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온 스트라토스의 인상 변화의 과정 :
방영 전~1화 - 쿨한 냉미남. 악당의 뽀오쓰. 강공. 한 성질 하겠다 후덜덜덜덜.
2화 - 알고 보니 고생길 훤한 보모(...)
3화 - 알고 보니 엉아 속성 + 엄마(...)
7화 - 보기보다 어른도 아니었다(...)
8화 - 어렸을 땐 웬 한 떨기 미소녀? (...)
12화 - 몸가짐이 정숙하댄다(...)
15화 - 알고 보니 심지어는 공주님(...)
21화 - 라라아 이벤트 수료(...)
22화 - 보면 볼수록 아일랜드의 한 떨기 백합. 네무리히메 확정(...)
23화 - 주인공의 영원한 트라우마 확정(...)
24~25화 - 1기 진 히로인, 록온 "에어리스" 스트라토스 인증. 쾅쾅쾅(...)
...........もはや僕が言うことは何もないよどうしろってんだこの野郎共
난 지금 하필 록형에게 하로를 들려준 것도 전작 시드/시데의 하로 이미지를 교묘하게 이용하자는 수작이 아니었나 강력히 의심하고 있다. 어쨌든 전작에서 하로는 히로인(...)이자 여제 여왕 교주 히메사마(...)였던 라크스의 사역마(...)가 아니었던가. 즉 이 친군 사실 공주님이니 나중에 까발려져도 너무 놀라진 마쇼, 라는 각본가의 윙크란 거.
어쩌지, 내가 말했지만 너무 설득력이 있다. <-
이하는 그간 좀 소홀히 했던 이 블로그의 유일한 볼거리. 오늘의 희생양은 쿠즈우(葛生, 사이트명 thuas sa spéir) 씨의 <a song of love>(제목하고는;). 본격적으로 발도라의 초원에서(バルドラの野原に)로 들어가기에 앞서 워밍업도 하고 다카미야 씨와 나카츠카 유노 씨와 센쥬 씨에게서의 탈피도 좀 시도해 볼 겸.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 되면 : 싹싹 지운다, 질 : 믿으면 슬프다(....)
...and less.
「……받아」
눈앞에 불쑥 나타난 작은 손바닥에 얹힌 물체를 내려다보며 록온은 맹하게 눈을 깜박거렸다.
「……구슬?」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유리구슬이 한 개. 투명하게 맑은 에메랄드 그린의 구슬은, 크리스털이었던가, 아마 그랬을 것이다. 아무런 무늬도 들어 있지 않은 투명한 구체 속에 갇힌 공기입자가 남국의 태양을 반사해 마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직경 2cm의 조그마한 우주.
「비구슬이다」
세츠나가 생소한 단어를 말했다.
「비구슬……?」
「근처에서 연일이라는 이벤트가 열린다고, 동행하자 하기에. 거기서 마신 소다수 병 속에 들어 있었다」
「병 속에?」
거침없는 해설은 할 말은 다 하면서도 불친절하기 짝이 없었다. 구슬이 든 병이라니 대체 뭔 말이야. 그 전에, 연일은 또 뭐냐?
(동행하자 했다면, 이웃집 애인가. 의외로 잘 지내나 봐……?)
물음표를 한가득 머리 위에 둥둥 띄우고 있자니, 세츠나는 제 손바닥에 눈길을 주고는 무언가를 되짚는 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걸, 병 뚜껑으로 쓰는 모양이야. 소다를 사면 그 자리에서 구슬을 눌러 병속에 떨군다. 원래는 마시고 난 후 병을 반납해야 한다지만, 주인이 가져가도 좋다고 하더군. 그래서 받아왔다」
아까보다는 훨씬 알아들을 만한 설명이었다. 모자라는 부분은 늘 하듯 상상으로 보충하여, 록온은 대략적인 사정을 감잡았다.
연일이란 아마도 정기 바자나 장터 비슷한 이벤트인 모양이었다. 그곳에서,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병에 든 소다수를, 아마도 같이 있었던 아이의 권유로 마셔보았으리라. 록온으로서는 구슬이 든 소다수라니 그림조차 그려지지 않았지만, 틀림없이 유리와 유리가 부딪혀 챙그랑거리며 맑은 소리를 낼 것이었다. 희한한 나머지, 세츠나는 줄곧 병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입구로 안을 엿보려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주인은 인심을 써 소년에게 병을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대강 이렇지 않았을까.
신기한 듯이 병을 들여다보고 짤그랑짤그랑 흔들어보는 세츠나의 모습을 그려보고, 록온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스해졌다. 전장에서 나고 자라 전장밖에 알지 못했던 아이의 세계가 조금씩 조금씩 경계를 넓히고 있다.
새삼 아직 다 못 자란 세츠나의 손바닥에 동그마니 얹힌 유리구슬을 보았다. 흠집 하나 없었다. 엄지와 검지로 조심스럽게 집어 눈앞으로 가져가자,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자리를 바꾼 영상이 맺히고 지름 2cm의 우주는 지름 2cm의 지구로 변모했다.
조금은 아릿한 그리움이 감도는.
「모처럼 받았는데, 날 주는 거야?」
이렇게 예쁜데, 아깝잖아. 행간에 그러한 의도를 담아 재차 확인해 보자, 세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어」
「――――어쩌다」
「생일에,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으니까」
생일. 록온은 앵무새처럼 멍청하게 단어를 반복했다. 그야 자신은 며칠 전 생일을 맞긴 했다. 그리고 세츠나에게선 축하한다는 말 한 마디 듣지 못했다. 하지만, 세츠나의 성격도 성격이거니와 관계를 생각하면 별반 이상한 일도 아니어서, 록온은 딱히 신경을 쓰지도 않았었다.
(세츠나가 나한테, 생일 선물……)
그것도 일본에 잠복하면서 누군가에게 배운 것일까. 꿈도 못 꾸었던 상황이 놀랍고 쑥스럽지만, 기쁜 일은 기쁜 법이다. 자연스레 입가가 풀어졌다.
「그래? 고맙게 받을게」
잘 간직하겠다 덧붙이고, 록온은 그에게는 새롭기만 한 비구슬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유리구슬로 이번에는 이름을 붙인 장본인이자 선물한 당사자인 세츠나를 비춰보았다. 까만 장갑을 낀 손에 쥐인 조그맣고 둥근 세계 속에 역시 거꾸로 선 세츠나는, 늘 그렇듯이 올곧은 시선으로 의심할 여지 없이 록온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조금 눈을 가늘게 떴다.
「네게 주고 싶었다. ……너와,」
―――네 눈동자와 닮았으니까.
한 박자 쉬고 억양이 없는 목소리로 담담하게 뇌까린 고백에, 록온은 얼굴로 피가 확 몰리는 것을 별 수도 없이 실감해야 했다. 일격필살의 위력적인 한 방이었다.
―――a song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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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 = 좋아하는 사람의 눈동자. (21화 직후에 이걸 끌고 오는 년이 어딨담……)
스토리의 시간축은 전혀 손톱만큼도 상관없지만, 소재 자체는 21화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관리인네 집에 아주 옛날부터 있는 비구슬이 록이의 눈동자 색이랑 똑같거든요. 21화를 보고 났더니 문득 생각났지 뭡니까(...)
틀림없이 어디선가 다른 분이 똑같은 테마로 훨씬 근사한 이야기를 연성하셨을 테지만, 무덤덤하게 라무네병을 짤랑짤랑 흔드는 세츠나를 상상한즉 기절초풍하게 귀여웠으므로 본능이 시키는 대로 휘갈겨 썼습니다 죄송. 연일에 같이 가자 권유한 사람은 물론 이웃집 소년이에요.
비구슬은 노리개용 유리구슬을 가리키는 ビーたま(구슬을 뜻하는 포르투갈어 Vidro의 첫 글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를 대신하는 궁여지책의 번역어(...). 적절한 용어를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 우리 꼬꼬마는 여전히 싸나이고 지금은 나름 산뜻달콤;한 러브스토-_-리지만 그래 누가 쿠즈우 씨 아니랄까 봐 후속작이 심하게 지랄임. 젠장 다 지옥에나 떨어져라. 투덜투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