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숭드림물(...)을 핑계로 잉여대면서 그간 블로그를 장절하게 방치했음을 바다보다 깊이 반성하며 (이게 다 트위터 때문입니다 트위터는 나의 원수 트위터를 주깁시다) 이번 달엔 좀 부지런해지기로 작정했다. 공약. 6개월째 감감무소식;;;인 콜라 한 잔 곁들인 따끈한 브라우니 뒤쪽 절반을 5월 중엔 반드시 내놓겠습니다. 동인녀가 말을 했으면 식칼 뽑아서 무라도 잘라라 제발.
하여간 일단은 워밍업하는 차원에서 장장 5년 전인 2008년 5월 13일에 연재를 개시한 주제에 재빨리 손을 턱 놓은 탓에 영 꼴이 꼴같잖은 아라비아의 스트라토스(!)의 끝장부터 좀 봐야겠다. 옙 2009년 2월에 서클명 동원참치 엑시아 스탠다드 명의로 낸 지벨 님과의 트윈소설북 <鋼彈의 書>에 수록된 그거 맞습니다. 5년이나 지났고 지벨 님은 슬슬 개인재록본을 계획하겠다 하셨으니 게으른 나는 블로그 연재 완결이라도 내야져(....) 그간 빌어처먹을 샘숭 HDD가 두 번이나 마인드 크래쉬를 당한 탓에 일일이 타이핑을 해야 한다는 게 난점이지만'_`
아울러 고증도 뭣도 없는 어설픈 개그물이지만 굴하지 않습니다.
Prologue. 줄거리 요약은 스피드가 생명
Chapter 1. 사막에서는 물 한 방울도 귀중한 보고
Chapter 2.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는 뻘소리는 작작하고 그냥 건너라
Chapter 3. 무모함이 도를 넘으면 귀신도 질린대더라
Chapter 4. 남자의 헌팅 대사는 예나 지금이나 발전이 없다
Chapter 5. 바보와 가위는 쓰기 나름
Chapter 6. 잠자는 공주는 원래 변태성욕자의 이야기라죠
Chapter 7. 애들은 모르는 사이에 알아서 자란다
Chapter 8. 참을성도 삼세 번까지
Chapter 9. 나쁜 일은 언제나 한꺼번에 터진다
Chapter 10.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데 정말이긴 한 거냐
Epilogue.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Prologue. 줄거리 요약은 스피드가 생명
"전회까지의 줄거리. 모든 셰리프 중의 셰리프, 가장 고귀하고도 존귀한 존재로 추앙받는 메카의 아미르 사이드 이오리아 후세인 빈 알리가 헤자즈를 기반으로 터키에게 반기를 들어 때로는 승리를 거두고 때로는 한끝 차이로 행운을 놓치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인지 어언 3년, 그러나 아랍인의 뜻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던 불세출의 지도자를 차가운 죽음의 손길이 용서없이 앗아갔으니……급작스런 뇌일혈로 유명을 달리하고 만 사이드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네시브, 자이드, 파이살. 과연 이들 중의 누가 부친의 유지를 이어 아랍혁명전쟁을 이끌고 아버지의 원대한 아랍통합계획을 완수할 지도자의 재목이며, 터키의 세력 확장을 반드시 저지해야 하는 영국이 올인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패일 것인가? 전쟁밖에 염두에 없는 군인들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누군가가 있어야 했다. 문제에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아직 솜털 보송보송한 애송이들의 이면에 숨은 위대한 자질을, 핏속에 흐르는 열정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영국의 정책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럴 때 몸으로 때우라고 뽑아놓았을 아랍사무국의 월급도둑들은 영국의, 나아가 세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를 중차대한 임무를 앞다투어 자청하기는커녕 기를 쓰고 양보하기에 바쁠 뿐. 너그러운 국장마저도 인내심을 잃고 월급만 까먹는 밥버러지들을 깡그리 총살시키는 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무렵, 발랄한 재기로 넘치는 리사 쿠죠 참사관의 색다른 제안이 돌파구를 열게 된다. 그녀는 이집트 주둔군 소속이자 영국군 제일의 비공식적 아랍 정보통인 어느 중위에게 착안했던 것이다……."
"……에 또, 신속한, 요, 요약? 감사합니다……?"
"감사는 됐으니 알았으면 냉큼 튀어나가. 프롤로그로 몇 줄을 끌 셈인가."
"아 역시!?"
"모범적인 OTL 포즈 그만 찍고 일어나지 못하겠나."
"그치만! 저는 일개 스나이퍼일 뿐이고!"
"바로 그 저격수의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력을 요하는 일이고. 이 실랑이도 슬슬 지겹군."
"어, 지면에서는 처음이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뭘, 쓰는 놈이 무턱대고 페이지 늘리기 전에 종지부만 찍으면 독자 정보 제공용으로 한 번쯤은 무난하겠지. 그런 의미에서, 라일 로렌스 디란디(Lyle Lawrence Dylandy) 군의관."
"익!?"
"형 못지않은 오지랖에 아랍통이라 들었네만. 의사도 나름 쓸만하지 않겠나."
"그그그그그그그그것만은 제발!!!? 라일이는! 우리 라일이는! 사막 같이 험하고 무서운 데 내놓으면 안된다구요! 모래폭풍이! 도적떼가! 납치라도 당하면!"
얼굴만은 절세가인이요 수틀리면 주먹부터 나가고 보는 꼬장꼬장한 아랍사무국 국장 카티 마네킨 경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산삼같이 귀하고 여우처럼 애교 있는 동생이 무자비한 사막 한복판에서 험하게 구르는 꼬라질 단숨에 서른 가지쯤 망상하고 백짓장마냥 허옇게 질린 팔불출 형아의 어깨를 두드렸다.
"결국 자네가 가야겠군?"
"옛, 국장님! 부디 보내주십시오!"
이것이, 영국군 최고의 저격수 닐 로렌스 디란디(Neil Lawrence Dylandy) 중위가 울며 겨자먹기로 후딱 짐을 챙겨 카이로를 뜨게 된 사연이다. 어쩐지 이집트도 사막 국가였던 것 같고, 심지어 사하라 사막이었던 것도 같지만 신경은 쓰지 말자. 오래 못 산다.