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공으로 지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속공으로 클리어했다.
항례의 한 줄 감상 : 젠장 대체 내가 뭘 본겨.... OTL
어머니가 같이 봐주셨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불행한 주화입마를 일으킬 뻔했다. 어찌하여 이놈의 감독은 내가 죽.어.라.고. 약한 요소요소만 쏙쏙 잘도 골라뽑아 버무린 거시냐 아 젠장 이래서 영국넘들은 안돼...
이런 못돼처먹은 얘길 정말 저지르고 싶어? 저지를 거야 미즈시마? 응? 응? 응?
현재의 스코어는 '제발 나 좀 살려줘'와 '씨바 그래 갈 데까지 가 봐라 샛갸'가 20대 80. 누가 너 앵스트 서커 아니래더냐 이년아.
마음이 다소 진정된 후의 덤.
1. 심정적으로는 물론 데미언에게 동의하지만 테디를 무턱대고 비난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파드릭 딜레이니 생긴 게 딱 내 취향이라서가 아니고(...) 누구나 아프고 괴로운 건 싫은 법이다. 피 철철 흘려가며 절반이나마 쟁취했으면 그걸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하는 게 당연하다. 녹슨 펜치에 손톱이 생으로 뽑히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대체 무슨 말을 하겠는가.
너는 시네드의 품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언젠가 이런 조약은 갈가리 찢어버리겠다던 처절한 호소는 분명 테디의 진정이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그이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았다는 걸.
북아일랜드는 지금도 영국령이다.
2. 그들이 동지이자 친우였기 때문에야말로 일선을 넘는 순간 애정은 순식간에 불타는 증오로 탈바꿈한다.
독립전쟁에서 목숨 잃은 이들보다 내전의 와중에 희생된 이가 더욱 많다는 이 아픈 아이러니.
3. 나름 적절히 균형 잡아가던 영화에서 유일하게 진정으로 숭악한 돌덩이 움켜쥐고 싸닥션 시전하고팠던 놈은 가톨릭 사제였다. 설치지 좀 마라 교회. 부자와 힘 있는 자의 편을 드는 종교, 신의 권위를 앞세워 모든 의견을 무자비하게 찍어누르는 종교가 얼마나 밥맛인진 여기서 이미 지겹게 봤다.
4. 영국이 잘한 짓 한 개도 없는 거 맞고 영국군이 실제로 저질렀을 일에 비하면 화면 위는 엄청 나이브하더만 - 나는 더욱 지독한 꼬라지를 상상했었더랬다. 일본이 대체 어디서 그 지랄을 배워왔느냔 말이지 - 뭐어가 매국노고 영국을 사랑하지 않고 레니 리펜슈탈(..)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리고 보면 꼭 영화는 한 컷 보지도 않은 놈년들이 입에 거품물고 왈왈컹컹대더라 -_-;;;)
이런 영화가 아일랜드 아닌 영국 감독 손에서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영국은 켄 로치에게 삼종부배 해야 할 판이다. 자국이 저지른 끔찍한 과오를 돌아볼 용기는 뭐 아무나 갖는 줄 아쇼.
5. 킬리언 머피는 요물이다(....) 아니 뭔 놈의 인간 눈이 저리 투명하게 반짝일 수 있는겨 orz
보고 왔다.
보거나 혹은 죽거나 | 2008/04/1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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