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 언급한 아즈미의 단편이 너무나 우수하여 차마 그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둠의 경로에서 우선 저용량으로 후딱 파이어볼 레이스편 29화와 30화를 받아 보았음. 덤으로 31화도 봐 버리고 웃다가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 으아아아아아 사포 TV판이 이렇게 개그물이었나!! (틀려 임마!)
아~아 그래 이런 시절도 있었지... 코끼리 무리를 뛰어넘고 흙길을 달리고 진창을 가로지르며 메뚜기떼와 악전고투하던 랠리 레이스 시절도....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더블원에서부터 - 아마도 러닝 타임의 문제겠지만 - 깔끔산뜻한 서킷으로만 사투의 장이 국한되면서 사이버 포뮬러는 본격적으로 H양 말마따나 '기사들의 대무'와도 같은 심히 세련된 레이스로 정착하게 됨. 난 세련미를 사랑하지만 저 대책없는 흙냄새도 역시 조금은 아깝구먼 (笑)
하여간 작화 상태는 가히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최악이었던 29화였지만 이봐요 거기 녹색 머리 총각, 이유도 없는 치덕처덕 스킨십 남발은 제발 좀 그만두쇼; 충고하려면 충고만 할 것이지 왜 꼭 거기서 어깨를 껴안아야 하는지 누님에게 솔직히 말해보련~? 응? 응? 응? -_-;;; 오죽하면 모 앤솔로지의 4컷 만화에서 "저놈들은 이 레이스의 단골이다" 를 "저놈들은 몽땅 쇼타콤이걸랑~" 으로 슬쩍 바꿔치고 어깨에 올라간 손을 화살표로 찔러대며 밑에 '니가 할 말이냐 니가!!' 라고 절규를 뿌렸겠는가 말이지; 아 정말 작화만 좀 더 예뻤어도 명예의 전당에 모실 텐데 투덜투덜.
허나 직후의 30화는 놀랍게도 거의 더블원급의 수준 높은 작화로 S를 경악케 하였음. 랄까 왜 이렇게 힘이 빡세게 들어간 거냐앗;;;; (역시 러브 메모리얼;이라서? 당장은 명랑건전한 스포츠물인 척 있는대로 내숭떨다 나중에 저 둘로 염장물 한 번 거하게 찍을 속셈이었던 후쿠탕의 입김인 거냐? 어이 옷상 적당히 좀 하셈. 흥, 쳇, 핏. <-비뚤어졌음;) 흠흠, 뭐 어쨌든 예의 19세와 14세의 발랄무쌍한 귀여움은 실로 살인적 수준. 특히 "으아아악~완전히 고철 됐잖아아아아~!! 우에... 내일부터 어떡하지... (털푸덕)" 이때의 카가 씬 정말정말 미치도록 러블리-♥하심. 세키토시에 대한 애정이 200 올랐습니다. 8년이나 목소리 듣고도 여태껏 몰랐던 어리석은 중생을 부디 용서하소서. 넙죽.
하지만 '미안하다 프로토 재규어. ...하지만 친구를 위한 일이니까 말이야!' 라니, 보통 친구한텐 거기까지 안 해준다고 생각합니다...만? ;;; (그리고 대체 몇 번 봤다고 - 다 해봤자 파이어볼까지 세 번 아니었어?! - 언제부터 친구? ;;;;; 역시 운-_-명을 느껴버린 거야!? ;;;;)
......그런데, 뒤에서 무대포로 들이받고 뒤집혀서 두 번 퉁기고 박살나고도 어깨만 삐끗하고 만 거기 당신, 역시 인간 아니지;;;;
저 인간들이 7년, 아니아니 거기까지 갈 것도 없이 딱 3년 후에 어떻게 되는지를 생각하면 감개가 무량하며 뭐라 이루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이 된다. 저렇게 부비부비나데나데발랄했던 인간들이 아싸 크로스카운터로 서로 인생을 조져먹는단 말이지.... OTL
그래서 말 나온 김에, ZERO의 문제의 대목으로 좀 넘어가 보자.
ZERO 8편, 그 중에서도 카가와 하야토의 1대 1 사투는 파슨 심리;를 제하고 봐도 하나하나가 걸출한 명장면이라 생각함. "전 회로 오프!" 를 외치는 하야토. "너를 믿는다!" 아스라다의 응답. 더블 이너셜 드리프트로 엑스페리온을 빗겨나가는 아스라다. 순간적으로 흐르는 정적. 숨을 삼키는 아스카. "더블... 이너셜 드리프트?" 오사무 씨의 떨리는 목소리. "하야토──────!!!" 카가의 외침에 이어 부스터를 풀가동하며 화살같이 질주하는 양 머신. 그 위에 흑백 영상으로 교차 편집되는 그들의 인연. ──알고 있어도 다시 볼 때마다 전율이 이는, <화면의 마술사>로 명성 높은 후쿠다의 역량이 총집결된 가히 연출의 승리라 할 수 있는 걸물인데.
........여기 팬 한 마리는 발칙하게도 저걸 '러브 메모리얼'이라 부르고 있다. -_-;;;;
근데 난감하잖아 사실!!! 왜 거기서 과거사가 줄줄이 까발려져야 하는데!! (우워어어어)
아 뭐... TV판에서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올린 블리드 카가와 카자미 하야토의 관계가 3년만에 일대 전환을 맞아 평범한 유사형제관계에서 데스;티니로 극적인 변환을 달성했다. 이렇게 만났고, 이렇게 가까워졌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렇게 변했다───를 보여주고 싶은 감독의 심정이야 그럭저럭 못 헤아릴 일도 없지만(정말이냐?), 그건 그거고 민망한 건 민망한 것. 더구나 장면 선택의 센스가 가히 잡놈;의 그것이란 말이다!!!
역사적인; 오히려 훗날 전지구적으로 스케일 크게 민폐를 끼치게 되는 그들의 첫 만남. 유괴범으로 오해받고 애차까지 도난당한; 카가 씨가 배째고 유괴범을 추적하는 하야토의 옆자리에 강제로 낑겨 탄 것이 모든 일의 발단이었다. 어이 거기 유괴범, 당신 무지하게 복 받을 거야... (반어법)
왜 이 심각한 와중에 크하하 좋은 거 봤다는 얼굴로 돌변해서 랄랄라 농짓거리를 걸어오는진 깊게 생각하지 말도록 하자;
순진한 애 꼬드겨 서바이벌 크래쉬 레이스에 팀 짜서 출장했을 때. 이 묘한 궁상맞음이 너무 귀여워 피 뿜고 죽어버렸다. '데'로 시작하고 '트'로 끝나며 중간 글자는 '이'인 매우 살 떨리는 단어가 머릿속을 오락가락하지만 깨끗이 씹어버리는 게 도리일 터.
....그런데 정작 TV판엔 이런 장면 없지 않았나?
크래쉬 레이스에서 우승했을 때. 자연스럽게 올라가 있는 손 봐아라;;;
파이어볼 다시 차분히 봤으니 감히 장담할 수 있음. 이 구도로 씩 웃어보이며 휘떡 스쳐지나간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가깝지 않았으며 카가 씨는 여기서 V사인을 그려보이지도 않았고.
그리고 실제 TV판에는 이런 장면이 절대로 없다.
(랄까 카가 씨 제발로 기어나와서 잘만 돌아다녔음. 부축 필요없어 보였음;;;)
(이 인간들이... 이 인간들이 정말!!!)
이럴 바엔 더블원의 참으로 민망했던 絶対勝て!도 넣어줄 것이지 왜 빼먹었느냐 왈왈컹컹댔던 S였으나, 생각해 보니 그걸로는 카가와 하야토를 한 화면에 밀어넣지 못하는 것이었다. 작심하고 '너와 나의 두근두근메모리얼★'로 밀고 나가겠다는 데는 더 할 말도 없음. 이래서 동인이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원작은 못 따라간다 하는구나. 천년만년 삽질해도 원작자의 한큐는 절대 못 넘는구나.... OTL
끓어오르는 닭살로 내 아침에는 닭튀김 하나는 너끈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소. 러브 메모리얼(...)로 이토록 기력을 소비했으니 예의 뉴타입 교감신 포스팅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될 듯 하오...... 풀썩부르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