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캡쳐놀이 - 파이어볼, 그리고 러브 메모리얼(....).

Road to Infinity/끝없는 주절주절 | 2006/01/12 10:12

밑에서 언급한 아즈미의 단편이 너무나 우수하여 차마 그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둠의 경로에서 우선 저용량으로 후딱 파이어볼 레이스편 29화와 30화를 받아 보았음. 덤으로 31화도 봐 버리고 웃다가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 으아아아아아 사포 TV판이 이렇게 개그물이었나!! (틀려 임마!)
아~아 그래 이런 시절도 있었지... 코끼리 무리를 뛰어넘고 흙길을 달리고 진창을 가로지르며 메뚜기떼와 악전고투하던 랠리 레이스 시절도....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더블원에서부터 - 아마도 러닝 타임의 문제겠지만 - 깔끔산뜻한 서킷으로만 사투의 장이 국한되면서 사이버 포뮬러는 본격적으로 H양 말마따나 '기사들의 대무'와도 같은 심히 세련된 레이스로 정착하게 됨. 난 세련미를 사랑하지만 저 대책없는 흙냄새도 역시 조금은 아깝구먼 (笑)

하여간 작화 상태는 가히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최악이었던 29화였지만 이봐요 거기 녹색 머리 총각, 이유도 없는 치덕처덕 스킨십 남발은 제발 좀 그만두쇼; 충고하려면 충고만 할 것이지 왜 꼭 거기서 어깨를 껴안아야 하는지 누님에게 솔직히 말해보련~? 응? 응? 응? -_-;;; 오죽하면 모 앤솔로지의 4컷 만화에서 "저놈들은 이 레이스의 단골이다" 를 "저놈들은 몽땅 쇼타콤이걸랑~" 으로 슬쩍 바꿔치고 어깨에 올라간 손을 화살표로 찔러대며 밑에 '니가 할 말이냐 니가!!' 라고 절규를 뿌렸겠는가 말이지; 아 정말 작화만 좀 더 예뻤어도 명예의 전당에 모실 텐데 투덜투덜.

허나 직후의 30화는 놀랍게도 거의 더블원급의 수준 높은 작화로 S를 경악케 하였음. 랄까 왜 이렇게 힘이 빡세게 들어간 거냐앗;;;; (역시 러브 메모리얼;이라서? 당장은 명랑건전한 스포츠물인 척 있는대로 내숭떨다 나중에 저 둘로 염장물 한 번 거하게 찍을 속셈이었던 후쿠탕의 입김인 거냐? 어이 옷상 적당히 좀 하셈. 흥, 쳇, 핏. <-비뚤어졌음;) 흠흠, 뭐 어쨌든 예의 19세와 14세의 발랄무쌍한 귀여움은 실로 살인적 수준. 특히 "으아아악~완전히 고철 됐잖아아아아~!! 우에... 내일부터 어떡하지... (털푸덕)" 이때의 카가 씬 정말정말 미치도록 러블리-♥하심. 세키토시에 대한 애정이 200 올랐습니다. 8년이나 목소리 듣고도 여태껏 몰랐던 어리석은 중생을 부디 용서하소서. 넙죽.
하지만 '미안하다 프로토 재규어. ...하지만 친구를 위한 일이니까 말이야!' 라니, 보통 친구한텐 거기까지 안 해준다고 생각합니다...만? ;;; (그리고 대체 몇 번 봤다고 - 다 해봤자 파이어볼까지 세 번 아니었어?! - 언제부터 친구? ;;;;; 역시 운-_-명을 느껴버린 거야!? ;;;;)

......그런데, 뒤에서 무대포로 들이받고 뒤집혀서 두 번 퉁기고 박살나고도 어깨만 삐끗하고 만 거기 당신, 역시 인간 아니지;;;;

저 인간들이 7년, 아니아니 거기까지 갈 것도 없이 딱 3년 후에 어떻게 되는지를 생각하면 감개가 무량하며 뭐라 이루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이 된다. 저렇게 부비부비나데나데발랄했던 인간들이 아싸 크로스카운터로 서로 인생을 조져먹는단 말이지.... OTL

그래서 말 나온 김에, ZERO의 문제의 대목으로 좀 넘어가 보자.
ZERO 8편, 그 중에서도 카가와 하야토의 1대 1 사투는 파슨 심리;를 제하고 봐도 하나하나가 걸출한 명장면이라 생각함. "전 회로 오프!" 를 외치는 하야토. "너를 믿는다!" 아스라다의 응답. 더블 이너셜 드리프트로 엑스페리온을 빗겨나가는 아스라다. 순간적으로 흐르는 정적. 숨을 삼키는 아스카. "더블... 이너셜 드리프트?" 오사무 씨의 떨리는 목소리. "하야토──────!!!" 카가의 외침에 이어 부스터를 풀가동하며 화살같이 질주하는 양 머신. 그 위에 흑백 영상으로 교차 편집되는 그들의 인연. ──알고 있어도 다시 볼 때마다 전율이 이는, <화면의 마술사>로 명성 높은 후쿠다의 역량이 총집결된 가히 연출의 승리라 할 수 있는 걸물인데.
........여기 팬 한 마리는 발칙하게도 저걸 '러브 메모리얼'이라 부르고 있다. -_-;;;;

근데 난감하잖아 사실!!! 왜 거기서 과거사가 줄줄이 까발려져야 하는데!! (우워어어어)

아 뭐... TV판에서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올린 블리드 카가와 카자미 하야토의 관계가 3년만에 일대 전환을 맞아 평범한 유사형제관계에서 데스;티니로 극적인 변환을 달성했다. 이렇게 만났고, 이렇게 가까워졌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렇게 변했다───를 보여주고 싶은 감독의 심정이야 그럭저럭 못 헤아릴 일도 없지만(정말이냐?), 그건 그거고 민망한 건 민망한 것. 더구나 장면 선택의 센스가 가히 잡놈;의 그것이란 말이다!!!




역사적인; 오히려 훗날 전지구적으로 스케일 크게 민폐를 끼치게 되는 그들의 첫 만남. 유괴범으로 오해받고 애차까지 도난당한; 카가 씨가 배째고 유괴범을 추적하는 하야토의 옆자리에 강제로 낑겨 탄 것이 모든 일의 발단이었다. 어이 거기 유괴범, 당신 무지하게 복 받을 거야... (반어법)
왜 이 심각한 와중에 크하하 좋은 거 봤다는 얼굴로 돌변해서 랄랄라 농짓거리를 걸어오는진 깊게 생각하지 말도록 하자;



순진한 애 꼬드겨 서바이벌 크래쉬 레이스에 팀 짜서 출장했을 때. 이 묘한 궁상맞음이 너무 귀여워 피 뿜고 죽어버렸다. '데'로 시작하고 '트'로 끝나며 중간 글자는 '이'인 매우 살 떨리는 단어가 머릿속을 오락가락하지만 깨끗이 씹어버리는 게 도리일 터.
....그런데 정작 TV판엔 이런 장면 없지 않았나?



크래쉬 레이스에서 우승했을 때. 자연스럽게 올라가 있는 손 봐아라;;;



파이어볼 다시 차분히 봤으니 감히 장담할 수 있음. 이 구도로 씩 웃어보이며 휘떡 스쳐지나간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가깝지 않았으며 카가 씨는 여기서 V사인을 그려보이지도 않았고.


그리고 실제 TV판에는 이런 장면이 절대로 없다.
(랄까 카가 씨 제발로 기어나와서 잘만 돌아다녔음. 부축 필요없어 보였음;;;)
(이 인간들이... 이 인간들이 정말!!!)


이럴 바엔 더블원의 참으로 민망했던 絶対勝て!도 넣어줄 것이지 왜 빼먹었느냐 왈왈컹컹댔던 S였으나, 생각해 보니 그걸로는 카가와 하야토를 한 화면에 밀어넣지 못하는 것이었다. 작심하고 '너와 나의 두근두근메모리얼★'로 밀고 나가겠다는 데는 더 할 말도 없음. 이래서 동인이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원작은 못 따라간다 하는구나. 천년만년 삽질해도 원작자의 한큐는 절대 못 넘는구나.... OTL

끓어오르는 닭살로 내 아침에는 닭튀김 하나는 너끈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소. 러브 메모리얼(...)로 이토록 기력을 소비했으니 예의 뉴타입 교감신 포스팅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될 듯 하오...... 풀썩부르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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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2006/01/12 23:30
프하하하 맞아요 파이어볼 때 저런 장면은 없었어요! 8화 볼 때마다 늘 갸웃. (그러나 늘 장면의 울렁울렁함에 묻어가 그냥 그랬나보다 하고 넘어가기가 부지기수) tv판에서 눈에 불을 켜고 찾아봐도 없었지만, 후쿠닭은 있었다고 주장하고 싶은가봅니다. 믿어주죠 뭐(...)
絶?勝て!라니 이 장면 정말 간만에 기억나요 ;ㅁ; 카가에게 대놓고 그런 짓 할 만한 철판 보유시기가 있었구나...(다른 건 대놓고가 아니냐고 하시면 ㄱ- 그래도 나름대로 은근하려고 하기는 합니다. 다 눈에 보이긴 하지만(...)) 하긴 초기에는 자기가 뭔짓하는지도 모르고 답지않은 닭살짓하기도 하고 그럴 수 있나봐요. 나름대로 초기죠 그 때면?;

...아스라다에 무려 '조수석'이 있던 시절이 있었네요 (먼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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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6/01/13 09:46
오리 님 / 오옷 어서 오십시오. 어디 가셨다 이제 오셨어요~ (어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없었습니다. 거짓말 약간 보태서 동인의 번뇌에 들끓는 파이어볼 후일담을 한 수십 개는 봤는데 그 어느 것도 후쿠탕이 배째고 ZERO에 끼워넣은 저 다정하고 다정한 부축의 포오쓰(..)를 따라갈 자가 없더군요. 아아 무서운 사람. (부들부들)
-뭐 사실 카가 씨와 하야토의 인생이란 게 초기고 뭐고 줄창 이제까지 서로 못 만나고 외로워서 어찌 살았나 싶은 부비부비나데나데얼굴에철판깐닭짓의 연속이라서 말이죠; 본인들은 은근히 하려고 하는지 몰라도 무자각의 바보 커플이란 표현이 이 인간들만큼 어울리는 종족들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으 뜨거워;
앗 그리고, 제 눈엔 요즘 저 감독이 문제 많고 비뚤어지고 전혀 정련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엄청난 천재로 보이고 있어서요(그렇지만 나쁜 놈인 건 변함없...쿨럭), 다시는 후쿠닭으로 부르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여기서만은 후쿠탕 선에서 참아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笑)

아스라다가 무려 '진창'을 달리던 시절도 있었지요오.... (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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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2006/01/13 14:11
어머나 죄송합니다 닭으로 부르지 않을게요;;; 그렇게 부르는 거 좋아하지 않으셨구나. 자기가 오리라서(-_-) 나름대로 애정과 구박을 담아 닭으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자제하겠습니다 (__)

심지어 '바다'도 막 헤쳐갔잖아요...(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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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6/01/13 14:35
오리 님 / 아뇨아뇨, 그렇게 미안해 하시면 제가 더 죄송합니다; 애정과 구박을 담고 계셨군요! 전 시데에 다이빙해 버린 초기에 순전히 구박'만'을 담아 닭닭닭닭닭닭닭타령을 해댔기 때문에 이 감독이 사실은 엄청 무서운 인간이란 걸 깨달아 버린 지금은 너무 미안해서 도저히 농담으로라도 후쿠닭이라고는 못하게 되었답니다 (웃음) 하지만 관리인의 떼쟁을 너그러이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허공에서 270도 회전도 했었지요... 그 악명높은 리프팅 턴의 징조는 예서부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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