 21살 세느님과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실은 마지막에 대차게 낚였슴다. 어쩌겠소 세이에이교의 충실한 신도가 다 그렇지 뭐.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야시타 유야의 보이스 컬러는 눈 감고 들으면 미야마모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닮았다. 가끔 억양이 불안하게 흔들릴 때가 없진 않은데 원래 전문 성우 아닌 가수인 걸 감안하면 경악스럽게 높은 수준이다. 솔까 미야농이라고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남자 성우 연기력 평가에선 항상 밑바닥이래고 가수 출신에게 맞먹히는 미야농 뒷목 잡고 반성해라 덕분에 일본 소년애만 특유의 간질간질한 대사빨과 연출에 돋는 닭살을 벅벅 긁으면서도 마치 세느님께서 잠시 유희왕에 납시어 떠드시는 듯한 행복한 착각으로 다 이겨내고 이자요이 아키에게 맞고 맞고 맞고 맞고 또 개쳐맞는 23화 및 41화부터 오예 SM이다 쳐웃으며 보는데... 얼라 뭔가 이상하다.

유세이가 굉장히 낯이 익단 말이죠.

주요 타깃이 일단은 소년들과 소년의 마음을 가진 맨들(...)인 카드 게임물에서 기대할 만한 게 아닌 무언가가 내 무의식 저변을 마구 자극한다...?! 뭐지 이게 뭐지 내가 이런 앨 어디서 또 봤는데.....? 이게 뭐지 이게 뭐지 위화감을 마구 느끼면서도 우선 에로도가 각별히 탁월하다는(....) 화부터 디비기 시작했거니와 지켜보는 시청자 전원을 여러 의미로 민망해 죽게 만들었다는 8화의 신체검사 시퀀스는 명불허전, 숫제 능욕물에 가까웠다(.....) 심지어는 공식 요약조차도 능욕물이었다(「鷹栖の命令で、遊星の体が徹底的に調べられていく。 あまりの激しさに気を失う遊星」죽으면 죽었지 번역은 못합니다;;;;) 어이 이거 6시 방영 애니라고.......!!!?

뭐 어쩌겠어요. 유세이는 의심할 여지 없는 남성향 위주인 엔하위키에서조차 인정받은 오룡즈의 색기담당인 걸요.

이어서 도합 여덟 번이나 전기고문을 당한(.....) 9~10화로 넘어가 예쁜 애가 평생 네놈 말은 다 들어주겠다(一生あんたの言いなりになってやる) 따위 졸라 위험한 발언을 함부로 싸지르고 돌아다니면 안된다고 유치원에서 안 가르쳐주더냐!!! 벌헉질부터 해주고 짝퉁 미야농(....)의 씨원한 비명을 실실거리며 감상하던 중 기껏 잘 탈출하고도 유세이 설교빨에 낚여서 사지(死地)에 제발로 되돌아오는 아오야마의 빤들빤들한 면상을 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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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솔로몬이여 내가 돌아왔다 - 해삼의 맛 by maki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11/11/01 11:15

"수많은 영령이 헛되이 목숨을 잃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지온 이상의 깃발을 높이 들기 위해! 스타더스트의 성취를 위해! 솔로몬이여! 나는 돌아왔다!"
꺼져 이 사이비 사무라이야. (솔라레이 빔)

긴상 생일 따위는 두름치기 2박자 스텝으로 슬슬 넘겨버리고 헬게이트를 빙자하여 하도 오래 블로그를 방치했더니 이젠 글 쓰는 법조차 슬슬 까먹을 것 같은 KISARA입니다 이예이. 자랑이 아냐 이뇬아. 게을러서 죄송합니다 느려터져서 죄송합니다 슬로스라 죄송합니다. 이제 시동 걸어야죠. 박원순 후보의 승리 기념으로 비아이 님께 변태 포스팅 3탄 리퀘도 받아버렸고. '결코 전쟁하지 않는 삼국지'(....)도 있고. 뭔가 무덤 판 기분이 아주 안 들지도 않지만 걍 넘어가요 걍 넘어가.
하여간 모이기만 하면 답도 견적도 없는 진선조에 마리아나 해구보다 깊이 절망하고 답은 없지만 견적은 나오는 양이팀에 우폭;하다 '결국엔-부장-욕질하고-갈구면서-끝나는'(.....) 모 3인조 모임에서 목이 찢어지도록 떠들다가 즈라신을 중심에 놓은 얼키고 설킨 개판 오분전 인간관계의 절대강자 maki(사이트명 한중망유閑中忙有) 씨를 정줄놓고 찬양하며 엎디어 경배를 바친 김에 - 그게 대체 몇 주 전 얘기인지는 묻지 않는 게 예의입니다 - 굳은 손도 풀 겸 겸사겸사 SS 해삼의 맛(ナマコの味)을 두르륵 번역해 보았슴다. 함께 스위티에를 즐겨주신 비아이 님과 사예 님께 바칩니다. 앞으로 한동안 이 코너에선 maki씨 러브를 세상에 전파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해볼까 고민 중입니다. 질은 믿지 마십쇼. 나한테 뭘 바래요.

해삼의 맛





먹는 것은, 사는 것의 기본이다.



음식이 남아도는 요즘에는 곧잘 잊혀지기 십상인 그 이치를, 오랜 방랑생활에서 뼈에 사무치게 깨달았다.

선생님이 주워 주시기 전까지 나는 얄짤없는 전쟁고아였고, 누구도 입에 밥을 넣어주지 않는 이상 굶어죽지 않으려면 발로 뛰어 조달해야 했다.

따라서, 눈앞에 있는 걸 먹을 수 있나 없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버릇이 당연스럽게 몸에 배었다고 한들 누가 날 책망할까.

암만 보기에 좋아도 꽃이 피었으면 대부분, 먹지 못한다.
봉오리가 나지 않은 새싹일 때 먹어치우던가, 꽃이 지고 열매가 익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울러 색이 지독스럽게 화려한 것은 독이 있다는 사인이므로, 주의를 기울일 것.

이 정도가, 중독되지도 굶어죽지도 않고 힘든 방랑 시절을 이겨내면서 배운 지혜의 전부였다.




선생님을 만나 어쨌든 의식주를 대강은 보장받은 후로도, 한 번 몸에 밴 습관은 좀처럼 벗어낼 수 없었다.

내게는 염불이나 다를 바 없는 강의 도중에 문득 눈을 떠보니, 줄줄이 늘어선 작고 어린 등이 시야를 메운다.

너나 할 것 없이 성숙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목에 비유한다면 그야말로 한 입에 먹기 좋은 새싹.

나는 (나도 고만고만한 나이였지만) 만약 먹는다면 누가 제일 맛있을지를, 시간 죽이는 셈치고 유심히 살펴보았다.

차근차근 음미하며 이리저리 헤매던 시선이 한 곳에서 멎었다.

저 아이. 맨 앞줄에 앉은. 턱을 괴고 숨소리 하나 없이 선생님을 똑바로 바라보는, 동그스름한 뒷모습.

저 녀석만은, 다른 애들과 뭔가 다르다.

정성들여 지은 옷과, 가지런히 다듬은 (성질나도록 찰랑찰랑한) 머리칼.
언제나 가져오는 눈이 튀어나오게 호화로운 도시락을 절반 이상 남겨가는 탓에 (편식하는 놈의 정신머리는 나로선 이해가 불가능하다) 발육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도톰하고 매끄러운 뺨도, 튼살이니 거스러미와는 인연이 없는 보들보들한 손발도, 베어물면 몰캉몰캉하고 찹찹할 것 같다.

이를테면, 녀석은 지저분한 들개가 아닌 집안에서 사랑과 보살핌을 받는 청결한 애완견이고, 벌레와 병해에 시달리는 야생종이 아닌 철저한 관리 밑에서 밭에 정결히 늘어선 작물인 셈이다.

지금까지 직접 손은 뻗지 못하고 그저 곁눈질로 바라보기만 했던 종류다. 흥미가 일었다.

먹어보면, 어떤 맛이 날까.

얼토당토 않은 공상은 대개 그쯤에서 슬슬 되돌아온 졸음에 가로막힌다.

비어져나오는 하품을 깨물며, 품에 안은 칼에 기대어 나는 눈을 감았다.




「이 새꺄, 일어나」

세 번째로 퍼뜩 깼을 때 강의는 끝난지 오래였다.

눈앞에는 보드라운 양다리로 버티고 서서 팔짱을 끼고 있는 한껏 위세를 부리는 예의 꼬맹이가 있었다.

「선생님 말씀 안 듣고 허구헌날 자빠져 잠이나 잘 거면 냉큼 꺼져」

등뒤에 떨거지들을 거느리고 으르렁대는 폼이 생각 외로 그럴싸했다.
애완견치고는 보기보다 근성이 있는 모양이었다. 더더욱 좋다. 몰랑하기만 만 고기보다야 다소 씹는 맛이 있는 편이 훨씬 맛있는 법이다.

「그리고, 뭣 때문에 허구헌날 날 흘금흘금 쳐다보고 지랄이야? 해보자는 거냐!?」

어머머, 눈치챘어? 감은 제법 좋다?
굴러떨어질 듯한 커다란 눈을 부릅뜨고 캬앙캬앙 짖어대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저도 모르게 본심이 입에서 미끄러졌다.

「그치만, 맛있어 보이거든 너」

노호성이 뚝 멎고, 영락없이 미지의 생명체와 마주친 눈이 한계까지 벌어졌다.

「한 번 먹어봤으면 좋겠다 싶어서. ……미안타」



***



「이제야 알겠군. 다카스기의 독 품은 꽃과도 같은 취미 고약한 겉모양은 네놈이 심어준 트라우마 때문이었나」

어쩌다 이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카츠라는 집주인이 내놓을 깜냥도 없었던 차를 부엌에서 직접 끓어와서 멋대로 홀짝이며 말했다.

「나한테 먹히는 게 열라 무서웠나벼. 뭐 어때, 결과적으론 잘됐잖아. 걔가 우물안 도련님 졸업하는 계기가 됐구」
「허나, 아무리 보아도 저건 도가 지나치네」

잘되긴 뭐가 잘됐다는 겐가. 저건 개구쟁이는커녕 이미 짐승이 아닌가. 네놈은 간접적으로 에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게야. 최악의 테러리스트 탄생에 일조한 죄를 머리를 숙이고 바다보다 깊이 반성하게나.

제 사정은 아득한 저편으로 폭투하고 설교를 늘어놓는 카츠라를 무시하고, 긴토키는 카츠라가 가져온 양이만쥬를 집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꽂히는 게 있지 않우? 거 뭐냐, 해삼을 먹을 마음을 다 품은 용자가 있듯이 말야. 의외로 썩 괜찮을지 모른다구?」

카츠라는 흘긋 시선을 들어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먹을 생각일랑 말게」
「……왜?」
「맛이 좋아봤자 배탈이나 나지」

단호히 잘라 말하고 차를 홀짝이는 모습을 곁눈질하며, 긴토키는 만쥬를 깨물었다.
감칠난 단맛이 혀에 착착 감겨들며 녹아내렸다.

태도는 방자할지언정 근거없이 단정을 내릴 놈이 아닌 줄은 오랜 사귐으로 속속들이 알고 있다. 필경, 먹어본 적이 있을 게다. 그리고, 배탈이 난다 해도 다시 먹고플 만큼 극상의 맛이었던 게다.

───할 수 없구먼. 난 이걸로 참지 뭐.

놓쳐버린 해삼의 맛에 다소간의 미련을 느끼면서, 손안에 남은 만쥬 덩어리를 입안에 털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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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삼대번성기. (부제: 추억은 여전히 좋은 것이다)

무한번뇌의 소용돌이 | 2011/10/10 00:32

12시를 넘어 긴상 생일이 되었거늘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KISARA입니다. 헬게이트가 또 열릴락말락하는 이 와중에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백발 마다오놈 생일이나 챙기겠나효. 잡담할 여가는 있고 새삼스럽게 길티기어 2 플레이 일지를 뒤적거리며 개쳐웃을 시간은 있느냐 물으신다면 추억은 소중한 것이라 답하겠슴다. 대답이 안된다고? 신경 쓰지 말아요.

돌이켜 보면 솔 배드가이와 카이 키스크는 어지간히 고강한 할리퀸 심장의 소유자가 아닌 담에야 여자는 쪽팔려서 구상조차 못할 놈들이었습죠. 아놔 세상에 몸 좋고 얼굴 좋고 Intelligence와 Combat Skill 모두 만렙 찍은 궁극의 먼치킨이자 실은 남 잘만 챙기는 위악 스킬 만땅의 쯘데레 전직 과학자 중간에 잠시 성기사단 소속 현직 바운티 헌터를 가장한 프로토타입 기어와 금발벽안에 무려 공식에서 '미모' 운운하는 1인칭 わたし의 정중하고 예의바른 경어캐에 16세 나이에 단장 된 천재검사이자 전전직 성기사단 단장 전직 국제경찰기구 장관 현직 일국의 왕 AND 전인류의 '희망'*이라니 시발 이 무슨 정석을 달리다 못해 나열하기만 해도 정줄이 뚝 끊어질 것 같으며 그야말로 취향이 개같이 더러운 사내놈만이 배째고 해치울 수 있는 설정이란 말인가;;

*입발린 소리가 아니라 진짜 그렇다; 카이 키스크가 성전에서 죽는 타임루트를 다룬 드라마 CD가 있는데 상황이 진짜 울어야 할지 개쳐웃어야 할지 헷갈리는 게 디지는 저스티스의 후계로서 전세계의 기어를 지휘하면서 세상을 착실히 파괴 중이고 주요등장인물들은 줄줄이 죽어나간데다 솔은 카이의 유언 때문에 성기사단에서 튀지도 못하고 발목 꾸악 잡혀 팔자에도 없는 단장 노릇하고 있음(.....). 뭐라고요? ;;;;

이래도 솔카이를 안 할 테냐 밀어부쳐대는 공식에 보기좋게 패배하고(....) 취향을 삼단뛰기로 능가하는 단장님 미모에 져서(......) 솔카이 동인녀이긴 하였으되 무슨 BL의 정석을 알려준답시고 대충 풀발라 슥슥 만들어낸 가짜 샘플 같은 꼬라지에 이럴 때만 반골 기질 만-_-;땅인 내 심장이 어 이게 아닌 것 같은디 도리질을 치는지라 딱히 무슨 망상은 하는 일 없이 살았는데 말이죠, 헌데 길티기어 2에서 제작진이 뭘 잘못 주워처먹고 디지 하나 저 사이에 밀어넣더니만 아 글쎄 이눔의 물건이......어..... 그러니까.........그게..................... (깊고 깊은 침묵)
걍 대충 정리해본 길티기어 2 오버츄어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시라. 같이 쳐웃자고요 이런 죽여주는 개그는 평생에 두 번 보기 힘들단 말이다! (벌헉)

① 디지가 솔의 딸이라는 건 젝스부터 뿌리고 뿌리고 또 뿌려댄 떡밥이죠 네. 저스티스가 모친임은 AC에서 한 번 더 때려박혔고. 즉 솔+저스티스=디지.
② 카이의 아내인 목음의 군주는 디지 이외의 누구일 수도 없다. AC 엔딩을 보면 웬 두 떨기의 백합 커플이 한 쌍(........).
③ 고로 GG2의 솔과 카이는 장인사위 관계라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④ 근데 이 자식들 노는 걸 볼작시면 장인사위는커녕 니들 언제 그만큼 우호도 쌓았냐;;; 싶은 중년부부(....). 보는 내가 쪽팔려 죽을 것 같다. 감싸지 마 신용하지 마 의지하지 마 이름 부르지 마! ;;;
⑤ 솔이 답지도 않게(...) 졸라 성실히 보부 노릇을 하고 있는 신은 카이와 디지의 아들. 저 천연보케 두 마리가 애 만드는 방법은 용케 알았다 싶지만(....) 하여간 고로 솔에게는 외손자에 해당한다.
⑥ 신의 솔에 대한 호칭은 무려 '오야지'. 아저씨로도 번역 가능하지만 '아빠'일 수도 있음(....). 즉 실질적인 양부인 셈.
⑦ 게다가 신은 보호자-피보호자 관계의 정석을 고대로 쳐밟고 있다. 일거수일투족에서 솔 스키스키 오라가 뭉게뭉게 피어올라 보는 이쪽 매우 민망하다. 죽도록 쳐맞아도 밟혀도 딜딜딜 굴려져도 오야지 좋아좋아(......). 오야지라 부르지 컬러링은 카이 닮았는데 하는 짓은 솔이지, 언뜻 보기엔 디지의 유전자가 증발해 있어 일견 솔카이의 자식놈 같기도 하(자체검열)
⑧ 한편으로 신은 카이에게 반말 찍찍 까면서 쉴새없이 쯘쯘거리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극도의 쯘데레+반항기일 뿐. 실은 친부도 좋아 죽는다(....). 그리고 물론 마더콤이다(.......).
⑨ 그리고 애새끼는 다섯 살밖에 안 처먹은 놈이 키도 체중도 카이보다 한참 우월하다. 비주얼만 보면 아빠보다 연상이다. 여러모로 매우 위험하다.
⑩ 카이는 예전에도 여자 얼굴이었지만 GG2까지 오더니 애 아빠 주제에 청순가련도가 수직상승해 더더욱 공주님이 됐다(....). 새 코스튬은 아예 드레스다(......).
⑪ 신에게 부비적거리고 껴안고 고백하고 얘 내 거 선언 때리고 종래엔 납치까지 해간 - 공주님 혈통은 키스크 가의 숙명인가! - 발렌타인은 솔이 막판에 던진 떡밥에 따르면 솔의 옛 애인이자 이퀄 저스티스인 아리아의 복제 내지는 레플리컨트다. 따라서 발렌타인은 신에게 외할머니 뻘이 된다.....어!!!?

솔카이솔 동인녀들이 일제히 GG를 치고 디지의 안티가 됐다니 아니 이게 웬 소리요 의사양반 난 아냐 아냐 아니라고 난 빼줘! 'BL의 정석 ~남남 그 화려한 세계의 입문서~' 따위 제목이라도 붙여줘야 쓸 캐민망한 물건이 단숨에 ↑요따구로 개판 오분 전의 가계도를 자랑하는 벼락 쳐맞을 진흙탕으로 화하여 내 가슴이 기대와 개폭소로 두근반세근반 두방망이질을 치거늘 어떻게 떨쳐일어나 만만세를 외쳐부르지 말고 소복 입고 널뛰며 춤을 추지 말란 말인가 그러니까 난 안티 대열에서 빼달란 말이다! 길티기어와 솔카이에 대한 애정이 50 올랐습니다! 천장을 쳤습니다!
그나저나 외할아버지가 솔=프레데릭 외할머니가 저스티스=아리아 아버지가 카이 어머니가 디지인데 신은 왜 저렇게 アホの子인가. 몇 세대 격세유전을 한 거냐 솔의 교육방침이 나빴던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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