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일, 그리고 절반.

보거나 혹은 죽거나 | 2006/01/11 17:48

저 밑의 밑의 밑 포스팅에서 나인 하프 위크식 푸드 플레이(....)가 어쩌고 저쩌고 나불댄 김에 네타 좀 건질 수 있을까 하여 - 거 참 불순한 동기다; - 오랜만에 DVD를 장 한구석에서 끄집어내 돌려보고 대만족. 다시 봐도 참으로 오묘하고 재밌는 영화다. 에이드리언 라인, 나이스 샷!
(그러나 대놓고 추천은 할 수 없음. 단 <유혹의 기술>을 즐겁게 읽은 사람이라면 한 번 봐도 후회는 안 할 것임)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 배짱도 좋게 대여점에서 빌려다 봤다; - 아직 좀 풋풋해서 남녀가 홀딱 벗고 피스톤질-_-;을 해야만 꺄아 부끄러♥를 외치며 얼굴을 감쌌으나(....) 세월 흘러 나이먹고 에로에로 망상에 오염된 머리로 다시 봤더니 뒷골목 계단;에서 수돗물 맞아가며 날뛰는 반광란질보다 냉장고 앞에서의 음식 유희가 과연 백만 배는 더 야하고 민망합디다. 입은 제 2의 성기;고 스푼은 남자의 심-_-벌을 상징한다더니 앗싸 그 말 그대로구나.... 는 일단 둘째치고 갖고 노는 음식 하나하나가 너무 탐스러워 보다 한밤중에 괜시리 성질이 더럭 났음. 우어어 저 딸기! 토마토! 젤리! 삶은 달걀! 나도 배고프다 젠장! 하나같이 얼마나 반질반질 윤기 돌게 찍어놨는지 아닌 밤에 뱃가죽이 등에 철꺼덕 달라붙는 것이 촬영감독을 확 쳐죽이고 싶더라. 투덜투덜.
침대 위에 비스듬히 누워 다리도 좀 만지작거리면서 서로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는 장면 같은 데선 아주 야릇한 긴장감이 동동동 떠돌아 보던 여자 목울대 울려서; 혼났음. 감독, 당신 그 따위로 놀면 아주 좋다! 원래부터 억압 에로티카를 좀 많이 사랑하는 S지만 특히 요즘 방구석의 뇌세포까지 다 갖다바친 K/H 커플이 워낙에 베드인 바로 한 발 앞에서 주저앉은 멍청이-_-들이라 요런 거 하나하나가 바로 네타로 직결돼서 뇌내가 아아주 풍성함. ....네타가 생겼다고 해서 막상 뭔가를 연성할지는 미지수이나;;;

(하여간 지금 머릿속에선 "이거 나중에 누가 다 치우는데요──!!" 등등 무난하게 상식적인 항의를 하며 바둥대는 모 군과 "먼 미래의 일은 신경 꺼!!" 라며 우선 꿀단지 들고 뎀;벼드는 모 씨의 야리꾸리한 신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있음. 이놈들아 그만 좀 못하겠냐;;)
(탓하려거든 썩은 뇌세포부터 탓할지어다 자매여;)


날 잡아서 영국인 환자도 다시 봐야겠다. 욕조! 줄지은 촛불! 성당! 빗속을 내달리는 남자 셋과 여자 하나!! >_<


그나저나 존이란 놈 역시 열라 나쁜 남자임. 저 쉐이 저런 화려한 스킬은 어서 다 배워왔대냐;
(아 하지만 나 목욕하고 나왔을 때 냉장고 뒤엎어서 저리 맛깔스런 만찬 준비하고 눈 초롱이며 기다리는 남자라면 유혹에 저항할 수 있는 여자 별로 없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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