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또' 사랑에 빠지다.

불타는 전국의 밤 | 2006/08/07 09:11

이것저것 쓸 것도 번역할 것도 많았지만 일단은 전부 한 구석으로 밀어놓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지 않으면 내가 견디지 못하겠다. 나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어요...!
(니가 사랑 안 할 때도 있었더냐. 네 서방과 마누라들이 당최 몇 명이더라) (묻지 마라!!)

S가 약 1주일 전 화면 위를 빨빨거리고 뛰어다니는 열네 살의 도도한 애녀석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왔음은 이미 A4용지 석 장 분량으로 널어놓은 바, 어제는 전국무쌍 2를 즐거이 시청하고 기쁨으로 혼절하였음. 이예이.
(이미 그 다음날인 8월 1일에 전국무쌍 2를 입수하여 밤낮을 가리지 않은 플레이 끝에 마고이치 클리어로 마사무네 님 소환에 성공해 있었던 Y군, 너 참 좋은 놈이다...! [感淚])

- 政宗さま! 政宗さま! 政宗さまぁぁあぁああぁぁぁぁっ (시작부터 제정신을 상실한 여인의 절규)
- 174cm까지 극적인 성장을 달성한 늘씬한 체격에 욕망으로 번쩍번쩍 불타오르며 못박히는 정직한 S의 눈. 꺄아. 1의 연속 타격 모션도 소동물 같아(..) 무지무지 귀여웠지만 (1) 대검으로 치고 (2) 돌려차고 (3) 미끄러지면서 (4) 양방향으로 권총을 난사하는 차지 모션이 죽도록 근사해서 와이드 비젼에 달라붙어 그이를 갈구하였다. (お前マジで痛いぞ) 게다가... 어쩐지.... 마사무네 님... 미모가 엄청나게 향상되셨습니다!? ;;;;
- 특히 진 무쌍난무(쌍권총 교차 회전 난사)의 컷인이 너무 고와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음. 「おとなしくしていろ! …バカめが!」 예 얌전히 있을 테니 더욱 더 매도해 주셔요 마사무네 니이이이임 (데굴데굴)
- 여전히 건방지고 도도하고 오연하고 못돼처먹고 속이 시커멓고 불안정하고 사랑스럽다.
- 무기가 쌍권총과 대검으로 바뀌더니 기술도 다테 아닌 단테(...)가 되었더라. 이런 돈에이메.
- 물이 오를 대로 오른 히야마의 연기에는 거칠 것이 없음. "간웅 놈이...!" 라는 이시다 미쯔나리의 매도에 숨도 안 쉬고 "하하하하하!!! 내게는 칭찬이다!" 로 받아치는데 온 몸으로 유쾌해서 미치겠다는 오라를 펄펄 발산하는 홍소가 미칠듯이 훌륭하여 닭살이 오소소소 돋았음. "이 전쟁... 내 힘으로 이겼다 하여 과언은 아니렷다. 다테의 천하도 멀지 않았구나. 와하하하하하하핫!!!" 역시 막상막하. 오오 용자왕의 웃음이여.
- 「まったまた~…それがし宗様の運命の岐路に立つファムファタルの称号を手に入れましたゆえ」와 「アホでないです。お館様の元を離れ幸村また多くを学び多くを得ました。死をもって政宗様の心に巣食うことも出来ましたやったね!」, 이게 그런 의미였구먼. 응응, 이제야 확실하게 알았다. (혼자 납득 중)
- 나오에와는 듣던 대로 완전히 캣파이트. 니네들 언제 봤다고 그리 웬수가 지셨습니까? (그러나 2화에서 끝나버림;)
- 헌데 거어기 사나다 군, 1에서는 분명 政宗「殿」였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어찌하여 政宗「様」?!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 그나저나 듣기 불편하리만치 오버 액팅의 극치를 달렸던 사나다의 「敵将、討ち取ったり!」가 2에서는 한층 안정되어 귀에 상냥해졌다. 이예이.


궤도를 살짝 바꿔서 여기서는 좀 진지한 이야기. 무쌍에서 웬놈의 시리어스냐 싶기도 하지만 바보스러움을 BASARA에 전부 뺏겼는지 스토리 모드는 좀 심하다 싶을 만큼 진지해졌으니 문제는 읎다.

까놓고 말해 이시다-나오에-사나다의 소위 의협 트리오는 별로 좋아하지 않음. 타입별 미남이 셋이나 모여서 뜨거운 우정(...)을 불태우고 있으니 당연 눈에는 즐겁고 썩은 뇌에도 제법 보양이지만 거기서 끝이다. 이 싱싱하게 젊은 총각들의 인협 인협 의협 우정 사랑(...) 타령에선 지독하게 새파란 냄새가 난다. 나는 근본적으로 소시민인 까닭에 고귀한 이상이 결여된 세계에서 굳이 그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의 결벽함과 용기는 동경하기도 하고 존경도 하지만 이건 좀 아님. 애들이 산전수전 겪기에는 좀 심하게 젊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 마디로 많이 안이하다. 이게 일본인의 한계라면 뭐 그뿐이지만 하여간, 이중에서 마사무네와 일종의 상호 리스펙트 관계인 (그러니까 왜 殿가 様로 바뀐 거냐고) 사나다는 제껴놓고 이시다와 나오에, 특히 나오에는 마사무네를 아주 잡아먹질 못해 안달복달을 한다. '이득에 헐떡이며 달라붙는 개' 라는 둥 '들개의 왕' 이라는 둥 어이어이 총각, 뭘 그렇게까지;; 싶을 만큼 매도폭언의 연속이지만 마사무네도 나오에 보기를 무슨 길바닥에 눌어붙은 오징어(...) 보듯 하므로 오십보백보... 인 것 같은데. "신념 하나로 전쟁을 일으켜서야 병사도 백성도 할 짓이 아니로군 그래!" 라던가 기회만 되면 닥닥 긁어대나 싶더니 하세도 공방전에서 케이지와 카네쯔구를 벤 후의 대사에 큥~하고 왔음.

わしとは相入れぬが、二人とも見事なもののふであった…
이 다테 마사무네와는 공존할 수 없으되, 양자 모두 훌륭한 무장이었다...

오사카 성 공방전에서 도쿠가와 본진에 단신 돌격한 사나다를 쓰러뜨린 후의 대사도 비슷함. (비가 철철 내리는 와중에 삽질하고 있지 마랏 귀엽잖아) 입으로는 패배견이라고 북북 긁어대면서 실제론 마사무네 님은 그이들의 장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그쪽 시나리오에서는 순 악당처럼 나올지언정. 내가 나오에와 마사무네 님을 시오노가 말하는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종알대는 이유는 그것임. 러브 매니아 나오에한테 영 으으으으음~~;;; 한 기분이 되는 것도 그래서. 당신네들을 인간적으로 인정하는 것도 그렇지만 해적토벌전만 봐도 알 일이나 방식이 다를 뿐이지 이쪽은 이쪽대로 백성을 진지하게 아끼고 있다구. 결코 당신들이 여기는 대로 뼛속까지 나쁜 애는 아니란 말이다. 인정할 건 인정해 줘야지 >_<;;;
(그치만 사나다의 죽음으로 심경에 변화를 일으키다니, '상당히 절망적인 레벨로 사나다에게 홀랑 넘어가기 쉬운 아이가 됐다' 는 건 이런 의미였나!!)

그나저나 "내려라, 더 내려, 더 내리란 말이다!" 라며 절규하는 모습에서, 다테 가의 당주로서 기꺼이 가신과 백성의 목숨을 양어깨에 짊어지고 앞으로만 돌진해 온 마사무네 님이지만 사실은 마음 속 어딘가에서 다테라는 이름에 묶이지 않고 의협 트리오처럼 이상대로 신념대로 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음. 암만 늙은 척해도 그 아이의 실체는 고작 열 일곱의 아직 어리디 어린 소년임. 그 막 굴러가는 시대의 틈바구니에서 가문을 존속시키려다 보니 단물 신물 다 겪고 냉철한 계산에만 능해졌다 하더라도 이상이나 동경 같은 감정을 완전히 다 버리기란 불가능했을 거라. 물론 자신이 선택한 길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자부는 있다. 하지만 다 떨쳐버리고 히라키나오리할 만큼 완전히 성장하지는 못했음. 아, 이 앤 아직 한참 어린애구나- 하고 실감한 건 "나는 네놈들 패배견과는 달라!" 라며 거의 발악하듯 외쳐댈 때. 일개 무장이 아닌 한 나라의 위정자로서 암만 싫어도 필요하면 머리 숙여야 하고 더러운 짓도 해야 하는 자신의 입장과 깨끗하고 올바른 것만 일념으로 추구하며 살 수 있는 상대를 비추어 볼 때 부럽기도 하고 질투심도 느꼈기 때문에 저렇게 길길이 날뛴 건 아닐까 싶음. 사나다를 죽인 후 "들개인가..." 하고 자조하는 광경은 정말로 가슴이 큥큥했다.
한 마디로 거의 속물 수준의 속속들이 노회한 현실주의자의 가면 뒤에 상처 입기 쉽고 감상 품은 어린 소년이 숨어 있더라는 얘기. 크아- 超モユス!!!

나이는 이제 겨우 열 일곱인 것이 하는 짓은 옷상을 넘어 늙은이고 쇼타 계열인가 싶으면 성우는 무려 히야마, 철저하게 현실주의자인가 하면 아직은 어린애. 아 하여간 정말로 훌륭한 캐릭터다, 다테 마사무네...! もー大好きだよ愛してるよ超萌えますよあんたってマジ最高だよ政宗さまぁあぁああぁぁぁぁっ


- "신경 쓰지 말고 마을이나 지켜라!" 도 그랬지만 아이 참 착하구나,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쓰다듬해 주고 싶었던 게 하세도 공방전의 "요시아키와의 사이에는 많은 일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군이다. 그리고 그 자는 어머님의 오라버니. -알았나! 요시아키를 결코 죽게 해서는 안 된다!!" 였음.
모가미 요시아키(最上義光)는 외숙부이자 친모 요시히메가 주도한 다테 마사무네 독살 미수사건을 뒤에 숨어서 부채질한 장본인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어차피 요시아키가 총대장으로 설정되어 있으니 싫으나 좋으나 지켜줘야 하건만 굳이 '어머님의 오라버니'임을 강조하는 건 5살짜리를 괴물 취급했어도 동생만 죽도록 편애했어도 음식에 독을 넣었어도 어머니는 어머니란 얘긴가. 그러니까 파더콤에 마더콤에 브라콤이란 소릴 듣지! 꺄아!

- 천하를 넘볼 기량이 있다고 인정받은 무수한 효웅 중에서 전국시대의 막을 내린 오사카 성 공방전 이후로도, 이에야스가 죽은 후에도, 그 뒤를 이은 히데타다가 세상을 뜨고 이에미쯔가 물려받을 때까지, 실로 끝까지 끈덕지게 잘 살아남은 무장은 오로지 다테 마사무네 단 한 사람뿐이었다. 그리고 오사카 성 공방전에서 일본인들 그리 좋아하는 벚꽃처럼 화려하게 져 버림으로써 어떤 의미 전국시대 최후의 무장이 된 사나다 유키무라. 이 두 사람, 공교롭게도 나이가 같음(※史實). 아 젠장, 나 이런 대비성에 은근히 약하단 말야.... (털푸덕)
전국물들이 은근히 사나다와 다테를 격돌시키고 싶어하는 게 - 정말 쓸데없이 다테와 사나다의 일기토가 프로모션 동영상으로 나가는 천하인이라던가; - 그래서인가? 그래서인 거야!?

- 동인녀로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실은 마고다테에 가심이가 두근해 버렸슈;;; (돈에이의 음모에 지다니!! ∑-ㅁ-;;)

"내게 복속해라, 마고이치. 네가 원하던 세계, 내가 그 손에 쥐여주마!"
"....내가 원하는 세계, 인가... 꿈 같은 소리만 지껄이는 꼬맹이로구먼. -하지만, 다시 한 번 꿈을 갖고 살아볼까...."
"한 번 죽었던 목숨이다. 당신에게 주겠어."
"마침 심심하던 참이다. 날 즐겁게 해달라구, 마사무네."
"한 번 천하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이상 반드시 보여주겠다. 그때까지 죽는 것은 허락 못 한다, 마고이치!"
"당신이라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

아 제발 그만 좀 해 이 사람들아 OTL 내가 좀 원래부터 어른과 아이에 심각하게 약하구만 정말 이러기냐 요놈들. (대령과 콩알의 전적을 보라!) 여유가 만땅한 아저씨 - 1에서 스물 셋이라던가 하는 얘기가 있었지만 무시한다. 암만 잘 봐줘도 스물 여덟 아홉이구먼 - 와 도도하고 건방진 소년이라니 이런 로망일 데가. 엔딩에서 두 인간이 너무 행복해 보였는고로 그냥 잘 먹고 잘 살라고 손 한 번 흔들어줬음. 초원에 벌렁 드러누워 버리는 마사무네 님이 코피 뿜게 귀여웠다는 말은 생략한다.
하여간 결론은, 政宗さまぁあぁああぁぁぁああぁぁっ (그만 못하냐?! ;;;)


덤. 도요토미가 H양 말마따나 '유비에 손책을 섞어 조조를 양념한 듯한' 귀엽고 멋진 생물이 되어 있어 명색 한국인으로서 엄청나게 분개했음. 그래! 저놈은 히데'키치'다! 히데요시가 아니얏!! 절대로! 인정할까 보냐아아아악 (전국 팬픽에서 자꾸 秀吉를 히데키치로 읽어버리는 건 나의 무의식이 히데요시란 이름에 자동적으로 거부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보았다. 국수주의라 할 테면 해라!!)

이럴 거면 차라리 BASARA의 킹콩이 두고 보기는 편함. 그건 무늬만 도요토미니까 >_< (...그렇게 따지면 BASARA에서 안 그런 놈이 어딨지!? ;;;)

덤 2. 근데 말이야, 독안룡(獨眼龍)은 무쌍과 BASARA에서 줄창 읊어대는 것과는 달리 (이놈 저놈 할 거 없이 용용 타령해서 미치겠다;) 진짜 용이 아닌뎁쇼...!! ;;;; 그냥 외눈을 가리키는 중국식 표현이라던데!? 여보세요, 이봐요!?
(중국놈들은 전혀 상관없는 생물로 다른 생물을 표현할 때가 이상하게 많더이다; 암호랑이를 모대충(母大蟲)이라고 한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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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로이어 2006/08/07 11:25
...나오에, 하시니까 미라쥬가 생각나 심히 우울해집니다. 아니. 이 나오에는 그 나오에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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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6/08/10 13:35
떼끼! 반성하세요! 누군가는 그런 말씀 하실 줄 알았어요! (자기도 똑같은 생각 했던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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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벨. 2006/08/09 19:04
그렇죠. 무쌍의 용자왕 마사무네님은 용이라기보다 토끼입니다 토끼=_= 생긴 건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사실은 우주제일로 흉폭하고 교활해서 머리 쓰다듬으려고 손 내밀었다간 물립니다요!!(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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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6/08/10 14:03
오옷 토끼! 여전히 훌륭한 비유입니다 >_< 생긴 건 작고 사랑스럽고 귀엽고 부비부비해주고 싶고 애니멀 테라피에 적합하지만(...) 잘못 건드리면 물리는 정도가 아니라 강력한 뒷발로 킥펀치를 당하는 것이에요! ...맞고 싶을지도 (어이)
실은 오늘 모 사이트에서 사령부 내로 들여보내 주지 않으려는 경비와 캬악캬악 쌈질하는 다테 마사무네 대령님(14세)에게 모에하고 오는 길입니다. 외견과 내용물의 갭이란 왜 이리 좋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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