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가는 삼국지.

삼국남자킬러연의 | 2006/06/01 12:04

1. 역시, 주군이란 자리는 총수의 관상;에 남자 자석;에다 내추럴 본 킬러;고 모두의 아이돌;이며 사람 가심에 대못 줄창 박고 죄만 절라 많이 짓는 놈 아니면 애초에 넘보지도 말아야 하는 나무인 것이다. 한 가지라도 빠진 자 결코 훌륭한 군주가 될 수 없....쿨럭쿨럭쿨럭콜록케훅!!!
(역대 왕들이 부인 서넛은 기본이요 여자와 남자가 줄줄이 사탕으로 달려 있었던 건 단순히 영웅은 밝힌다[...] 어쩌고의 문제 이전에 침대 위에서도 박애[...]를 베풀어야 한다는 군주의 기본 이념에 지극히 충실했을 뿐으로 사료된[쳐맞는다])

그런 의미에서 조조 님, 유비, 손가 3대는 전원 볼 거 없이 합격. 그러나 화려무쌍하기 짝이 없는 열전에 비해 정작 후손들은 하나같이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줄줄이 주저앉은 걸 보면 - 촉이 263년, 위가 265년, 그나마 밑쪽이라 좀 버틴 오가 280년이다 OTL - 비단 초대들 기가 너무 셌다는 데 망설임없이 한 표.

건 그렇고 손권이 하도 건실한 탓에 위나 촉에 비해서 지미~한 성 싶더니 사실은 3대가 모조리 총수 관상(...)인 손오가 은근히 무서워서 오옷 등골이 떨린다; 손견 파파(...)가 옥새를 슬그머니 꿍친 죄로 자손이 모두 총수의 저주를 받았다는 모 만화가 우습지 않은 요즘임. "아버님과 형님의 ○왕 受 기질은 분명 주공의 핏속에 흐르고 있사옵니다─!!" 아니 아니 이게 아니라;;;


2. 현재 여성향의 냄새는 솔솔 풍기지만 일단은 일반 계열인 삼국지 팬픽 사이트에서 노닥거리고 있음. (어디 가니! 이 여자야!!)
손오/서량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니시이 케이트(にしい圭人)상의 텍스트 사이트 E.I.H.N.가 문제의 홈페이지. 열과 성을 다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머리 열심히 굴린 티가 풀풀 나는 것만으로도 껌뻑 죽을 판인데 게다가 글까지 잘 쓴다. 용서할 수 없다 젠장!! (좋으면 좋다고 솔직히 말하슈;) 얼마나 볼륨이 막강한지 세기도 두려울 지경이지만 하여간 제일 마음에 든 것은 어제 하루 꼬박 날새가며 다 읽어버린 '손책과 주유, 마주치자마자 눈 맞아 아예 골인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왜곡 거의 없음, 아마도;) 대하 장편 「望南」과 손책의 태사자 겟토 대작전 이 아니고 攻을 아예 머리부터 꼴딱 삼키려 덤벼드는 초 공격적 受 도 아니고; 정사에 기록된 유일한 일기토라는 손책 VS 태사자의 에피소드인 「天雷の孤(神亭編)」.

주인장이 자타 공인의 단금(斷金) 팬이다 보니 손책이나 주유나 아주 빛발로 철철 넘쳐흐르는데 특히 이 분의 손책이 아주 미칠듯이 내 취향에 정통으로 스트라이크다. 읽다 보면 환장하겠셈. (벅벅벅)
「天雷の孤(神亭編)」에서, 멧돼지처럼 돌진하다 돌에 깔려 죽은 아부지 생각하면 배우는 게 좀 있어야 할 텐데 명색이 총대장이란 쉐이가 앞뒤 안 가리고 뛰쳐나가 1대 1로 죽자사자 싸우더니 다치고 돌아온 데 열불 터져 너 죽고 나 죽자고 눈에 쌍심지 켜고 다짜고짜 얼굴부터 후려갈기는 미주랑에게 우선 투 썸즈업. (앗싸 좋구나 소꿉친구~) 그걸 또 낄낄 웃으면서 "눈물이 쏟아질 만큼 내가 걱정됐거든 그렇다고 솔직히 말하라구" 라 유들유들하게 놀려대는 손책 형님에게 그만 가심이가 두근했슈. 젠장 소패왕, 내 심장 물어내라. 내 인생 돌려다오!

아직 호적에 잉크도 안 마른 새파란 어린애 시절을 - 삼국지의 표현을 빌자면 주둥이 노란 어린 놈; - 배경으로 한 「望南」도 상당히 만만치 않다. 누가 만나자마자 불꽃 튀기며 눈 맞은 놈들 아니랄까 봐서 (나 요즘 왜 이런 애들만 걸리지? ;;;) 여성향도 아닌 주제에 열 다섯짜리 쬐만한 것들이 온갖 쪽팔리는 짓은 다하고 있는 요요철철 단금 콤비는 당장은 좀 미뤄두자. (하지만 온갖 수 다 써 가면서 이 인간들이 운명의 상대;였음을 극력 피로하는 작가의 뻔뻔함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음. "우리 책(策)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잡은 옥이로구려." 뭐시기가 어드레;; ....어이 아줌마, 이게 어떻게 슬래쉬가 아니란 거야?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마슈;)
에잇 아무튼 아무튼 아무튼!! (자꾸 삼천포로 빠지지 마랏;) 그놈의 장편에서 주유와 처음 만났을 때 2인칭도 君고(...) 나름대로 그럭저럭 내숭을 떨고 있어서 직전에 태사자와 반미치광이처럼 드잡이질을 즐기던 퓨즈 나가신 소패왕부터 - 분명히 좀 미쳐 있었음. 열라 무서웠다; - 먼저 본 S는 아니 이 인간이 어렸을 땐 이리 얌전했단 말인가!! 하며 공포에 떨었으나 아니나다를까 바로 다음 컷에서 아버님과 캬악캬악꽤액꽤액아웅다웅하고 있습디다그려. 그럼 그렇지? -_- "지랄맞은 애새끼!" "빌어먹을 늙다리!" 가 그들 부자의 기본 스테이터스(...). 아이고 어머니 나 돌겠소;; (이러면서 사실은 없으면 죽고 못 사는 부자 관계에 절라 약함;) 손견이 복 많고 장수할 상이라는 손권보다도 장남 손책을 귀애했다더니 보나마나 자기랑 한 판이라 그런 게지. 애비나 장남이나 똑같이 깡패에 똑같이 방랑벽에 복사 버전으로 요절상이다;
어쨌건 남의 집이라 처음엔 제법 귀여운 척하더니 1대 1로 맞짱뜨면서부터 어조도 폭렬적으로 무너지고 2인칭도 어느 틈엔가 お前가 되고 대놓고 개기고 거침없이 욕질도 하고 눈썹 하나 깜짝 않고 칼로 남의 이도 막 부러뜨리고(...) 수틀린다고 자기 얼굴도 그어버리고(.......) 본성 마구 드러나시는데 웃다가 기절할 뻔했음. ちくしょう狂犬なあんたが大好きだ愛してるぜ小覇王ー! (장간 당신 진짜로 벌집을 잘못 건드린겨; 조조 님이 무려 광견 - 실제로는 오역이라지만 엄청 어울리니까 넘어가자 - 이라고까지 평하신 놈 성질을 득득 긁어놨으니 주유가 아니었음 그 자리에서 맞아죽었을 거라;)

이런 경위로(뭔 경위?), 약 1800여 년 전, 대담하고 유연하고 호방하고 화끈하고 몇 번 꺾여도 잡초처럼 일어나고 뚜껑 열리면 확실하게 돌아버리는 장래의 패왕이었으나 결국 평균 수명이 바닥을 기던 그 시절에도 너무 이른 스물 여섯에 폭풍처럼 살다 불꽃처럼 스러진 청년 하나에게 느닷없이 정념을 활활활화락화락절절절절 불태우고 있음; 어쩜 이렇게 성격부터 살다 죽은 경위까지 쓰리 스트라이크로 내 취향인 것이냐 손백부... OTL
(안 그래도 등허리가 휘는 이 마당에 모시는 서방이 하나 더 늘어버렸으니 이를 어쩔 것이오;)


3. 이번에 이리저리 막 헤매다 느낀 거지만 손오는 지인짜로 단명 천국임; (내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단 말이지)
1대 손견이 서른 일곱에 비명에 가더니 2대 손책이 스물 여섯에 말 그대로 요절하고 왕좌 주유가 서른 여섯에 과로사하고 (누가 뭐래도 스트레스 과로사라니까 그 사람은;) 손권이 가장 총애했던 아들들인 손등(孫登)과 손려(孫慮)가 각각 서른 셋과 스물에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정확한 사망 연령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손책과 손권의 동생인 손익(孫翊)과 손광(孫匡)도 스물 전후에 황천으로 갔고, 손책이 죽은지 2년 후에 모친 오부인도 죽었으니 천수를 다 누리지 못한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 요절을 쉰 이전에 불려가는 걸로 범위를 늘린다면 리스트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 주유가 죽은 후의 심복 중의 심복이었던 여몽도 비명횡사했을 때 마흔 둘이었고, 노숙도 마흔 여섯에 병으로 쓰러졌고 태사자도 마흔 하나에... 아 우울하다 그만하자;;; (역시 손견이 첫 스타트를 잘못 끊고 이어서 손책이 절라 화끈하게 자폭해준 탓이리라; 이 집안 진짜 마가 꼈음)
하여간 손권은 부하들을 일단 제쳐놓더라도 철든 이후부터 위로는 아버지와 아버지 같았던 형과 의형과 어머니에서부터 밑으로는 동생과 아들에 이르기까지 항상 친족들의 죽음에 둘러싸여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꽤 잘 나가다가 말년에 노망끼를 보이며 실정을 거듭한 덴 역시 그런 것도 좀 작용하지 않았나 싶음. 사람이 아무리 강해도 한도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젠장, 나까지 울적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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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령 2006/06/03 14:42
아아; 저는 삼국지를 보면 항상 관우&조자룡에 무진장 모에하게 되더란 말입니다OTL 하기사 마지막으로 삼국지를 읽은 것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아직은 많이 순수했던 때로군요. 훗(먼산) 다시 읽어나 볼까...(곰곰)

...그런데 키사라님 글을 읽고나니 삼국지 다시 읽기가 두려워집니다...OTL(누, 눈아, 그냥 순수한 상태로 있어줘어어어;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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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6/06/04 12:41
훗, 순수 삼국지 동인녀들이 어이하여 그리 많겠습니까. 다시 읽으시라니까요. 잘나고 멋지고 귀여운 남자들이 떼거리로 쏟아져 나와서 여자는 뒷전이고 그저 서로에게 뜨거운 우정과 신뢰와 충성을 이글이글 불태우고 있는데 여기에 모에 안 하는 이 동인녀라 할 수도 없으리라 멋대로 생각 중입.... 쿨럭.

(그, 그치만요! 주군께 충성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장가갈 시간이 어디 있느냐질 않나, 너 때문에 훌륭한 장수를 잃을 뻔했다면서 아들내미를 바닥에 내동댕이치질 않나 재회해서 좋다고 다 큰 남정네 둘이 껴안고[...] 빙글빙글 돌질 않나 わしはあの時から関羽に恋しておった라질 않나 악악악악악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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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령 2006/06/04 16:54
...다시 읽어봐야겠군요 이런...OTL

그런데 그러고보니 궁금해 지는 게 한가지 있습니다;;(손오들과는 관계가 없이 촉한 얘기긴 합니다만;)

유비씨는 총공인겝니까 총수인겝니까 리버가능인겝니까(...) 아니 주변에 관우라든가 조자룡이라든가 장비(...)라든가 제갈공명(...)이라든가 왁자왁자하게 많은데 도무지 공인지 수인지 알 수가 없어요 이 사람-_-;;; 능글공인가 싶기도 하다가 어찌보면 수인것 같기도 하고(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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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6/06/26 18:04
군주는 여왕 受입니다. (단호)
오는 자 막지 않고 가는 자 거부하지 않는 것이 유현덕의 철학, 침대 위의 박애는 기본, 여왕 수는 필수... 쿨럭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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